AI News : 2007 년 1 월
“마돈나처럼 생긴 3차원 영상과 대화하며 인터넷 쇼핑”
... 미래학자 연쇄 인터뷰 [7·끝] ‘미래 신기술 예측자’ 윌리엄 하랄
: 조선일보, 신지은기자,
2007/01/16 : “인터넷의 ‘아마존 닷컴’에서 책을 사려면 마우스를 클릭, 클릭해서 들어가죠? 미래엔
마돈나가 컴퓨터 화면에서 튀어나와 ‘손님, 어떤 책을 사시겠습니까’ 하고 매혹적으로 물어 올 겁니다.” 미래 신(新)기술 예측
전문가인 윌리엄 하랄 (William Halal) 조지워싱턴대학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다 줄 ‘쇼핑의 혁명’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2012~2013년이면 인공지능이 거의 완성돼, 컴퓨터 스크린에 뜨는 3차원 영상과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여기저기 클릭할 필요도
없이, 목소리만 있으면 누워서도 쇼핑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10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만난 그는 매끈한
양복 차림에 유려한 말솜씨로 성공한 사업가의 이미지를 풍겼다. 특정 기술이 언제쯤 현실화돼, 어느 정도의 시장 규모를 갖게 될 것인지 핀셋처럼
집어 내는 것 (Tech cast·테크 캐스트) 이 하랄 교수의 주특기다.
―쇼핑의 혁명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당신은
인터넷 쇼핑을 하다가 중간에 고장이 나면 어떻게 하나? 컴퓨터 모니터를 손으로 쾅쾅 두드리면서 혼자 씩씩거리겠지. 쇼핑의 혁명이 일어나면,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3차원 이미지 영상을 향해 소리를 지르게 된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
“인공지능의
혁명이 오면 가능해진다.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 가상 이미지가 우리를 응대한다는 말이다. ‘조지 W 부시를 판매원으로 주세요’ ‘마릴린 먼로를
주세요’ 하고 유명 인사를 얼마든지 판매 직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 가상의 직원들은 이성만 있고 감정이 없기 때문에, 대단한 참을성으로
고객을 대한다. 또 고객이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지, 언제 마지막으로 책을 샀는지 등을 모조리 파악하고 있다.”
―당신은 10년 안에
인공지능 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서히 그런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회사들이 있나?
“컴퓨터에서 글을
쓰다가, 철자가 저절로 바로 잡히는 것을 한 번쯤은 봤겠지? 아주 초보적인 형태의 인공지능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이 앞장서고 있다. 좀
더 나아가면, 미국에 ‘드래곤’이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인간의 음성을 지각(Speech Recognition)하고 대응하는 기계를 만들어
내는데, 이 기계 음성은 실제 인간과 비교해 99%의 정확성을 갖추고 있다.”
―그 기계들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고객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고, 깐깐하게 굴어도 화내지 않고, 주문을 오차 없이 정확히 접수하고…. 아주 신기한 서비스지.
내가 한번은 전화로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해 봤다. ‘줄리’라는 아~주 농염한(seductive) 목소리의 여성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나는 이 여성이 기계 음성이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중간에 너무 바빠서 전화를 얼른 끊으려는데, 자꾸만 ‘왜 그러냐’고
묻더라. ‘에라, 어차피 기계인데, 그냥 끊어버릴까’ 하다가도 도저히 예의상 그게 안 되더군. 그래서 ‘줄리~줄리~ 난 이제 그만 나가야겠어.
미안해’ 하며 쩔쩔맸다.”
그는 방이 떠나갈 듯 큰 소리로 웃으며 “당신도 꼭 해 봐야 돼. 번호를 가르쳐 줄 테니깐 전화를
걸어보고 그 느낌을 말해줘”라고 했다.
하랄 교수는 15년 전부터 에너지·환경·의학·유전공학·우주항공 등 7개 분야에서 특정
기술이 언제쯤 보편화할지 예측하는 시스템인 ‘테크 캐스트(www.techcast.com)’를 운영하고 있다. 가상 현실 섹스는 2016년,
실시간 처리 능력을 가진 자동 통역기는 2017년, 인간처럼 생각하고 대화하는 로봇은 2020년, 이런 식으로 말이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 능력과 같거나 넘어서는 2020년을 기술혁명의 분수령으로 봤다.
―당신 예측엔 의학에 관련된 것이 많다. 그중에서도
‘원거리 수술(telesur gery)’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그는 손을 허공에 그리며, 북극에 있는 환자가 뉴욕의 의사에게서
수술 받는 장면을 묘사했다.)
“의사가 모니터를 보면서, 아주 예민한 로봇 팔을 손에 끼고 가상으로 수술을 한다. 환자가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그러면 지구 건너편의 로봇 팔은 의사 동작을 이어받아 환자 몸에 실행을 하는 식이지.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의 장면처럼 말이야. 현실화는 약 10년쯤 후…? 절대로 오차가 있으면 안 되니까, 오랜 시간
동안 오류를 거쳐 발전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태아 유전자 디자인은 2020년, 암 정복과 인체 장기를 생산하는 공장은 2025년에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SF(공상과학) 영화
같은 일인데.
“인간은 곧 유전자 구조를 모조리 파악하게 된다. 지구상엔 5000여 종류의 유전자 관련 질병이 있는데, 미래엔
이것이 모두 없어진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부모가 태아의 지능, 머리색깔, 키, 몸무게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베이비(아기) 디자인’ 시대가
온다.”
기자가 ‘베이비 디자인’이라는 말에 눈썹을 찌푸리자 그는 “왜? 비도덕적인 것 같나? 500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시체를 훔쳐 해부도를 그렸을 때만 해도, 그것은 세상이 경악할 만한 행위였다. 태아 디자인도 지금은 ‘어휴, 맙소사~’라고 하지만 10년만
지나면 용인할 만한 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 관광은 2010년, 화성 거주민에 사절단 파견은 2025년, 달(月)
근무는 2030년이라고 예측했다. 3년 후 우주관광이라니, 이건 더 황당한 것 같다.
“물론, 처음엔 우주선 티켓 값이 비싸기
때문에 부자들 위주로 이용하게 된다. 이미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이 세계 첫 민간 우주선을 만들어 공개했고, 3년 후엔 수백만 명이
우주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걸 못 들었나? 곧 우주 관광 시대가 열리고, 다른 별(星)로의 여행이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듯 평범해질
것이다.”(현재까지 우주 여행을 한 사람은 4명이다)
―당신은 앞으로 영감(靈感)의 시대(Spiritual Age)가 온다고
했는데.
“지금은 정보에 집착하는 정보화시대지만, 앞으로는 가치나 목표, 지각(consciousness)이 더 중요해진다. ‘많이
알고 있는 것(지식)’보다는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내리는 선택’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는 말이다.”
기자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아~ 너무 서두를 필요 없어. 이제 곧 알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
갑자기 그는 퀴즈를 내듯 “당신은 몇 살까지 살 것
같으냐”라고 물었다. 그러곤 대답할 겨를도 주지 않고 “당신은 분명 100살까지, 그것도 아주 건강하게 살 것”이라고 손가락을 콕 찍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대신, 공장에서 생산된 인공 장기(臟器)를 몇 번씩 갈아 끼우면서?
“(박장대소를 하며) 맞아.
당신은 인터뷰를 위해 내 책을 읽으며 숙제를 해 온 것이 틀림없군. 당신 말처럼, 우리는 여러 차례 인공 장기를 갈아 끼우면서 살아가게 될
거야. 그렇게 몸을 업데이트(갱신) 해가며 말이지.”
윌리엄 하랄은 현재 조지 워싱턴 대학의 ‘ 과학 기술 &혁 신 ’ 분 야 교 수 로 재 직 중 이 며 , GM·IBM·AT&T 등 다국적 기업과 정부 기관에 미래 신기술 분야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그는 최근에 타계한 피터 드러커의 바통을 이어 받아, 미국‘LA 콜로세움’에서 2000여명의 기업 임원들에게 경영 전략에 대해 강연 중이다. 미국 출판업체 맥밀러의 ‘미래 백과사전’은 그를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서 클라크, 다니엘 벨, 앨빈 토플러 등과 함께‘세계 100대 미래학자’에 선정했다.
코앞에 다가온 `인간 업그레이드` 시대 : 중앙일보, 김성희 기자, 2007/01/12 : ... 특이점이 온다.... 원제 The Singularity Is Near: When Humans Transcend Biology .... 레이 커즈레일 지음, 김명남 외 옮김, 김영사, 840쪽, 3만5000원 ....... 세계적 석학이 쓴 미래예측서다. 미래학 서적은 지은이가 관건이기 마련이다. 예측의 정확성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일단 합격점이다. 지은이는 미국 발명가 명예전당에 오른, 우리 시대 가장 탁월한 발명가 중 한 사람이다. 인쇄문자를 컴퓨터로 읽어줘 시각장애인을 위한 최고의 혁신이란 찬사를 들은 '커즈레일 읽기 기계'와 그랜드 피아노의 음색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는 '커즈레일 신디사이저'를 발명했다. 또한 기술과 인류 문명의 미래에 관한 세 권의 책을 쓴 미래학자이기도 하다. 그만큼 미래, 특히 과학기술의 미래를 예측할 만한 자격을 갖췄다는 의미다. 그가 보는 미래는 온통 장밋빛이다. 20년 안에 나노봇 (나노 크기의 로봇) 을 활용해 장기를 수선하고 교체할 수 있게 된단다. 단지 영양 섭취를 위해 음식을 먹는 일이 드물어질지 모르며 뇌혈관 속에 수많은 나노봇을 심어 지능이 끝간 데 없이 확장될 것이라고 한다. 사망 원인의 90%를 차지하는 심장발작, 뇌졸중, 암, 간질환 등 퇴행성 질환의 정복은 물론 심지어 인간의 두뇌를 컴퓨터에 심어 '영생(永生)'도 가능할 것이란다. DNA 돌연변이, 유독성 세포 생성 등 7가지 요소를 제어함으로써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은 당연하겠다. 이런 꿈 같은 미래는 GNR(유전공학.나노 기술.로봇공학) 혁명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세 분야의 기술발달이 상호 상승작용을 하여 21세기의 기술발달은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200세기에 걸친 발달분에 이를 것이라 전망한다. 지은이가 이를 위해 제시하는 개념은 '수확가속의 법칙'이다. 기술, 특히 정보기술은 시간에 비례해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한다는 법칙이다. 예컨대 기술이 해마다 10%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첫 해 10%, 이듬해 20%, 그 이듬해 40%씩 발달한다는 주장이다. 한 예로 전화와 휴대전화를 든다. 19세기 후반에 발명된 전화가 널리 사용되기까지 반 세기가 걸린 반면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휴대전화가 일반에 확산되는 데는 10년 밖에 안 걸렸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성장가능한 자원엔 한계가 있어 기하급수적 성장이 무한히 지속될 수는 없다는 맬서스주의자들의 비판이 그런 것이다. 지은이는 자신감이 있어서인지 책 말미에 각종 반론을 모아놓고 재반론을 덧붙였다. 이를테면 반도체의 성능이 약 2년 만에 2배로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은 열처리 등 때문에 10년 정도면 한계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있다. 이에 대해 지은이는 3차원 분자연산 방식이 집적회로 방식을 대체해 컴퓨터의 성능은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한다. 또 그에 따르면 3차원 분자연산방식은 이미 연구개발 중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기술발달에 따라 필연적으로 '가속적으로 발전하던 과학이 폭발적 성장의 단계로 도약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문명을 낳는 시점'이 온단다. 지은이는 수학이나 천체물리학에서 쓰던 개념을 빌어와 이를 '특이점'이라 부르며 가까이 시기에 닥친다고 결론짓는다. 그 때가 오면 패턴 인식 능력과 언어 능력 그리고 자기설계 능력을 갖춘 인공지능이 등장해 문명은 생물학적 인간들의 손을 벗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천 권의 SF를 탄생시킬 것이라 자부하는 이 책은 이르고 늦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방향은 맞다는 것이 비평가들의 얘기다. 그런 만큼 기업가.과학자들은 물론 미래에 관심있는 이들이 놓치기 아까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커즈와일 창립자 '레이몬드 커즈와일' 초청 강의 9일 개최! : 중앙일보, 2007/01/09 : 2006년 5월 말 현대산업개발그룹에 인수된 이후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는 영창악기대표 박병재 www.ycpiano.co.kr)의 자회사 커즈와일이 2007년 첫 행사로 커즈와일의 창립자인 '레이몬드 커즈와일(Raymond Kurzweil)'을 초청, 1월 9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새로운 시대의 도래: 인공지능과 인간지능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다. 1월 10일에는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해, 전자악기 트렌드를 나누고 인터뷰를 가질 예정이다. '레이몬드 커즈와일'은 음향연구 및 AI 분야의 뛰어난 업적과 다양한 발명품으로 미발명가협회 명예의 전당회원 및 다수의 대통령상 수상 등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맹인과 문맹인을 위해 청각을 활용한 리더(reader)기를 국책사업으로 개발 시판 중이며, 커즈와일의 대표적인 전자악기인 신디사이저는 맹인가수인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를 위해 개발된 이후 아직까지도 스티비 원더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
“정보화 사회 다음은 드림 소사이어티”.... 미래학자 연쇄 인터뷰 [4] ‘미래학의 대부’ 짐 데이토 소장 : 조선일보, 신지은 기자, 2007/01/08 : ‘미래학의 대부(代父)’로 불리는 짐 데이토 (Jim Dator·73) 하와이대학 미래전략센터 소장은 “정보화 사회 다음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꿈의 사회)’라는 해일(海溢)이 밀려온다”고 단언했다. 그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꿈과 이미지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라고 정의했다. 경제의 주력 엔진이 ‘정보’에서 ‘이미지’로 넘어가고, 상상력과 창조성이 핵심 국가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드림 소사이어티에 진입한 세계 1호 국가’라고 했다. 이유를 묻자 “한국이 ‘한류(韓流)’라는 흐름 속에서 스스로의 이미지를 상품으로 포장해 수출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서울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만난 데이토 소장은 만화 속에서 튀어 나온 인디언 인형 같은 외모를 하고 있었다. 그는 40년째 같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드림 소사이어티가 오면 생활에 어떤 변화가 오는가?
“실제 모습보다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게 된다. 모두
허상(虛像)을 입고 사는 셈이다. 미래엔 대부분의 시간을 인터넷 등 가상 공간에서 보내게 되는데, 그 속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마음대로 조작해서
보여줄 것이다. 요즘도 젊은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실제 얼굴 대신 아바타(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내세우고, 실제 이름 대신 아이디(ID)로 서로를
부르지 않는가. 이것이 드림 소사이어티의 초기 징후다.”
―경제의 원동력이 이미지라니?
“석탄이나 석유가 아니라
상상력과 이야기(story)가 생산 자원이 된다는 뜻이다. 모든 상품은 이야기와 이벤트가 첨가될 때만 가치를 갖게 된다. 내 아들 얘기를
해볼까? 아들은 나이키 운동화에 미쳐 있다. 그 운동화를 신으면 자신이 마이클 조던이 된 줄 착각한다. 상품 너머의 이미지를 사기 때문이다.
헬로 키티(고양이 캐릭터)며 렉서스(도요타의 고급자동차 모델)도 마찬가지다. 품질 좋은 신발과 인형, 자동차는 얼마든지 널려 있다. 하지만 기가
막힌 덩크 슛, 귀여운 웃음,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는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기 힘들다.”
그는 2004년 한국인 제자와 함께
‘한류’에 대해 논문을 발표했으며, “한국이 미래의 물결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파하고 다닌다.
―왜 한국이 드림 소사이어티
1호인가?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한류를 수출하고 있다. 이미지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아챈 세계 최초의 국가인 것이다. 미국의
할리우드나 일본의 망가(만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있긴 하지만 국가 정책의 산물은 아니다. 나는 일본이 ‘만화 산업의 중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가 앞장서 연예인들을 홍보 대사로 지정하고 드라마를 다른 나라에 판다. 나도
하와이에서 한국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았는데 너무 재밌다.”
―당신은 국민총생산(Gross National
Product·GNP) 대신 국민총매력(GNC· Gross National Cool)이란 지표를 쓰자고 제안한 바 있다. GNC는 드림
소사이어티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지수인가?
“맞다. GNC는 한 나라가 얼마나 쿨(cool ·매력적)한가에 의해 그 나라의
부(富)를 측정하는 거다. 이는 현재 우리가 즐겨 쓰는 GNP(한 나라 국민이 생산한 모든 상품 가치의 합)와 상대되는 개념이다. 미래는 이미지
사회이기 때문에 ‘쿨’한 것이 아주 중요한 자산(資産)이 된다.”
―어떻게 ‘쿨’ 한 것을 측정하나?
“다른 나라
국민이 그 나라를 어떻게 보느냐를 계량화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의 매력 지수를 일본·미국·브라질 국민들이 매기는 식이다. 일종의 인기
투표가 되겠다. 미래는 보이지 않는 가치, 즉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라고 했다. 실제로 부탄이란 나라에는 1990년대부터 GDP대신
국민행복지수(Gross National Happiness)를 쓰고 있지 않는가.” 그의 미래 사전에 ‘국가’는 존재하지만
‘정치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에 따르면 미래사회는 정치인과 정당 대신, 무작위로 뽑힌 시민들에 의해 관리된다. 모든 사람이 인터넷으로 매
안건마다 투표를 하게 되니, 자신의 의사를 대변해 줄 국회의원이 따로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정치인이 사라진다니?
“미래 사회에서 ‘정치인’ 얘기를 한다면, 마치 내가 지금 학생들에게 ‘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다 주겠니’ 하는 것처럼
구식이 될 것이다. 인터넷의 접속 평등(equal access)이 구현되면 사람들은 유권자가 모두 온라인 투표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직접민주주의가 현실이 되는데 정치인이 왜 필요하겠는가.”
―그럼 누가 나라의 방향을 제시하나?
“누구도 제시하지
않는다. 리더 1인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각자의 방향을 설정한다. 인터넷 접속 평등이 오면 직접 민주주의는 자동으로 이뤄진다. 미래의 세상이
무질서하게 느껴진다고? 천만의 말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관심 사안에 대해서 투표를 하게 되면, 사회는 일정한 방향성을 띠게 된다.
환경·세금·주택정책 등이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움직여 간다는 말이다.”
―당신 말대로라면, 미래엔 카리스마 있는 영웅은 볼 수
없겠다.
“맞다. 정치 영웅과 정당은 사라진다. 다만, 절차상의 오류를 바로 잡거나 관리하는 대표자는 있을 수 있다. 그
대표자들은 복권 추첨 방식, 또는 서양의 배심원 제도처럼 뽑힐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일생에 한두 번 정도는 맡게 되겠지. 단, 대표자가
되기 위해선 일정 기간 교육을 받아 면허증을 따는 등 최소한의 자질은 증명돼야 한다.”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묘사하면서
재미있다는 듯 수시로 껄껄 웃었다.)
데이토 소장의 상상력은 1970년대부터 앞서갔다. 미래 로봇들이 언젠가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할
것이라는 생각에 ‘로봇 권리 장전(The Rights Of Robots)’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그는 ‘괴짜’로
불렸다,
―당신이 만든 로봇의 ‘권리 장전’이란 무엇인가?
“인공 지능이 발전하면서 언젠가 로봇도 스스로 생명체임을
인식할 날이 온다. 그때는 로봇 스스로 권리를 내세우게 되지 않겠는가. 인간이 로봇을 학대하거나 인간이 로봇의 전원을 영원히 꺼버리는 행위는
모두 로봇에 대한 권리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로봇의 교육받을 권리, 자손을 퍼뜨릴 권리, 쉴 권리 등 다양하고 복잡한 법체계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1970년대부터 미국의 몇몇 법률가들과 함께 로봇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을 만들기 시작했다.”
―만화처럼
들린다. 너무 이른 것 아닌가?
“나도 이런 얘기가 우스꽝스럽게 들릴 것이란 걸 알고 있다. 미래를 향해 한 발짝 앞서 얘기하면
대게 비슷한 반응이 온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싫어하니깐. 내가 1970년대에 이메일을 사용하면서 ‘정보와 이미지 사회’를 예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비주류 예술가와 3류 대학 졸업자, 엉뚱한 소리를 하는 과학자들의 말 속에 미래를 읽는 키워드가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기자에게 중요한 비밀이라도 가르쳐주듯 이렇게 말했다.
“좋은 미래학자는 그런 주변부의 사람들이니, 그들의 말을
곱씹어야 해. 당신이 어떤 미래학자의 강연을 듣는데, 막 공감이 가면서 박수를 치고 싶어진다면 그는 결코 좋은 미래학자가 아니야.”
대중(大衆)이 공감하는 내용이라면 그것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지 미래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데이토 소장은 1967년 앨빈 토플러와 함께‘미래 협회’를 만들어‘ 미래학(futurestudy)’이란 학문 분야를 처음으로 개척한 선구자다. 토플러가 미래학을 기업에 접목시켜 기업 컨설팅으로 나간 것과 달리, 그는 학교에 남아 연구를 계속했다. 현재 하와이대학 미래학과 교수이자 미래전략센터 소장으로 재직중. 미국 30여개 주(州)정부의 미래전략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 :이미지와 스토리(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경제·사회 패러다임. 이미지의 생산·결합·유통이 경제의 뼈대가 되며, 감성적 스토리가 덧붙여질 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예컨대 나이키는 운동화가 아니라‘농구황제’마이클 조던의 이미지·스토리를 판다는 것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롤프 옌센(전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장)의 같은 이름 저서(1999년)가 유명하다. ▲국민총매력(GNC·Gross National Cool) : GDP(국내총생산)·GNP(국민총생산) 같은 물질(재화·서비스의 생산량)이 아니라, 한 나라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비춰지는지의 이미지에 의해 국가의 부(富)를 측정하는 지표. ▲접속평등(equal access) : 전세계 곳곳에 정보 통신망이 깔려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상태.
“20년후엔 AI가 우리의 교육·건강 체크할 것” ... 미래학자 연쇄 인터뷰·2]‘假想현실 사회’ 예측 제롬 글렌 회장 : 조선일보, 신지은 기자, 2007/01/02 : ... 특수장비 부착해 24시간 사이버세상과 접속 ... 모든 것이 시공간 초월하는 가상현실로 구현 ... 과거 히피족처럼 접속 거부하는 그룹 나올것 .... 제롬 글렌(Jerome Glenn·60) 유엔미래포럼 회장 겸 세계미래연구기구협의회 회장의 미래 묘사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몇 십 년 뒤를 다녀오기나 한 듯 구체적이고 생생했다. 그는 “20년쯤 지나면 모든 사람은 특수 콘택트렌즈와 특수 의복을 통해 24시간 사이버 세상과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4시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연결된다는 뜻에서 이 장비들을 ‘사이버 나우(Cyber Now)’라고 이름 붙였다. 사람들이 ‘사이버 나우’를 통해 원거리 교육을 받고, 원거리 의료 검진을 받으며, 원거리 직장을 다니는, ‘시공간(時空間) 초월의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사람들은 인터넷이 지구촌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불러왔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론 ‘가상(假想)현실’이 이를 초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24시간 사이버 공간에 연결된다는 의미는?
“몸속에 초소형 컴퓨터를 집어넣고 하루 종일 인터넷을 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사이버 공간에 접속한다. 3차원
정보 속으로 다이빙하고 데이터 사이를 헤엄쳐 필요한 것을 줌인(zoom-in) 해서 들어간다. 그곳엔 인간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AI(인공지능)가
있다. AI는 당신에게 하루 일정을 얘기해 주는 것으로 시작해, 밤에 잠들 때까지 계속 대화를 청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상 현실로
구현된다.”(그는 가상현실이 입체적인 홀로그램 형태로 존재할 것이라고 묘사했다)
―가상현실엔 어떻게 접속하나?
“특수 장비를 이용한다. 나는 이 장비를 ‘사이버 나우’라고 부른다. 피부에 이식될 수도 있고, 옷이나 안경처럼 착용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콘택트 렌즈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2015년엔 인류의 10% 정도만 ‘사이버 나우’를 착용하지만, 2025년이면 공짜로 배포돼 대부분 인류가 가상 공간에 상시 접속하게 될 것이다.” ... 그는 이 가상현실 프로그램은 전 세계 정부와 대학, NGO(비정부 단체), 기업들이 참가하는 초(超)국가 기구에 의해 관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가난한 나라의 외딴 마을까지 혜택이 돌아가 지구촌 전체의 부(富)가 향상된다고 했다.
―예를 들면 어떤 방식으로?
“AI는 계속 우리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준다. ‘오늘은 혈압이 좀 높으니 아침 운동은 무리입니다’라는 식으로 경고를 준다. 당신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갑자기 높아진다면 AI는 스테이크를 두 조각에서 한 조각으로 줄이라고 조언한다. 이 같은 모든 건강 정보는 보험회사로 넘어간다. 건강 프로그램의 관리비용을 보험회사가 지급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옷에 더러운 것이 묻으면 ‘지금 씻어, 더러워’라고 알려준다. 집안에도 AI가 이식돼 있어, 습도·온도 조절을 저절로 한다. 특히 교육에 혁명을 가져온다.”
―교육 혁명이라면?
“모든 교육은 게임의 일종으로 진행된다. 레저와 일, 공부의 경계가 없어진다. 예를 들면, 과학시간엔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가상현실에
접속, 진화 게임을 통해 지구의 역사를 배운다. 직접 화학 실험을 할 수도 있다. 가장 훌륭한 전략을 갖고 실험을 완성한 학생이 장학금을 받고
기업에 채용된다.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최신 과학기술을 배우며 전문가들과 대화를 통해 최신 기술의 문제점을 함께 해결하기도 한다. 빈
컵에 차를 부어 채우는 것 같은 지금의 일방통행식 교육은 사라진다.”
―그렇다면 학교나 교사의 존재는 어떻게 되나.
“학교는 영국 왕실처럼 상징적인 존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이 교육 프로그램에 접속해 무엇을 배우는 곳이라면 모두 학교가 될 수 있다. 미래 교육의 핵심은 ‘실시간 교육’과 ‘맞춤형 교육’이다. 인간 교사는 실시간으로 질문에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고, 일대일 교육이 힘들다. 결국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개별 인간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생산해 내는 것)으로 갈 수밖에 없다.”
―미래 사회는 정보 과잉 아닌가?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
“가상현실과 인간은 주고받는, 상호 작용 관계다. 당신의 뇌에서 정보를 다 소화하지 못한다는 신호를 보내면 AI가 정보를 줄여 준다. AI가 귀찮다면, 휴대폰처럼 모드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AI의 목소리를 1단계, 2단계 식으로 높여 가다가 정말 치명적인 행동을 할 때는 전기충격까지 가할 수 있도록 말이다.”
―사생활 침해와 기계의 통제에 반발하는 인간들도 나올 수 있을 텐데.
“물론이다. 그래서 사이버 나우의 전원을 끄고 휴식을 취하는 새로운 레저(unplug-and-relax)까지 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생활의 편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접속한 상태에서 지낼 수밖에 없다. 과거의 히피족(族)처럼 아예 접속을 거부하고 20세기 방식을 고수하는 그룹도 나올 것이다. 이들은 아마 도시 외곽에 민속촌 같은 ‘역사 테마 파크’를 꾸며 놓고 살겠지.”(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자기 저서에서 이런 21세기 히피그룹을 ‘네오 러다이트(Neo-Luddite·신파괴주의자)라고 칭했다)
―당신은 미래 낙관론자인가.
“물론 비관적인 위협 요소도 있다. 우선 치열한 정보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기업들은 사이버상의 개인 정보를 취득해, 첨단 마케팅에 이용하려 할 것이 뻔하다. 국제 조직범죄도 확대된다. 사이버 공간에 저장된 거대 정보들을 누군가 조작해 그곳에 접속된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테러를 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미래사회의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본다. 안경 쓴 사람한테 ‘당신의 시력을 1.0으로 고쳐 주겠다’고 하는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농업 사회보다 현대 사회의 다양성이 더 풍부하듯, 미래 사회는 미술·음악·학문 등이 더 세분화되고 다양해질 것이다. 또한 인류는 앞으로 최고의 경제 발전을 이룩할 것이다. 수명이 연장되고, 덜 아프고, 지능이 더 발달되며, 생활 수준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킨다.” ... 그의 미래예측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정교하게 작업한 소설 같다”고 하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허황되다고? 천만에. 인류가 지금처럼 인터넷을 사용할 것이라고 10년 전에 과연 상상이나 했는가. 앞으로 10년 동안 일어날 변화는 과거 10년의 2~3배 속도에 달할 것이다. 그것도 아주 이상한 일들이. 그러니 안전띠를 단단히 매는 게 좋다.” .....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다음엔 화상 전화로 (인터뷰)하자”고 말했다. “당신 회사에, 화상 전화를 설치하는 것이 워싱턴까지 오는 비행기 삯과 숙박료보다 더 싸다고 말하세요. 정말로(Seriously)!”
▶▷ 제롬 글렌 회장은 : 35년 경험의 미래학자. 유엔이 후원하는 싱크탱크 ‘유엔미래포럼’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인류의 미래 청사진을 밝히는 작업인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NIC(국가정보위원회) 2010 ~2015 보고서’와 10년 후 미래변화를 예고하는 ‘유엔 미래보고서(State of the future)’ 등 세계 각국의 국가미래 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 7월엔 세계 5만여개 미래연구기관과 협회를 통합한 ‘세계미래연구기구협의회’의 초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키워드 .... ▲사이버 나우(Cyder Now): 인체에 부착돼 사람을 24시간 사이버 공간과 연결해 주는 특수 장비. 글렌 회장은 콘택트렌즈 형태를 띨 것으로 예측한다. ▲네오 러다이트(Neo-Luddite): 18세기 초 산업혁명 당시 영국의 기계파괴(러다이트) 운동에 빗댄 것. ‘시공간 초월의 시대’를 거부하는 반(反)문명주의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