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가

 

카오스, 현대과학의 대혁명 : James Gleick 저서, 박배식.성하운 옮김, 동문사 (736-3710), 1993 (원서 : Chaos : Making A New Science, Viking Penguin, 1987), Page 233~261

 

사람들은 에꼴 폴리테크닉과 함께 프랑스 교육제도의 정상에 위치한 에꼴 노르말 쉬뻬리에에서 "알베르도 이제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고 말했다. 그들은 절대온도 0 도 부근에서 초 (超) 유체 헬륨의 양자역학적 행태를 연구하는 저온 물리학자로서 이미 명성을 얻은, 알베르 리브샤베르에게 세월의 흐름이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그는 명성과 교수단에서의 안정적인 지위를 얻었다. 그리고 1977 년 당시 그는 하찮게 보이는 실험에 시간과 대학의 물자를 낭비하고 있었다. 리브샤베르는 자신의 그러한 연구 계획에 참여한 대학원생이 경력에 손상을 받을 것을 우려하여 대학원생 대신에 전문적인 기술자의 도움을 받았다.

독일인들이 파리를 침략하기 5 년 전에 리브샤베르는 파리에서 폴란드계 유대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랍비였다. 그는 베노이트 만델브로트가 그랬듯이 부모의 악센트가 너무나 위험하여 그의 부모와 떨어져 시골에서 숨어 살았기 때문에 전쟁중 나치의 눈을 피해 살아남았다. 그의 부모도 간신히 살아남았는데, 그 이외의 가족들은 나치에게 죽음을 당하였다. 급변하는 정치적 운명에서 리브샤베르의 목숨은 열렬한 우익주의자이면서 인종차별 반대자이기도 했던 페땅 비밀경찰 지역 책임자의 보호를 받아 구조되었다. 전쟁 후 10 세의 소년은 그 호의에 보답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전범위원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알지도 못했지만, 전범위원회에서 증언하였고, 그의 증언으로 그 사람은 생명을 구했다.

그는 프랑스의 과학 학술분야를 두루 섭렵하면서 전문적 경력을 쌓았는데, 그의 명석함은 누구도 의심할 바가 없었다. 그의 동료들은 이따금 그가 좀 이상한 사람, 즉 합리주의자들 가운데서의 유대 신비주의자 또는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공산주의자인 곳에서의 한 명의 드골주의자라고는 생각했다. 그들은 그의 영웅사관, 그의 괴테에 대한 병적인 애착, 그의 고서에 대한 집착에 대하여 농담하였다. 그는 과학자들의 저작 원판을 수백 권이나 갖고 있었는데, 어떤 것은 1600 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리브샤베르는 그 책들을 역사적 호기심으로서가 아니라 현실, 즉 그가 레이저와 첨단 기술의 냉동코일로 조사하고 있던 바로 그 현실의 본질에 관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주는 원천으로서 탐독하였다. 그가 채용한 기술자인 장 모레에게서 그는 자기와 조화되는 정신의 소유자, 즉 기분이 좋을 때에만 작업하는 프랑스 사람을 발견하였다. 리브샤베르는 모레가 그의 새로운 연구 과제를 즐길 만한 — 리브샤베르가 이해하는 프랑스식 완곡어법으로는 흥미를 자아내고, 흥분시키기도 하며 때론 심각하게 만드는 — 것이라고 여기리라 생각하였다. 그 두 사람은 1977 년에 난류의 시발을 보여줄 실험을 시작하였다.

실험가로서 리브샤베르는 19 세기 스타일, 즉 명석한 두뇌와 민첩한 손을 가지고 있으며, 항상 저돌적 힘보다는 정교함을 선호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거대한 기계장치나 방대한 계산을 싫어하였다. 그가 생각하기에 좋은 실험이란 수학자가 생각하기에 좋은 증명과 같은 것이다. 고상함을 성과만큼이나 중시하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떤 동료들은 그가 난류의 시발 실험에서는 그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하였다. 그 실험 장치는 성냥곽 속에 넣어 가지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은데, 실제로 리브샤베르는 그것이 개념예술 작품이나 되는 것처럼 이리저리 들고 다녔다. 그는 그것을 '작은 상자 속의 헬륨' 이라 불렀다. 그 중심부는 훨씬 더 작았는데, 그것은 스테인리스 스틸 속에 깎아놓은 레몬씨 크기의 방으로서 가장자리와 벽이 매우 예리했다. 그 조그만 방에 리브샤베르가 예전에 한 초유체 실험에서보다는 더 따뜻한 절대온도 4 도 정도로 냉각된 액화헬륨이 흘러 들어간다.

그 실험은 파리 에꼴 폴리테크닉 물리학과 건물의 2 층에 있었는데, 루이 파스퇴르의 예전 실험에서의 불과 몇 백 발자국밖에 안 떨어져 있었다. 모든 훌륭한 다용도 물리학 실험실들처럼, 리브샤베르의 실험실도 바닥과 책상 위에 널려 있는 페인트 깡통과 손연장, 그리고 갖가지 크기의 강철조각과 플라스틱 조각으로 항상 지저분했다. 무질서 속에서 리브샤베르의 작은 유체의 방을 담고 있는 기구는 아주 의미심장한 목적이 있었다. 스텐인레스 스틸로 만들어진 유체의 방 밑에는 고순도의 구리고 된 바닥판이 있고, 그 위에는 사파이어 결정으로 만들어진 위판이 있었다. 재료는 그것들이 어떻게 열을 전도하는가에 따라서 선택되었다. 또 작은 전열코일과 테프론 개스킷이 있었다. 액화헬륨은 1/8 입방 인치의 저장소에서 흘러 내려간다. 전체 계는 극도의 진공을 유지하는 용기 속에 놓여 있다. 다음에 그 용기는 안정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액화질소의 통 속에 놓여 있다.

진동은 항상 리브샤베를 괴롭혔다. 실제의 비선형 계와 같이 실험은 일정한 소음을 배경으로 한다. 소음은 측정을 방해하고 측정할 정보를 변조시킨다. 민감한 흐름 (flow) 에서는 ㅡ 그런데 리브샤베르의 실험장치는 그가 만들 수 있는 한 최대한도로 민감하게 만들어졌다 ㅡ 소음이 비선형 흐름을 아주 심각하게 교란하여 하나의 흐름을 다른 흐름으로 바꾸어 버릴 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선형성은 하나의 계를 불안정하게 할 뿐 아니라 그것을 안정시키기도 한다. 비선형 피드백은 운동을 조절함으로써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선형 계에서는 교락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비선형성이 존재하는 경우, 교란은 그것이 스스로 소모되어 없어져 버릴 수가 있고, 따라서 그 계는 자동적으로 안정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 리브샤베르는 생물 계가 그들의 비선형성을 소음에 대한 방어로서 사용한다고 믿었다. 단백질에 의한 에너지의 전달, 심장 전기의 파동, 신경계 ㅡ 이들 모두는 소음의 세계에 잘 적응하고 있다. 리브샤베르는 유체 흐름의 기저에 놓여 있는 구조가 어떤 것이든간에 그의 실험에서 충분히 감지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기를 바랐다.

그의 계획은 아래판을 위판보다 더 따뜻하게 함으로써 액화헬륨에 대류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롤리 ㅡ 베나르 (Rayleigh - Bénard) 대류라고 하는 고전적 계로서, 에드워드 로렌츠에 의하여 기술된 대류 모델과 똑같다. 리브샤베르는 로렌츠에 대하여 적어도 그때까지는 알지 못했다. 또 미첼 파이겐 바움의 이론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 1977 년에 파이겐 바움은 과학강연 순회여행을 시작하였는데, 그가 발견한 것들은 과학자들이 그것들을 해석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곳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바에 의하면, 파이겐 바움학 (學) 의 팬턴과 규칙성은 현실 계와 전혀 관련이 없다. 그러한 패턴들은 디지털 계산기에서 나온 것에 불과하다. 물리적 계는 훨씬 더 복잡하다. 많은 중거가 없으면 파이겐 바움은 잘 봐줘야 난류의 시발과 비슷해 보이는 하나의 수학적 유추 (analogy) 를 발견하였다고 하는 것이 고작이다.

리브샤베르는, 미국과 프랑스 물리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난류는 상이한 진동수의 연속적인 중첩 대신에 급작스러운 전이 속에서 시작함을 보임으로써, 난류의 시발에 대한 란다우의 생각을 약화시켰음을 알았다. 제리 골룹과 해리 스위니와 같은 실험가들은 회전하는 실린더에서의 유체 흐름을 통하여 새로운 이론이 요구된다는 점을 밝혀내기는 했으나, 카오스로의 전이를 아주 상세하게 볼 수는 없었다. 리브샤베르는 난류의 개시에 관한 어떤 명확한 형상도 실험실에서는 아직 관측되지 않았음을 알고, 그의 조그마한 유체의 방이 가장 명료한 그림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시각을 좁혀보는 것은 과학의 발전을 자극한다. 유체역학자들이, 스위니와 골룹이 '꾸에뜨 (Couette) 흐름' 에서 이룩하였다고 주장한 고도의 정밀성에 대해 의심한 것은 자신들의 관점에서는 정당하다. 수학자들이 루엘에 대해 반감을 가진 것은 자신들의 관점에서는 정당하다. 수학자들이 루엘에 대해 반감을 가진 것 역시 그들의 관점에서는 정당하다. 그는 규칙을 깨뜨렸다. 그는 엄밀한 수학적 진술의 형태로 실은 야심적인 물리 이론을 내놓았다. 루엘은 그가 추측한 것과 증명한 것을 분리시키기 어렵게 만들었다. 하나의 개념이 정리, 증명, 정리, 증명의 규범을 충족시키까지는 그 개념을 승인하기 않는 수학자는 그의 분야가 그에게 부과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그의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속임수와 신비주의로부터 수학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생소한 형태로 쓰여 졌다 하여 새로운 관념들을 거부하는 학술지 편집인에 대해 그의 희생자들은 그 편집인이 이미 명성을 얻은 자기 동료의 세력권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실은 그 편집인 역시 미경험의 것을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그 공동체를 위해 일역을 맡고 있는 것이다. 리브샤베르 스스로가 말했듯이 "과학은 수많은 엉터리에 대항하여 구축되었다." 그의 동료들이 리브샤베르의 대하여 신비주의자라는 말을 쓸 때 그것이 반드시 애칭은 아니다.

그는 조심스럽고 숙달된 실험가였으며 정밀한 탐구로 유명했다. 그런데도, 그는 '흐름' 이라 불리는 추상적이고 분명치 않으며 희미한 것에 대하여 하나의 느낌을 갖고 있었다. 흐름은 상태와 변화, 운동과 형상의 결합이다. 미분방정식으로 표시된 계를 알고 있는 물리학자는 그것들의 수학적 움직임을 하나의 흐름이라 부를 것이다. 흐름은 계 속의 변화가 특정한 순간과는 독립된 어떤 현상을 반영한다고 가정하는 플라톤적 개념이다. 리브샤베르는 이 우주가 숨겨진 형상들로 가득 차 있다는 플라톤의 생각을 받아들였다. "참으로 그러하다! 당신은 나뭇잎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신은 모든 나뭇잎을 보았을 때, 나뭇잎의 일반적인 모양새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로 인하여 충격을 받지는 않았는가? 당신은 주된 모양새를 쉽게 그릴 수가 있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가 있을 것이다. 혹은 다른 것들에서도 흥미를 느낄 것이다. 실험에서 당신은 한 종류의 액체가 다른 종류의 액체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의 책상은 그러한 실험 사진들로 뒤덮여 있다. "그런데 당신이 부엌에서 가스를 튼다면 당신은 그 불꽃이 이러한 모양임을 또다시 보게 된다. 그것은 매우 광범위하다. 그것은 보편적이다. 나는 그것이 활활 타오르는 불꽃인지, 액체 속에 있는 액체인지, 자라나는 고체의 결정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그 모양새이다."

"18 세기 이래, 과학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의 상태의 진화를 놓치고 있다는 모종의 느낌이 존재해 왔다. 당신이 흐름에 대하여 생각한다면, 당신은 경제학에서의 흐름 또는 역사적으로 볼 때의 흐름 등 수많은 방법으로 흐름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다. 처음에는 층을 이루고 있던 흐름이 나중에는 진동상태일지도 모를 복잡한 상태로 전이되어가고, 마침내는 카오스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모양의 보편성, 축적을 관통하여 유사한 것들, 흐름 내부에 있는 흐름의 회귀적 성질 ㅡ 이들 모두는 변화 방정식에 대한 표준적 미분법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을 감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과학적인 문제들은 현재의 과학적 언어로 표현된다. 지금까지는, 흐름에 관한 리브샤베르의 직관에 대한 20 세기 최고의 표현은 시적인 언어를 필요로 했다. 예를 들면 왈라스 스티븐스는 물리학자가 알고 있는 지식을 초월하여 진행되는 세계에 대한 느낌을 설파하였다. 그는 흐름에 대한 신비스러운 의문, 즉 어떻게 하여 그것이 변화하면서도 동시에 그 자신을 반복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졌다.

스티븐스의 시는 자주 대기와 물에서 나타나는 혼란스런 화면을 보여준다. 그것은 또한 자연 속에서 질서가 취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형상들에 대한 신념, 즉 다음과 같은 확신을 전하고 있다.

리브샤베르와 몇 명의 다른 1970 년대 실험가들이 유체 운동을 관찰하기 시작하였을 때, 그들에게는 이러한 파격적인 시적 지향에 근접한 어떤 것이 있었다. 그들은 운동과 보편적 형상 사이의 관계를 어렴풋이 느꼈다. 그들은 숫자를 적든가, 디지털 컴퓨터에 기록하든가 하는 등의 가능한 방법으로 자료를 모았다. 그러나 그들이 추구했던 것은 형상을 드러내도록 자료를 구성할 방법이었다. 그들은 운동이라는 관점에서 형상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불꽃과 같은 역학체와 나뭇잎과 같은 유기체의 형상들은 여태 이해되지 않는 힘들이 얽혀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가장 끈질기게 카오스를 추구했던 이들 실험가들은 계속 정지한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어떤 현실도 받아들이기를 거부함으로써 마침내 성공하였다. 심지어 리브샤베르조차도 그러한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이해한 개념은 스티븐과 '고체의 딱딱하지 않은 물결침' 이라고 표현한 것과 근접해 있었다.

그러나 스티븐스가 아니라 괴테가 리스샤베르에게 신비스러운 영감을 주었다. 파이겐 바움이 하버드대학 도서관에서 괴테의  '색채론' 을 조사하고 있을 때, 리브샤베르는 이미 그의 소장품에 「식물의 형질전화에 대하여」(On the Transformation of Plants) 라는 훨씬 덜 알려진 논문의 원본을 추가시켰다. 괴테는, 물리학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우리들이 매 순간 보는 형상을 낳는 생명력과 흐름의 측면에서보다는 정체된 현상만을 중요시한다고 믿었다. 이 논문은 그런 물리학자들을 우회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었다. 괴테의 유산의 일부분 ㅡ 문학사학자들로서는 무시해도 좋은 부분 ㅡ 은 루돌프 수타이너와 테오도르 슈벵크와 같은 철학자들에 의하여 독일과 스위스에서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유사과학이었다. 리브샤베르는 이러한 사람들로 물리학자가 할 수 있는 만큼 존중했다.

'민감한 카오스' (sensitive chaos) 는 힘과 형상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슈벵크가 사용한 표현이다. 슈벵크는 그것을 1965 년에 처음 출판되고 그 이후에는 간헐적으로 인쇄된 기묘한 소책자의 제목으로 사용하였다. 그것은 물의 흐름에 대한 책이었다. 영어판에는 꾸스또 사령관의 찬사를 서문으로 실었으며, 수자원 회보와 수도기사 (水道技師) 전문대학 학술지로부터의 추천사를 실었다. 그 책에는 슈벵크와 설명을 망가뜨릴 과학 지식의 과시가 거의 없었고 수학은 전혀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완벽하게 관찰하였다. 그는 예술가의 눈으로 자연에 나타나는 흐름의 형상을 수 없이 묘사했다. 그는 사진들을 모아서 세포생물학자가 현미경을 통하여 정밀하게 관찰하여 그린 스케치와 같은 정밀한 그림들을 수십 장 만들어냈다. 그는 괴테가 자랑스럽게 여겼을 넓은 마음과 소박함을 갖고 있었다.

흐름은 그의 책을 꽉 채웠다. 미시시피 강과 프랑스의 바쌩 다르까숑강과 같은 커다란 강들은 넓은 굴곡을 그리며 바다로 굽이쳐 흘러간다. 바다에서 멕시코 만류 또한 동서로 흔들리는 만곡을 그리면서 굽이쳐 흐른다. 그것은 찬물 중앙을 흐르는 따뜻한 물로 형성된 거대한 강, 슈벵크가 말하는 "찬물 그 자체가 제방 구실을 하는" 강이다. 흐름이 지났거나 볼 수 없을 때도 그 흔적은 남아 있다. 공기의 강은 황량한 모래 위에 파동을 보이면서 자국을 남긴다. 썰물의 흐름은 바닷가 위에 결을 새긴다. 슈벵크는 우연을 믿지 않았다. 그는 보편적 원칙을 믿었고 그 보편성 이상으로  자연에 내재된 어떤 혼을 믿었는데, 그 때문에 그의 글은 의인화되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그는 '원형 원리' 는, 흐름은 "주변의 물질에 상관없이, 그 자체를 실현하고 싶어한다" 는 것이다.

그가 알기에, 흐름 내부에는 부차적인 흐름이 있다. 굽이치는 강을 흘러내리는 물은 부차적으로 강축 주위에서, 마치 도넛 둘레에서 나선형을 만드는 소립자처럼, 강기슭을 향하여 흐르고 강 바닥으로 흘러내리기도 하고, 반대편 기슭을 향하여 흐르기도 하며, 표면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어떤 물 입자의 자취도 다른 무수한 입자의 궤적들 둘레를 감싸고 있는 자취의 한 가닥을 형성한다. 슈벵크는 그러한 모양새들에 대하여 위상수학자의 구상력을 갖고 있었다. "하나의 나선형으로 꼬여진 가닥들에 대한 이 그림은 실제 운동을 정확하게 묘사한다. 사람들은 물의 '가닥들' 에 대하여 자주 이야기하는데, 가닥들은 실제로 외가닥들이 아니라 공간적으로는 뒤섞여 있으면서도 시간적으로는 각각 달리 흐르고 있는 전표면이다." 그리고 경계면의 충돌을 보았다. 그는 다른 면에 대한 한 면의 '회전' 으로 그것을 이해하면서 회오리 흐름과 소용돌이와 와동들을 관찰하였다. 여기에서 그는 난류문제에 접근하는 물리학자들의 동력학적 개념에 철학자로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접근하였다. 그의 예술가적인 확신은 보편성을 가정하고 있다. 슈벵크에게 소용돌이는 불안정성을 의미하였고, 불안정성은 흐름이 그 자체 냉서 비평형성과 다투고 있음을, 그리고 비평형성은 '원형적' (archetypal) 임을 의미하였다. 소용돌이의 회전, 양치류의 벌어짐, 산맥의 주름살, 동물의 기관이 갖는 주름공동 등 이들 모두는, 그가 관찰한 바대로 하나의 경로를 따른다. 어떤 특별한 매개물이나, 어떤 특별한 종류의 차이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 비평형성은 느림과 빠름, 따뜻함과 차가움, 조밀함과 희박함, 절임과 신선함, 점성과 유동성, 산성과 알카리성일 수 있다. 경계선상에서 생명이 만발한다.

그렇지만 생명은 다르시 벤트워스 톰슨의 영역이다. 이 비범한 박물학자는 1917 년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에너지의 모든 법칙들, 물질의 모든 성질들, 그리고 콜로이드의 모든 화학작용은 정신을 이해하는 데 무력하듯이, 육체를 설명하는 데도 무력할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르시 톰슨은 슈벵크에게 치명적으로 부족했던 바로 그것, 즉 수학을 생명의 연구에 도입했다. 슈벵크는 유 추를 통하여 논증하였다. 정신적이고 미적이며 박학다식한 그는 결국 유사성을 표명할 뿐이었다. 다르시 톰슨의 걸작인 『성장과 형태에 대하여』(On the Growth Form) 는 분이기나 방법에서 슈벵크의 그것들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점이 있었다. 현대의 독자들은 놀랍도록 유사한 살아 있는 해파리 그림과 그 그림 곁에 있는 꾸불꾸불한 덩굴손에 매달려서 여려 갈래로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 그림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하여 의심스러워 한다. 이것이 바로 높은 차원에서의 우연의 일치인가? 두 형태가 비슷하게 보인다면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 아닌가?

다르시 톰슨이 지금까지 정통 과학의 언저리에 머물러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생물학자임은 분명하다. 그의 생애에 이루어진 생물학에서의 20 세기 혁명은 전적으로 그를 지나쳐 갔다. 그는 화학을 무시하였으며, 세포를 잘못 이해하였고, 유전학의 급속한 발전을 예견할 수 없었다. 그의 저작은 그의 시대에도 진실로 과학적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고전적이고 문학적인 ㅡ 너무나 아름다운 ㅡ 것 같았다. 현대의 어떠한 생물학자도 다르시 톰슨의 저작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어찌됐든, 가장 위대한 생물학자들도 그의 책에 끌려들어가게 된다. 피터 메다와 경은 그의 책을 "영어로 기록된 모든 과학 연보 중에서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훌륭한 문학작품" 이라 불렀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자연이 사물의 형상을 제한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점점 강하게 느끼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직관의 지적은 계보를 찾을 때 이 책 이상의 것은 발견할 수 없었다. 다르시 톰슨을 제외하고는, 수많은 현대 생물학자들 중 살아 있는 유기체의 부인할 수 없는 통일성을 추구한 사람이 별로 없었다. 굴드가 말했듯이, "모든 형상이 단 하나의 발생력 체계로 환원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그러한 통일성의 증명이 유기적 형태의 과학에 어떠한 중요성을 갖고 있는가에 대하여 이해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 듯하다."

 

생물학이 유기체를 기능에 따라서 몇 개의 구성부분으로 나누는 방법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똑같이, 수개 국어에 능통할 뿐 아니라, 박물학자이면서 수학자이고 동물학자인 다르시 톰슨은 생명 전체를 관찰하려고 노력하였다. 환원주의는 진화론에서부터 약학에 이르는 다른 여타의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분자생물학에서 가장 놀라운 승리를 거두었다. 세포막, 핵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단백질, 효소, 염색체 그리고 염기 짝 (base pairs) 을 이해하지 않고 세포를 이해할 수 있을까? 생물학이 마침내 사이너스, 망막, 신경, 두뇌조직의 내부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그것은 내키지 않게도 두개골의 형상에 관심을 갖게 되는 기묘한 사태에 직면하게 된다. 다르시 톰슨은 그렇게 한 최후의 사람이다. 그는 오랫동안 원인, 특히 궁극적 원인과 효용 원인 혹은 물리적 원인 사이의 구분에 대한 조심스러운 검토에 막대한 정력을 쏟아부은 최후의 위대한 생물학자였다. 궁극적 원인은 목적 또는 계획에 수반되는 원인인데, 수레바퀴는 그 형상이 운송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둥글다. 물리적 원인은 기계적인데, 지구는 중력이 회전하는 유체를 견인하기 때문에 둥글다. 구분이 항상 그렇게 명백한 것은 아니다. 유리컵은 그것이 쥐거나 마시는 데 가장 적합한 형상이기 때문에 둥글다. 유리컵은 또 컵을 만들 때 쓴 틀이 둥글었거나 유리를 불어서 컵을 만들 때 둥근 모양이 가장 자연스럽게 때문에 둥글기도 하다.

 

과학에서는 대체로 물리적 원인이 지배적이다. 사실 천문학과 물리학이 종교의 그늘에서 벗어났을 때, 계획이나 적극적인 목적론 ㅡ 지구는 인간이 하고 있는 바를 하도록 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ㅡ 에 의한 논거를 버리는 데 어떠한 고통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생물학에서 다윈은 목적론을 원인에 대한 중심적 사유방식으로서 확고히 수립하였다. 생물학적 세계는 신의 의도를 실현시킬 수는 없으나, 자연도태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설계를 충족시킨다. 자연도태는 유전인자나 배 (胚) 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적인 산물에 작용한다. 그리하여 어떤 유기체의 형상이나 기관의 기능에 대한 적응주의자의 설명은 그것의 원인, 물리적 원인이 아니라 궁극적 원인에 항상 주목한다. 그리하여 어떤 유기체의 형상이나 기관의 기능에 대한 적응주의자의 설명은 그것의 원인, 물리적 원인이 아니라 궁극적 원인에 항상 주목한다. 궁극적 원인은 과학에서 다윈의 사유가 관습적으로 작용하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살아 남는다. 식인풍습이나 의식의 제물에 대하여 현대의 인류학자는 옳건 그르건 단지 그것이 어떠한 목적을 수행하는가 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다르시 톰슨은 이러한 경향을 주시하였다. 그는 생물학이 기계론과 목적론은 물론 물리적 원인을 상기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생명에 작용하는 수학적, 물리학적 힘을 설명하는 데 진력하였다. 적응주의가 받아들여지자, 그러한 설명들은 부적절한 듯이 보였다. 자연도태가 어떻게 그처럼 효과적으로 햇빛을 받는 판을 형상화시켰는가 하는 것을 통하여 나뭇잎을 설명하는 것은 의미심장하고 유익한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훨씬 이후에야 몇몇 과학자들이 설명되지 않은 채 남겨진 자연에 대하여 또다시 수수께끼를 풀기 시작하였다. 나뭇잎들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상들 중에서 단지 소수의 형상들로 나타나며, 하나의 나뭇잎 형상은 그 기능에 의하여 지배되지는 않는다.

다르시 톰슨이 이용할 수 있는 수학은 그가 증명하고 싶어하는 것을 증명할 수가 없었다. 예를 들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단순한 기하학적 변형이 어떠한 것을 다른 어떠한 것으로 변화시킨다고 하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하여, 사선으로 그려진 좌표계에 연관된 종의 두개골을 그리는 것이었다. 단순한 유기체들 ㅡ 액체 분출물, 물방울의 튀김, 그리고 기타 다른 선명한 흐름들을 연상케 하는 형상을 가진 ㅡ 에 있어서, 톰슨은 그가 생각하는 형성 과정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 중력이나 표면장력과 같은 물리적 원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면 왜 알베르 리브샤베르는 그의 유체 실험을 시작할 때 『성장과 형태에 대하여』라는 책을 생각하고 있었는가?

생명을 형상화하는 힘들에 대한 다르시 톰슨의 직관은 생물학의 주류에 서 있는 어떤 무엇보다 동력학 계의 관점에 더 근접했다. 그는 생명을 항상 운동하고 있는, 항상 율동 ㅡ 그가 믿는 바로는 보편적인 형상을 창조하는 '성장의 심층적인 율동' ㅡ 에 응답하고 있는 '생명' 이라 생각하였다. 그는 자신에게 적합한 연구는 사물의 물질적 형상이 아니라 그것들의 동력학 ㅡ '힘으로 설명하는 에너지 작용의 해석' ㅡ 이라 생각하였다. 그는 형태의 분류 목록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음을 충분히 알고 있는 수학자였다. 그러나 그는 우연이나 목적 어느 것도 그가 오랜 기간 자연을 관찰하면서 수집한 형상의 놀라운 보편성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믿는 시인이기도 하였다. 물리법칙이야말로 힘과 성장을 지배하는 그 보편성을 지금까지 이해의 영역 밖에 놓여 있던 방식으로 설명해 줄 게 틀림없다. 그런데 물질의 특수하고 가시적인 형태 뒤에는 보이지 않는 주형으로서 작용하고 있는 유령 같은 형상, 즉 운동하고 있는 형상이 존재해야만 한다.

리브샤베르는 실험을 위하여 액화헬륨을 선택하였다. 액화헬륨은 점성이 극히 낮기 때문에, 아주 미약한 힘으로도 회전시킬 수 있다. 물이나 공기와 같이 중간 정도의 점성을 가진 액체로 그에 상응하는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큰 상자가 필요할 것이다. 낮은 점성을 가진 액체를 씀으로서 리브샤베르는 그의 실험을 열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밀리미터 크기의 상자에서 대류를 일으키기 위하여, 그는 위판과 아래판 사이에 1000 분의 1 도의 온도 차이를 만들어 내야만 했다. 상자가 그렇게 작아야만 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좀더 큰 상자에서는, 액화헬륨이 회전할 공간이 더 크므로, 그에 상당하는 운동은 훨씬 더 적은 열을 필요로 할 것이다. 한 변이 10 배가 되는 상자, 즉 포도 하나 크기 ㅡ 부피로는 1000 배가 되는 ㅡ 의 상자에서는, 대류는 100 만의 1 도 정도의 온도 차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렇게 작은 온도 변동은 컨트롤할 수 없었다.

계획, 설계, 제작 과정에서, 리브샤베르와 그의 기사는 혼란을 야기하는 문제점을 모두 제거하려고 전심전력하였다. 사실상, 그들은 자신들이 연구하려고 시도하고 있던 운동까지도 제거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였다. 평탄한 흐름에서 난류로의 액체운동은 공간에서의 운동이라 생각된다. 그것의 복잡성은 공간의 복잡성으로 나타나고, 그것의 교란과 소용돌이는 공간의 카오스로 나타난다. 그러나 리브샤베르는 시간에 따른 변화로 나타나는 율동을 찾고 있었다. 시간은 경기장이자 곧 측정 기준이었다. 그는 공간을 거의, 0 차원인 점으로 압착시켰다. 그는 액체 실험에서 그의 선배들이 사용했던 기술을 극한까지 이끌어 가고 있었다. 모든 사람은 밀폐된 흐름 (enclosed flow) ㅡ 상자에서의 롤리 - 베나르 대류 또는 실린더에서의 꾸에뜨 - 테일러 회전 ㅡ 은 대양 또는 대기에서의 파동과 같은 열린 흐름 (open flow) 보다 측정하기가 더 나은 행태를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열린 흐름에서는 경계면이 개방되어 있으며, 복잡성은 배가된다.

직육면체 상자에서 일어나는 대류는 핫도그와 같은 ㅡ 또는 이 경우에 참깨알과 같은 ㅡ 액체의 두루마리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는 두 개의 두루마리에 꼭 맞는 공간을 정확하게 부여하기 위하여 그가 걸맞은 부피를 선택하였다. 액화헬륨은 중앙부에서 위쪽으로 떠올라 좌우 양편으로 흘러가 벽면에서 아래쪽으로 흐른다. 그것은 일종의 구속된 기하학이다. 흔들림은 제한될 것이다. 깨끗한 선과 용의주도하게 계산된 비율에 의해 쓸데없는 요동은 모두 제거될 것이다. 리브샤베르는 시간에 따른 변화를 관측할 수 있도록 공간을 고정시켰다.

실험, 즉 액화 질소 통 속의 진공 그릇 안에 있는 조그만 상자 내부에서 헬륨을 두루마리 돌리듯 회전시키는 실험이 시작되자마자, 리브샤베르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측할 방법이 필요했다. 그는 조그만 상자의 사파이어로 된 위판에 두 개의 극히 작은 온도 측정기를 장치해 놓았다. 온도는 펜 작동장치에 있는 두 점에서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었다. 그러한 장치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주 교묘한 발상이었기에 한 물리 학자는 리브샤베르가 자연을 훔쳐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조그맣고 정밀한 걸작품은 그것을 충분하게 이용할 수 있기까지 2 년이 걸렸는데, 그가 말하는 바에 의하면 그것은 너무 화려하지도 않고 기교에 치우치지도 않은 자신의 수채화를 그리기에 적절한 붓이었다. 그는 마침내 모은 것을 관찰하였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의 실험을 진행시켜, 리브샤베르는 그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한 행태유형을 난류의 시작에서 발견하였다. 완벽한 주기배가의 연속이 나타났다. 리브샤베르는 가열되었을 때 생기는 유체의 운동을 억제하여 순화시켰다. 고순도의 구리로 만든 아래판이 유체가 조용히 남아 있으려는 경향을 극복 하기에 충분할 만큼 가열되자마자, 그 과정은 운동의 개시로서의 첫 번째 바이퍼케이션과 함께 시작되었다. 절대온도 0 도보다 약간 높은 온도에서는, 위판과 아래판 사이의 온도차가 약 1000 분의 1 도면 충분하다. 바닥에 있는 액체는 위에 있는 찬 액체보다 더 가볍게 되는 데 충분할 만큼 따뜻해지고 또 팽창한다. 따뜻한 액체가 떠오르기 위해서, 찬 액체는 가라앉아야 한다. 두 가지 운동이 동시에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서, 액체는 즉각 그 자신을 한 쌍의 구르는 실린더로 만든다. 두루마리가 일정한 속도에 이르면, 계는 평형상태 ㅡ 운동중의 평형상태, 즉 가열된 에너지는 계속해서 운동으로 전환되고, 마찰을 통해 다시 열로 환원되고 차가운 위판을 통하여 에너지가 빠져 나가는 상태 ㅡ 에 이른다.

지금까지 리브샤베르는 너무나도 잘 알려져 무시되어 온 유체역학 실험을 재현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은 불행하게도 낡아빠졌음을 의미하고 흥미가 없음을 의미하는 고전물리학이었다" 고 말하였다. 그것은 우연히 로렌츠가 세 개의 방정식 계로 모델화한 흐름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실험 ㅡ 진짜 액체, 기술자에 의하여 절단된 상자, 파리시내 교통이 진동에 의한 영향을 받고 있는 실험실 ㅡ 은 이미 데이터 수집 업무를 컴퓨터에 의하여 단순히 계산되어 나오는 숫자들보다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다.

리브샤베르와 같은 실험가들은 윗면에 설치된 측정기로 측정된 온도를 단순한 펜 작동장치를 사용하여 기록한다. 첫번째 바이퍼케이션이 일어난 뒤의 평형 운동 상태에서는, 어느 점에서든 온도가 일정하면 펜은 직선을 그린다. 좀더 가열하면, 다소간의 불안정성이 나타난다. 각각의 두루마리에 꼬임이 생겨나고, 그 꼬임은 앞뒤로 일정하게 움직인다. 이러한 흔들림은 두 값 사이를 오르내리는 온도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제 펜은 종이 위에 파동선을 그린다.

연속적으로 변하며 실험에 수반되는 소음으로 인하여 흔들리는 온도를 나타내는 손으로부터 새로운 바이퍼케이션이 나타나는 정확한 시간을 읽어 내는 것과 그것들의 성질을 유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은, 주식시장의 갑작스런 순간적 변동선처럼, 거의 임의적으로 갑작스런 정점 (頂點) 이나 계곡선을 그렸다. 리브샤베르는 그러한 데이터를, 온도 변화 뒤에 숨어 있는 주된 진동수를 나타내는 스펙트럼 다이아그램으로 전환시켜 분석했다, 실험에서 얻는 데이터를 스펙트럼 다이아그램으로 나타내는 일은 교향곡에서 복잡한 화음을 구성하는 음의 진동수를 그래프로 나타내는 것과 같다. 평탄하지 않은 선의 굴곡이 언제나 그래프의 하단부를 가로질러 나타난다. 그것은 실험의 소음이다. 주된 음조가 수직의 뾰족나옴으로 나타나고, 음조가 크면 클수록 더욱 크게 뾰족 나온다, 유사하게, 데이터가 어떤 지배적인 진동수를 나타내면 ㅡ 예로 1 초에 한 번씩 정점을 보이는 리듬 ㅡ 그 진동수가 스펙트럼 다이아그램에 뾰족 나옴으로 나타난다.

관측 결과 리브샤베르의 실험에서 첫 파장은 약 2 초에 걸쳐 나타났다. 다음 번 바이퍼케이션은 약간의 변화를 초래했다. 두루마리는 계속해서 동요를 보였고, 온도는 지배적인 리듬에 따라 오르내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홀 수 사이클에서는 온도가 전보다 다소 높았으며 짝수 사이클서는 다소 낮았다. 사실, 극대 온도가 2 개의 값으로 나누어져, 두 개의 극대값과 두 개의 극소값이 존재한다. 비록 읽기는 어렵지만 펜으로 그려진 선은 하나의 굴곡이 나타나는 형상을 보였다. 스펙트럼 다이아그램상에서 그것은 더욱 명백하게 나타난다. 온도가 아직 까지 2 초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 진동수가 여전히 강하게 나타난다. 이제, 4 초마다 반복되는 새로운 구성요소를 갖게 되었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전 진동수의 반값을 갖는 새로운 진동이 나타났다. 바이퍼케이션이 계속됨에 따라, 이상하리만큼 일관된 패턴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진동수는 이전 것의 반값으로 나타나서 다이아그램은, 짧은 말뚝과 긴말뚝이 번갈아 있는 담장을 닮은 1/4, 1/8. 그리고 1/16 의 진동수로 채워졌다.

어지럽게 놓여진 자료 속에서 은폐되어 있는 형태를 찾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작은 용기의 성질을 명확히 인식하기까지는 수십 번, 수백 번의 시도가 필요하다. 리브샤베르와 그의 실험기사가 온도를 천천히 증가시킴에 따라 특이한 일들이 항상 일어날 수 있으며, 그 계는 하나의 평형상태에서 다른 평형상태로 안정되어간다. 이따금 일시적인 주파수가 나타났다가는, 스펙트럼 다이아그램을 가로질러서 천천히 사라지곤 한다. 정교한 기하학에도 불구하고, 3 개의 두루마리가 2 개의 두루마리 대신에 나타날 수 있는데, 그때 그 작은 용기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리브샤베르가 그 당시에 보편성에 관한 파이겐 바움의 발견을 알았다면, 그는 바이퍼케이션을 발견할 장소와 그 바이퍼케이션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알았을 것이다. 1979 년경에는 점점 많은 수학자들과 수학에 경사된 물리학자들이 파이겐 바움의 새로운 이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인 물리 계의 문제들에 익숙한 과학자들은 그들이 판단을 보류할 훌륭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믿었다. 1 차원적인 계, 즉 메이와 파이겐 바움의 도표 사상에 있는 복잡성과, 실험기사가 만든 기계적인 고안품의 2 차원이나 3 차원 또는 4 차원 계에서의 복잡성은 확실히 별개의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차이방정식이 아니라 본격적인 미분방정식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러한 저차원의 계와, 물리학자들이 거의 무한 차원의 계라 생각한 유체 흐름의 사이에는 커다란 간격이 있는 듯하다. 아주 조심스럽게 만들어진 리브샤베르의 용기와 같은 것에서 일지라도 유체 입자는 실제적으로 무한성을 갖는다. 각각의 입자는 최소한 독자적인 운동의 잠재성을 나타낸다. 어떤 상황에서는 각 입자가 새로운 뒤틀림이나 소용돌이의 중심이 될 수 있다.

"그러한 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실제 운동은 결국 사상으로 귀결된다는 생각, 그것은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였다" 고 뉴저지에있는 벨 연구소의 피에르 호헨버그는 말하였다. 호헨버그는 새로운 이론과 새로운 실험 모두에 종사한 극기 소수의 물리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파이겐 바움이 그것에 대하여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그러나 확실히, 그것을 말하지는 않았다. 파이겐 바움의 연구는 사상에 관한 것이었다. 물리학자들은 왜 사상에 대한 관심이 높은가 ? 즐거움을 주는 놀이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들이 사상을 가지고 주변에서 맴도는 한, 그들의 작업은 우리들이 이해하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참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것이 실험에서 발견될 때 우리는 정말로 흥분하는 것이다. 당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계에서, 작은 수의 자유도를 갖는 모델을 통하여 행태를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다."

결국 호헨버그는 이론가와 실험가 양자 모두를 갖춘 사람이었다. 그는 1979 년 여름에 아스펜에서 열린 워크숍을 주관했는데, 리브샤베르도 그곳에 왔었다. (4 년 전의 동일한 여름 워크숍에서, 파이겐 바움은 수학자가 어떤 방정식에서 카오스로의 전환을 조사할 때 홀연히 나타나는 하나의 수 ㅡ  단지 하나의 수  ㅡ  에 대한 이야기를 스티븐 스메일로부터 들었다.) 리브샤베르가 액화헬륨으로 한 그의 실험을 설명하였을 때, 호헨버그는 노트에 적었다. 집으로 돌아가던 호헨버그는 우연히 뉴멕시코에 들러 파이겐 바움을 만났다. 그 후 오래지 않아서, 파이겐 바움은 파이에 있는 리브샤베르를 방문하였다. 그들은 흩어져 있는 조각들과 기구들로 가득 찬 리브샤베르의 실험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 리브샤베르는 자신 있게 그의 작은 용기를 보여주었고, 파이겐 바움이 그의 가장 최근의 이론을 설명토록 하였다. 그런 후, 그들은 가장 감미로운 커피를 한 잔 마시기 위하여 파리 시내를 걸어갔다. 리브샤베르는 그처럼 젊고 생기발랄한 이론가를 만났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그 후에 스스로 고백하였다.

사상으로부터 유체 흐름으로의 비약은 너무나 대단하여 그것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조차 이따금 그것이 하나의 꿈인 것처럼 느꼈다. 자연이 그러한 단순성에 그러한 복잡성을 어떻게 결합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결코 명백하지 않다. '당신은 그것을 이론과 실험 사이의 보통의 관계처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기적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고 제리 골룹은 말하였다. 몇 해 안에 그 기적은 여러 분야의 다양한 실험에서 수없이 반복해서 일어났다.즉 물과 수은을 채운 커다란 유체 상자, 전기진동자, 레이저, 심지어 화학반응에서까지. 이론가들은 파이겐 바움의 기법을 받아들여 간헐성과 유사주기성 (quasiperiodicity) 과 같은, 주기배가와는 사촌격인, 카오스에 이르는 다른 수학적 경로를 발견하였다. 이들은 또한 이론과 실험에서의 보편성을 증명하였다.

실험가들의 발견은 컴퓨터를 이용한 수치적 실험의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하였다. 물리학자들은 컴퓨터가 실제적인 실험과 같은 양질의 그림을 그려 낼 수 있다는 것과, 더구나 그러한 것들이 수백만 배나 더 빠르고 더 신뢰할 만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리브샤베르의 결과보다도 더 설득력 있는 것은 이탈리아의 모데나대학에 있는 발터 프란체스키니가 고안한 유체모델, 즉 어트랙터와 주기배가를 만들어 내는 5 개의 미분방정식으로 된 계이다. 프란체스키니는 파이겐 바움에 대하여 아무것도 알지 못했으나 그의 복잡하고 다차원적인 모델로 파이겐 바움이 1 차원의 사상에서 발견한 것과 일치하는 상수를 찾아냈다. 1980 년에 유럽에 있는 한 그룹은 분산 (dissipation) 이 상충하는 수많은 운동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계를 만들어 결국에는 수많은 차원이 행동을 하나의 차원으로 귀결시킨다고 하는 믿을 만한 수학적 설명을 제시하였다.

컴퓨터를 쓰지 않고 유체실험에서 스트레인즈 어트랙터를 발견한다는 것은 아직도 심각한 도전으로 남아 있다. 그것은 1980 연대까지 해리 스위니와 같은 실험가들을 사로잡은 문제였다. 그리고 실험가들이 마침내 성공하였을 때, 새로운 컴퓨터 전문가들은 종종 그 결과를 그들의 그래픽 터미널이 이미 대량생산하고 있는 아주 자세한 그림의 거칠고 예견가능한 모방으로서 하찮게 보았다. 하나의 컴퓨터 실험에서, 당신이 수천, 수백만의 데이터 항목들을 만들어낼 때, 유형들은 다소 명백해진다. 현실세계에서처럼 실험실에서도 유용한 정보는 소음으로부터 구별되어야만 한다. 컴퓨터 실험에서 데이터는 성작 (천주교의 미사 때 사용하는 잔 : 옮긴이) 에서 포도주가 쏟아져 나오듯이 흘러나온다. 실험실에서 하는 실험에서는 한 방울 한 방울을 모으기 위하여 시험기구와 씨름을 해야 한다.

하지만 파이겐 바움이나 다른 사람들의 새로운 이론은 컴퓨터 실험의 힘만으로는 그토록 광범위한 과학자 사회를 장악하지 못했을 것이다. 비선형 미분방정식의 계를 수치화하는 데에 필요한 변형이나 절충, 그리고 근사 표현은 너무나 의심스럽다. 컴퓨터 모의 실험에서는 실제 문제를 항상 너무 적기는 하지만, 가능한 한에서는 많은 조각으로 나눈다. 컴퓨터 모델은 바로 프로그래머에 의하여 선택된 임의의 규칙들로 구성된 집합이다. 현실세계의 유체는, 그것이 아주 작게 만들어진 밀리미터 크기의 용기에 있는 것일지라도, 자연적인 무질서 속의 모든 자유롭고 구속받지 않는 운동이 갖는 필연적 잠재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깜짝 놀랄 만한 잠재력을 지닌다.

컴퓨터 모의 실험에 시대에, 제트 터빈으로부터 심장 판막을 흐르는 혈액 순환에 이르는 흐름들이 대형 컴퓨터에 모델화되었을 때, 자연이 실험가를 얼마나 쉽게 혼란시킬 수 있는가를 상기하는 것은 어렵다. 사실상, 오늘날 어떠한 컴퓨터도 리브샤베르의 액화헬륨 용기와 같은 간단한 계마저도 완벽하게 흉내낼 수는 없다. 훌륭한 물리학자라면 모의 실험을 검토할 때마다, 현실의 어떠한 부분들이 남겨져 있는가, 어떠한 잠재적인 변이들이 빠져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리브샤베르는 그가 모형 비행기로는 날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하기를 좋아했는데, 즉 그는 모형비행기가 무엇인가 빠뜨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그는 컴퓨터 모의실험이 직관을 형성하고, 계산을 세련되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되나, 진정한 발견을 이루어 낼 수는 없다고 말할 것이다. 어쨌든 이것이 실험 가들의 신조이다.

그의 실험은 너무나 흠이 없고, 그의 과학적 목적은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아직도 리브샤베르의 연구를 물리학이라기보다는 철학이나 수학이라고 생각하는 물리학자들이 있다. 반면 리브샤베르의 입장에서는 그의 분야를 지배하는 기준이 원자들의 성질에 주된 관심을 보이는 환원주의라고 믿었다. "어떤 물리학자는 나에게, 이러한 원자는 어떻게 여기로 오고 저기에 머무를 수가 있는가? 그리고 표면에 대한 민감성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당신은 그 계에 대한 하밀토니안을 쓸 수 있는가? 라고 질문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나는 그런 데 상관하지 않으며, 나의 관심은 이러한 형상과 그 형상의 전개 과정을 설명할 수학 및 이 형상에서 저 형상으로의 바이퍼케이션 등에 있다고 말한다면, 그는 나에게 그것은 물리학이 아니며, 당신은 수학을 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오늘날에는 그는 나에게 그렇게 말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예, 물론 나는 수학을 하고 있소, 그러나 그것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에 관련된 것이오. 그것은 또한 자연이기도 하오."

그가 발견한 패턴들은 참으로 추상적이다. 그것은 수학이다. 그것은 액화헬륨이나 구리의 성질의 대하여는 물론, 절대온도 0 도 근처에 있는 원자들의 행태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들은 리브샤베르의 신비주의적인 선조들이 꿈꾸었던 패턴이었다. 그러한 것들은 화학자로부터 전기공학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과학자들이 운동의 새로운 요소들을 탐구하는 탐험가가 되게 하는 실험의 영역을 정당화시켰다. 그가 첫 실험에서 첫 번째 주기배가와 뒤이어 나타나는 주기배가를 구별 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온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을 때도, 그들 패턴은 거기에 있었다. 새로운 이론에 따르면, 그것은 바로 리브샤베르가 관찰 한 것, 즉 파이겐바움의 보편상수 (universal Feigenbaum constant) 가 수학적 관념으로부터, 그 순간에 측정가능하고 재생가능한 물리적 실재로 구현된 것이다. 그는 한 바이퍼케이션이 다른 바이퍼케이션에 뒤따라 풍부한 구조를 가지고 무한히 연속적으로 일어남을 깨달은, 오싹했던 그 순간의 감격을 한참 후에도 잊지 않았다. 그가 말한 대로, 그것은 즐거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