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의 형상들

 

카오스, 현대과학의 대혁명 : James Gleick 저서, 박배식.성하운 옮김, 동문사 (736-3710), 1993 (원서 : Chaos : Making A New Science, Viking Penguin, 1987), Page 263~295

 

마이클 반슬리는 1979 년에 코르시카에서 열린 어느 학술회의에서 미첼 파이겐바움을 만났다. 옥스퍼드에서 교육받은 수학자인 반슬리는 그때 보편성과 주기배가 그리고 무한 진행의 바이퍼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거 좋은 개념인데, 그거야말로 과학자들이 나름대로 한 조각씩 파헤쳐 보려고 덤벼들게 만들 것이 확실한 그런 류의 개념이 아닌가' 라고 반슬리는 생각했다. 반슬리로서는, 자기가 어느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한 조각을 보았다고 생각하였다.

2, 4, 8, 16 과 같은 주기, 즉 이러한 파이겐바움의 수열은 어디로부터 연유하는가? 그것들은 수학적 허공에서 마술처험 나타난 것인가, 아니면 훨씬 더 심오한 무엇인가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는 것인가? 반슬리의 직관에 의하면 그것들은 지금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어떤 환상적인 프랙탈 구조의 일부분임에 틀림없다.

그는 복소수 평면으로 알려진 수의 영역을 배경으로 하여 이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복소수 평면에서, 마이너스 무한 대에서 플러스 무한 대까지의 수, 즉 모든 실수는 중앙에 0 을 가지면서 먼 서쪽에서 먼 동쪽까지 펼쳐져 있는 직선 위에 표시된다. 그러나 이 직선은 북과 남으로도 무한히 펼쳐져 있는 평면을 반분하는 적도선일 뿐이다. 각각의 수는 두 개의 부분 즉 동서의 경도에 대응하는 실수 부분과 남북의 위도에 대응하는 허수 부분으로 구성된다. 관습에 따라, 이들 복소소는 2 + 3i (i 는 허수 부분을 나타낸다) 와 같은 방법으로 표시한다. 두 부분은 각각의 수가 이러한 2 차원 평명상에서 차지하는 특정한 위치를 나타낸다. 그리고 실수로 된 본래의 선은 바로 특별한 경우, 즉 허수 분이 0 인 수의 집합이다. 복소수 평면에서 실수만, 즉 전도선상에 있는 점만을 본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의 시야를, 2 차원에서 볼 경우 또 다른 비밀을 드러낼지도 모르는 형상들의 띄엄띄엄한 교차점을 한정시킨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반슬리는 그러한 의구심을 가졌다.

실수니 허수니 하는 이름은 보통의 수가 이러한 새로운 혼성물 (즉 복수소 : 옮긴이) 보다 더 실제적인 것처럼 보인 데서 연유하였으나, 요즈음은 두 종류의 수가 똑같이 실제적으로도 허구적으로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 이름들은 아주 임의적인 적으로 인식된다. 역사적으로 허수는 '음수의 제곱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생긴 개념적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고안되었다. 전통적으로 -1 의 제곱근은 i 이고, -4 의 제곱근은 2i 라는 식으로 표기한다. 그로부터 복소수를 이용하여 다항식에 관한 새로운 계산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금방이었다. 복소수는 더할 수 있고 곱할 수 있으며, 평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수분해할 수도 있고, 적분할  수도 있다. 실수에 대한 어떤 계산도 거의 모두 복소수에서 가능하다. 반슬리가 파이겐 바움 함수를 복소수 평면에 나타내기 시작했을 때, 그는 일군의 환상적인 형상이 그 윤곽을 드러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실험물리학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동력학적 개념에 관련된 것인 듯하지만, 수학적 구성으로 보아서도 놀라운 것이었다.

그는 이러한 주기들이 어쨌든 허공으로부터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것들은 모든 주기의 사이클이 있는 복소수 평면의 실수 선상에 나타난다. 복소수 평면에는 2 주기, 3 주기, 4 주기 등이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것들이 실수 선상에 도달하기 전에는 시야에서 조금 벗어난 곳을 떠다니고 있는 것이다. 반슬리는 코르시카로부터 조지아 공과대학의 사무실로 급히 돌아와서 논문 하나를 작성했다. 그는 그 논물을 발표하기 위하여 수리물리학정보 (Communications in Mathematical Physics) 란 학술지에 보냈다. 당시 편집자는 다비드 루엘이었는데, 그는 나쁜 소식을 전해 왔다. 반슬리는 프랑스 수학자에 의해 50 년 전에 발견되었다가 그동안 묻혀 있던 연구업적 일부를 자기도 모르는 새에 재발견했던 것이다. "루엘은 뜨거운 감자라도 되는 것처럼 그것을 얼른 나에게 되돌려주면서, '마이클, 당신은 쥴리아 집합들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고 말하였다" 고 반슬리는 회상하였다.

루엘은 "만델브로트와 연락하고" 고 하는 충고도 덧붙였다.

유행을 따른 대담한 디자인의 셔츠를 입기 좋아하는 미국 수학자인 존 허바드는 그보다 3 년 전에, 프랑스의 오르세이에서 대학 1학년생들에게 기초 미적분학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가 다루었던 기본 주제 가운데에는, 더 나은 답을 구하기 위하여 연속적으로 근사치를 사용하여 방정식을 푸는 고전적 기법인 뉴턴의 방법이 있었다. 허바드는 표준적인 주제에 대하여 약간 싫증을 느꼈으나, 그의 학생들이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방편의 일환으로 뉴턴의 방법을 한 번 가르쳐 볼 생각을 했던 것이다.

뉴턴의 방법은 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 뉴턴이 그것을 고안하였을 당시에도 이미 낡은 기법이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제곱근을 구하기 위하여 그것의 변형된 형태를 사용하였다. 방법은 추측에서 시작한다. 추측은 보다 나은 추측을 낳고, 이러한 반복 과정은 안정 상태를 찾아가는 동력학 계처럼 하나의 해답에 접근해 간다. 그 과정은, 각 과정마다 정확한 소수점 이하 자릿수가 두 배로 되는 빠른 계산법이다. 물론, 오늘날은 변수의 최고차수가 2 차인 2 차 다항방정식의 근을 구하는 것처럼, 해석적 방법에 의하여 제곱근을 구한다. 그러나 뉴턴의 방법은 직접적으로 답을 구할 수 없는 고차 다항방정식에 적용된다. 항상 그렇듯이 반복 계산이 컴퓨터의 장점이기 때문에, 그 방법은 또한 다양한 컴퓨터 연산법에 훌륭하게 적용된다. 뉴턴의 방법을 쓸 때 조금 곤란한 점은 방정식들이 대개 하나 이상의 해를 갖는다는 점이다. 특히 복소수 해가 포함될 경우는, 그러한 뉴턴의 방법으로 찾은 해가 여러 개의 해 중에서 어떤 것이 될지는 처음의 추측값에 달려 있다. 학생들은 실제 상황에서 이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어디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는 대개 알 수 있고, 만약 그 추측값이 그릇된 해로 수렴하고 있는 듯하면, 어떤 다른 값에서 출발하면 된다.

뉴턴의 방법이 복소수 평면에서 2 차 다항식의 근으로 근접해 갈 때, 그것이 어떤 경로를 밟을 것인가에 대하여 사람들은 질문할지도 모른다. 기하학적으로 생각할 때, 그 방법은 당연히 두 개의 근 중 처음의 추측값에 더 가까운 근을 찾아간다고 대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질문이 어느 날 학생들로부터 제기되었을 때, 허바드는 그런 식으로 설명했다.

"그런대 3 차방정식에서는 상황이 좀더 복잡한 듯하다. 나는 그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다음 주에 여러분에게 얘기해주겠다" 고 허바드는 자신있게 말했다.

허바드는 그때까지도 반복 계산하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어려운 일이며, 처음의 추측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것에 대하여 더 많이 생각하면 할수록, 그는 무엇이 현명한 추측을 하게 하는가에 관하여, 아니 뉴턴의 방법이 실제로 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관하여도 더 알 수 없게 되었다. 명백한 기하학적 추측은 평면을 각각의 부채꼴 내에 하나씩의 근을 갖는 3 등분된 파이 조각처럼 나누는 것이 될 터인데, 허바드는 그것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기묘한 일들이 경계선 부근에서 발생하였다. 더구나 허바드는 그가 이러한 의외의 난문제와 맞닥뜨린 최초의 수학자가 아님을 발견하였다. 아더케이리 경은 1879 년경에 다루기 쉬운 2 차 방정식의 경우에서 굉장히 다루기 어려운 3 차방정식의 경우로 옮겨 가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허바드는 1 세기 전에 케이리 경이 갖고 있지 못했던 손쉬운 도구를 갖고 있었다.

허바드는 증명보다는 추측, 근사, 직관에 기초한 반쪼가리 진리를 경멸하는 엄격한 수학자였다. 그는 에드워드 로렌츠의 어트랙터가 학술지에 실린 20 년 후에도 그러한 방정식이 스트레인즈 어트랙터를 만들어 내는지 여부를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계속 주장하는 그러한 류의 수학자였다. 그것은 증명되지 않는 하나의 추론 (conjecture) 이었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그 이중나선도 증명이 아니라 단지 증거, 즉 컴퓨터가 그려낸 무엇일 뿐이라고 그는 말하였다.

그런 허바드도 정통기법이 하지 못한 것을 하기 위하여 컴퓨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컴퓨터는 무엇하나 증명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진리를 드러내보일 것이고, 수학자는 자기가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허바드는 시험에 착수하였다. 그는 뉴턴의 방법을 문제를 해결하는 기법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문제로서 취급하였다. 허바드는 3 차방정식의 가장 단순한 예, 즉 x3 - 1  = 0  이라는 방정식을 생각하였다. 그것은 1 의 세제곱근을 찾는 것이다. 물론 실수에서는 단순한 해인 1 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 방정식은 또 두 개의 복소수 해인 과  을 갖는다. 복소수 평면에 표시를 한다면, 이들 3 개의 근은 3 시 방향에 한점, 7 시 방향에 한 점, 그리고 11 시 방향에 한 점을 갖는 정삼각형을 이룬다. 어떤 복소수가 출발점으로 주어지면, 문제는 뉴턴의 방법이 그 출발점을 3 개의 해 중 어느 것으로 귀결시킬 것인가를 보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뉴턴의 방법이 하나의 동력학 계이고, 3 개의 깊은 계곡을 향하여 구부러진 부드러운 면인 것과 같다. 평면 위의 어떤 곳에서 출발하더라도 계곡의 어느 하나로 흘러내려가야만 한다. 하지만 어느 계곡으로 ?

허바드는 공간을 구성하는 무한한 점에서 표본을 뽑았다. 그는 각각의 점에 대하여 컴퓨터로 뉴턴의 방법에 의한 흐름을 계산하여, 그 결과를 색깔로 분류하였다. 첫 번째 해로 귀결된 출발점은 모두 청색으로, 두 번째 해로 귀결된 점들은 붉은색으로, 세 번째 해로 귀결된 점들은 녹색으로 표시했다. 가장 조악한 근사적 계산으로부터 그는 뉴턴의 방법이 정말로 공간을 세 개의 파이 조각으로 나눈다는 것을 알았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해 근처의 점들은 재빨리 그 해로 귀결된다. 그러나 체계적인 컴퓨터 탐구의 결과 여기저기의 점들만 듬성듬성 계산할 수 있었던 기초의 수학자들이 결코 발견할 수 없었던 복잡한 심층 구조가 발견되었다. 어떤 출발점들은 재빨리 하나의 근에 수렴하는 반면에, 다른 출발점들은 최종적으로 하나의 근에 수렴하기 이전에 겉보기에 제멋대로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녔다. 이따금 하나의 점이 3 개의 해 중 어느 하나에도 귀결되지 않고 그 자신을 영원히 되풀이할 주기적 사이클로 귀착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허바드가 그 공간을 아주 세밀하게 조사하기 위하여 컴퓨터에 매달려 있을 때, 그와 그의 학생들은 드러나기 시작한 그림에 당황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푸른 계곡과 붉은 계곡 사이의 깔끔한 능선 대신에, 그는 보석처럼 연결된 녹색의 반점들을 보았다. 그것은 마치 두 개의 이웃한 계곡 사이에 낀 대리석이 결국에는 세 번째이면서 가장 먼 계곡으로 가 버리는 것과 유사하다. 다시 말해 두 색깔 사이의 경계가 결코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욱 세밀한 조사에 의하여 녹색의 능선과 푸른색의 계곡 사이에 있는 것은 붉은 색의 파편을 가짐이 밝혀졌다. 경계는 마침내 허바드를, 심지어는 만델브로트의 괴물 같은 프랙탈에 익숙한 사람들조차도 당황케 할 만한 기이한 성질을 보여주었다. 어떠한 점도 두 색깔 사이의 경계에서 기능하지 못했다. 두 개의 색깔이 함께 나타나려고 하는 곳에서는 어디서든지, 세 번째 색깔이 새로운 자체유사적인 일련의 형상을 보이면 항상 끼어 들었다. 믿기 어렵지만, 모든 경계점은 세 개의 색깔 각각의 영역에 접한다.

허바드는 이러한 복잡한 형상들과 그것들의 수학적 의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의 연구는 곧 동력학 계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되었다. 그는 뉴턴의 방법에 의한 사상 (map) 이 바로 실제 세계에서의 힘들의 행태를 반영하는, 탐구되지 않은 일련의 그림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마이클 반슬리는 그 그림들 중에서 다른 것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곧 알 게 되듯이 베노이트 만델브로트는 모든 이러한 형상들의 할아버지뻘에 해당되는 것을 발견하고 있었다.

만델브로트의 집합은, 그것의 찬미자들이 얘기하듯이, 수학에서 가장 복장한 대상이다. 영원한 시간도 그것을 모두, 즉 가시가 점점이 박혀 있는 원반이라든가, 밖으로 구부러들며 둘러쳐진 나선과 필라멘트 선이 있는 천국의 포도송이처럼 무한히 다양하게 매달려 있는 둥근 알갱이들을 보는 데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컴퓨터 화면을 통하여 색을 살펴보면, 만델브로트 집합은 프랙탈보다 더 프랙탈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두 축척에 걸쳐 아주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 내부의 상이한 형상들을 분류하거나 그 집합의 윤곽을 수치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무한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역설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그 집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전송선을 통하여 보내기 위해서는 수십 가지의 부호만 있으면 충분하다. 간결한 컴퓨터 프로그램에 전체 집합을 재생하는데 충분한 정보가 다 들어 있는 것이다. 그 집합이 복잡성과 단순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 첫 번째 사람들은 만델브로트까지도 포함하여 완전히 허를 찔린 것이었다. 만델브로트 집합은 학술회의 안내서와 공학 계간지의 광택이 나는 겉표지에 등장할 뿐 아니라, 1985 년과 1986 년에 국제적으로 순회한 컴퓨터 미술전에서 중심부를 장식하는 등 카오스에 대한 일종의 공식적인 상징이 되었다. 이들 그림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쉬우나, 그것이 수학자들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수많은 프랙탈 형상이 복소수 평면에서 반복과정에 의하여 만들어질 수 있으나, 만델브로트 집합은 딱 하나가 있다. 그것은 만델브로트가 줄리아 집합이라 알려진 한 무리의 형상에 대하여 일반화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을 때, 유령처럼 흐릿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컴퓨터가 제공하는 그림 없이 작업한 프랑스 수학자인 가스통 쥴리아와 피에르 파투에 의하여 1 차세계대전중에 발견되고 연구되었다. 만델브로트는 20 세에 그것들을 그린 간소한 도면을 보았고, 그때는 이미 잊혀지고 있었던 그들의 저작을 읽었다.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쥴리아 집합들은 반슬리가 흥미를 느끼고 있던 대상 바로 그것이었다. 어떤 쥴리아 집합들은 여러 곳에서 잘려지고 변형되어 프랙탈한 구조로 된 원 같다. 다른 것들은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지며, 심지어 어떤 것들은 서로 분리된 먼지 같다. 그러나 유클리드 기하학의 어떠한 용어나 개념도 그것들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기 못한다. 프랑스 수학자인 아드린 두아디는 "어떤 것들은  두터운 구름 같고, 다른 것들은 바싹 여윈 장미 덤불 같으며, 어떤 것들은 불꽃이 꺼진 후에 대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불똥처럼 보이는 등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종류의 쥴리아 집합이 있다. 토끼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도 있고 해마의 꼬리 형상을 갖고 있는 것도 많다."

 

여러 가지 쥴리아 집합

1979 년에 만델브로트는 쥴리아 집합들의 목록이자 안내자로서 기능하는 형상을 복소수 평면에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제곱근과 사인 (sine), 그리고 코사인 (cosine) 을 가진 방정식으로 복잡한 반복과정을 연구하고 있었다. 단순성이 복장성을 발생시킨다는 명제를 중심으로 그의 학문세계를 구축한 후에도 그는 IBM 과 하버드에 있는 그의 컴퓨터 화면의 바로 바깥에서 배회하고 있던 그것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를 즉각 알아차리지는 못하였다. 그는 더욱 세밀하게 보기를 바랐기 때문에 프로그래머들을 닥달하였는데, 그들은 이미 빠듯한 기억용량의 배당과, 조악한 흑백색의 디스플에이 튜브를 가진 IBM 의 본체 컴퓨터에 새로운 보간점 (補間點) 을 넣는 것 때문에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프로그래머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탐구의 공통적 함정인 '인공물' 의 발생, 즉 기계의 어떤 괴벽에서만 생기고 프로그램이 다르게 쓰일 때는 없어지는 특징들에 대한 경계를 잠시도 소홀리 할 수 없었다.

그리서 만델브로트는 프로그램화하기가 특히 쉬운 단순한 사상으로 관심을 돌렸다. 피드백 루프를 불과 두세 번 반복하는 프로그램으로 거친 격자 (格子) 위에 원반들의 윤곽이 나타났다. 연필로 몇 줄의 계산을 해본 결과 원반이 수학적으로 사실이라는 것이, 다시 말해 컴퓨터 계산상의 기묘한 산물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주된 원반의 왼편과 오른편에 좀더 많은 형상들의 징후가 나타났다. 그는 훗날, 그의 마음속에서 더욱 많은 것, 즉 원자들이 더 작은 원자들을 낳고 그것은 또 더 작은 원자들을 낳는 식으로 무한히 계속되는 형상의 체계를 보았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그 집합이 실수 선을 가로지르는 곳에서는, 동력학자들이 이제야 인식한 기하학적 규칙성에 따라 계속적으로 크기가 작아지는 일련의 원반이 나타났다. 그 규칙성이야말로 바로 바이퍼케이션의 파이겐 바움 연속이었던 것이다.

 

최초의 조악한 상을 세련되게 만들기 위하여 그는 계산을 더욱더 밀고 나갔는데, 그렇게 하여 그는 곧 원반들의 가장자리에 물쳐 있는, 또한 원반 근처의 공간을 표류가는 먼지를 발견하였다. 더욱더 세밀하게 계산하려고 했을 때, 그는 갑자기 자신이 갖고 있던 행운의 끈이 끊어졌다고 느꼈다. 화면의 그림은 더 분명해지는 커녕 오히려 더 어수선해졌다. 그는 하버드대학의 컴퓨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력한 IBM 소유 컴퓨터의 계산력을 시험해 보기 위하여 IBM 의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연구센터로 돌아왔다. 놀랍게도, 심해지는 어수선함은 현실적인 어떤 것의 표지였다. 싹과 덩굴손은 주된 섬에서 느릿하게 빙글 돌면서 떨어져 나갔다. 만델브로트는 외관상 부드러운 경계가 해마의 꼬리처럼 그 자체를 일련의 나선으로 분해시키는 것을 보았다. 비합리적인 것은 합리적인 것을 풍부하게 한다.

만델브로트 집합은 점의 모임이다. 복소수 평면에서의 모든 점, 즉 모든 복소수는 그 집합 안에 있거나 밖에 있다. 그 집합을 정의하는 하나의 방법은, 모든 점에 대해 간단한 산술을 반복하여 조사해 보는 것이다. 조사를 위해서는, 먼저 어떤 복소수를 취하고, 그것을 제곱한 다음 그것에 처음의수를 더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제곱근하고, 그것에 처음의 수를 더하고, 등등을 반복하면 된다. 전체 계산이 유한하다면 (그것은 어떤 반복되는 루프 위에 놓이거나, 또는 카오스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 그 점은 만델브로트 집합 내에 존재한다.

하나의 과정을 무한히 되풀이하여 그 결과가 무한한지 여부를 묻는 이 작업은 일상 세계의 피드백 과정과 비슷하다. 강당에 마이크로폰, 엠프, 그리고 스피커를 설치해 놓았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은 소리 피드백으로 큰 소리의 소음이 나는 것을 걱정한다. 마이크로폰이 충분히 큰 소리의 소음을 포착하면, 스피커로부터 나오는 증폭된 소리는 다시 마이크로폰에 입력되어 더 큰 소리가 나는 과정이 무한히 반복될 것이다. 다른 한편, 소리가 충분히 작다면, 그 소리는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러한 피드백 과정에 수로써 모델화하기 위하여, 당신은 출발수를 취하고, 그것을 제곱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제곱하고, 등등을 해야 한다. 당신은 큰 수가 재빨리 무한 대로, 즉 10, 100, 1000 …… 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러나 작은 수들은 0 으로, 즉 1/2, 1/4, 1/16 …… 로 귀결된다. 기하학적 그림을 만들기 위하여, 이러한 식에 대입할 때 무한대로 되지 않는 모든 점들의 집합을 정의한다. 0 이상의 선에 있는 모든 점들을 생각해 보라. 하나의 점이 피드백의 큰소리를 만들어낸다면 그것을 희게 색칠하라. 그렇지 않으면 검게 색칠하라. 곧 당신은 0 에서 1 까지가 검은 선으로 이루어진 모양을 보게 될 것이다.

1 차원적 과정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실험에 의거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1 보다 큰 수들은 무한 대로 귀결되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주 쉽다. 그러나 복소수 평면이라는 2 차원에서는, 반복되는 과정에 의하여 정의되는 형상을 추론하는 데 방정식을 안다는 것만으로는 일반적으로 충분치 않다. 원이나 타원, 그리고 포물선 같은 전통적인 기하학 도형과는 달리, 만델브로트 집합은 어떠한 지름길도 허용치 않는다. 어떤 특정한 방정식에 어떠한 형상이 해당되는가를 알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시행착오뿐이다. 그리고 이 시행착오에 의한 방법이야말로 이 새로운 영역의 탐험자들을 정신적으로 유클리드보다는 마젤란에 더 가깝게 만들었던 것이다.

형상의 세계를 이러한 방법으로 수의 세계와 결합시키는 것은 과거와의 단절을 나타낸다. 새로운 기하학은 항상 어떤 사람이 기본법칙을 변화시킬 때 시작된다.어떤 기하학자가 공간은 평평하지 않고 굽어졌다고 가정하자고 말하면, 그 결과는 유클리드 기하학을 기묘하게 비튼 변형이 될 것이다. 그거나 그것이야말로 일반상대성 이론의 틀로서는 딱 들어맞는다. 공간이 4 차원, 또는 5 차원, 또는 6 차원을 가질 수 있다고 가정하자. 차원을 표현하는 수가 소수일 수 있다고 가정하자. 형상들은 구부릴 수 있고, 늘일 수 있고, 매듭지을 수 있다고 가정하자. 또는 이제, 형상들은 하나의 방정식을 단 한번 풀어서가 아니라, 피드백 순환으로 반복함으로써 정의된다고 가정하자.

 쥴리아, 파투, 허바드, 반슬리, 만델브포트 - 이들 수학자들은 기하학적 형상들을 만드는 방법에 관한 법칙들을 변화시켰다. 방정식을 곡선으로 표시하는 유클리드와 데카르트의 방법은, 고등학교 기학학을 공부하였거나 두 좌표를 사용하여 지도 위에서 하나의 점을 발견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친숙하다. 표준 기하학은 하나의 방정식을 취하여, 그것을 만족시키는 수의 집합을 구한다. x2 + y2 = 1 과 같은 방정식의 해는, 이 경우는 원이 되겠지만, 하나의 형상을 구성한다. 다른 간단한 방정식들은 다른 그림, 즉 타원, 포물선, 그리고 원뿔의 단면과 같은 쌍곡선 또는 심지어 위상공간에서 미분방정식에 의하여 만들어진 좀더 복잡한 형상들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어떤 기하학자가 방정식을 푸는 대신에 그것을 반복할 때, 그 방정식은 설명 대신에 과정이 되고 정적이라기보다는 동적이 된다. 하나의 수가 수식에 대입되어 새로운 수가 나오게 되고 그 새로운 수는 다시 대입되고 하여 점들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뛰어 다니게 된다. 하나의 점은 그것이 방정식을 만족시킬 때가 아니라 그것이 어떤 종류의 행태를 만들어낼 때 그려진다. 하나의 행태는 고정된 상태일지도 모른다. 다른 하나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수렴일지도 모른다. 또 다른 것은 무한 대로 가는 통제되지 않은 질주일지도 모른다.

컴퓨터가 있기 전에는, 이들 새로운 종류의 형상화에 대한 가능성을 이해했던 쥴리아와 파투조차도 그것을 과학으로 만들 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했다. 시행착오의 기하학은 컴퓨터에 의하여 가능하게 되었다. 허바드는 한점 한점의 행태를 계산함으로써 뉴턴의 방법을 탐구하였으며, 만델브로트도 처음에는 그의 집합을 같은 방법으로, 즉 컴퓨터를 이용하여 평면상의 점들을 하나하나 조사하는 방법으로 관찰하였다. 물론 모든 점을 다 조사한 것은 아니다. 시간과 컴퓨터의 능력이 유한하기 때문에 그러한 계산에는 점들의 격자를 사용한다. 더 세밀한 격자는 더 산뜻한 그림을 낳고, 더 긴 컴퓨터 계산 시간을 요한다. 만델브로트 집합에서는 계산이 간단했다. 왜냐하면 z → z2 + c 인 사상의 복소수 평면에서의 반복방법이라고 하는 그 과정 자체가 너무나 간단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수를 취하여, 그것을 제곱하고, 그것을 원래의 수와 더하라.

허바드가 컴퓨터를 이용하여 형상을 탐구하는 이러한 새로운 유형에 친숙해졌을 때, 그는 또한 이전에 동력학 계에 응용되지 않았던 수학의 분야라 할 수 있는 복소수 해석 방법들을 적용한 혁신적인 수학적 스타일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모든 것이 모이고 있다고 그는 느꼈다. 수학안에서의 개별적인 분야가 하나의 교차점에 모이고 있다. 그는 만델브로트 집합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리란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 일을 끝내기 전에 그것을 이해하기를 바랐고, 그리하여 마침내 그것을 확실히 이해하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만약 그 경계가 만델브로트가 발견한 세기말의 괴물과 같은 의미에서 단지 프랙탈하다면, 하나의 그림은 다소 그 전의 그림과 비슷해 보일 것이다. 축적을 관통하는 자체유사성의 원리에 따라 전자현미경의 다음 배율에서 보게 될 것을 미리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는 대신 만델브로트 집합을 더욱 세밀히 관찰하면 할수록 새로운 놀라움을 맛보게 된다. 만델브로트는 자신이 프랙탈이라는 개념을 너무 협소하게 정의한 것이 아닌가 걱정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확실히 이러한 새로운 대상에 적용할 단어를 원하였던 것이다. 그 집합은 충분히 확대하였을 때, 그 차제의 대강의 모방과 본체에서 분리되어 흘러 다니는 작은 벌레같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음이 증명되었으나, 더 큰 배율로 보면 이들 입자의 어떠한 것도 다른 어떤 것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거기에는 항상 새로운 종류의 해마와 새로운 모양으로 구부러진 온실 식물들이 존재한다. 사실 집합의 어떠한 부분도 어떠한 배율로 보건 다른 어떤 부분과 정확히 닮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흘러다니는 입자의 발견으로 바로 문제가 생겼다. 만델브로트 집합은, 수많은 반도를 갖는 하나의 대륙 같은 것인가? 혹은 본체가 아주 작은 섬들에 둘러싸인 먼지 같은 것인가? 그것은 결코 명백하지 않았다. 쥴리아 집합에서의 경험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쥴리아 집합은 전체적인 형상과 먼지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랙탈 구조를 가진 먼지들은 어떠한 두 개의 조각도 '함께' 존재하지 않고 - 모든 먼지는 빈 공간의 영역에 의하여 다른 모든 것과 분리되기 때문에 - 또 '홀로' 존재하지도 않는 기묘한 성질을 갖는다. 그것은 하나의 먼지가 있으면 그 근처에 반드시 다른 일군의 먼지가 임의적으로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만델브로트가 그의 그림들을 보았을 때, 그는 컴퓨터 실험이 이러한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본체 주변을 배회하는 입자들에 좀더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어떤 것은 사라졌으나, 다른 것들은 거의 복제에 가까운 분명한 형상이 되었다. 그것들은 고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어쩌면 계산상의 격자를 계속 벗어날 만큼 가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두아디와 허바드는 근사한 일련의 새로운 수학을 이용하여 떠돌아다니는 모든 입자가 가는 선, 즉 본체의 돌출부에서 뻗어나온 섬세한 망사 - 만델브로트의 표현을 빌리면 악마의 중합체 (重合體) - 에 의해 다른 모든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두 수학자는 컴퓨터 현미경으로 확대해 보았을 때, 어떠한 부분 - 어디에서든, 그리고 얼마나 작든 관계없이 - 도 본체를 닮았으나 아주 똑같지는 않은 새로운 입자들을 드러내 보인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모든 새로운 입자는 그 자신의 나선들과 불꽃 같은 돌출부로 둘러싸여 있고 또 비슷하기는 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은 더 작은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은 무한한 다양성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 같았다. 다시 말해 그것은 모든 새로운 세부가 그  자신의 우주를 이루면서 또 다양하고 완벽한, 소형화의 기적이었다.

"전에는 모든 것이 매우 기하학적인 직선적 접근이었다" 고 하인쯔 - 오토 파이트겐은 말하였다. 그는 근대 미술에 관하여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색들간의 관계를 발견하려고 했던 오세프 알베르스의 작품은 본질적으로 갖가지 색의 사각형을 붙여놓은 것일 뿐이다. 이러한 것들은 대단히 유행했다. 이제 그것은 지나가 버린 듯하다. 사람들은 그것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독일에서 바우하우스 스타일로 거대한 아파트 단지를 지었는데, 사람들은 그곳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사를 갔다. 우리가 자연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개념의 어떤 면들을 지금 사회가 좋아하지 않는 데는 매우 깊은 이유가 있는 듯이 느껴진다." 파이트겐은 만델브로트의 집합, 쥴리아 집합들, 길고 다른 복소수 평면에서의 반복과정의 일부를 확대한 우아한 컬러 사진을 방문객들이 선택하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의 작은 사무실에서 그는 슬라이드, 커다란 투영화, 심지어 만델브로트 집합을 이용한 달력까지 제공하였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깊은 열정은 자연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들과 관련이 있음에 틀림없다. 자연적 대상이 참된 면은 어떤 것인가? 나무라 하자. 그러면 무엇이 중요한가? 그것은 직선인가, 그렇지 않으면 프랙탈한 대상인가?" 한편 코넬대학에서 존 허바드는 상업적 수용과 씨름하고 있었다. 만델브로트 집합의 사진을 요청하는 수백 통의 편지가 수학과에 밀려들어오고 있었으며, 그리하여 그는 견본과 가격표를 만들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십 장의 사진들이 이미, 세부적 테크닉을 알고 있는 대학원생들의 도움으로 즉각 찾아볼 수 있게 준비되어 컴퓨터에 수록되어 있었다. 그러나 가장 해상도가 높고 색깔이 가장 생생한 아주 장엄한 사진들은 지방 은행의 열렬한 후원을 받은 두 명의 독일인, 즉 파이트겐과 페터 리히터 그리고 그들이  이끈 브레멘대학의 과학자팀으로부터 나왔다.

수학자인 파이트겐과 물리학자인 리히터는 그들의 학문적 연구 대상을 만델브로트 집합으로 돌렸다. 그것은 그들에게 현대의 예술철학, 수학에서의 실험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정당화, 그리고 대중에게 복소수 계를 소개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등 그야말로 개념의 우주였다. 그들은 광택지에 인쇄된 목록과 책들을 출판하였으며, 그들의 컴퓨터로 그림 그림들을 화랑 등에서 전시하면서 세계 도처를 여행하였다. (한국에서도 1990. 5. 2 ~ 1990. 6. 24. 독일 문화원에서 전시되었다 : 옮긴이) 리히터는 원래 물리학을 연구하는 사람이었는데, 먼저 화학 그리고 다음에 생화학을 통하여 생체 내의 진동을 연구하다가 복소수 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면역체계랄지 효모에 의해 설탕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과 같은 현상에 대한 일련의 논문에서, 그는 진동이 통상적으로는 정적으로 보이는 과정의 동력학을 지배하는 일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살아서 활동하고 있는 계가 그리 쉽게 조사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정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다. 리히터는 창턱에 기름이 잘 쳐진 이중 진자를 고정시켰는데, 이것은 그의 '애완용 동력학 계' 로서 대학의 기계 공작실에 의뢰하여 만든 것이다. 시시때때로 그는 진자가 카오스적 리듬으로 회전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카오스적 리듬은 컴퓨터로 재현시킬 수가 있었다. 그런데 그 진자는 초기조건에의 의존도가 너무나 민감하여, 1 마일 떨어져 있는 빗방울 하나의 중력으로도 50 ~ 60 회의 회전 이내에, 요컨대 대략 2 분 이내에 그 운동이 혼란되어 버린다. 이러한 이중 진자의 위상공간상에 나타난 그의 다색도 그림은 주시성과 카오스가 뒤섞인 영역을 보여주었으며, 그는 예를 들면 철에서의 자기화의 이상화된 영역을 보여주기 위하여, 또한 만델브로트 집합을 조사하기 위하여 동일한 도해 기법을 사용하였다.

그의 동료인 파이트겐에게는 복잡성에 대한 연구가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 대신에, 과학에서의 새로운 전통을 수립할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와 같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는, 당신은 오늘 생각에 돌입할 수 있는데, 당신이 유능한 과학자라면 며칠 또는 일주 또는 한달 내에 흥미로운 해답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  파이트겐은 말하였다. 이 분야는 아직 조직화되어 있지 않았다.

"조직화되어 있는 분야에서는, 무엇이 알려져 있고, 무엇이 알려져 있지 않으며, 사람들이 이미 노력을 하였으나 어떤 성과도 올리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가 나와 있다. 거기에서 우리는 문제로 판명된 것에 대하여 연구해야만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다. 그러나 문제로 판명된 것은 풀기가 어려운 것이 확실하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이미 해결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파이트겐은 컴퓨터를 이용한 실험에 대해 수학자들이 흔히 갖는 의구심을 거의 느끼지 않았다. 모든 결과는 궁극적으로 표준적인 증명방법들에 의하여 엄격하게 증명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당연한데, 만약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이미 수학이 아닐 것이다. 그래픽 스크린에 나타난 상을 보았다고 하여 그것의 존재가 정리와 증명의 언어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상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수학의 발전 양상을 변화시키는 데 충분하다. 컴퓨터를 이용한 탐구는, 수학자들에게 더 자연스러운 경로를 밟을 자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파이트겐은 믿었다. 수학자는 일시적으로 엄격한 증명을 유보할 수 있다. 물리학자라가 그럴 수 있듯이 그는 실험이 그를 인도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계산의 숫자적 위력과 직관에 호소하는 가시적인 단서는 유망한 길을 보여줄 것이며, 수학자가 가망없는 길로 들어서지 않게 해준다. 그렇게 하여 새로운 길이 발견되고, 새로운 대상이 분리되었을 때 수학자는 표준적인 증명으로 복귀하면 되는 것이다. "엄격함은 수학의 힘이다" 라고 파이트겐은 말하였다. "우리들이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사고의 경로를 계속 밟아 나갈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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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 년대가 되자 가정용 컴퓨터가 집합의 색채 그림을 만드는 데 충분할 정도로 정밀한 계산을 할 수 있었으므로, 컴퓨터 애호가들은 이들 그림을 점점 배율을 높여 탐색함으로써 확대되어가는 축척에 대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집합을 행성 크기의 물체로 간주한다면 퍼스널 컴퓨터는 대상 전체를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하여 도시 크기나 빌딩 크기, 또는 방의 크기나 책  또는 편지, 박테리아나 원자 크기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러한 그림들을 본 사람들은 모두 축척의 것들이 서로 비슷한 형상을 보이지만 또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미시적인 그림들은 꼭 같이 몇 줄 되지 않는 컴퓨터 코드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그 집합의 경계는 만델브로트 집합 프로그램이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는 곳이면서 또 모든 타협을 해야 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100 또는 1000 또는 1 만 번이나 반복 계산을 하여도 그 점이 집합 바깥에 있다는 것을 밝히는 데 실패한다 하더라고 그 점이 집합 안에 있다는 것을 절대 적으로 확신할 수 없다. 100 만 번의 반복 계산을 할 때 어떻게 될지를 도대체 누가 알겠는가? 따라서 그 집합의 가장 놀라우면서도 가장 크게 확대된 그림을 만드는 프로그램들은 대규모의 컴퓨터 본체, 혹은 동일한 계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수천의 개별적인 두뇌를 가진 병렬처리과정 (parallel processing) 을 수행할 수 있는 컴퓨터에서 수행된다. 경계는 그 집합의 인력을 가장 느리게 벗어나는 점들이 있는 곳에 존재한다. 그것은 마치 그 점들이 상호 경쟁하는 어트랙터 사이, 즉 0 에 있는 하나와 사실상 무한한 거리에서 그 집합을 에워싸고 있는 다른 것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학자들이 만델브로트 집합 그 자체로부터 현실적인 물리 현상을 나타내는 새로운 문제들로 나아갈 때, 그 집합의 경계가 갖는 특질들이 표면화된다. 동력학 계에서의 둘 또는 그 이상의 어트랙터 사이의 경계는 자료의 파괴로부터 결단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많은 일상의 과정을 지배하는 듯한 일종의 문지방 같은 기능을 갖는다. 그러한 계에서의 각각의 어트랙터는, 마치 강이 물이 흘러 들어오는 유역을 갖듯이 그 자신의 유역, 즉 베이신을 갖는다. 각각의 베이신 경계를 갖는다. 1980 년대초의 영향력 있는 연구 집단에게는, 수학과 물리학에서 가장 유망한 새로운 영역이 프랙탈 구조를 가진 베이신의 경계를 연구하는 것이었다.

 동력학의 이러한 분야는 계의 최종적이고 안정적인 행태를 묘사하는데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계가 상호 경쟁하는 것들 사이에서 선택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제 고전적이 된 로렌츠의 모델과 같은 계는 그 안에 단 하나의 어트랙터, 즉 그 계가 최종상태로 되어갈 때 지배적인 하나의 행태를 갖는데, 그것이 카오스적인 어트랙터 (chaotic attractor) 이다. 다른 계들은 카오스적이 아닌 정상상태 (그러나 그 정상상태는 하나 이상일 수 있다) 의 행태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프랙탈 베이신 경계 (fractal basin boundary) 에 대한 연구는 여러 개의 카오스적이 아닌 최종상태 중 어느 하나로 귀착되는 계의 연구이다. 따라서 어느 것으로 귀착될 것인지를 어떻게 예측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긴다. 카오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서 10 년 후에 프랙탈 베이신 경계에 대한 연구에서 선구자가 된 메릴랜드대학의 제임스 요크는 하나의 가상적인 핀볼 놀이기구를 제안하였다. 대부분의 핀볼 놀이기구처럼 그것은 스프링이 달린 공이를 갖고 있다. 공을 쏘기 위하여 당신은 공이를 뒤로 후진시켜 그것을 살짝 놓으면 된다. 기구는 고무로 된 테두리와 공에 여분의 에너지 킥을 주는 전기 탄력자를 갖고 있다. 그 킥은 에너지가 스무드하게 소멸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중요하다. 단순화하기 위해 이 기계는 바닥에 물갈퀴 같은 것을 갖고 있지 않고 단지 두 개의 출구만을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 볼은 어느 하나의 통로를 벗어나야만 한다.

이것이 결정론적인 핀불인데, 따라서 기구의 흔들림 같은 것은 없다. 단 하나의 매개변수만이 그 볼의 행로를 좌우한다. 그것은 공이의 최초의 위치이다. 공이를 길 게 당기면 볼이 항상 왼쪽 통로를 통하여 빠져 나가고, 공이를 짧게 당기면 볼이 항상 오른쪽 통로를 통하여 빠져 나가도록 기구가 설계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그 사이에서의 볼의 행태는 복잡하다. 궁극적으로 어느 출구로 빠져나가기 전에 통상 힘차고 시끄럽게 벽에 부딪치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걸리를 시간도 각양 각색이다.

이제 공이가 취할 수 있는 출발 지점의 하나하나가 초래하는 결과에 대한 그래프를 만든다고 가정하자. 그래프는 바로 하나의 선이 된다. 오른쪽 출구로 빠져 나가는 출발점은 붉은 점을 찍고, 왼쪽 출구로 빠져 나가는 출발점은 녹색 점을 찍어라. 출발점의 함수로서의 이들 어트랙터에 대하여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경계는 반드시 자체유사성을 갖지는 않으나, 무한히 세밀한 프랙탈 집합이 된다. 그 선의 어떤 영역들은 순전히 붉은색이거나 녹색일 것이지만, 다른 부분들은 확대해 보았을 때 녹색 내에 붉은색이 섞여 있거나 붉은색 내에 녹색이 섞여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공이의 어떤 출발점에서는 작은 위치 변화가 결과에 어떠한 차이도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출발점에서는 아주 작은 변화라 할지라도 붉은색과 녹색 사이의 차이를 만들 것이다.

두번째 차원을 덧붙인다는 것은 두 번째 매개변수, 즉 두 번째 자유도를 덧붙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핀볼 놀이기구에서 경사면의 기울기를 변화시키는 효과를 생각해도 좋다. 그 결과 나타나는 것은 경계의 복잡성이다. 그것은 하나 이상의 매개변수를 가진 민감하고 활동적인 현실 계들 - 예를 들면, 1980 년대에 카오스에 고무되어 연구의 표적이 된 전력망과 원자력 발전소 - 의 안정성을 통제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기사들에게 골칫거리가 되어온 그러한 복잡성이다. 매개변수 A 의  한 값에 대하여, 매개변수 B 는 일관된 안정성의 영역들을 가지고 있는, 확실하고 질서정연한 행태를 낳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다면 선형성 지향의 교육을 받은 기사들은 꼭 배운 대로 나타나는 그러한 행태를 분석하고 그래픽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개변수 B 의 중요성을 변화시키는 또 다른 값의 매개변수 A 가 근처에 숨어 있을지 모른다.

요크는 프랙탈 베이신 경계들에 대한 그림들을 학술회의에서 보여주곤 했다. 어떤 그림들은 두 개의 최종상태 중 어느 하나로 귀결되는 강제진자 - 그의 청중들이 잘 알고 있었듯이, 강제진자는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존재하는 기본적 진동자이다 - 의 행태를 나타냈다. "내가 진자를 선택함으로써 계를 조작했다고는 누구도 말할 수 없다" 고 요크는 유쾌하게 말하였다. "이것은 자연계 도처에서 우리가 보는 사물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 행태는 문헌에 쓰여 있는 것과 전혀 다르다. 그것은 난삽한 프랙탈 행태이다." 반죽 그릇에 담긴 바닐라와 초콜릿 푸딩을 섞는 과정에서 몇 번 휘저어 놓은 것처럼, 그림들은 흰색과 검은색의 환상적인 소용돌이이다. 그러한 그림들을 만들기 위하여, 그의 컴퓨터는 각 격자점이 진자의 다른 출발점을 나타내는 1000 × 1000 개의 격자점에 대하여 하나하나 계산하여 결과에 따라 검은색과 흰색으로 표시했다. 그것들은 익숙한 뉴턴 역학적 운동 방정식에 의하여 혼합되고 겹쳐진 인력의 베이신들이고, 그 결과는 다른 어떤 것보다 더 넓은 경계 지역을 갖는다. 통상 점들의 3/4 이상이 경계 위에 위치한다.

연구자들과 기사들은 이들 그림에서 교훈 - 교훈과 경고 - 을 배웠다. 복잡한 계가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행태의 범위를 아주 적은 자료로부터 추측해야만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기사들은 하나의 계가 좁은 범위의 매개변수에 머무르면서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관찰을 해가지고, 덜 정상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그 관찰 결과를 다소 선형적으로 외삽하여 추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프랙탈 베이신 경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안정과 격변 사이의 경계가 어느 누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더 복잡할 수 있음을 보였다. "미 동부 해안지방의 전체 전력망은 진동계이고, 대부분의 경우 안정되어 있다. 그런데 만약 그것을 뒤흔들어 놓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것이 알고 싶은 것이다" 라고 요크는 말하였다. "우리는 경계가 어떠한 것인지를 알 필요가 있다. 사실 그들은 경계가 어떠한 것인지를 전혀 모른다."

 

프랙탈 베이신 경계들은 이론물리학에서 깊이 있는 문제들을 해명했다. 위상전이는 경계의 문제이며, 파이트겐과 리히터는 위상전이 중에서 가장 잘 연구된 물질에서의 자기화와 비자기화에 주목했다. 그러한 경계들에 대한 그들의 그림은 기묘한 아름다움을 가진 복잡성을 보여주었다. 그것들은 꽃양배추의 형상을 했는데, 마디랑 주름이 점점 뒤얽히면서 너무나 자연스런 모습이 되어갔다. 그들이 매개변수들을 변화시키고, 더 상세한 구조를 보기 위하여 배율을 증가시키자 그림 하나가 점점 무정형하게 보이더니 혼란스런 부분의 심부에서 갑자기 예기치 않았던 모습이 나타났다. 그것은 눈에 익은 편원형 (偏圓形) 이었는데, 거기에는 덩쿨손 하나 하나, 원자 하나하나까지 다 갖춰져 있었다. 그것은 보편성의 또 다른 표지였다. "아마도 우리들은 마술을 믿어야 할지도 모른다" 고 그들은 기술했다.

마이클 반슬리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는 자연 자체의 모습, 특히 살아 있는 유기체에 의하여 생성된 형상들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그는 항상 훨씬 더 큰 변이성을 발생시키는 방법들을 찾으면서 쥴리아 집합들과 그외 다른 과정들을 이용하여 실험을 해보았다. 마침내 그는 자연적인 형상들을 모델링하는 새로운 기법의 기초로서 임의성에 관심을 돌렸다. 반슬리가 그의 기법에 대하여 기술할 때는 그것을 '반복되는 함수 계에 의한 프랙탈의 총체적 구성' 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말로 할 때는 그것을 '카오스 게임' 이라고 하였다.

카오스 게임을 빨리 하기 위해서는 그래픽 화면과 난수표 프로그램이 있는 컴퓨터가 필요한데, 원리상으로는 한 장의 종이와 한 개의 동전으로도 가능하다. 당신은 그 종이 위의 어느 곳에서든지 출발점을 선택한다. 그것이 어디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은 두 개의 규칙, 즉 동전 앞 규칙과 동전 뒤 규칙을 정한다. 그 규칙은 한 점을 다른 점으로 어떻게 옮겨가는가를 보이는데, "동북 으로 2 인치 움직여라" 혹은 "중앙으로 25 퍼센트 더 가깝게 가라" 라든가 하는 식으로 정해둔다. 이제 당신은 동전의 앞면이 나올 때 앞규칙을 사용하고, 동전의 뒷면이 나올 때 뒷규칙을 사용하여 점들을 표시하기 시작한다. 블랙잭 게임을 할 때 카드 딜러가 판이 새로 시작될 때마다 제일 위에 있는 카드 몇 장을 묻어놓는 것처럼, 처음 50 개의 점은 무시해 비리고 50 번째의 점부터 본다면 당신은 카오스 게임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점들이 임의적으로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형상이 생겨나서 점점 분명한 모습으로 되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반슬리의 중심적인 통찰은 이렇다. 즉 쥴리아 집합이나 다른 프랙탈 형상들을 결정론적인 과정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또 임의적인 과정의 극한으로서 제 2 의, 그러나 똑같이 정당한 실존을 갖는 것이다. 그는 비유를 위해 방의 마루에 분필로 그려진 영국 지도를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 표준적인 측량 도구를 사용하는 측량기사가 프랙탈한 해안선을 갖고 있는 이 골치 아픈 형사의 면적을 측량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이다. 그러나 당신이 낱알을 하나씩 던져 바닥에 제멋대로 떨어지도록 하여 지도 냅에 떨어진 낱알들을 세어보라.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결과는 임의적인 과정의 극한으로서 형상의 면적에 접근하기 시작한다. 동력한 계에서 쓰는 표현으로 하면 반슬리의 형상들은 사실 어트랙터였던 것이다.

카오스 게임은 어떤 그림들의 프랙탈한 성질, 즉 주된 그림이 작은 사본들로 되어 있다고 하는 성질을 이용하였다. 임의적으로 반복될 규칙을 적는 것은 형상에 대한 어떤 전체적인 정보를 포착하는 것이고, 규칙을 반복하는 것은 축척에 관계 없이 그 정보를 토해내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형상이 프랙탈하면 할수록 그에 적합한 규칙들은 더 단순해질 것이다. 반슬리는 그가 만델브로트 책에 있는, 이제는 고전적으로 보이는 모든 프랙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금방 발견하였다. 만델브로트의 기법은 구성과 순화의 무한한 반복이었다. 코흐의 눈송이 또는 시어핀스키의 개스킷을 만들기 위하여, 사람들은 선분을 잘라내고 그것을 특정한 형상으로 대체할 것이다. 반슬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카오스 게임을 이용하여 처음에는 희미한 형체였다가 점점 분명해지는 그림들을 만들었다. 이 방법에서는 순화의 과정은 전혀 필요 없고 최종 형상을 구현할 일련의 규칙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반슬리와 그의 동료가 착수한 것은 양배추, 곰팡이, 진흙 등 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카오스적 프로그램이었다. 여기서 관건이 되는 것은 그 과정을 역전시키는 방법, 즉 특정한 형상이 주어졌을 때, 그 형상을 만들어낼 일년의 규칙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가 '콜라즈 정리' 라 부르는 그 답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단순하여 듣는 사람들이 때로 거기에는 뭔가 트릭이 있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먼저 재현하기를 원하는 형상을 그린다. 양치류를 매우 좋아했던 반슬리는 그의 최초의 실험 가운데 하나로 검은색의 스플린워트 (spleenwort, 양칠의 일종) 를 선택하였다. 그리고는 컴퓨터 터미널과 위치를 지시하는 도구로서 마우스를 사용하여 원래의 형상 위에 그 그림의 작은 사본들을 겹친다. 필요하다면 딱 안 맞게 겹쳐도 상관없다. 고도로 프랙탈한 형상은 그 자신의 사본들로 쉽게 덮을 수 있고, 덜 프랙탈 할수록 더 어렵지만, 어쨌든 근사적인 수준에서는 어떤 형상도 덮을 수 있다.

 

"형상이 복잡하다면 규칙들도 복잡해질 것이다" 라고 반슬리는 말하였다, "다른 한편, 대상이 숨겨진 프랙탈한 질서를 갖는다면 - 자연계의 대상은 대부분 이러한 숨겨진 질서를 갖는다는 것이 만델브로트의 중심적인 관찰이다 - 그것을 해독하는 것은 몇 개의 규칙으로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그 모델은 유클리드 기하학으로 만들어진 모델보다 더욱 흥미로운 , 그 이유는 나뭇잎의 가장자리가 결코 직선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알기 때문이다." 작은 탁상용 컴퓨터로 만들어진 그의 첫 번째 양치류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갖고 있던 양치류 책에서 본 모양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것은 모든 면에서 정확한, 놀라운 형상이었다. 어떤 생물학자도 별 어려움 없이 그것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자연은 나름의 카오스 게임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반슬리는 주장하였다. "양치류를 코드화하는 포자의 정보는 얼마 안된다" 고 그는 말하였다. "그래서 양치류가 자랄 수 있는 복잡성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양치류들을 묘사하는 데 똑같이 간명한 정보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이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우연성이라고 하는 것이 필요한가? 허바드 또한 만델브로트 집합과 정보의 생물학적 코드화 사이의 유사성에 대하여 생각하였다. 그러나 허바드는 그러한 과정들이 확률에 의존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했다. "만델브로트 집합에는 우연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 허바드는 말했다. "내가 하는 어떤 것에도 우연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연의 가능성이 생물학과 어떤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다고 나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생물학에서는 우연성은 죽음이며, 카오스도 죽음이다. 모든 것은 고도로 조직되어 있다. 식물을 무성생식시킬 때, 가지들이 나오는 순서는 정확하게 똑같다. 만델브로트 집합은 대단히 정확한 체계에 따른 것으로서, 우연성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누군가가 두뇌가 어떻게 조직되어 있는가를 실제로 밝혀내는 날, 그들은 두뇌를 구성하는 매우 정밀한 코드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랄 것이다. 생물학에서 우연성이라고 하는 것은 반사적인 생각일 뿐이다."

반슬리의 기법에서도 우연성은 도구로서의 기능만 갖는다. 결과들은 결정론적이고 예측가능하다. 점들이 컴퓨터 스크린을 가로질러 반짝일 때, 어느 누구도 다음의 점이 어디에 나타날 것인가를 추측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컴퓨터의 동전 던지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빛의 흐름은 형상을 인광으로 나타내는 데 필요한 경계 내부에 항상 남아 있다. 그 범위 내에서는 우연성이 어떤 역할은 한다는 것은 착각일 뿐이다. "임의성이란 임시 방편일 뿐이다" 라고 반슬리는 말했다. "그것은 프랙탈 대상에 존재하는 어떤 불변하는 척도의 영상을 얻는 데 긴요하다. 그러나 그 대상 자체는 결코 임의성에 의존하지 않는다. 항상 똑같은 그림을 그릴 확률은 100 퍼센트이다."

"그것은 임의적인 연산으로 프랙탈 대상을 조사함으로써, 깊이 있는 정보를 주고 있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새로운 방으로 들어갈 때 우리의 눈이 임의적인 순서에 따라 방을 둘러보고 그 방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과 같다. 그 방은 바로 존재하는 그대로이다. 대상은 내가 우연히 한 일에 상관없이 존재한다."

만델브로트 집합도 그런 식으로 존재한다. 그것은 파이트겐과 리히터가 그것을 하나의 예술적인 형태로 전환시키기 전에, 허바드와 두아디가 그것의 수학적 본질을 이해하기 전에, 심지어 만델브로트가 그것을 발견하기 전에 존재하였다. 그것은 과학이 복소수의 틀과 반복함수의 개념이라고 하는 배경을 만들고부터 존재했다. 그리고 베일이 벗겨지기를 기다렸다. 아니 그것은 훨씬 전에 자연이 단순한 물리 법칙에 의하여 그 자신을 조직하기 시작하였을 때부터, 무한한 인내로 어디에서나 똑같은 것을 되풀이하였을 때부터 존재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