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다윈주의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 : Gerald M. Edelman 지음, 황희숙 옮김, 범양사 출판부, 1998 (원서 : Bright Air, Brilliant Fire : On the Matter of the Mind, BasicBooks, 1992), Page 126~149

 

만약 하나의 용어의 그 전체 사상을 포괄해야 한다면, 나는 신경 에델만주의를 그 용어로 제시하고 싶다. - 크릭 Francis Crick

재인을 일종의 적응적 맞추기 adaptive matching 로 생각하면, 그것이 왜 진화와 면역에 적용되는 지가 명확해진다. 개체군 사고는 이 두 경우 모두에 이해의 수단을 제공해 준다. 개체군 사고를 뇌의 작용에 적용하는 것, 즉 신경 다윈주의 neural Darwinism 는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 지금은 대단히 복잡미묘한 그런 입장에 대해 이야기할 시점이 아니다. 그렇지만 뇌과학을 재인에 관한 학문으로 보는 이유를 몇 가지 설명해 두는 것이 앞으로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다 명확히 해 주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 첫째 이유는 너무나 명백할 정도다. 뇌과학과 행동에 관한 연구는 동물이 그 주변 환경에 적응력 있게 맞춰지는 데 관심을 갖는다. 뇌과학을 재인에 관한 학문으로 간주한다고 할 때, 그 말에는 이미 재인이 지령적인 과정이 아니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진화나 면역의 과정에서도 그렇듯이 그 어떤 직접적인 정보 이동도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재인은 선택적이다.

이런 입장에 대한 정당화는 뇌에 관해 생각할 때 범하게 되는 여러 가지 범주오류들에 대한 앞서의 비판 (제 3 장)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비판을 뒷받침해 줄 보다 확대된 논증은 <후기> 에서도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앞서도 이미 주장했듯 세상은 테이프 조각이 아니며, 뇌는 컴퓨터가 아니다. 만약 그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동물이 어떻게 그러한 세계에서 일어나는 예견 못한 새로운 상황에 자기의 반응을 적응력 있게 맞춰 내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재인이 지령적일 수 없다고 주장하는 데에는 이 외에도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우리는 이미, 한 종 내에서 뇌의 개발성과 구조적 다양성이 뇌를 컴퓨터로 간주하는 모델을 당황스럽게 한다는 것을 살펴본 바 있다. 발생학적 연구들은 신경망의 가장 미세한 분지에서의 특별한 해부학적 다양성이 발생학적 과정의 피할 수 없는 결과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정도의 다양성은 지령을 따르는 컴퓨터 체계가 감당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것이야말로 선택계에선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지령적 관점이 아니라 선택적 관점을 택하게 되는 또 다른 강력한 이유는 소형인간과 관련이 있다. 소형인간이란 '마음의 꼭대기에' 있다고 추정되는 작은 사람을 일컫는데, 이는 마음에 관한 지령설에서 부호와 상징들을 해석해 주는 장치인 셈이다. 만약 이 세상에서 얻는 정보가 컴퓨터와 같은 뇌에 들어 있는 법칙들에 의해 처리된다면 소형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 경우 그 소형인간 머리에 또 다른 소형인간이 들어 있어야 하고, 그런 식으로 무한 퇴행이 있게 된다 (그림 2 를 참조하라).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레퍼토리상에서 사후에 맞추기가 일어나는 선택계는 그런 특별한 창조는 할 필요가 없어서 소형인간을 설정하지 않아도 되고 따라서 그런 퇴행도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뇌기능이 선택적 과정에 따라 확립된다고 가정한다면,우리는 뇌의 구조적, 기능적 변이성과 뇌가 어떻게 범주화 categorization 를 이행하는지에 대한 설명의 필요를 조화시켜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이론을 정립해야 한다. 그 이론은 진화와 발생에서의 여러 사실들과 일치해야 하며, 새로운 것에 대한 반응이 적응성을 가지고 있음을 설명해야 한다. 또한 신체가 성장과 경험에 따라 변하는 동안 뇌기능이 어떤 식으로 신체 기능에 눈금이 맞춰지는지를 제시해야 하며, 뇌의 지도가 어떻게 생겼으며 또 어떻게 기능하는지, 즉 왜 그 지도가 변화하며, 다양한 지도들은 어떻게 통합된 반응을 보일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어떻게 언어가 없어도 지각 반응의 일반화에 도달하게 하는지를 설명해야만 한다. 결국 그런 이론은 어떻게 언어 그 자체가 생기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이론은 지각 범주화 perceptual categorization 와 개념 범주화 conceptual categorization 의 다양한 형태, 그리고 기억과 의식의 다양한 형태들이 진화과정 동안 어떻게 생기는지를 설명해야만 한다.

어떤 이론이 과학적 이려면, 그 이론은 반드시 모든 인식과 의식적 경험이 전적으로 물리적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과정이나 절차에 근거해야 한다는 가정을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그 이론은 심리적 과정이 생리적 과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염두를 둬야 한다.

이런 문제들을 설명하기 위해 내가 제안한 이론이 바로 뉴런 집단선택설 theory of neuronal group selection (TNGS) 이다. 그 이론의 기본 이념들이 이 장에서 설명될 것이며, 심리학과 생리학을 이어주는 그 이론의 특성들이 강조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의식이라는 무시 무시한 문제와 직접 맞붙어 싸울 것인데, 그것이 바로 그 이론을 상세히 설명하고자 하는 주된 이유다. 그 과정을 통해 지각 범주화와 개념, 기억, 학습 등이 다뤄진다.

뇌의 기능을 이해하려면 먼저 알아 둬야만 하는 몇 가지 복잡한 과정들에 대해 설명하지 않을 수 없다. 뉴런 집단선택, 재입력 reentry, 전면적 지도화 global mapping 등이 파악해야 할 주요 개념들이다. 그 각각에 대한 예를 제시하겠다. 그것들만 제대로 이해하면 상당히 이로울 것인데, 왜냐 하면 우리가 앞으로 그것들을 계속 이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보면 TNGS 는 복잡한 이론이다. 그렇지만 기본적 교리는 고작 세 개에 불과하다. 의식이라는 탁월한 속성을 설명하는 데조차 그 이상의 교리는 필요치 않다. 그러나 그런 속성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것은 바로 신체와 뇌 양자 속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종류의 형태들의 진화다. 자, 그럼 이제 이런 형태들의 몇 가지 특성을 설명해 보겠다.

TNGS 의 세 가지 교리 (그림 1) 는 뇌의 해부학적 구조가 발생의 과정에서 맨 처음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그런 후 반응의 양식이 경험을 거치며 이 해부학적 구조로부터 어떻게 선택되었는지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또 재입력, 그러니까 뇌의 최종적 지도들을 연결시키는 신호 처리과정이 행태상으로 볼 때 중요한 기능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와 관련이 있다.

우선 첫 번째 교리인 발생 선택 developmental selection 에 의하면 제3장과 제6장에서 언급한 바 있는 발생의 초기 역동적 과정을 통해 특정 종 고유의 신경해부학적 구조가 형성된다. 이 해부학적 구조는 그 가장 미세한 단계와 분지의 단계에서 반드시 의무적으로 다양한 변이를 갖는다. 그 원인은 다양한데, CAMs 와 SAMs 의 역동적인 규제 때문이며, 발생과정 중의 세포 운동과 세포 돌기 확대 cell process extension, 세포 소멸 등의 확률적인 변동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발생 중인 뇌 부위에서 범위를 확장시켜 가는 신경 가지들 (또는 신경섬유) 에 덧붙여지는 활동 의존적인 연결짓기 역시 그 원인이 된다.

이런 전체 과정은 선택적으로 이뤄지며, 위상생물학적 경쟁에 참여하는 뉴런의 개체군을 포함하고 있다. 특정한 뇌 부위의 다양한 뉴런 집단의 개체군은 체성선택과정에 의해 발생하는 신경망을 포함하는데, 이를 일컬어 1 차적 레퍼토리라한다. 유전암호는 이 레퍼토리에 특수한 배선 도면을 제공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런 강제로 인해 유적적으로 동일한 개체들이 동일한 배선 구조를 가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바로 선택이 후성적이기 때문이다.

TNGS 는 두 번째 교리인 경험 선택 experimental selection 은, 일반 적으로 해부학적 양식에 대한 수정이 포함되지 않는 또 다른 선택 메커니즘을 제공해 준다. 행위 중 해부학적 구조의 시냅스 연결은 특수한 생화학적 과정에 의해 선택적으로 강화되거나 약화된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기억 및 기타 다른 기능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런 메커니즘은 선택에 의해 이뤄진 해부학적 네트워크부터, (강화된 시냅스를 가진) 다양한 기능 회로를 효과적으로 '개척한다'. 그런 다양한 기능 회로를 일컬어 2 차적 레퍼토리라고 한다.

1 차적 레퍼토리와 2 차적 레퍼토리를 만들어 가는 메커니즘들은 어느 정도 서로 혼합되어 있다. 그 이유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1 차적 레퍼토리의 형성은 활동 의존적인 연결짓기 에서처럼 변화하는 시냅스의 강도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림 3-4 를 예로 참조하라). 심지어는 완성된 뇌에서도 '출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신경돌기들이 추가 시냅스를 형성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새 울음이나 개구리 변태의 발생과정처럼, 1 차적 레퍼토리와 2 차적 레퍼토리가 동시에 형성되면서 신경계의 새 부분들이 자연계 속에서 활동하는 중에 만들어진다.

TNGS 의 세 번째 교리는 앞의 두 가지 교리에서 설명한 선택 활동이 심리학과 생리학을 어떻게 연결시키는 지와 관계가 있다. 이 교리는 뇌의 지도들이 재입력이라고 불리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보여 준다. 아마도 이것이 이 이론의 모든 제안들 중 가장 중요한데, 왜냐 하면 그것이 바로 진화과정 중 생기는 뇌의 여러 부위들이 어떻게 서로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기능을 낳게 되는지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 같은 기능들을 수행하기 위해서 1 차적 레퍼토리와 2차적 레퍼토리는 지도를 형성해야만 한다. 이 지도들은 큰 규모의 평행적이고 상호적인 연결점으로 이어져 있다. 예를 들어 원숭이의 시각계는 30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지도로 되어 있는데, 이것들은 각각 일정한 정도의 기능상의 분리가 (정위, 색깔, 움직임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평행적이고 상호적 연결로 서로 이어져 있다 (그림 3-4). 재입력 신호는 이러한 연결에 의해 일어난다. 이는 하나의 지도 내에서 뉴런 집단이 선택되면 재입력에 의해 연결되나, 서로 다른 지도 내의 여러 집단들이 동시에 선택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와 같은 선택 활동의 상호 관계와 조정은 재입력 신호에 의해 성취되며 아주 작은 시간 내에서 지도들 간의 상호 연결이 강화됨으로써 성취된다.

TNGS 의 기본 전제는 행위의 기본이 재입력에 의해 일어나는 뉴런 집단간의 상호 연결의 복잡한 양식에 대한 선택적 조정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재입력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기억과 결합된) 이 생리학과 심리학을 연결시켜 주는 아주 중요한 단초다.

나는 지금까지 뇌에 있어 선택의 단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없다. 진화에서 선택의 주요 단위는 개별 동물 (표현형) 이며, 면역에서는 임파구 세포 하나하나가 선택의 주요 단위다. 그렇지만 TNGS 에 의하면 개별 신경세포가 아니라 뉴런 집단이라 불리는 긴밀히 연결된 세포 집합이 선택의 단위다 (그림 2). 그 이유는 뉴런의 속성에 대한 제한과 관련이 있으며, 또한 발생학적 강제, 재입력 회로의 신경해부학적 요건들과 관련이 있다. 개별 뉴런들은 다른 뉴런을 자극하거나 억제는 성질이 있지만 그 두 성질을 동시에 가지지는 않는다. 반면 이런 두 종류의 뉴런들이 섞여 있는 집단은 상반된 두 성질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1 차적 레퍼토리가 형성되는 동안 인접해 있는 뉴런들은 서로 보다 더 강력히 결합해 회로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회로들에는 각 종류의 뉴런들이 각기 다른 비율로 포함되어 있다. 이로써 집단에서의 뉴런 활동에 대단히 협동적인 속성이 부여되는데, 뉴런의 활동들은 1 차적 레퍼토리의 차이로 인해 각각의 영역과 지도에 따라 다르다.

뉴런 집단을 선택의 단위라고 가정하는 데는 보다 강력한 이유가 있다. 지도들이 재입력 섬유들로 연결될 때 각각의 섬유는 일반적으로 각 부분에 연결되어 있는 다른 뉴런에 가지arbors 를 뻗는다 (그림 3). 2 차적 레퍼토리가 형성되면 이런 가지들 내에서 일어나는 시냅스 강화 현상은 주변의 뉴런 집단들을 선택함으로써 그 가지들보다 작은 영역에 걸쳐 경계선을 변경시킨다.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대체로 어떤 개별 뉴런도 격리된 채 선택되지는 않으며, 어떤 개별 뉴런에서도 뉴런 집단에서 나타나는 속성을 찾아볼 수는 없다. 이런 강제들은 뉴런들 간의 상호 연관 밀도로부터 생겨나고, 또한 그런 강제들 때문에 어떤 단일 뉴런도 선택 단위로 작용할 수 없다.

지금까지 살펴본 TNGS 이론의 세 가지 기본 이념을 염두에 두고서, 이제는 범주화를 실행하는 능력이 어떻게 신경계 내에서 체현되는지를 살펴볼 차례다. 지각 범주화의 경우를 예로 삼을 예정인데, 지각 범주화란 적응성 있는 목적을 위해 많은 사물이나 건물들 중 특정한 사물이나 사건을 선택적으로 구별해 내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지각 범주화는 고전적 범주화 classical categorization 에 의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속성들을 선언적으로 표본 추출함으로써 이뤄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범주화의 심리적 기반에 대한 보다 상세한 설명은 <후기> 중 '범주' 에 관한 부분을 참조하라).

범주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가 소위 '분류쌍 classification couple' 이라 불렀던 뇌기능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분류쌍은 뉴런 집단으로 구성되고 재입력으로 연결된 기능적으로 서로 다른 두 지도로 이루어진 최소 단위다 (그림 4). 각각의 지도들은 다른 뇌 지도들이나 혹은 세계로부터 (이 경우에는 신호들이 세계로부터 온다) 개별적으로 신호를 받아들인다. 특정한 기간 내에 재입력되는 신호들은 한 지도 안의 뉴런 집단들의 특정한 활동력 있는 조합을 다른 지도 내의 다른 조합에 강하게 연결시킨다. 이는 각 지도에서 집단 내부의 시냅스 강화나 약화를 통해 일어나며, 또한 재입력 섬유의 연결 부위에서 일어난다. 이런 식으로 한 지도의 기능과 활동은 다른 지도의 기능이나 활동과 연결되고 또 서로 연결된다. 각 지도가 세계로부터 독립적인 신호들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데, 예를 들어 한 조의 입력은 시각으로부터 올 수 있는 반면, 다른 조는 촉각으로부터 올 수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도들이 위상학적으로 연결된다면, 그것들은 세계의 한 공간적인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아무런 고차원적인 통제 없이 그저 연결시킨다 (여기서 '위상학적 topographical' 이란 용어는, 세계로부터 신호를 받아들이는 감각 수용판이 수용 지도들에 연결되어, 감각판 sensory sheets 내에 인접해 있는 장소가 역시 수용 지도 내의 인접 장소이게 되는 그런 상황을 의미한다). 이 연결은 한 쌍의 지도나 혹은 한 순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즉 복합적 지도들의 상호 작용은 같은 방식으로 조정될 수 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특성이다. 지도 내에서 일어나는 뉴런 집단선택은 새로운 종류의 신호 생산으로 이어지는데, 새로 생산된 신호들은 외부 세계로부터의 신호들과 더불어 초기 지도들 내부로 다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재입력이라는 이 속성으로 인해 내가 회귀적 종합 recursive synthesis 이라고 부르던 것이 가능해진다. 활동들은 통제 인자 없이도 여러 다른 지도에 걸쳐 위상학적으로 상호 연결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선택적 특성들이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재입력을 통해 지도들에 때맞춰 나타난다. 이 속성은 한 컴퓨터 모델에서 모의 실험되었는데 (제 11 장 <기억된 현재> 에서 상세히 설명하게 된다), 대뇌피질의 RCI (재입력 피질 통합장치 reentrant cortical integration)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이 모델은 재입력으로 서로 다른 다양한 지도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서로 연결시키며 복합적인 시각 형태들에 대해 조정된 반응들을 만들어 낸다.

TNGS 에서 생리학을 심리학에 연결시키려 할 때 가장 근본이 되는 기능으로 여기는 지각 범주화는 재입력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간단히 답하면 다음과 같다: 재입력식으로 연결된 다양한 지도의 출력들을 동물의 감각-운동 행위에 짝지음으로써 가능하다. 이는 전면적 지도화라고 불리는 고차원적 구조를 통해 획득된다. 전면적 지도화는 뇌에서 지도화되지 않은 부분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재입력 국소적 지도 reentrant local maps (운동, 감각 지도 모두) 를 포함하고 있는 역동적 구조다 (그림 5. 이같이 뇌의 비지도화된 부분들에는 해마 hippocampus 나 기저핵 basal ganglia, 소뇌 cerebellum 등으로 알려진 특수한 구조들이 포함되는데 그 구조들의 기능에 대해서는 뒤에 언급하겠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해야 할 게 있다. 전면적 지도화로 인해 각 국소적 지도에서 일어나는 선택적 활동들 (그림 4 에서 예시된 종류) 은 동물의 운동 행위나 세계에 대한 새로운 감각 표본 추출, 그리고 나가서는 연속적은 재입력 활동들에 연결된다.

그 같은 전면적 지도화로 역동적 고리가 만들어지는데, 이 고리는 동물의 동작이나 자세를 몇 가지 감각 신호의 독립적인 표본 추출과 지속적으로 짝지어 준다. 그러면 전면적 지도화의 국소적 지도 내에서 일어나는 뉴런 집단선택은 특수한 범주적 반응을 낳는다. 범주화라는 것은 한 프로그램으로 하여금 특정 운동 출력을 내도록 만드는 감각 영역 내의 컴퓨터 같은 프로그램에 따라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전체 지도화에 걸친 감각-운동 활동이 적절한 출력이나 행동을 낳는 뉴런 집단을 선택함으로써 범주화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시스템 내의 결정은 신호들의 상호 연결에 대한 통계가 그 기반이 된다. 컴퓨터와의 차이에 주목해야 하는데, 이런 변화들은 지령과정 내의 부호화된 메시지 전달에 의존하지 않고 선택계 내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행위에 관해서는 어떤 것이 '적절하며' 또한 지각 범주화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범주화는 항상 가치 value 라는 내부적 기준과 관련해 일어나며, 이 같은 관련이 적절함을 정의해 준다는 사실을 TNGS 는 제안하고 있다. 그러한 가치 기준은 특수한 범주화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특수 범주화가 일어나는 영역을 규제해 준다. TNGS 에 의하면 특정 종의 동물들의 가치계에 대한 기반들은 진화론적 선택에 의해 미리 설정된다. 그 기반들은 심장 박동, 호흡, 군 반응, 먹이에 대한 반응, 호르몬의 작용, 자율 반응 등의 신체 기능에 대한 규제와 관계 있는 뇌의 영역에서 나타난다. 진화론적으로 선택된 그러한 삶을 유지시키는 생리 체계의 필수 요건들을 적절히 만족시키는 행동을 통해 범주화는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가치에 의해 규제되는 범주화 중 한 특수한 예는 이런 생각들을 연결시켜 준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슈퍼 컴퓨터 내 TNGS 에 기반을 둔 복잡한 자동 장치들을 모의 실험에서, 지각 범주화가 전면적 지도화에서 가치에 대해 실행될 수 있음을 입증해 보였다 (그럼 6). 예를 들어 다윈 III 같은 자동 장치에서 빛이 눈의 중앙 부분에 떨어지도록 만들어진 회로에서는 가치가 시각계를 위해 작동한다는 사실이 관찰되었다 (가치 = "빛은 빛이 없는 것보다 낫다." 왜냐 하면 시각 중심부의 빛과 자극이 말초 부분의 빛과 자극에 비해 더 선호되기 때문이다). 다윈 Ⅲ 에서는 이러한 회로들이 움직임으로써, 그 회로들이 가동될 때 활동하는 시냅스들이 다른 경쟁 시냅스들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 준다. 그 결과 선택과 경험으로 그 자동 장치의 눈이 불켜진 물체로부터 나오는 신호를 탐지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하나의 '적절한' 행위 행태를, 진화론적으로 설정된 가치에 부합하는 후천적으로 획득된 행위로 규정한다. 그러나 몇 가지 양식들 (시각, 촉각, 관절 감각) 에서 신호를 분리적으로 표본 추출한 뒤, 다윈 III가 재입력된 지도들을 통해 출력을 활성화시키는 경우에 한해서 인지 범부화가 일어난다. 예를 들어 연구 결과 '손과 팔' 그리고 '눈' 으로 어떤 것이 물체며 그 물체가 줄무늬 쳐 있고 또 울퉁불퉁하다는 사실을 '결정한다'. 다윈 III 가 그러한 범부적 결정에 있어 출력에 대한 고차원적인 가치계를 가지고 있다면 다윈 Ⅲ 는 팔을 연타하는 신경회로를 활성화시키게 된다. 재입력 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든 지도 내에 경험의 결과 일어나는 다양한 시냅스 선택활동들에서 범주화가 비롯되는데, 이 출력은 그 범주화를 반영한다. 이런 선택적 사건들은 행위가 진행되는 동안 일어나며, 가치에 의해 지정되지는 않는다. 그림 6 에서 볼 수 있듯이 다윈 Ⅲ 는 그 연타하는 반응에 의해서, 많은 종류의 물체 중 줄무늬지고 울퉁불퉁한 것들과, 줄무늬만 있거나 아니면 울퉁불퉁하기만 한 것들과의 구분을 '결정한다'. 동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미리 결정된 고전적 판단 기준에 의해서가 아니라 제각기 다양한 방식에 의해 이뤄진다. 즉 다윈 III는 오로지 경험이라는 기준에 의해서만 범주화될 뿐 미리 프로그램 해 두는 식으로 범주화하지 않는다. 다윈 Ⅲ 는 체현되었다라고 불릴 수 있는 방식으로 가치에 대한 범주화를 수행하는 전면적 지도화의 한 모델이다. 대체로 다윈 Ⅲ 와 같은 전면적 지도화는 범주화가 가능한 최소의 조직이다. 물론 실제로 살아 있는 동물의 뇌는 이런 종류의 지도화를 훨씬 많이 조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다윈 Ⅲ 의 '팔' 의 움직임 역시 지령된다기보다는 선택된다. 예를 들어 자동 장치의 팔이 시야 중심부로 움직일 때 활동적이 되는 그런 움직임 레퍼토리에서 시냅스 연결을 강화시킬 가능성을 높여 주는 인자라고 가치라는 것을 정의한다고 하자. 그럼으로써 우리는 원래 방향 지워지지 않은 움직임이 마침내 어떤 대상을 제대로 목표하는 움직임을 낳는 그런 체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 6).

TNGS 에 의하면 동물 행위의 동인은 유전적으로 선택된 가치 유형인데, 이것은 뇌와 신체로 하여금 생명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조건들을 유지시키게끔 도와 준다. 이런 시스템들을 일컬어 항상성 계 homeostats 라고 한다. 그것은, 즉 항상성의 수준을 변화시키는 행동을 낳는 감각 표본 sensory sampling 과 운동의 조합이다. 우연적인 종 특유의 행동유형들은 진화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선택된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항상성의 수준을 변화시키는 행동을 낳는 대부분의 범주화는, 각각 동물에서 뉴런 집단의 체성선택에 의해 일어난다. 범주화는 가치와 그 내용이 같다기보다는 차라리 가치에 준해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즉 후성적인 발생학적 사건이며, 가치에 근거한 어떤 회로도 뉴런 집단의 실험적 선택 없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그 어떤 체성선택계도 분명한 행동으로 집중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맞는 이야기다. 실례로 다윈 Ⅲ 의 가치 회로를 없애 버림으로써 이것이 입증된 바 있다. 이것이 이뤄지면 도표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수렴적 행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아주 힘이 드는 여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TNGS 의 어떤 멋과 조리 정연함을 보여 줄 수 있었기를 희망한다. 이제는 그 이론이 맨 처음 발표된 이후 누적된, 그 이론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들에 대해 몇 마디 해야겠다. 그렇게 철두철미하지는 않겠지만, 그 이론이 때론 공격 받기도 했고 또 오해 받기도 했기 때문에 논점들을 분명히 해 두고, 또 그 이론을 확증시켜 주는 실험적 발견들에 대해 언급해 두는 게 유용할 듯하다.

가장 강력하게 공격을 받았던 그 이론의 두 가지 개념은 뉴런 집단 개념과 선택이라는 개념이다. 바로Horace Barlow 와 크릭은 각각 이런 집단들이 실존한다는 생각에 대해 반론을 폈다. 바로의 비평은 뉴런 집단의 형성에는 맬서스식 인구 역학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근거로 한다. 맬서스 Thomas Malthus 는 다윈에게 어떤 영감을 줬는데, 다윈의 진술에 의하면 식량이 산술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인구는 기하학적으로 증가한다는 맬서스의 가설을 읽고서 다윈은 경쟁적인 투쟁이 어떻게 자연선택을 낳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바로의 생각은 그의 탁월한 선조의 생각만큼 명확하지는 않았다. 진화에 있어 자연선택이나 뉴런 집단선택, 그 어떤 것도 반드시 개체군의 증가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필수적인 것은 (진화에 대한) 차등생식이며, (시냅스 강도의 변화에 의한 뉴런 집단선택에 대한) 차등증폭 differential amplification 이다. 바로의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갈수록 복잡해졌는데, 그는 시냅스의 변화에 대해 엉뚱한 메커니즘을 추정해 냈으며, 이 같은 기반 위에서 선택이 이뤄지는 동안 뉴런 집단은 점점 늘어가는 세포수를 받아들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선택성을 잃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만약 실제 경험에서 발견되는 법칙과 대단히 유사한 시냅스 변화의 법칙들이 선택될 경우 그런 결과는 일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실례를 통해 명백하게 밝혀졌다.

크릭의 주장은 이렇다. 뉴런 집단은 그것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뉴런 집단선택이 전면적 지도화의 개념을 뒷받침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연선택과 뇌의 발생 중 일어나는 일들 사이에 어떤 가치 있는 비교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들과는 대조적으로 TNGS 가 처음 제안된 이후 몇 가지 실험적인 발견들이 이뤄졌는데, 이런 발견들은 뉴런 집단의 존재와 재입력이라는 기능을 직접적으로 실증해 보이고 있었다. 한 가지 의미 있는 발견은 1 차적 시각 피질의 '정위열 orientation columns' 에서 의 뉴런의 행위를 다루고 있다 (그림 2 와 3 를 참조하라). 움직이는 빛줄기들이 어떤 동물의 시각계에 제시되면 이 열에 있는 특수한 뉴런들이 특수한 쪽으로 방향지워진 빛줄기들과 반응해 광채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여러 뉴런들은 서로 다른 '정위 조율orientation tuning', 즉 다른 각도에서 움직이는 빛줄기들에 대해 특수하게 반응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의 시각 피질에 있는 세포 하나가 광채를 낼 가능성은 같은 열의 인접 세포가 광채를 내는 것과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은 싱거 Wolf Singer 와 그의 동료들, 그리고 에크호른 Reinhard Eckhorn 과 그의 동료들에 의해 입증됐다. 이처럼 인접한 세포들의 움직임은 작은 지역에서 많은 세포들이 나타내는 총 활동량을 제시해 주는 지역장 전위 local field potentials 를 기록함으로써 측정된다. 이 같은 실험 결과 적절히 방향지워진 빛줄기가 나타나면 반응하는 방향열 내 일군의 세포들은 40 헤르츠 (1 초에 40 주기. 그림 3 참조) 의 강력한 진동 분력分力으로 일정한 시간 내에 한꺼번에 광채를 낸다. 자극이 제거되면 일관되게 진행되던 세포군의 진동 반응 역시 사라진다. 놀랍게도 자극 줄기가 제시되고 또 지역장 전위가 두 개의 개별적인 시각 지도, 즉 V1, V2 (그림 2 를 참조하라) 내에 기록되면 이 지도 내의 뉴런 집단들은 약 40 헤르츠 가량의 일관성 있는 상호 진동을 나타낸다. 이는, 즉 이 둘 사이의 거리에도 불구하고 빛줄기가 제시되면 서로 다른 지도의 뉴런 집단들은 같은 빈도와 위상 phase 으로 진동했다. 이렇게 집단 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뉴런들은 재입력 섬유들에 의해 연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TNGS 에서 제시되었던 원래의 위상 재입력 신호법 phasic reentrant signalinas 이 확인된 듯하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컴퓨터 안에 이런 발견들을 실제로 만들어 보았다. 그 결과 우리는 서로 다른 두 영역 사이의 재입력 통로 중 한 다리만을 잘라 내도 이 두 영역 내에서 자극 받은 뉴런 집단들의 진동이 위상을 잃고 만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발견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해 주고 있다. ① 집단에 대한 관념 — 시냅스 연결에 의해 다소 단단히 짝지워지고 서로 협력해 작용하는 뉴런들이 일시에 광채를 내고 또 특수한 자극에 의해 하나의 선택 단위로 반응한다. ② 서로 다른 지도 속에서 발생하는 선택적 활동들의 재입력에 의한 상호 연관의 개념. 이 두 관점은 시각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 차적 레퍼토리에 실험적으로 적용되었음이 입증되었다.

또한 우리는 다른 2 차적 레퍼토리의 지도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성형적인 변화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는데, 이 변화는 촉각을 도와 주는 피질 부분에 위치한다. 이런 변화들은 메르제니히 Michael Merzenich 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실험적으로 발견되었다 (제 3 장 특히 그림 5 의 아랫부분을 참조하라). 시냅스 연결을 강화시킴으로써, 뉴런 집단들이 인접해 있는 뉴런들과의 상호 작용을 위한 경쟁을 수행한다는 주장은 이 성형력 plasticity 을 제대로 설명해 줬다. 빛 촉각 light touch 의 유형을 변화시키는 것이나 손가락 촉각fingertouch 을 매개해 주는 신경을 절단하는 일은, 이런 기능을 돕는 체성감각 대뇌피질 내의 지도 가장 자리에 급속한 변화를 가져온다. 이런 발전들은 한 지도 내에서 서로 경쟁하는 집단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선택의 다윈주의적 관념과 전적으로 합치한다.

뉴런 집단이라는 관념에 겨냥된 비판들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것 같다. 1 차적 레퍼토리형성 단계 이론에 대한 비판들 역시 뿌리 깊은 오해를 드러내 보였다. 그 이론은 발생과정 중 오로지 제거의 방식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신경세포의 선택을 암시하는 까닭에 '퇴행적 egressive' 이라고 해석한 퍼브 Dale Purves 는 완전히 잘못 파악한 셈이다. 신경 다윈주의에서의 1 차적 레퍼토리의 형성을 설명해 보면 제거적 선택만으로는 충분치가 않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다. 신경계가 형성되는 동안 제거적 선택이 반드시 일어나지만 그것은 많은 선택 메커니즘들 중 하나일 뿐이다. 비슷하게 중요하거나 아니면 더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새로운 결합분자의 발현에 의한 새로운 해부학적 통로의 형성과 활동 의존적인 시냅스 형성에 의한 신호 고리의 형성을 들 수 있다.

TNGS 이론은 다윈의 업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에 신경 다윈주의라고 불리기보다는 신경 에델만주의neural Edelmanism 라고 불리는 게 마땅하다는 크릭의 주장은 (이 장의 맨 앞에 있는 인용문을 참조하라) 조소적이면서 동시에 아첨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 역시 잘못되었다. 미쇼 Richard Michod 와 내가 지적했듯이 그 이론은 다윈주의적 관념들과 분명한 유사점을 보이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그 이론은 개체군 사고를 대단히 엄격하게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적응 도라는 개념에 의거해서 뉴런 집단은 어떤 입력에 대한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 가능성은 다양한 구조적 특성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집단 간의 연결성은 이런 가능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유전력이란 관념과 뉴런 집단선택 사이에는 모종의 관련이 있다. 선택계에는 부모와 자손들 사이의 배경 소음보다는 더 큰 어떤 연관이 분명 존재한다. 진화의 과정에서는 이것이 유전성 inheritance 에 의해 확고해지며, TNGS 에서는 시냅스의 변화에 의해 확고해진다. 대체로 자극에 처음부터 반응하는 뉴런 집단들은 유사한 자극이 주어지면 그 자극에 반응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만, 그 가능성은 가치계에 의해 조정된다. 진화에서 다양한 생물들의 적응 차이는 생식과정의 차이를 낳고, 이 차이는 개체군에서 유전자의 빈도에 변화를 일으킨다. 뉴런 집단선택에서는 연관성과 시냅스 구조, 그리고 1 차적 레퍼토리내의 뉴런들의 형태 차이가 주변 환경으로부터 나오는 상호 연관된 다양한 양식의 신호들과 마주치면, 그 반응이 집단으로 일어날 가능성에서 차이를 낳는다. 이는 시냅스 강화 유형의 변화를 의미한다. 어떤 경우에는 차등생식이지만 다른 경우엔 차등증폭일 수도 있다. 크릭의 가장 큰 잘못은 아마도 잘못된 주장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일 터인데, 그것은, 즉 한 레퍼토리 내의 요소들은 선택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없으므로 그것들은 모두 절대적으로 고정된 존재들임이 틀림없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자연선택에 대해서도 옳은 주장이 아닐 뿐만 아니라, 뉴런 집단 선택에도 적용될 수 없는 잘못된 주장이다.

인식에 관한 학문들 (진화와 면역, 그리고 뇌과학) 의 원칙들은 공유되어야 하지만, 그 메커니즘들은 명백히 서로 달라야만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학문들에 있어 놀라운 점은 진화과정 중의 자연선택이 완전히 서로 다른 두 개의 인식 가능한 체성선택계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다. 만약 우리가 이런 사실을 인정한다면 뉴런 집단선택들로 이뤄진 작은 고리 하나가 같은 종의 다른 개체들 내에 다양한 표현형적 행위를 만들어 내게 된다. 이같이 다양한 행위는 진화라는 거대한 고리 내에서 계속 진행되는 자연선택에 토대를 제공한다. 두 선택계, 즉 체성선택계와 진화적 선택계는 상호 작용한다.

과학적 탐구에서는 모든 것이 무자비한 비판 앞에 노출될 수 있어야 한다. TNGS 에 대한 비판들에서 기묘한 점은 그것들이 겨냥해온 단계 바로 그것이다. 그 비판들은 응당, 심리학과 생리학을 연결 시키려는 시도를, 즉 지각 범주화와 기억에 대해 제안한 메커니즘들을 겨냥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뒷장에서 언급될 개념 형성에 대한 제안들과 함께 이런 메커니즘들이 TNGS 이론의 진정한 핵심을 이루고 있는데, 그것들은 앞으로 검증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TNGS 이론이 기초하고 있는 실험적 발견이나 그 이론 자체의 실질적인 제안들이나, 그 어떤 것도 아직 배격되지 않았다. 실로 그 이론의 몇 가지 예측은 이미 확증되기도 했다. 내가 지금까지 제시한 사실들이 다른 학자들에 의해 그릇된 것임이 밝혀지거나 아니면 그에 의거해 다른 대안 이론이 나타난다면, 그것 역시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보다 건설적인 비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뇌기능에 대한 우리의 안목을 더욱 날카롭게 해 주는 발전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따라서 나는 생리학과 심리학 사이의 틈을 메우는 것과 관련이 있는 부분들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의식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려면 이제 우리는 반드시 건너야만 하는 다리를 건너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