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생명이란 무엇인가?
인공생명 : Stephen Prata 저서, 이충기 옮김, 김영사, 1995 (원서 : Artificial Life Playhouse, The Waite Group, 1994), Page 13~33
인공생명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답하는 논리적인 수순은 먼저 실제 생명을 정의한 다음 거기서부터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아직 생명에 대한 그럴싸한 정의가 확립되지 못했는데, 부분적으로 이것은 우리가 생명의 본질적인 특징과 우연적인 특징들을 구분해 내리만큼 충분히 생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인공생명을 여러 무리들과 다를 바 없이, 적어도 실제로 생명이 가진 여러 행동적인 특성을 구현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에 대한 학문으로 기술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구성 물질이 효소와 같은, 실제 생명을 이루는 것일 수도 있다. 생물학적인 생명이 물을 기초로 하므로, 그러한 시스템을 젖은 생명이라 부른다. 인공적인 젖은 생명의 가장 유명한 예가, 허구이기는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이다. 따라서 당신은 공포와 오락의 대상으로서 인공생명이 가진 잠재적 가능성을 알 수 있다!
더 전형적으로, 인공생명학은 실리콘과 금속, 즉 마른 생명으로 수행된다. 다시 말해서 마른 생명은 로봇같은 기계공학적인 장치를 포함할 수 있다. 유명한 소설의 예로서 <스타 트랙>의 '커맨더 데이터'를 들 수 있다. <스타 워스>의 '넥스트 제너레이션', '2R2D2', 'C3PO'도 유명하다. 또는 마른 생명은 컴퓨터 메모리 속에 살고 있는 콘웨이의 생명 게임처럼 컴퓨터 구조물을 포함할 수도 있다. 제품화하는 한계 때문에, 이 책은 세 번째 형태, 즉 컴퓨터 안의 마른 생명을 집중적으로 다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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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생명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라도 생명체같이 움직이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에 대한 학문이다. 이 분야 연구자들은 종종 인공생명을 줄여서 에이-라이프(A-LIF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AL이라고 부르는데, 친근한 택시 운전사를 부르는 말처럼 들린다). 우리는 에이-라이프를 인공생명 시스템과 인공생명학 분야 양쪽을 다 가리키는데 사용할 것이다(여기서는 아티피셜 라이프나 에이-라이프 둘 다를 인공생명으로 번역하기로 한다; 옮긴이). |
이 장에서 당신은 인공생명에 대한 더욱 완벽한 개념을 얻게 되겠지만, 인공생명이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러한 것들에 대하여 답을 얻으려면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 이 장에서는 생물학적인 생명과 몇 가지 인공생명 개념에 대한 배경 지식을 제공한다.
많은 사람이 아마도 이러한 태도를 취할 것이다. 나는 생물학을 잘 모르지만, 보고 있으면 그것이 생명인지 아닌지는 안다. 장미·개구리, 또는 거미 같은 것은 명백히 살아 있고 혹은 살아 있었고, 반면에 돌·책, 또는 자동차 같은 것은 분명히 살아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가 생명을 명확히 정의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생명과 연관된 특성들은 분명히 인식할 수 있다.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생명을 규정하는 많은 특성을 제안한다. 어떤 것들은 매우 상식적인 견해인 반면에 다른 것들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명백한 것부터 시작해 보자.
많은 사람이 생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때, 그들의 마음 속에 먼저 떠오르는 특성들이다.
성장
물론 성장은 생명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크리스털, 삼각주 그리고 정부의 부채따위도 성장한다. 또한 일부 생명체는 살아가는 동안 계속 자라는 반면에 사람 같은 생명체들은 성숙기에 도달하면 성장을 멈춘다(신체의 어떤 부분, 특히 코나 귓불의 물렁뼈는 계속해서 자라지만, 그렇다고 신체의 나머지 부위보다 더 활동적인 것은 아니다). 단세포 생물에게는 큰 성장이 없다.
증식
여러 가지 작용으로 새로운 것이 생겨난다: 판 구조운동이 산맥을 낳는다. 밀가루 반죽, 물, 효모, 열기는 빵을 낳을 수 있다. 복사기는 서류의 사본을 낳는다. 공장은 자동차를 낳는다. 그러나 생명은, 반드시 그대로는 아니지만 바로 자기 자신의 복제품을 생산하는 특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온갖 범위의 식물과 동물이 그러하며, 인간을 구성하는 개별 세포도 역시 그러하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생명의 유전 코드를 전달하는 거대한 DNA 분자 역시 그러하다. 증식은 지적으로 흥미로운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유명한 철학적 물음이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이와 같은 식으로 사람이 새로운 사람을 낳을 목적으로 정자와 난자를 만드는 것이냐, 아니면 더 많은 정자와 난자를 만들 목적으로 사람을 낳는 것이냐? 노새는 어떤가? 말과 당나귀를 교배한 것이어서 새끼를 낳지 못하므로, 노새는 증식할 수 없다. 노새는 실제로 살아 있지 않다는 말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독자에게 과제로 남겨둔다.
자기 유지
덤불을 잘라내면 다시 자란다. 손가락은 베여도 이내 아문다. 도마뱀이라면 발가락을 잃었다 해도 또 자란다. 피부가 오래되면 새 피부가 거기에 자란다. 당신의 혈관 속에 노폐물이 쌓이면, 콩팥이 없애준다. 영양분이 부족하면 허기가 지므로 새로 음식물을 받아 보충한다. 가령 자동차가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펜더가 구부러지면 제 스스로 서서히 펴진다. 칠이 바래지면, 새 칠이 저절로 입혀진다. 엔진이 밸브를 알아서 적당한 상태로 유지한다. 이러한 일들을 하는 차를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 일까를 생각해 보면, 자기 유지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인정하게 될 것이다.
환경에 대한 자율 조절과 적응
생명은 멍청이가 아니다. 내부 환경을 이상적으로 유지하면서 외부의 변화하는 환경에 반응한다. 예를 들어 포유류는 신진대사를 조절하여, 주변 환경이 추워지거나 더워지는 것에 관계없이 체온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해바라기는 태양을 따라 돈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당신의 몸은 적절한 심장 박동과 호흡 주기를 유지한다. 지금 프랑켄슈타인이 당신의 방으로 들어온다면 당신의 몸은 아마도 순간적으로 아드레날린을 만들어내고 심장의 박동을 급하게 해서,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거나 맞서 싸울 준비를 하게 한다. 단세포 생물들도 주변 환경에 맞춘다. 이러한 조정활동이 실패하면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영양분과 에너지
환경에 대해 자기를 유지하고 적응하는 과정은 식량과 에너지를 요구하는데, 생명시스템은 이것을 외부에서 획득한다. 다른 짐승처럼 사람도 음식을 먹어서 구성요소 단백질이나 에너지(탄수화물과 지방)를 얻는다. 나무는 뿌리를 통해서 영양분을 끌어 오고 햇빛에서 에너지를 흡수한다.
생물학자들은 좀더 면밀히 생명을 보려고 한다. 박테리아에서 비비와 브로콜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생명을 연구하여 다음을 생명의 특성으로 제안한다.
이러한 관찰에 대해서 두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첫째, 이 특성은 다소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생명이 반드시 이래야 한다는 증거는 없다. 그래서 확실히 많은 공상 과학소설 SF 작가들은 다른 가능성을 상상한다.
둘째로, 이러한 관찰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는, 생물학자들이 생명의 유일한 보기만을 연구해 왔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구의 생명이 엄청난 다양함으로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 닭을 코끼리나 우산독버섯이나 아메바로 오인하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기초적이고 세포적인 수준에서 보자면, 이 모든 형태들은 무척이나 닮아 있다. 수천의 가능한 아미노산에서, 모든 형태의 생명은 똑같은 20가지를 사용한다. 이것이 우리가 콩이나 쌀을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이다. 그것들도 우리와 똑같은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형태의 생명은, 똑같은 4개의 기본적인 분자 뉴클레오티드로 만들어진, 똑같은 유전 코드를 사용한다.
지구 생명의 전일성은 놀라운 개념이지만, 그것은 과학적 탐구를 어렵게 만든다. 연구할 실례가 한 가지뿐이라면, 일반적인 법칙을 풀어 내기란 매우 어렵다. 인공생명의 매력 중 하나는 연구하고 비교할 새로운 세계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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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
그러면, 우리가 아는 한 가지 생명을 가지고 공부하면서, 우리가 앞서 나열하였던 것들보다는 좀더 추상적인, 생명에 대해서 몇 가지를 일반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그것들을 살펴보자.
물론 이러한 생각들은 더 논의해 볼 만하다.
진화
진화는 기본적인 수준에서 한 가지이던 생명이 어떻게 그토록 엄청난 다양성을 나타내는지를 설명해 준다. 개인이 변화하는 조건에 반응하고 적응하듯이 종 전체도 그렇게 한다. 물론 생명은 진화하면서 환경을 변화시켜 그 이후의 진화를 위한 무대를 만든다. 예를 들어 대략 20억년전 산소가 없는 대기 상태일 때, 일부 유기체는 에너지를 얻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인 광합성을 발견하였다. 불행하게도 이 과정에서 독성의 부산물인 산소-적어도 그 당시의 유기체에게는-가 생산되었다. 이 부식성의 오염물 수준이 높아지면서, 많은 유기체가 사라지거나 퇴장당했다(오늘날 일부 퇴장 종들이 산소 없는 환경에서 혐기성 세균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 엄청난 생태학적인 재난은 산소 호흡을 하는 종의 진화를 촉발하여, 원시적인 단세포 생물은 실제로 산소를 사용하여 그들의 신진대사 과정에 에너지를 공급했다. 인간과 그밖에 모든 형태의 고등 생물이 현대에 어떠한 상태학적 파멸을 선고 받는다 할지라도 또 다른 형태를 가진 생명은 아마도 나름대로 살아남을 것임을 알 게 되면, 참신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더 빠른 가젤 영양의 일종은 더 빠른 치타로 이어졌다가 다시 더 빠른 가젤로 이어지는 식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기생은 더 나은 반기생 방어를 재촉하고, 그 방어는 더 나은 기생을 재촉하듯이, 순환은 계속된다.
정보로서 생명
당신이 감염되었을 때, 당신의 몸은 싸우는 방법을 어떻게 아는가? 새 간세포가 어떻게 제가 할 일을 아는가? 왜 갓 태어난 고양이는 오징어가 아닌 고양이를 닮는가? 정보는 생명 과정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정보로서 생명 개념은 젖은 생명에서 DNA가 하는 역할에 대한 앞의 언급을 일반화한 것이다. DNA는 정보를 공급하고 전달하는 도구이지만, 원칙적으로 다른 도구도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DNA가 수행하려는 목적, 즉 어떠한 기능을 할 것인가를 지시하고 다음 세대에게 연속성을 주는 것이다. 보다 일반화하여 보면, 생명은 물질과 에너지에 대한 통제를 얻는 정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조직화 Self-Organization
상자를 들고 와서, 붉은 구슬로 왼쪽 줄을 만들고, 노란 구슬로 가운데 줄을 만들고, 자주색 구슬로 오른쪽 줄을 만들어 조심스럽게 정돈해 보라(이것들을 당신이 가진 구슬 모두라고 가정하자). 이제 구슬을 하나라도 잃어 버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상자를 세차게 흔들어 보라. 상자 속을 다시 보면, 구슬이 완전히 뒤섞여 있을 것이다. 상자를 한 번 더 흔들어라. 구슬이 사방으로 움직였지만, 여전히 뒤죽박죽이다. 당신의 멋있고 가지런하던 정돈이 엉망이 되어,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상자 흔들기로는 다시 정돈할 길이 없다(그림 1).

그림 1 질서에서 무질서로
이번에는 메탄·암모니아·수소·물
같은 단순한 분자들이 담긴 플라스크를 가져 와서, 전기를 방출하여 플라스크에 충격을
주어 보라. 며칠 안에, 플라스크 안에는 생명의 구성 요소를 포함한, 복잡한 유기
분자가 담기게 된다(이것은 1953년 스탠리 밀러(Stanley Miller)와 헤럴드 유레이(Harold Urey)가 한 실험이다). 단세포 생물에게 대략 30억 년의 시간을 주면, 복잡한
다세포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수억 년이 지나면 복잡성을 더해 가는
과정을 거쳐 인간과 인간 사회로까지 이어진다(이 실험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요약하면
그림 2에 묘사했듯이, 단순하게 출발하여 복잡한 유기체가 출현한 것이다.

그림 2 무질서에서 질서로
자연의 기본 법칙 가운데 하나는, 엔트로피는 결코 줄어들지 않으며 늘 늘어난다는 것이다. 엔트로피는 종종 무질서의 양으로 기술되므로 엔트로피 법칙(AKA 열역학 제2의 법칙)은, 자연은 더 무질서해지는 쪽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엔트로피의 상세한 수학적 정의도 있지만, 무질서만으로 우리에게 충분한 설명이 된다). 이 법칙은 구슬의 보기에서 완벽하게 기술되었다. 그것은 우리가 휘저은 달걀을 제대로 돌려놓을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지만, 생명에 대해서는 상반된다. 생명은 원료를 가지고 그것들을 조직하여 우리가 아는 가장 복잡한 시스템인 생물이 된다.
더 자세히 분석하면, 생명이 실제로는 엔트로피 법칙을 무효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법칙은 닫혀진 계(closed system), 즉 에너지와 물질의 유입·유출이 없는 시스템에서는 엄격히 적용된다(그림 3). 생물이 열려진 계(open system)인 것은 에너지의 유입과 유출이 있기 때문이다. 엔트로피 감소가 다른 곳에서 엔트로피를 증가시키고, 질서의 감소와 균형 또는 균형 이상을 맞추어 가는 간 생명계가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것이나 질서를 증가시키는 것은 옳다. 그리고 그것이 생명이 하는 일이다. 이것을 의심하는 사람이라면 내 사무실을 꼭 방문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림 3 생명과 엔트로피
그렇지만 다른 곳에서 질서를 감소시키는 대가로 생명체에서 질서가 증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만 가지고는, 그것이 왜 일어나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인공생명 연구자들은 자기 조직화의 어떤 일반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고 믿으며, 이 법칙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견해만 들어 보았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생명이 무생물과 확연히 구별되는 양화(量化)할 수 없는 어떤 본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종교에서는 영혼, 즉 신이 불어넣어 준 생명의 불꽃을 말한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은 생명의 약동(elan vital), 즉 생명의 펄스를 주창한다. 신 또는 생명의 약동은 앞서 기술한 자기 조직화의 근원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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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
인공생명의 전망
인공생명은 학문의 영역으로서 생명에 대한 나름의 전망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아래에 나열한 생각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들은 조금 추상적인 느낌을 주니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그 꼴을 떠올리게 해서 미안하지만 죽은 칠면조는 산 것과 똑같은 물리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둘의 과정은 확연히 다르다. 산 칠면조는 먹고, 자라고, 증식하고, 체온을 유지하고, 야생 칠면조가 가금화한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환경에 반응하지만 진화한다. 죽은 칠면조는 이런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한다. 인공생명에서 실험은 생명의 물리적 구조보다는 생명의 과정을 모방하려고 시도한다.
당신이 진화 과정을 연구하기를 원한다면, 그 원리에서는 진화 과정이 생물에서, 혹은 자기 조절형 로봇에서, 아니면 컴퓨터 메모리 영역에서 발생하는 것에 상관없이 동일하다. 그러나 실제 생명에서보다는 컴퓨터에서 모델화한 진화를 추적하는 것이 훨씬 쉽다. 예를 들면, 컴퓨터 프로그램은 모니터 스크린을 세포(화면을 격자판으로 구분하고 그 격자판의 한 칸을 말한다 ; 옮긴이)로 나누어서, 각 세포에게 주어진 자신의 현재 조건과 이웃들의 조건 속에서 그것이 발전해 가는 방법을 기술한 규칙(유전 정보)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나서 그것을 활성화하고 세포의 시스템이 발전해 가는지 지켜 보라. 당신은 규칙들에서 무작위적 변화(돌연변이)의 가능성을 구체화해 볼 수도 있고 시스템의 행위에서 변화(진화)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그러한 시스템은 실제 생명에 비해 훨씬 단순하지만, 놀랍도록 생명과 닮은 많은 행위 패턴을 보여 줄 것이다. 이 생명 시스템은 실제 생명에 대해서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더 단순하기 때문에 더 이해하기 쉽다. 둘째, 과정이 훨씬 빨리 일어난다. 셋째, 어떠한 진화론적인 관점에서도 당신은 진화의 내적인 측면(유전자)과 외적인 측면(외양)을 모두 실험해 볼 수 있는데, 젖은 생명의 연구자는 누릴 수 없는 호사라 할 수 있다.
진화 과정은 어떤 방향을 취하는 것일까? 생명의 핵심적인 수수께끼의 하나는 무질서로부터 질서로, 단순한 근원에서 복잡성으로 발전해 가는 명백한 경향이다. 이미 말했듯이, 사람들은 이것이 어떤 정신적이고 신비로운 힘의 발현이라고 느낀다. 아직 미발견된 자연 법칙이 이 행위를 지배하고 있다는 한 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이것이 정말이라면, 생물과 무생물의 어떠한 중간 지대도 존재할 수가 없고, 사실 인공생명은 자기 조직화와 비교적 단순한 시스템에서 출현하는 복잡한 행동의 놀라운 예들을 많이 발견해 냈다. 다른 두 장에서는 몇 가지 매력적인 예를 거론할 터인데, 물론 첨부한 프로그램은 이것을 당신 스스로 연구해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플라스틱과 실리콘 칩과 태양 에너지 세포 등등으로 만들어진 인공 오리 한 군락(colony)을 만들었다고 상상해 보라. 이 오리들은 기술적으로 놀라운 것이어서 꼭 진짜 오리처럼 행동한다. 그것들은 민감하게 환경에 반응한다. 그것들은 날 것을 먹고 새로운 인공 오리를 생산해 내어 그 놀라운 프로그래밍을 후손에게 물려준다. 새로운 오리는 아버지 오리로부터 일부의 서브루틴을 물려받고 어머니로부터 일부를 물려받아서 새로운 유전자의 조합을 이룰 것이다. 일부 서브루틴은 전달될 때 정확히 복사되지 않는 수가 있다. 돌연변이, 즉 새로운 유전자 조합과 환경적 선택은 미묘한 변화로 이어져서, 더욱 효율성 있는 인공 오리를 낳는다. 간단히 말해서, 이 오리들은 우리가 생명에 속한다고 본 거의 모든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인공 오리들이 살아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에는 무어라 답할 수 있겠는가. 당신이 기대하듯이, 사람들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할 것이다. 세가지 상식적인 대답을 살펴보자.
많은 이들이 그러한 오리는 살아 있다고 할 아무런 근거도 없는, 단지 기술적인 속임수일 뿐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신이 부여한 생기가 어디에 있는가? 생명의 약동은 어디에 있는가? DNA는 어디에 있는가? 인공생명 오리가 흥미로운 실험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생명을 연구하는 것과는 그리 많은 관련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실제 생명의 행위와 유사한 것들은 우연히 생겼거나 고안되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생물학자들은 인공생명이 컴퓨터 게임에 불과하다고 느낀다.
다른 이들은 인공생명 오리가 살아 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생명 과정을 흉내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인공생명을 연구하는 것은 실제 생명을 이해하는데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이 견해를 약한 주장(weak claim)이라 이름 붙인다. 인공생명이 이루어낸 성과들로 말미암아 일부 생물학자들이 이 견해로 기울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명이 과정이라면 플랫폼은 상관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생명의 특성들을 보이는 시스템은 살아 있다. 이것이 강한 주장(strong claim)이다. 강한 주장은 생명의 약동을 일반화하고 탈신비화하여 변형한 이론이다. 여기서 생명의 약동은, 유기체나 비유기체 혹은 컴퓨터 처리이든 상관없이, 복잡하고 열려진 계에 적용되는 자연의 법칙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아마도 인공 오리를 생각해 보는 것 때문에 뼛속까지 오싹해지는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다. 일개 인공 오리 프로젝트가 실제로 인공생명의 대성과를 나타낼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인공생명을 연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을 보자.
하나씩 더 자세히 살펴보자.
(1) 생물학적 생명에 대한 더 나은 이해
인공 생명 연구가 생물학적 생명에 대한 더 나은 이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은, 위의 두 번째 세 번째 항목에서처럼, 실제 생명의 삶에 기초가 되는 법칙이 인공적인 환경과 구조물에도 역시 적용된다는 전제에 근거하고 있다. 이미 몇 가지 인공생명 실험이 이러한 믿음을 확신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새떼가 하나의 개체가 움직이듯이 함께 날아가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Craig Reynolds 라는 인공생명 연구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지고 집단 행동을 모방해 낼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각 인공 새(artificial bird, Boids)는 인접한 이웃들의 인지에 기초한 세 가지 규칙에 따라서 자기 행위를 조정한다.
이것이 실제의 새들이 동일한 규칙들을 따른다고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단 행위를 하기 위해서 어떤 전체적인 집단 통신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우연히 영화 <돌아온 배트맨(Batman Returns)>의 특수 효과 담당자들은 비슷한 규칙을 이용하여 컴퓨터가 그린 박쥐떼를 모델화하였다). 다른 여러 실험이 진화론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다음 장에서 더 논의해 보도록 하자.
실제 생명 대신 인공생명을 연구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인공생명 시스템은,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이해하기에 더 쉽고 더 단순하다. 둘째, 컴퓨터는 매우 높은 수준에서 많은 현실 시스템을 모방할 수 있다. 셋째, 내부 구조에까지 접근할 수 있다. 가령 유전자 변이를 모의 실험한다면, 어느 순간 그 프로그램을 중지시키고 당시의 유전자 구성을 조사할 수 있다. 넷째, 규칙을 변경해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실험할 수 있다.
(2) 생명과 그 기원
앞에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인공생명 연구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은, 자연 법칙에 생명을 포함한 복잡한 시스템의 작동을 지배하는 또 한 가지 집합의 법칙이 있어서 무질서에서 질서로, 단순에서 복잡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유도한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적인 생명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인공생명 시스템에서도 이런 종류의 행동을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인공생명은 이러한 관점을 지지한다. 결국 인공생명 연구자들은 명백하고 수학적인 용어로 이 법칙 혹은 법칙들로 표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 법칙이 표현되고 이해된다면, 우리들은 곧 생명의 본질과 생명을 창조하는 과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3) 새로운 방법
한 형태의 생명만을 가지고 생명을 연구하는 것은 어려움을 증가시킨다. 인공생명은 생명의 추가적 보기들을 제공한다. 이 보기들은 생물학적인 생명보다도 연구하기가 쉽고, 그 다양성을 통하여 연구자들에게 일반 특성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예컨대 스크립스(Scripps) 연구소의 제럴드 조이스(Gerald Joyce)는 인공생명 기술을 이용하여 살아 있는 세포 속의 효소로 하여금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인공생명 기술을 이용하여 많은 지능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있다.
(4) 쓸모 있는 부산물
인공생명은 우리의 지식을 늘리는 이상의 일을 할 것이다. 쓸모 있는 부산물들을 낳을 것이다. 조이스는 효소 훈련을 발전시켜 에이즈(AIDS) 및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치명적인 돌연변이체를 생산해 내기를 희망한다. 특정 인공생명 연구 분야인 유전 알고리즘이나 진화는 매우 튼튼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전략을 개선하고, 복잡한 공학적 문제를 푸는데 이용되어 왔다. 다양한 그룹이 인공생명을 이용하여 달과 화성을 무인 탐사하기 위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가정에서 작은 인공생명 로봇이 집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가능성은 아마도 재미나는 이야기로 들리고 별로 중요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미래에 대해서 좀더 생각해 보자. 한 무리의 로봇이 달에 보내진다. 일부는 돌아다니며 지형을 조사한다. 다른 일부는 통신망을 설치한다. 또 다른 일부는 채굴하고 광물을 처리한다. 건설 로봇은 캐낸 광물들을 가지고 작은 태양열 발전소와 작은 공장을 하나씩 만든다. 그 에너지와 공산품들은 더 큰 발전소와 더 크고 복잡한 공장을 하나씩 세우는데 사용된다. 복잡한 공장은 원석과 가공된 광물을 우리에게 보내는 동시에 앞서 작동하기 시작한 것과 같은 종류인 로봇을 더 많이 만들어 낸다. 원래의 것과 새로운 로봇이 똑같은 형태의 공장 2개를 짓기 시작한다. 혹은 로봇을 만들어 태양계의 다른 별을 개발하도록 쏘아 보낸다. 그들은 소행성들에서 금속을, 목성에서 수소를, 타이탄(토성의 위성)에서 탄화수소를 채굴한다. 간단히 말해서 자기를 복제하는 인공생명 기계로부터 출발한 비교적 작은 연구가 궁극적으로는 물질과 제품을 쏟아내는 요술 맷돌(cornucopia)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공상 과학 소설처럼 들리고, 터 무늬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1980년에 리처드 레잉(Richard Raing)이 주도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한 연구위원회는 그러한 자기 복제 공장이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인공생명 프로젝트임을 알아냈다. 그렇지만 10% 이하인 몇 가지 부속품은 너무도 복잡하여 공장만 가지고는 생산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느꼈다.
그 연구 그룹은 훨씬 깊이 분석해 나갔다. 자기 복제 기계를 우리의 태양계에만 국한할 이유는 없다. 별까지 유인 우주 비행을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우주선을 광속에 가깝게 추진시키는 데 요구되는 에너지는 현재 지구의 1년 에너지 소비량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을 것이고, 느린 우주선으로는 아마 수천 년 넘게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수천 년은 기계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계는 별자리에서 별자리로 확장되어 갈 것이다.
그러한 미래를 상상해 보면, 인공생명이 항상 우리의 의도에 따라 줄까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실로 강한 주장은 몇 가지 강한 문제를 제기한다. 생명에게 인공생명을 포함하여 자기 유지와 진화 능력이 주어져 있다면, 인공생명도 우주와 자원에 대해 탄소 염기의 생명들과 경쟁하는 지점까지 진화할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단세포 유기체가 다세포 유기체로 나아가는 밑받침이었듯이, 우리 인간이 다음 시기에 활짝 필 생명, 즉 인공생명으로 가는 밑받침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전망을 상상해 보면, 한편은 즐겁고 한편은 소름 끼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