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어
인지 심리학 - 신경회로망적 접근 : Colin Martindale 저, 신현정 역, 교육과학사, 1994 (원서 : Cognitive Psychology : A Neural-Network Approach, Cole Publishing Co, 1991), Page 301~337.
언어는 인류가 이룩한 거의 모든 것들을 설명한다. 언어가 없었다면, 우리는 툴툴거리며 나무뿌리와 열매를 채취하기 위하여 아직도 헤메고 있었을 것이다. 기술혁신을 생각해낸다 하더라도 아무한테도 그것을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식은 누적되지 못하고,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동물은 우리가 자기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동물에게는 언어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 사실을 그들에게 설명할 수가 없다. 어느 누구도 토끼 한마리가 국경을 넘는 것을 저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토끼는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토끼는 세금을 내거나 군에 입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언어와 문명화는 함께 진행되는 것이 당연하다.
언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은 군대의 명령처럼 직접적일 수도 있지만, 간접적일 수도 있다. 어떤 여성주의자들은 영어가 남녀차별을 영속화시켰다고 주장한다 ; 예컨대, "one…he" 의 구성은 ("if one has a pen, he has power")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은 바로 남자라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여성주의자들은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여성주의자들의 덕분으로, 특정인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닐 경우에는 예컨대, he / she (또는 she / he) 와 같이 양성을 모두 표현하는 것이 상당히 일반화되었다.) 여성주의자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대의견의 대부분은 남녀차별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단지 남녀 양성의 순수주의자들이 여성주의자들의 제안이 어색하다든가 아니면 표준영어의 법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뿐이다. 언어가 가지고 있는 힘 때문에 우리는 언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청년 터기당원" (Young Turk) 이라고 불린 적이 있었다면, 여러분은 아마도 그것의 의미를 알았을 것이지만, 이 구절이 사문화된 은유 (dead metaphor), 즉 한 때는 상징적인 말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특정한 의미를 갖는 구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할는지도 모르겠다. 청년 터키당원이란 터키에 살던 젊은이들의 집단이었다. 금세기 전반부에 터키는 황제가 지배하였는데, 황제는 그 시대가 1620년대가 아니라 1920년대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듯 하였다. Kemal Ataturk 의 영도아래 청년 터키당원들이 봉기하였다. 이들은 터키어를 포함한 모든 것들을 현대화하고 개선하기 시작하였다 (Heyd, 1954). 터키어는 아랍어와 페르시아어에서 유래한 외래단어들로 가득차 있었으며, 청년 터키당원들은 외국어를 배제하고자 하였다. 왜냐하면 순수한 터키어만이 터키의 언어이기 때문이었다. 영어에서 아랍어와 레프시아어 단어를 제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터키어에서 이들을 제거하는 것은 영어에서 불어의 파생어들을 없애려고 하는 것과 -만일 그렇게 한다면 영어 단어의 거의 절반이 바뀌어야 한다- 마찬가지이다.
Ataturk 는 사람들이 얼마나 언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깨닫지 못하였다. 그는 판도라 상자를 열어제꼈던 것이다. 매일같이 터키의 신문들은 아랍어와 페르시아어에서 파생된 단어의 목록들을 활자화하고 있었으며 (Heyd, 1954), 터키어에서 파생된 멋진 新造語 들이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단어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다. 언어의 개선은 국가적 강박증상이 되어버렸으며, 모든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의견을 갖게 되었다. 가족구성원들은 탁자와 의자를 어떻게 부를 것인가를 가지고 논란을 벌였다. 국립위원회가 표준어를 선정하였으며, 어느 누구도 새롭게 만들어진 순수한 터키어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채, 신문은 매일같이 적어도 두개의 사설을 순수한 터키어로 게제하도록 의무화되었다. 터키어는 순수해지기는 커녕 대혼돈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몇 가지 다행스러운 발견이 있었다. 외래어라서 비위에 거슬린다고 간주되던 많은 단어들이 실제로는 터키어이었다 : 아랍어가 이것들을 터키어에서 빌어갔었으며, 나중에 다시 아랍어로부터 받아들여진 것이다. 두번째 발견은 더욱 놀랄만한 것이었다. 우리 인간은 언어가 없이는 문명을 이룰 수 없다. 문명은 어디서 시작하였는가? 중앙아시아이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될 때 이곳에는 누가 살았는가? 바로 터키인이다! 이 사실은 터키어가 Ursprache - 즉 다른 모든 언어가 파생된 첫번째 언어임을 의미하였다. 따라서 터키어에서 외국어 단어를 말끔히 치워버리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었다. 왜냐하면 이 단어들이 애초에는 모두 터키어에서 빌어간 것들이기 때문이다. 터키인들에게 언어가 없었더라면, 다른 언어는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이 발견을 언어의 유래에 대한 태양이론이라고 부른다 - 왜냐하면 인간이 내뱉은 첫번째 단어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터키인에 의한 것이었고, 그 터키인은 태양을 올려다보면서, "아하" 라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언어학자에게는 이 이론이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언어학자들은 데이타와 증거에 근거한 수선스러운 반대를 제기한다. 우리는 Kemal Ataturk 가 정말로 태앙이론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하였는지를 알 수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단지 그가 나타낸 언어행동만을 보았기 때문이다 ; 그는 이 이론이 뛰어난 발견이라고 공표하였다. 모든 외국어 단어는 어쨌든지 터키어가 있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었다. 많은 터키인들은 실제로 이 이론이 적어도 편리하기는 한 이론이라는 데 동의 하였다 ;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탁자와 의자에 대한 단어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언어가 어디에서 유래하였는지를 알게 되었으므로, 언어란 무엇인지를 물음해보자.
언어는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동물들도 서로 의사소통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어를 단지 의사소통의 기제로만 정의할 수는 없다. 동물들은 언어를 이용해서 의사소통하는가? 인간언어에 수반되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언어는 여러 가지 세부특징들로 정의된다 (Hockett, 1960).
1. 언어는 임의적 의미단위 (arbitrary semantic unit) 로 구성된다. 口語 에서 의미단위는 단어이다. 몇 가지 예외를 빼면, 소리와 단어의미 사이에는 아무런 연계가 없다. 우리는 오리를 '오리' 또는 '카나드', 아니면 '그로그' 라고 부를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한,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정한 의미를 갖는 임의적 신호는 동물의 의사소통과 언어를 분리하지 못한다. 다람쥐도 "주변에 천적이 있다" 는 개념에 대해 여러개의 "단어"를 가지고 있다 (Horwich, 1972). 맹렬하게 꼬리를 흔드는 것은 최소한의 위험 (예컨대, 새끼고양이)을 의미하고 ; 큰소리로 깽깽거리는 것은 상당한 위험 (예컨대, 육식동물인 들고양이나 늑대)을 의미한다 ; 목구멍에서 그르렁거리는 것은 친하지 않은 다람쥐를 의미한다. 이러한 신호는 임의적인 것이다. 갈가마귀는 보다 많은 어휘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자신의 배우자에 대한 특정한 이름까지 가지고 있다 (Tinbergen, 1951). 갈가마귀의 대화에서도 소리와 의미 사이의 관계는 임의적이다.
2. 언어의 단위는 분절적 (discrete) 이다. 단어는 확실히 분절적인 반면, 다람쥐의 깽깽거리는 소리는 분절적인 것이 아니라 연속적이다. 깽깽소리의 크기와 길이는 위험의 정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꿀벌들은 "춤"을 춤으로써 어디에서 꿀을 찾을 수 있는지를 서로서로 알려줄 수 있다 (von Frisch, 1967). 꿀벌이 춤을 추는 각도는 화수분을 찾기 위해서 날아가야 할 각도를 태양과의 관계에서 알려준다. 꿀벌은 각도를 소수점 이하까지 표현하는 것이 아니며, 춤의 각도는 연속적으로 변한다.
3. 언어는 Hockett (1960) 가 말하는 전위 (displacement) 를 갖는다. 언어는 현재 주어진 자극에 의해서 유발될 필요가 없다. 나는 불시에 터키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다람쥐는 "개가 없는 세상을 상상해보라" 라고 말할 방법이 없다.
4. 언어는 생성력 (productivity) 을 가지고 있다. 언어는 새로운 표현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만일 여러분이 매우 길거나 이상한 문장을 만든다면, 이전에 어느 누구도 그 문장을 말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동물의 의사소통시스템은 사용하는 어휘가 지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는 분절적이라기 보다는 연속적인 동물의 의사소통도 생성적일 수 있다. 개미는 어디에 먹이가 있는지를 페로몬이나 아니면 냄새흔적으로 통로를 표시함으로써 다른 개미에게 알려준다 (Wilson, 1975) - 그리고 이러한 흔적을 남길 수 있는 길이, 방향, 그리고 장소에는 무한한 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5. 언어는 순회적 (iterative) 이고 순환적 (recursive) 이다. 순회적이라 함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문장이 무한히 계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두개의 문장은 구두점을 떼어버리고 "그리고" 또는 "… 인 반면" 등으로 연결시키면, 하나로 결합될 수 있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문장들을 끝없이 결합할 수 있다. 순환적이라 함은 (역시 이론적으로는 ) 문장 속에 節 을 내포시킴으로써 문장을 무한히 길게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오리가 사냥꾼을 쏘았다. (The duck shot the hunter.)
총을 가지고 있는 오리가 사냥꾼을 쏘았다. (The duck who had a gun shot the hunter.)
오리는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를 두려워할 사냥꾼은 없다. 어떤 동물이라도 마찬가지다. 어떤 동물의 의사소통도 순회성이나 순환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위의 첫번째 문장조차도 여러 개의 단어가 함께 묶였다는 점에서 순회성을 수반한다. 오리는 위험에 대한 단어와 오리에 대한 단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오리는 다른 새로운 것을 말하기 위하여 이 단어들을 결합할 수는 없다.
동물은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들이 언어를 배울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이 생각은 영장류를 대상으로 검증하는 것이 최선이다. 왜냐하면 이들이 다른 동물들보다 지능이 높기 때문이다. 몇몇 실험들은 침팬지에게 말하는 것을 가르치려고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 (Kellogg & Kellogg, 1933). 그 노력은 실패할 운명에 빠져있었다. 왜냐하면 영장류의 聲帶 는 말소리를 생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Lenneberg, 1967). 후속 실험자들은 침팬지에게 수화를 사용하거나 (Gardner & Gardner, 1969) 아니면 색깔있는 도형을 사용하여 (Premack & Premack, 1983) 언어를 가르치고자 시도하였다. 이 실험자들에게는 영장류가 언어를 학습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다른 연구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실험자들이 무심결에 영장류로 하여금 반응하도록 조건형성시켜서는, 마치 이들이 언어를 학습한 것처럼 보이게 하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언어를 배운 침팬지들은 자신을 가르친 조련사가 검사할 때는 잘 하였지만, 사용된 신호시스템을 모르는 제삼자가 검사를 하면 그렇지가 못하였다 (Tatter, 1986). 제삼자는 어떤 미묘한 강화도 줄 수가 없다. B. F. Skinner 는 이러한 침팬지 실험에 회의적이었다. 그는 비둘기를 조건형성시켜서 언어를 학습한 영장류가 할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유형의 반응을 하도록 만들고는, 다음과 같이 결론내렸다 : 만일 여러분이 원한다면 영장류가 언어를 학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러나 비둘기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말하여야 한다 (Epstein, Lanza, & Skinner, 1980).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말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침팬지가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결정적 증거가 없다 (Sebeok, 1984).
문법은 세부분으로 이루어진다 : 통사론 (syntax), 의미론 (semantics) 그리고 실현규칙 (realization rule) (Jacobson, 1956). 통사론은 언어의 단위인 단어들을 함께 결합시키는 규칙을 기술한다. 의미론은 앞장에서 보았던 것처럼 단위들의 의미를 기술한다. 실현규칙은 단위들을 표현하는 규칙을 기술한다. 口語 의 경우에는 문법의 이 부분을 음운론 (phonology) 이라고 부르며, 말소리를 함꼐 결합하는 규칙을 기술한다.
문법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處方 文法 (학교에서 가르치는 문법) 은 규칙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 이 규칙을 따라야지 그렇지 않으면 교양없는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만일 여러분이 모호한 규칙을 따르게 되면, 많은 사람들은 여러분이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記述 文法 은 말 그대로의 문법이다 : 한 언어집단의 사람들이 실제로 따르는 규칙들을 기술한다. 영어의 완전한 문법은 결코 기록된 적이 없다. 규칙 자체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모든 규칙을 기록하는 것은 제쳐두고 결코 발견할 수도 없다 (Chomsky & Halle, 1968 를 비교해보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말을 하는가? 외현적 규칙을 참조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규칙은 암묵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틀림없다. 모든 사람들은 한 언어의 사용자들이 그 언어의 규칙들 대부분을 명확하게 말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한다. 예컨대, 영어사용자는 단순 현재형 (예컨대, a walk) 과 현재진행형 (예컨대, I am walking) 을 일관성있게 각기 다른 맥락에서 사용한다. 비록 우리는 규칙을 완벽하게 준수한다는 사실에서 증명되듯이, 규칙을 알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규칙을 설명할 수조차 없다는 데 여러분은 동의할 것이다. 몇몇 이론가들은 우리가 명제로 저장된 외현적 규칙들을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Pinker, 1984). 문제는 이러한 명제들이 우리가 의식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분석기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규칙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느리고 무의식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대안적 견해는 규칙들이 인지단위 사이의 연계강도에 들어있다고 보는 것이다-한 가지 유추가 벌집을 육각형의 형태로 만드는 규칙이다 (Bates, 1979). 이 형태는 밀랍의 특성에 의한 것이다. 벌은 그 규칙을 모르며, 밀랍도 규칙을 모르지만, 아무튼 규칙은 준수된다.
몇몇 언어규칙들은 쉽게 진술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어에서 복수를 만들려면, 다른 방식을 취하지 않는 한, 단어 말미에다 "s" 를 첨가하면 된다. 독일어는 다르다 : 복수를 만들기 위해서 "s" 를 첨가하는 것은 예외적인 것이며,이외에 많은 여러 가지 방식을 취한다. "s" 를 첨가하여 복수가 되는 독일어 단어는 정확하게 12개가 있다 … 만일 "s" 를 첨가하여 역시 복수가 되는 다른 단어들을 계산에 넣지 않는다면 말이다. 대부분의 책들은 규칙의 두번째 부분을 생략한다. 왜냐하면 저자들은 독일어가 적어도 하나의 예외없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고 학생들이 생각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영어동사를 단순 과거시제로 만들려면, 그 동사에 "-ed" 를 붙인다 - 만일 이것이 규칙동사라면 말이다. 잠시 멈추어서 생각해보면, 이것은 쓰기규칙이지 말하기규칙은 아니다. "look" 와 같은 단어의 과거시제는 ed를 말미에 붙여 쓰지만, T 음이 붙은 것으로 발음된다. 이 규칙은 단지 몇몇 단어에만 해당된다 ; 다른 동사에 대한 규칙들이 있지만, 이것들은 더 복잡해진다. Bybee 와 Slobin (1982) 은 9개 유목의 영어 불규칙동사들을 기술한다. 그러나 두 유목은 단지 예외적 목록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기타"라고 불러야 한다. 여러분은 영어의 과거시제를 형성하는 모든 방식을 명백하게 학습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지식을 자동적으로 받아들인다 (영어를 모국어로 학습할 경우에 이렇다는 것임). 이 예의 요점은 언어규칙들이 매우 복잡하여서 명백한 명제들의 목록으로 저장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규칙들은 연계강도 속에 함축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
언어는 감옥에 비교되어 왔다 (Jameson, 1972) : 금지되지 않은 모든 것은 강요되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규칙들을 철저히 깨닫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규칙들은 강요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의 신경회로망은 강요를 한다. 음운수준에는 수백만개의 규칙이 있다. 예컨대, 네개 이상의 자음으로 영어단어를 시작하는 것은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다 - 그렇다고 해서 그런 단어를 사용하려 하면 감옥에 끌려가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넌센스의 영어단어를 생성하는 것 뿐이다. 사람들은 그러한 단어를 생성하려고 시도하지조차 않는다. 왜냐하면 그러한 생성을 가능케 해주는 연계가 신경회로망에는 없기 때문이다. 의미수준에서는 어느 정도 선택이 있다. "사람" 개념을 표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개의 단어들이 있다. 대부분의 단어는 맥락에 의해 배제된다. 만일 사람이 나타나면, "칠면조" 나 다른 수많은 가능성있는 단어들을 사용할 수가 없다. 사람을 탁자라고 부르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신경회로망의 의미분석기에 있는 연계가 이것을 배제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규칙은 연계강도에 함축되어 있다.
몇몇 통사규칙들은 잘 학습되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이것들을 언급하느라 애쓰지 않는다. 단순 평서문에서는 목적어를 주어 앞에 놓는 것이 금지된다 ; 여러분은 "오리가 사람을 쏘았다 (The duck shot the man)" 라고 말하고는, 사람들이 "사람이 오리를 쏘았다 (The man shot the duck)" 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영어는 어순이 매우 중요한 언어인 반면, 한글은 비교적 어순에 자유롭다. 출현위치에 관계없이 어느 격조사가 사용되느냐에 따라서 문법 역할이 결정된다. 그렇다고 해서 한글이 어순을 전혀 무시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실수를 결코 저지르지 않는다. 말 생성에 수반된 분석기의 배선구조가 자동적으로 이것을 금지시킨다. 학교에서 처방적 통사를 가르치는 이유는 여러분이 말하려고 의도하는 것을 말하고,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을 확실하게 이해하도록 만들려는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만일 말하는 사람이 다른 규칙들을 사용한다면 문제가 야기된다. 만일 여러분이 표준 회화식 미국영어를 사용한다면, "I will go to Europe" 과 "I shall go to Europe" 은 동일한 사실을 의미한다. 차이점은 단지 속물신사와 교수들만이 두번째 방식으로 말하려고 한다는 것 뿐이다. 만일 여러분이 영국의 표준영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대화를 한다면, 위의 두 진술은 각기 다른 의미를 갖는다. 첫번째 것은 단호한 약속이며, 두번째 것은 여러분이 의도하는 것이다 ; 즉, 미래에 대한 예언이다. 표준 영국영어 사용자가 "You shall finish college before you go to Europe." 이라고 응답한다고 가정하자. 이것은 무심코 한 예언을 이상한 방식으로 진술한 것이 아니다. 여러분은 직접적인 명령을 받은 것이다. 그 사람은 명령을 내리는 권한이 있으며 그것을 강요할 힘이 있다. 만일 그가 단지 미래시제를 사용할 생각이었다면 그는 "shall" 대신에 "will" 을 사용하였을 것이다. 이 규칙은 간단하다 : 미래시제를 표현하려면, 일인칭에는 "shall" 을 사용하고, 나머지 사람에게는 "will" 을 사용한다. 강조하거나 명령을 내리려면, 반대로 하면 된다. 이것은 멋진 영국식의 규칙이다. 명령을 내리거나 요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다. 그런데 만일 규칙이 그렇게 간단하다면,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학습하지 않는가? 한 가지 이유는 아마도 통사분석기에서의 연계강도가 의지의 작용으로 변화될 수 없다는 데 있겠다. 우리는 학교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말하도록 가르치는대로 말함으로써 통사를 확실하게 배우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음으로써 암암리에 배우는 것이다.
사람들이 말을 이해하려면 우선 단어들을 들어야 한다. 이것은 생각처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청각적 단어분석기에는 여러 분석수준이 수반된다는 제 3 장에서 논의되었던 사실을 회상하라. 그 분석기가 <그림 1> 에 나와 있다. 우리는 단어보다는 형태소 (morpheme) 를 논의하여야 하겠다. 자유형태소 (free morpheme) 는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어근이다 ; '오리', '가다' 와 같은 단어들이 그 예이다. 종속형태소 (bound morpheme) 는 자유형태소와 결합될 때만 의미를 갖는다. 예컨대, 영어의 경우 's' 를 들 수 있다. 그 자체로서는 의미가 없지만, 자유형태소 말미에 첨가되면 자유형태소의 의미를 변화시킨다. 영어에서는 일반적으로 명사의 의미를 단수에서 복수로 변환시킨다. 'ducks' 는 실제로 두개의 형태소이다 ; 'duck' 는 자유형태소이고, 's' 는 종속형태소이다. 종속형태소의 다른 예가 '-ing' 와 'ed' 이다. 동사의 말미에 '-ing' 를 첨가하면 동명사가 만들어진다. 이제 동사는 명사로 사용될 수 있다 - 예컨대, 'go' 는 동사이며, 'going' 은 동명사이다.
<그림 1> 발성단어분석기. 단지 몇개의 예시적 마디만이 제시되었다.
형태소는 음절로 이루어지며, 음절은 음소로 구성된다. 음소는 의미의 차이를 가져오는 최소의 발성단위이다.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서, 영어에는 35에서 45개의 음소가 있다 - 예컨대, /k/ 음과 /d/ 음 등을 들 수 있다. 'keep' 에서의 /k/ 를 /d/ 로 바꾸면 전혀 다른 의미의 'deep' 이라는 단어가 된다. /k/ 를 발음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 예컨대, 'keep' 에서 /k/ 음은 'cool' 에서의 /k/ 음과 다르다. 영어에서 발음상의 이러한 차이는 의미에서 아무런 차이를 가져오지 않기 때문에, 그 차이를 거의 들을 수가 없다. 영어에서는 /k/ 음을 발음하는 두 가지 방법이 서로간에 異音 (allophone) 이 된다. 아랍어에서는 두개의 /k/ 음이 각기 다른 음소가 된다. 따라서 아랍어는 /k/ 를 다르게 발음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동일하지만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 단어들을 가지고 있다. 'Qhadaffi' 라는 이름이 그러한 단어 중의 하나이다. 'Quadaffi' 대령은 미국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정확하게 발음할 수 없다는 사소한 이유말고도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정부에 골칫거리이다. 영어에서는 /r/ 과 /l/ 이 각기 다른 음소이지만, 일본어에서는 이것들이 한 음소의 이음들이다 - 이들은 상호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단어들을 구별하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영어를 배울 때 /r/ 과 /l/ 을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인들에게는 두 소리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우리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소리를 발음하는 데 애를 먹는 것이다 (일본인들 만큼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우리 한국인들에게도 /r/ 과 /l/ 의 구분은 골칫거리중의 하나이다).
음소는 판별세부특징들로 구성된다. 한 음소는 특정 세부특징들의 존재와 다른 세부특징들의 부재에 의해서 정의된다. 판별세부특징들은 발성기관의 위치에 의해 이루어진다. 한가지 판별세부특징이 모음성 대 자음성이다. 모음은 모음성을 나타내는데, 이 말은 모음이 음악의 계음처럼 소리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음에는 여러 가지의 주파수가 주어지는데, <그림 2> (A)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발음되고 있는 동안 주파수가 변하지 않는다. 자음성은 주파수가 발음하는 동안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한 예가 <그림 2> (B) 에 나와 있다. 모음과 자음 모두는 여러 가지 周波數帶域 으로 구성된다 : 가장 낮은 주파수대역을 1차 포먼트 (F1) ; 그 다음 상위의 대역을 2차 포먼트 (F2) ; 그리고 세번째 대역을 3차 포먼트 (F3) 라고 부른다.
<그림 2> 모음 (A) 과 자음(B) 의 포먼트
영어의 모음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림 3> 에서 보는 것과 같이 모음을 분할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영어보음들은 두개의 모음이 결합된 이중모음 (diphthong) 이기는 하지만, 이 그림은 순수 모음만을 보여주고 있다. 모음은 두 차원 또는 세부특징에 따라 변한다. 이러한 세부특징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 모음이 생성되는 방식 또는 모음의 음성패턴. Y축은 대체로 발음이 생성되는 입속에서의 위치에 해당한다. 모음 /i/ 와 /u/ 는 입의 앞쪽에서 만들어지며, /o/ 와 /e/ 는 중간에서, 그리고 /a/ 는 뒷쪽에서 만들어진다. X축은 대체로 혀의 높낮이에 해당한다. 예컨대, 혀를 올린 상태에서 /a/ 를 발음해보라. /i/ 와 유사한 소리로 끝나게 될것이다. 이 차원은 또한 모음이 포먼트에 해당하기도 한다 (Lass, 1984). Y축은 F1 의 주파수에 해당하며, X축은 F2 와 F1 사이의 차이에 해당한다. 각 모음은 공간의 영역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F1 과 F2 의 주파수는 정확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단지 어느 정도의 범위 내에 있기만 하면 된다. 이것들이 그 범위내에 있으면, 우리는 정확한 모음을 듣는다.
<그림 3> 순수모음의 세부특징. 각 타원속에서 모음이 발음되는 정확한 위치는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단어에 따라서 변한다.
판별세부특징들은 자음도 정의해준다. <그림 4> 에 나와 있는 자음들만을 고려해보기로 하자. 이 자음들은 발음될 때 공기의 흐름이 완전히 차단되기 때문에 폐쇄자음 (stop consonant) 이라고 불린다. /m/ 이나 /l/ 과 같은 비폐쇄자음의 경우는 공기의 흐름이 차단되지 않는다. 폐쇄 대 비폐쇄도 하나의 판별세부특징이다. 두개의 판별세부특징이 <그림 4>에 나와 있는 자음들을 분할해준다. 왼쪽에 있는 것들은 유성음 (voiced) 인 반면, 오른쪽에 있는 것들은 무성음 (unvoiced) 이다. 우리가 그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에서 모든 자음은 유성, 즉 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용어는 다소 부적합하다. 유성자음은 빠른 음성개시시간 (VOT) 을 수반하는 반면, 무성자음에서는 음성개시가 늦다. 손가락을 목에다 대고 '바', '다', 그리고 '가' 를 발음해보라. 이러한 유성자음에서는 진동이 즉각적으로 시작된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이제 '파', '타', 그리고 '카' 를 발음해보라. 이러한 무성자음에서는 진동이 시작되기 전에 짧은 지연시간이 있다. 분절위치란 공기의 차단이 이루어지는 위치를 지칭한다. 다시 위의 음절들을 발음해보라. 양순음의 경우에는 공기가 입술에서 차단된다. /d/ 와 /t/ 의 경우는 혀가 공기의 흐름을 치경에서 -'다' 나 '타' 를 발음할 때 여러분의 혀가 위치하는 곳에서- 차단한다. 연구개자음은 혀의 뒷부분이 연구개에 -입천장의 뒷부분에- 닿으면서 발음된다. 우리는 나머지 음소들을 정의하는 판별세부특징들도 찾아볼 수 있다. 그렇게 해보면, 영어의 모든 음소를 정의하는 데 단지 10개 정도의 판별세부특징들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Jakobson, Fant, & Halle, 1963 ; Chomsky & Halle, 1968)
<그림 4> 폐쇄자음을 기술하는 판별세부특징 시스템.
앞의 여러 章 에서 말지각에 대한 논의를 통해 우리는 말지각이 단순한 아래에서-위로의 처리과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만일 영어단어들을 말이라는 맥락에서 발췌하여 독자적으로 들려주면, 단지 절반만이 정확하게 확인될 수 있다 (Pollack & Pickett, 1964). 구어 영어는 각 단어 사이에 휴지기가 있는 일련의 분절된 단어들의 연속으로 들리지만, 실제로는 음의 끊임없는 연속이다 (Liberman, 1982). 독일어에서는 단어가 매우 길 수도 있는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형태소 사이에 휴지기가 있다. 불어는 분리된 단어들을 연결하는 규칙을 가지고 있지만, 영어에서는 모든 단어들을 연결한다. 구어 영어에서의 휴지기가 단어 사이에서 보다는 단어내에서 더 길 수도 있다. 우리는 위에서-아래로의 기대로 인해서 단어 사이에서 "상상적인" 휴지기를 듣는 것이다.
우리는 또한 그 역의 경우도 경험한다. 한 단어 속에 포함된 짧은 침묵이 음소를 듣게 만들 수도 있다 (Liberman, 1982). 폐쇄자음 (예컨대, /p/ 와 /t/)은 매우 짧은 침묵을 수반한다. 만일 짧은 침묵이 'say' 라는 단어의 /s/ 에 뒤따르면, 그 단어가 'stay' 나 'spay' 로 들린다. 잘못 듣게 되는 침묵은 단어가 발음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들 대부분은 'something' 을 'sompthing' 처럼 발음한다 (Lass, 1984). 왜냐하면 말하는 사람이 /p/ 를 삽입하지도 않았는 데도 불구하고, /m/ 후의 짧은 휴지기가 마치 /p/ 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효과는 또한 우리가 음소를 잘못 발음하게 만들기도 한다. 예컨대, 주어진 단어가 'tip' 이나 'dip' 이어야 한다고 맥락이 시사하면, 동일한 음이 /t/ 나 /d/ 로 들리게 된다 (Ganong, 1980). 서너개의 단어가 지나가야만 맥락이 사태를 명확하게 해주는 경우에서 조차도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 (Samuel, 1981). 비단어 '* eel' (여기서 * 는 모호한 말소리 비슷한 음이다)에서 '*' 이 "It was found that the * eel was on the table" 이라는 문장에서는 /m/ 으로 들린다. 만일 문장이 "It was found that the * eel was on the orange" 라면 /p/로 들린다. (첫문장에서는 * eel 을 맥락상 meal 로 듣는 것이 합당하고, 둘째 문장에서는 peel 로 듣는 것이 합리적이다. 두 문장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독자를 너무 얕보는 것이 되겠기에 생략한다.)
말의 흐름을 단어들로 분절한 후에는, 각 단어를 의미기억에서 자동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많은 단어들은 여러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bug' 는 벌레일 수도 있으며, 비밀 도청장치일 수도 있다. 이 단어를 들으면, 어느 의미가 정확한 것인지를 맥락이 확실하게 결정해주는 경우조차도 두 의미를 부호화하는 마디들이 모두 활성화된다 (Swinney, 1979). Swinney 는 피험자들에게 산문체의 문장들을 읽게 하였다. 때때로 어휘판단과제가 삽입되었다. 예컨대, 그는 피험자에게 'bug' 의 도청장치 의미를 점화하는 글을 읽게 하였다. 만일 'bug' 가 주어지고 400ms 이내게 어휘판단과제가 주어지면, 이 단어의 두 의미 모두가 점화된다. 예컨대, 'ant' 에 대한 어휘판단시간이 촉진되며 ('bug' 가 'insect' 를 활성화시키고, 'insect' 가 다시 'ant' 를 활성화시킨다), 'spy' 에 대한 어휘판단시간도 촉진된다. 400ms 이후에는 단지 'spy' 어휘판단시간만이 촉진된다. 'insect' 를 부호화하는 마디가 이때에는 억제된 것이다.
한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부분적으로 통사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기는 하지만, 한 가지 문제점은 통사가 의미론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는 데 있다. 예컨대, 영어에서 어느 동사라도 명사로 사용될 수 있다. 규칙에 따르면, 동사에 "-ing" 를 첨가하여 동명사를 만들수 있다 - 예컨대, "Reading is fun." 만일 언어를 망가뜨리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규칙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다 : 최근에 즐겨 사용되는 표현은 "This book is a good read" 이다. 거의 모든 명사가 동사로 사용될 수 있다. read 를 명사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을 보고 "they are quisling their language" 라고 말할 수 있다 (quisling 은 노르웨이 매국노의 이름이다). 적어도 군대는 동사를 명사로 그리고 명사를 동사로 만들 때 특정한 규칙을 준수한다 : "They prioritize their assaults on the fortress of language." (이 문단의 내용이 우리 한글에는 적용되지 못한다는 점을 독자들도 이해하리라 믿는다. 적절하게 상응하는 예를 찾지 못함은 전적으로 역자의 무지한 소치이다. 아무튼 영어의 예를 통해서 저자의 의도가 독자들에게 전달되었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며, 마지막 문장은 "그들은 언어라고 하는 요새를 공격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다"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다.
여러분은 비록 은유적 (metaphorical) 이기는 하지만 위의 영어문장을 이해하였다. 언어는 공격당할 수 있는 실제의 요새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은유는 언어에 맛을 돋구는 장식으로 간주된다. 언어를 곰곰히 들여다보면, 거의 모두가 은유적이라는 사실이 나타난다 (Hobbs, 1983 ; Lakoff & Johnson, 1980). 이러한 많은 은유는 공간적인 것이다. 마지막 문장을 뒤돌아보라. (이 문단에서 태명체로 쓴 부분이 공간적인 은유로 표현된 부분이다. 여기의 예들이 아니더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생각해보면, 우리가 추상적인 대상들을 대부분 공간에 유추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여러분에게 언어를 들여다볼 것을 요구하였다. 나는 여러분에게 무엇인가가 나타난다고 말하였다. 우리는 화제를 가져와서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만일 여러분이 나와 논쟁을 벌인다면, Lakoff 와 Johnson (1980) 은 우리가 말싸움을 한다고 지적할 것이다 : 여러분은 나의 주장을 공격하여 무너뜨리려고 할 수도 있다. 나는 여러분의 입장을 분쇄하고 역공격을 시도함으로써 나의 주장을 방어하려 한다. Lakoff 의 주장은 만일 우리가 모든 은유를 언어에서 제외시키면 사실상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은유적으로 보이지 않는 단어들 중에도 한때는 은유적으로 사용되던 것들이 있다 ; 이것들은 이제는 사장된 은유들이다. Asch (1958) 는 성격특질들을 기술하는 데 사용되는 모든 형용사들이 은유라고 주장한다. 이 형용사들은 현재 또는 과거에 무생물을 기술하는 데 사용되는 것들이다. "sweet" 는 사람이나 캔디를 지칭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 "aggressive" 는 밖으로 나간다는 의미의 단어로부터 파생되었다. 몇몇 전이는 반대방향으로도 진행된 것이 -성격에서부터 사물로- 틀림없다 (Martindale & Martindale, 1988). 예컨대, "sad earth" 는 밀도가 큰 단단한 흙에 대한 고어적 표현이다 ; "sad" 는 아마도 처음에는 사람을 기술하는 데 사용되었을 것이며, "heavy" 가 "sad" 의 은유이기 때문에 나중에 흙으로 전이되었을 것이다.
여러분은 고등학교 시절에 문장분해 (parsing) 즉, 문장을 구성성분들로 분할하는 것을 도와주는 훈련으로 문장의 나무그림을 그리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우리가 "The big ones are shooting ducks" 라는 문장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표현된 문장은 표층구조 (surface structure) 이다. 우리는 이것을 <그림 5> (A)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할할 수 있다. 우선 문장을 명사구와 동사구로 나눈다. 그리고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구를 다시 분할한다. 동사구는 그 자체가 동사와 또 다른 명사구로 나누어지는 것에 주목하라. 만일 오리가 총쏘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문장을 <그림 5> (B) 처럼 그리게 될 것이다.
<그림 5> 동일한 문장에 대한 대안적 나무도식들. (A) 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오리를 쏘고 있었다" 인 반면, (B) 에서는 "오리가 쏘는 행위를 한다"가 된다.
과연 이런 유형의 도식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유용한 것을 알려주는가? 구가 문장의 기본 성분이기 때문에 물론 그렇다. 말할 때 우리는 듣는 사람이 문장을 분해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하여 구 사이에서 잠시 휴지하는 경향이 있다. 만일 우리가 휴지기를 두지 않더라도, 듣는 사람은 아무튼 휴지기간이 있는 것으로 듣는다. Fodor 와 Bever (1965) 는 딸각소리가 포함된 문장을 피험자에게 들려주고 어디에서 딸각소리가 나왔었는지를 물었다. 피험자들은 실제로 딸각소리가 어디에 있었든지간에, 가장 가까운 句間 境界 에서 딸각소리를 들었다고 보고하였다. 이 사실은 우리가 문장을 들을 때 자동적으로 句 로 분할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것에 대한 다른 증거들도 있다. Jarvella (1970, 1971) 는 피험자에게 긴 산문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가 끝났을 때 기억한 것을 적도록 하였더니, 마지막 문장에 들어있는 구에 대한 기억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피험자들은 마지막 구를 80% 정도 정확하게 기억하였다. 그러나 마지막에서 세번째 있는 구는 단지 10% 만이 정확하게 기억하였다. Jarvella 의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우리가 문장을 분해하고 해석하고 나면 즉각적으로 그 구의 정확한 표현을 망각한다는 점이다.
Chomsky (1957) 는 句節構造 通辭 가 언어를 적절하게 기술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다음의 문장들을 보라 :
오리가 전화번호부를 먹었다. (The duck ate the telephone book)
전화번호부가 오리에 의해 먹혔다. (The telephone book was eaten by the duck)
의미는 동일하지만, 표층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Chomsky 의 생각은 공통되는 심층구조 (deep structure) 가 두 문장의 기저를 이룬다는 것이다. 문법은 심층구조 그리고 표층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적용되는 변형규칙 (transformation rule) 들을 기술해야 한다. 위의 예에서 심층구조는 "오리가 전화번호부를 먹는다" (Duck eats telephone book) 와 유사한 어떤 것이겠다. 첫번째 문장을 얻기 위해서는 과거시제 변형규칙이 적용된다. 두번째 문장을 얻기 위해서는 과거시제 변형규칙과 수동 변형규칙이 적용된다. 사람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문장을 이해하는가? 만일 그렇다면,ㅡ보다 많은 변형이 심층구조에 적용될수록, 그 문장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야한다. (이러한 입장을 복합성유도설 <derivational theory of complexity : DTC> 이라고 부른다. 즉, 변형이라는 조작을 측정지표로 사용하여 문장구조의 복잡성을 평가한다. 이 이론과 관련된 내용을 보려면, "조명한 <1985>. 언어심리학 : 언어와 사고의 인지심리학. 민음사" 를 참고하기 바란다.) 정말 그런가? 그렇지 않다. 이 주제에 대한 많은 실험들이 처음에는 Chomsky 의 생각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문장길이와 같은 요인들을 고려해보면, 결과는 Chomsky 의 이론에서 유도된 예언과 일치하지 않는다. Fodor, Bever, 그리고 Garrett (1974) 가 이 계열의 연구를 개관하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문장을 이해하는가? Fillmore (1968) 의 격문법 (case grammar) 은 Chomsky 의 변형문법에 비해 우수한 답을 제시한다. 추상적 명제는 행위와 여러개의 格 으로 구성되는 심층구조이다. Fillmore 의 생각은 문장이 쓰여진 것이든 말하여진 것이든 간에 추상적 명제의 표현 또는 구현이라는 것이다. 명제는 제한된 수의 격을 가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몇 가지 격들은 다음과 같다 :
행위격 : 사건을 정의하는 행위로서, 일반적으로 동사로 기술된다 (예컨대, 람보가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행위자격 : 문제의 행위를 수행하는 사람 또는 대상 (예컨대, 람보가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대상격 : 행위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사물 (예컨대, 람보가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수용자격 : 행위에 맞서거나 행위의 영향을 받는 사람이나 사물 (예컨대, 람보는 베트콩으로부터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도구격 : 행위를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사물 (예컨대, 람보는 헬리콥터로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장소격 : 행위가 일어나는 곳 (예컨대, 람보는 정글에서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시간격 : 행위가 일어나는 때 (예컨대, 람보는 1986년에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위의 예에 주어진 정보들을 다음과 같이 결합할 수 있다 : 구출하다 (람보, 전쟁포로들, 베트콩, 헬리콥터, 정글, 1986). 여기서 한 일이이란 사건의 성분들을 특정한 순서로 함께 묶은 것 뿐이다 ; 행위 (행위자, 대상, 수용자, 도구, 위치, 시간). 이 명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두 가지 예를 들어보자 : "람보는 1986년에 헬리콥터를 가지고 정글에서 베트콩으로부터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1986년에 정글에 있는 전쟁포로들이 람보에 의해서 베트콩으로부터 구출되었는데, 그는 헬리콥터를 이용하였다." 명제는 특정한 문장과 일대일의 관계를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 능동문과 수동문은 동일한 명제를 표현하는 두 가지 등가적인 방식이다 .Fillmore 의 이론에는 한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이해하기가 더 어렵다는 주장이 전혀 없다. 수동문은 능동문의 변형이 아니다. 단지 동일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문장기억에 관한 연구는 Fillmore 이론을 지지하는 상당한 증거를 제공한다. 문장을 기억할 때 우리는 Fillmore 가 기술하는 유형의 추상적 명제를 기억하는 것이다.
Wanner (1968) 는 교묘한 실험을 수행하였다. 피험자가 실험실에 나타나면 실험에 대한 지시문을 주었다. 피험자들이 시작할 준비가 되었을 때, Wanner 는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피험자들에게 지시된 과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방금 읽었던 지시문에 있던 문장들의 재인검사를 실시하였다. 검사문장에는 세가지 유형이 있었다 : (1) 원래의 것과 똑같은 문장 ; (2) 어순은 다르지만 동일한 의미를 갖는 문장 ; 그리고 (3) 어순도 다르고 의미도 변한 문장. 세 문장은 모두 동일한 단어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배열에서 차이가 있다. 피험자들은 두번째 유형의 문장을 원래의 문장과 변별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을 보였으나, 세번째 유형의 문장을 앞에서 보지 않았었음을 재인하는 데는 능숙하였다. 즉, 音語的 記憶 은 열등하였지만, 의미에 대한 기억은 우수하였다 - 사람들은 세부적 특징보다는 문장의 의미를 기억한다.
Bransford 와 Franks (1971) 는 이러한 결과를 확장시키는 실험을 수행하였다. 피험자에게 여러 가지 문장이 제시되었는데, 각 문장은 한 명제의 몇몇 요소들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몇 가지 예를 보면 다음과 같다 :
1. 람보가 베트남에 왔다.
2. 람보가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3. 전쟁포로들은 정글에 있었다.
4. 전쟁포로들은 배가 고팠다.
이러한 기본 요소들은 결합되어 2-요소 문장을 형성할 수 있다. 2-요소 문장이란 위에 나와있는 1-요소 문장 두개를 결합한 것이다 ; 예컨대, "배고픈 전쟁포로들은 정글에 있었다." 이 문장은 세번째와 네번째 예에 들어 있는 모든 정보를 결합한다. 3-요소 문장은 세개의 단순문장에 들어있는 모든 정보를 결합한다 ; 예컨대, "람보는 정글에서 배고픈 전쟁포로들을 구출하였다." 마지막으로, 4-요소 문장은 네개의 단순문장 모두를 결합한다 ; "람보는 정글에 있는 배고픈 전쟁포로들을 구출하기 위하여 베트남에 왔다." 4-요소 문장은 완전한 명제로 기술될 수 있는 것이었다. 1-요소, 2-요소, 그리고 3-요소 문장은 이 명제의 부분만을 보여준다.
이제 Bransford 와 Franks 의 실험을 보도록 하자. 피험자는 일련의 문장을 보았다. 어떤 것들은 위에서 기술한 유형의 1-요소, 2-요소, 3-요소, 또는 4-요소 문장들이었다. 모든 문장들을 보여주고 나서 5분이 지난 후에, 피험자에게는 또 다른 일련의 문장이 주어졌다. 이들의 과제는 각 문장이 앞에서 본 것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판단에 얼마나 확신하는지를 말하도록 하였다. 어떤 문장들은 실제로 제시되었던 것들이었다. 다른 문장들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보았던 문장과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들이었다. 검사문장이 보다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을수록, 그 문장을 보았었다는 확신도가 증가하였다. 피험자의 확신도 평정의 일차적 결정인은 실제로 그 문장을 보았었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문장이 담고 있는 요소의 수이었다. 예컨대, 실제로 보았던 3-요소 문장을 보았었다고 확신하는 정도보다는 보지 않았었던 4-요소 문장을 보았다고 확신하는 정도가 더 컸다.
Bransford 와 Franks 의 실험은 사람들이 입력을 Fillmore 의 격문법으로 기술할 수 있는 명제에 동화시킨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나의 명제로 결합될 수 있는 여러 개의 문장이 주어지면, 사람들은 그렇게 결합한다. 명제를 구성하기 위해 결합된 성분들은 즉각적으로 망각된다. 단지 추상적 명제만이 파지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특정한 문장보다는 말한 것의 요지를 기억한다. 만일 말하는 사람이 모든 성분들을 함께 묶어주지 않으면, 우리가 스스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Chomsky (1957) 가 제시한 "Colorless green ideas sleep furiously" 와 같은 무의미 문장을 (이 문장은 Chomsky 가 영어의 통사에는 맞지만, 의미상으로는 전혀 통하지 않는 예로 제시하였던 유명한 문장이다. 굳이 번역해 본다면, "색깔이 없는 녹색의 생각이 무시무시하게 잠을 잔다" 정도가 되겠다.) 분해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우리는 또한 때때로 비문법적인 문장들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쏜다 오리 사람" (shoot, duck, man) 은 가능성있는 해석이 단지 하나 뿐이다 -"사람이 오리를 쏜다" (The man shoots the duck). Chomsky 가 제시한 변형문법의 영향을 받은, 문장이해에 대한 하나의 접근방법이 있다 (예컨대, Frazier & Rayner, 1982). 문장을 들을 때, 우리는 통사를 우선 생각하고 나서 의미를 찾는다. 다시 말해서 통사분석기가 우선적으로 작동한다. 통사분석기가 문장의 부분들을 분해한 후에, 분해된 문장이 의미분석기에 전달된다. 이 시스템은 사실과 잘 부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의미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Schank, Goldman, Rieger, & Riesback, 1973). "The big ones are shooting ducks" 라는 예를 생각해보자. (이 예와 일대일로 대응되는 우리말 문장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두개 이상의 통사구조로 분해되고 두개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문장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친척 방문은 괴롭다" 라는 문장은 "<말하는 사람이> 친척을 방문하는 것이 괴롭다"가 될 수도 있으며, "친척이 <말하는 사람을>방문하는 것이 <말하는 사람을> 괴롭게 만든다"가 될 수도 있다.) 의미를 고려하지 않는 통사분석기는 두개의 명제를 출력으로 내놓을 수 밖에 없다 (<그림 5>를 보라). 한 명제에서 동사는 "are" 이며 ; 다른 명제에서는 동사가 "are shooting" 이다. 의미분석기는 하나를 선택하여야 하는데, 도대체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를 어떻게 결정하는가? Schank 등 (1973) 은 진행과정을 반전시킬 것을 제안한다 : 즉, 의미분석기를 앞에 놓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통사적 지식을 의미분석기에 끼워넣지 않는 한에 있어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의미분석기는 각 단어의 모든 가능한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 뭉치"를 출력하게 될 것이다. 통사분석기는 "duck" 가 명사인지 동사인지의 여부를 어떻게 알겠는가?
통사분석과 의미분석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틀림없다 (Marslen - Wilson & Tyler, 1981 ; Riesbeck, 1986). Waltz 와 Pollack (1985) 는 동시적 분석이 달성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들의 제안은 통사분석기와 의미분석기 모두에서 활성화의 확산과 외측억제를 수반한다. 두 분석기는 집중적으로 상호연계되어 있다. 둘 중의 하나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즉각적으로 다른 분석기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 Waltz 와 Pollack 의 생각은 한 단어의 각기 다른 의미는 각기 다른 마디에 의해서 부호화된다는 것이다 (<그림 6>을 보라). 이 마디들은 의미분석기에서 상호간에 억제를 가한다. 이 마디들은 또한 통사분석기에 있는 적절한 마디들을 활성화시킨다. 위에서 예로 든 문장의 몇몇 단어들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 'duck' 은 '꽥꽥거리는 새'를 의미할 수 있으며 또한 '재빨리 몸을 숙인다'를 의미하는 동사일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를 부호화하는 마디들은 상호억제를 가한다. 'shoot' 는 '총으로 쏜다'를 의미할 수 있으며, 아니면 '말을 시작한다'를 의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를 부호화하는 마디들도 상호간에 억제를 가한다. 나머지 단어들은 다의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림에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전 맥락에 근거하여 우리는 <그림 6>에 나와 있는 활성화패턴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그림 6> "The big ones are shooting ducks" 병행적 문장분해. 여기서 기존 맥락은 큰 오리가 총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실선은 흥분성을 나타내며 ; 점선은 억제성을 나타낸다. 기존 맥락이 없다면, "shooting" 은 동사로 해석될 것이다. (역자주, 원문에는 '총을 쏘다' 가 'shoot a gun' 이고 '입을 다물고' 가 'shoot off mouth' 이다.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서 '총을 쏘다'와 '입을 다물다' 마디를 상호억제의 예로 그대로 제시하였다.)
여기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문장이 하나 있다 : "The astronomer married the star". "astronomer (천문학자)" 와 천체의 사물은 "star (별)" 사이의 강력한 연합으로 인해서, 처음에는 이 문장이 이해되지 않는다. 외측억제가 구제에 나선다. "marry (결혼하다)" 를 부호화하는 마디가 "살아있다" 와 "인간"을 부호화하는 마디를 활성화시킨다. 이 마디들은 천제로서의 "star" 를 부호화하는 마디를 억제하며 영화배우로서의 "star" 를 부호화하는 마디를 활성화시킨다. (생각나는 대로 우리말에서 대응되는 예를 만들어 본다면, 그 여행자는 여권을 부르짖었다" 라든가 <해외여행에 필요한 서류로서가 아니라 여자의 권리라는 의미에서의 여권>, "그 과일장사는 사과에 인색하다" 등을 <먹는 과일이 아니라 잘못함을 인정하는 의미에서의 사과> 들 수 있겠다.) 정확히 해석이 -천문학자가 영화배우와 결혼하였다- 경쟁에서 승리한다. Waltz 와 Pollack (1985) 는 신경회로망이 처음에는 이러한 문장을 잘못 해석하지만, 활성화와 억제가 반동한 후에는 정확한 해석에 정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우리는 언어회로가 손상된 사람들로부터 언어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두 가지 유형의 주요 실어증이 있다. Broca 실어증에 걸린 사람은 통사에 문제가 있다 (Broca, 1861 ; Jakobson, 1956). 이 장애로 고생하는 환자는 전치사, 대명사, 접속사 등과 같은 기능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기능어란 명제의 격과 구절 사이의 관계를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단어들이다. Broca 실어증에 걸린 사람들은 명사를 생성하거나 이해하는 데는 거의 아무런 어려움도 보이지 않는다. 치과의사와의 시간약속에 관한 질문에 대해 이러한 환자가 보인 반응의 한 예를 보자 (Geschwind, 1979 에서 인용함) : "네 … 월요일 … 아버지와 디크 (역자주. 사람이름임) … 수요일 9시 … 10시 … 의사 … 그리고 … 이빨."." 이런 유형의 말은 "단어의 덩어리" 일 뿐이다 - 명사들은 모두 있지만, 통사가 결여되어 있다. 내용어들이 기능어와 결합된 완전한 문장을 이루지 못한다. 격을 나타내는 기능어의 대부분이 빠져있다. Broca 실어증 환자들도 의미적으로 명확한 말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사람이 오리를 쏘았다" 는 이해하지마, "오리가 사람을 쏘았다" 는 이해하지 못한다.
Wernicke (1974) 가 발견한 유형의 실어증은 Broca 실어증과는 정반대이다 ; 여기서 문제는 통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에 있다 (Jakobson, 1956). Wernicke 실어증 환자의 말은 그의 말을 주의깊게 듣지 않는 한에 있어서는 정상인 것처럼 들린다 - 즉, 통사나 억양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그가 말하는 것에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환자는 엉터리 단어나 신조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Geschwind (1979) 는 어머니가 돌아서 있는 동안 과자를 훔쳐먹는 소년의 그림을 기술하도록 요구한 환자의 예를 인용하고 있다 : "어머니는 여기 멀리서 자기를 더 나아지게 하려고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어머니가 보고 있을 때 두 소년이 다른 부분에서 보고 있어요. 어머니는 다른 시간에 일해요." Jakobson (1956) 은 단지 두개의 인위적인 명사만을 -seriat 와 feriat- 내용어로 가지고 있는 환자를 기술한다. 그의 직업을 물어보았을 때 (그는 대장장이였다), 그는 "나는 feriat 예요. Seriat 에서 일하지요" 라고 응답하였다. 의사가 "당신 모루 (anvil) 를 말하는 거예요?" 라고 응답하자, 환자는 "맞아요, seriat 요" 라고 말하였다. 이 환자가 인쇄된 글을 읽을 때, 그는 모든 단어를 "seriat" 라고 발음하였다. Wernicke 실어증 환자는 언어장애 뿐만이 아니라 사고장애도 가지고 있다. 의미분석기가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 (Zurif, Caramazza, Meyerson, & Galvin, 1974). 어느 면에서는 다행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증상이 심한 경우에 환자는 무엇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Broca 영역은 대뇌의 좌측 전두엽에 있으며, 운동영역 바로 아래에 있다 ; Wernicke 영역은 좌측 측두엽에 있으며, 일차 청각투사영역 바로 뒤에 있다. 이들의 위치가 <그림 7> 에 나와 있다. 보는 바와 같이 두 영역은 궁형 섬유속 (arcuate fasciculus) 이라고 부르는 신경섬유의 다발로 연계되어 있다. Wernicke 영역과 Broca 영역의 손상에 관한 발견에 근거하여, Wernicke (1874) 는 현재에도 널리 인정되고 있는 말이론을 제안하였다.
Wernicke 영역은 의미분석기와 말분석기를 가지고 있다. 말할 때 우리는 의미분석기로부터 의미의 집합을 선택한다. 의미는 명제의 형태로 부호화된다 - 예컨대, 말한다 (영수, 철수, 실어증, 과거). 그 당시에는 격문법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었기 때문에 Wernicke 가 바로 이러한 용어를 사용해서 표현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그의 이론을 저자가 재해석한 것이다 (Martindale, 1977). 요점은 문장의 요소들이 순서적으로 연속되는 단어들로서 배열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명제가 선택된 후에 의미가 형태소와 연합된다. Wernicke 영역으로부터 이 요소들에 관한 정보가 궁형섬유속을 따라서 Broca 영역으로 전해진다. Broca 영역은 요소들을 순서적인 연속으로 배열한다 - 예컨대, "영수는 철수에게 실어증을 말하였다." 명제가 이러한 방식으로 배열될 때, 격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된다. 과거시제는 '말한다' 대신에 '말하였다' 를 사용하여 표현된다. 대상과 수용자는 '을' 과 '에게' 라는 기능어를 첨가하여 표현된다. 마지막으로 모든 요소들이 순서적 연속으로 배열된다. 이러한 요소들을 단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 이것들은 말하여지기 전까지는 단어가 아니다. Broca 영역은 요소들에 관한 정보를 말운동영역으로 전달한다. 말운동영역이란 입, 혀, 그리고 성대를 통제하는 운동피질의 영역을 의미한다. 이 영역은 발성기관을 움직이게 하며, 요소들은 단어로 표현된다. 이러한 단어들을 들을 때, 일차적으로는 청각투사영역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다시 Wernicke 영역으로 들어가는 데, 여기서 말분석기와 의미분석기의 활동을 촉진시킨다. Broca 영역도 관여하기 때문에 통사도 동시에 해부호화될 수 있다.
<그림 7> Wernicke 영역과 Broca 영역의 위치 (N. Geschwind [1972]. Language and the Brain.)
Broca 실어증에서는 Broca 영역이 손상받지만, Wernicke 영역은 말짱하다. 의미론적으로 의미충만한 명제가 생성되고 궁형섬유속을 따라서 Broca영역으로 전달된다. 그러나 명제가 전달되었더라도, Broca 영역이 손상되었기 때문에 해부호화되어서 함께 묶일 수가 없다. Wernicke 영역은 말짱하기 때문에 환자는 아직도 몇 개의 단어들을 이해할 수는 있다. 단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정보를 청각투사영역에서부터 말분석기와 의미분석기로 전달하는 것을 수반한다. Wernicke 실어증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말하는 단어의 이해가 형편없다 : Wernicke 영역이 손상되었기 때문에, 단어에 관한 정보는 청각피질에서 의미분석기로 전달되지 못한다. 환자의 말은 의미적으로 일탈된다. Broca 영역으로 전달되는 명제는 손상된 의미분석기에 의해서 구성된 것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올바르지가 못하다. Broca 영역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들을 함께 묶이는 하지만,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쓰레기 같은 말이다.
언어가 생득적이라는 가설은 아마도 최초의 심리학 실험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검증되었다.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는 언어를 전혀 듣지 못하고 성장한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였을 때, 이집트어를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그리스어를 사용할 것인가를 알고자 원하였다. 그는 새로 태어난 아이를 그러한 방식으로 키우도록 함으로써 자신의 호기심을 만족시켰다. 아이는 결코 어느 말도 하지 못하였다. 파라오가 생각하였던 거처럼 언어가 생득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Chomsky (1986) 는 언어능력이 생득적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언어가 인간만의 독특한 능력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언어를 -특정한 하나의 언어가 아니라 어떤 언어이든지간에- 학습할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언어능력이 생득적이라고 말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Chomsky 는 모든 언어가 깊은 수준에서는 보편적 특성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모든 언어는 주어 (S), 동사(V), 그리고 목적어(O)의 자연적인 순서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영어는 SVO 언어이다. S, V, O 가 배열될 수 있는 가능한 순서는 모두 여섯 개가 있지만, 이 중에서 두 개는 -OVS와 OSV- 어떤 언어에서도 사용되지 않는다 (Greenberg, 1963). (한글은 물론 SOV 언어이다.) Chomsky 의 주장은 우리의 생득적인 언어능력이 이러한 유형의 언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모든 언어는 형용사를 수식하는 명사 바로 옆에 놓는다. 영어는 형용사를 명사 앞에 위치시키며, 불어는 뒤에 위치시킨다. (우리 한글에서는 아시다시피 명사 앞에 형용사를 위치시킨다.) "The nice man killed the mean duck" 라는 문장을 보자. 주어 (man) 를 수식하는 형용사가 목적어 (duck) 옆에 놓이거나 그 반대가 되는 언어를 가질 수도 있으나, 실제로 그러한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Anderson (1985) 은 인공적인 언어를 가지고 사람들이 그러한 언어를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유아는 모든 언어에서 사용하는 음소들을 변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Eiman, 1985). 한 언어를 배우고 난 후에는 이 능력을 상실하며,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이 능력을 재획득하기가 어렵다. 어렸을 때 아랍어를 듣지 못하였다면, 성장하여 두개의 /k/ 음을 변별하거나 생성하는 것을 배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만일 여러분이 'Mary', 'merry', 그리고 'marry'를 동일하게 발음하는 미국의 어느 고장에서 성장하였다면, 이 단어들이 전혀 다르게 발음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으로 이사갔을 때 여러분이 그 차이를 듣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의 자식을 그곳에서 키운다면, 아이들은 세 단어를 각기 다르게 듣고 발음할 것이다.
비록 아동이 언어를 학습하는 생득적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아동에게 말을 해주어야 하며,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언어를 학습할 수가 없다. 모든 문화권에서 사람들은 유아에게 특수한 방식으로 말을 한다 (Brown, 1973). 음조는 올라가고, 말은 단순화되며 느리다. 그리고 수많은 반복이 수반된다. 이러한 특수말은 왜 아동들이 애기말을 생성하게 되는지의 이유를 부분적으로나마 설명해준다 : 유아가 바로 그러한 방식으로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처음에는 유아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6개월경이 되면, 옹아리를 시작한다. 1년정도가 되면,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하면) 말소리처럼 들리는 소리를 생성한다. 유아는 처음에 모음을 생성한다 ; 최초의 자음은 거의 항상 /ㅁ/ (/m/) 과 /ㅍ/ (/p/) 음이다. 대부분의 언어에서 아동은 결국 엉성하나마 "엄마" 나 "아빠" 를 닮은 말을 하게된다-이 말은 부모에게 상당히 보상적인 단어이다. (아이가 가장 용이하게 발음할 수 있는 음은 두 입술을 붙였다 입을 벌리면서 내는 소리, 즉 양순음이다. 대부분의 언어에서 '어머니'를 부르는 애기말이 양순음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예컨대, '엄마', '마마', 등등>)
이제 부모는 유아에게 다른 단어들을 가르치려고 한다. 부모는 사물을 가리키며 이름을 말한다. 유아는 마치 개가 조건형성되는 것처럼 단어들을 신속하게 학습한다. 유아는 단어가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상당한 일반화를 보이게 된다 (Rescorla, 1980). 유아에게는 "개" 가 앞에 있는 특정한 사물을 지칭하는 것인지, 모든 개, 네발 달린 모든 것, 아니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를 알 도리가 없다. 유아는 상당히 오랫동안 과잉일반화를 계속하며, 이제 변별훈련이 필요하게 된다. 결국 유아는 모든 것을 바르게 알게 된다.
2세경이 되면, 아동은 단어들이 무선적이 아니라 의미있는 방식으로 함께 배열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학습하기 시작한다. 당연히 이것은 단지 두 단어를 함께 배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Brown, 1973). 아동의 첫번째 통사를 들여다 보는 한 가지 방법은 소수의 주축어 (pivot word 예컨대, 가다, 내꺼) 유목과 다수의 내용어 (content word 예컨대, 아빠, 멍멍이) 의 개방유목이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아동이 사용하는 문장의 의미는 명확하지가 않다 : "아빠 간다" (Daddy go) 는 "아빠가 가고 있다", "아빠가 갔다", "아빠는 갈 것이다", "아빠가 가야한다" 등등 어떤 것도 의미 할 수가 있다.
이러한 최초의 통사는 급격하게 확정되어서 아동은 곧 "Daddy go work" 와 같은 주어-동사-목적어 문장을 생성할 수 있다 (우리말에서는 물론 "아빠 학교 가" 와 같이 주어-목적어-동사의 어순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아동이 커다란 유목에 포함된 단어들에 적용되는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학습한다 - 이것이 퇴보로 이끌어가기도 한다. 영어에서 아동이 처음에 배우는 동사들은 고빈도 동사로서, 대부분이 불규칙동사이다. 아동은 과거시제를 정확하게 배운다. 나중에 배우는 동사들은 대부분이 규칙동사로서, 과거시제는 '-ed' 를 첨가하여 만들어진다. 아동은 이 규칙을 과잉일반화한다 (Ervin, 1964 ; Kuczaj, 1977). 아동은 "go" 의 과거시제가 "went" 임을 알고 있었는 데도 불구하고, 이제는 과거시제가 "goed" 라고 생각한다. (우리 한글에서는 동사 시제변화에서의 과잉일반화를 생각하기 어렵다. 오히려 조사의 사용에서 과잉일반화를 자주 볼 수 있다. 예컨대, 주격조사 "가"를 배우는 과정에서 과잉일반화가 많이 나타난다. 역자의 조카의 경우를 보면 이 아이는 주어에 무조건적으로 "가"를 붙여 사용하였다 : "울지 않을라고 하는데, 자꾸만 눈물이가 나와요.")
Rumelhart 와 McClelland (1986a) 는 아동의 과거시제 획득을 신경회로망이 용어로 모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아동은 외현적으로 명백한 규칙을 배우지 않는다. 만일 그렇다면, 과거와 과거완료를 만드는 정확한 법칙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것조차 황당한 것일 수 있다. 고빈도 불규칙동사의 과거시제를 배우는 것은 일련의 연계강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회로망이 많은 규칙동사들의 집중포화를 받게되면, 회로망도 아동들과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 퇴보하여 과거시제를 일반화 시킨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연계강도가 모든 새로운 "-ed" 과거시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조정되는 것이다. 이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연계강도가 조정된 후에, 연계강도의 조그마한 변화가 회로망으로 하여금 불규칙동사의 과거시제를 재학습하도록 만들어준다. 복수의 경우에도 동일한 과정이 일어난다. 연계강도는 엄청나게 많은 규칙명사들을 학습하여야 한다 : 입력으로 'dog' 이 들어오면, 'dogs' 를 출력한다. 그렇게 된 후에야 비로소 연계강도는 예외를 다루기 위하여 조정된다 : 입력이 'mouse' 이면, 'mice' 를 출력하고 ; 'sheep' 이면, 동일한 것을 출력한다. 연계강도는 빈도가 가장 큰 유형들을 우선 처리하도록 조정된다. 아동에 있어서 'dog' 의 복수가 'deeg' 가 되는 경우는 결코 없지만, 'mouse' 의 복수가 'mouses' 가 되는 경우는 거의 항상 일어난다.
언어는 인간에게만 있는 독특한 능력이다. 동물도 상호간에 의사소통할 수 있지만, 이들은 외떨어진 신호만을 가지고 의사소통하기 때문에 복잡한 것은어느 것도 전달할 수가 없다. 언어는 사람들이 매우 복잡한 메시지를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신호들을 함께 연결할 수 있게 해준다. 언어가 없었더라면, 문명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지식은 전달될 수 없었으며, 가능성과 아이디어들이 의사소통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언어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의미론은 단어의 의미에 관한 것이며,ㅡ통사론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하여 단어들이 결합되는 방식에 관한 것이며, 음운론은 단어들이 발음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한 언어의 문법이란, 음운론, 통사론, 그리고 의미론의 규칙을 기술한 것이다. 어떤 언어의 경우도 완벽한 문법을 구성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규칙들이 방대하고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영어문법에 관한 규칙을 문자 그대로 수백만가지를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지 소수의 규칙들만을 말로 기술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언어를 다루는 인지단위들 사이의 연계강도를 통해서 이 규칙들을 암암리에 알고 있는 것이다.
말은 그 언어를 알고 있으면 쉽게 들어서 이해할 수 있다. 말의 흐름은 어느 정도는 연속적이다. 위에서-아래로의 효과가 이 흐름을 분절된 단어들로 분할하기 때문에, 우리는 단어 사이의 휴지기가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데도 그것을 지각한다. 문장은 구절단위로 분석된다. 통사분석은 이러한 구절로부터 기저명제를 추상화하는 것이다. 의미분석과 통사분석은 동시에 진행된다. 왜냐하면 의미와 통사는 모두 맥락의존적이기 때문이다 ; 영어의 경우 명사는 동사가 될 수 있으며, 동사는 명사가 될 수도 있다. 명사와 동사는 모두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은유적으로 사용된다. Kakoff 는 만일 언어에서 모든 은유를 제거한다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언어장애는 정상적인 언어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를 밝혀준다. Broca 실어증에서는 국부적인 대뇌손상이 통사능력의 손실을 초래한다 ; Wernicke 실어증에서는 의미지식이 파괴되며, 이 환자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아동은 언어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여러 단계를 거친다. 첫째, 개별단어들을 학습한 후에 이것들의 의미를 찾게된다. 아동은 "멍멍이"가 특정한 개인지, 모든 개인지, 모든 유기체인지, 아니면 무엇인지를 알 도리가 없다. 아동은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기도 전에 통사를 발견한다. 이 발견은 아동의 신경회로망이 언어는 규칙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 이것도 처음에는 과잉일반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