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와 듣기

(Speech and hearing)

 

컴퓨터와 마음 : Philip N. Johnson-Laird 지음, 이정모. 조혜자 옮김, 민음사, 1991, Page 334~364 (원서 : The Computer and the Mind: An Introduction to Cognitive Science, Harvard Univ. Press, 1988)

 

소리의 본질

듣기의 본질

음악소리

말소리

말소리에 대한 언어학

단어들, 단어들, 단어들 ……

억양과 어조

말소리 합성 프로그램

말소리 지각을 위한 프로그램

결론

 

소리의 본질

말이건 음악이건 소음이건 간에 모든 소리는 매체, 즉 공기의 진동 때문에 일어난다. 진동하는 사물은 근접해 있는 미분자들의 압축 (그것이 바깥쪽으로 이동할 때)과 해압 (그것이 안쪽으로 이동할 때) 상태를 야기시키고, 이러한 동요는 공기를 통해 입자에서 입자로 전달된다. 압력 내의 진동들은 크기와 빈도 (얼마나 빨리 발생하는가)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소리의 크기는 진동의 크기에 의존한다 : 즉 진동이 크면 클수록 소리는 더 커진다. 그리고 소리의 높이는 진동의 빈도에 의존한다 : 즉 빈도가 빠를수록 소리의 높이는 더 높다.

시간 변화에 따라 일어나는 압력의 변화는 파장으로 그려질 수 있다 (그림 16.1 참조). 말소리이건 교향곡이건 간에 소리는 단일 압력 파장으로서, 고막을 안팎으로 움직이도록 한다. 이러한 기계적인 에너지는 결국 듣기를 야기시키는 신경충동으로 전환된다. 그것은 마치 누군가가 여러분의 손바닥에 압력과 빈도를 다양하게 변화시키면서 연필을 들었다 놓았다 할 때 손바닥에 전해지는 감각의 패턴과 유사하다. 말하는 것이나 교향곡을 듣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경험인 것 같지는 않으며, 따라서 무언가 상당히 흥미로운 현상이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소리가 <선형체계> 의 또 다른 사례라는 것이다 : 만약 공기압력에서의 개별적인 변화가 조합되면, 그것들은 가산적인 효과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인접한 세 개의 확성기에서 그림 16.2 의 (a), (b), (c) 와 같은 파장이 나온다면, 그 결과는 (d) 와 같을 것이다. 반대로 세 가지 필터 (여과기) 들을 적당한 비율로 맞추면 파장 (d) 로 입력된 것에서부터 (a), (b), (c) 의 파장이 회복될 것이다. 만약에 여러분이 세 파장을 듣게 되면 여러분은 하나의 음을 듣게 된다. 이 음의 음높이는 가장 느리게 진동하는 파장 (c) 이며, 가장 느린 진동파가 기초 주파수가 되고, 음색은 배음 (harmonics) 이라고 하는 다른 파장들에 의존한다. 배음은 연속적으로 더 빠른 진동들 몇 개로 구성된다. 그것들은 모두 기초 주파수의 정확한 배수로서, 크기는 보통 기초 주파수보다 더 작다 (그림 16.3 참조). 분리된 음들이나 소리들이 조합되면 그 결과로 복잡하고 불규칙한 단일 파장이 형성되어 나온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전축 바늘과 같은 단일 진동 대상에 의해서도 어떤 조합된 소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소리들이 분해될 수 있는 단순한 <사인 (sine)> 파는 소리굽쇠 (tuning forks)나 전자음 합성장치 (electronic synthesizsers) 에 의해 쉽게 생성된다. 소리굽쇠를 고도로 정확히 통제할 수만 있다면, 라벨 (Ravel) 의 Daphnis and Chloe 곡의 반짝이는 아름다움이나 찰리 파커 (Charlie Parker) 의 곡의 쉰 목소리의 흥분은 소리굽쇠만 흔들어대는 음악 연주가들에 의해 모두 재생될 수 있다.

듣기의 본질

인간의 귀는 복잡한 파장을 단순한 구성성분들로 분해한다. 고막의 진동은 세 개의 이소골의 움직임을 통해 와우각의 난원창으로 전달된다. 와우각은 균형감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고리관과 연결되는 내이의 일부이다 (그림 16.4 참조). 와우각 내의 림프 (salty water) 가 움직이게 되면 달팽이 모양의 와우각 중간부분을 따라 휘어져 있는 기저막에 진동을 전달한다. 듣기는 아마도 좀더 원시적인 촉각에서 발달된 것 같다. <기저막> 은 본질적으로는 여러 줄의 털이 나 있는 피부의 일부로서, 그 털들은 신경세포들에 부착되어 있다. 기저막이 위로 움직이면 털이 구부러 신경세포들에서 신경충동이 일어난다. 막이 아래로 움직일 때는 신경충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복합음의 진동 빈도수에 따라 막의 각기 다른 부위들이 진동한다. 진동 빈도수는 하나의 말단에서 다른 말단으로 질서정연하게 퍼진다. 고주파는 중이의 뼈들에서 가장 가까운 말단을 진동시킨다. 따라서 막은 여러 여과기들 (각 여과기는 좁은 범위의 주파수에 반응한다) 의 집합체로 이루어진 둑처럼 작용하며 이 여과기들은 인간이 들을 수 있는 범위를 다 포괄한다.

 

피아노에서 중간 도의 한 옥타브 아래 음은 초당 131 진동 (131 Hz) 보다 조금 낮은 주파수를 가진다. 이런 음의 고저를 매개하는 신경세포들은 진동들과 상응하여 발화하지만, 각 세포가 모든 진동에 반응하지는 않는다. 신경세포들은 초당 200 번의 충동 이상의 비율로는 발화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중간 도보다 두 옥타브 높은 초당 약 1046 의 진동 (1046 Hz) 의 빈도를 지닌 음에는 반응할 수 있는가? 그리고 각기 다른 소리의 강도에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사실상 많은 신경세포들이 기저막의 각 부위를 점검하고 있다. 어떤 신경세포도 빠른 진동의 모든 파동에 대해 항상 발화하지는 않지만, 하나의 신경세포의 발화는 소리의 진동에 상응하여 일어나게 되며, 보다 강한 진동들에 대해서는 더 빈번히 발화한다. 따라서 각 주기는 특정 세포들을 발화시키며, 그 주파 빈도수는 각기 다른 세포들이 인접 주기를 이루며 발화함으로써 유지된다. 이는 마치 일단의 군인들이 사격을 할 때는 일부 군인들은 다른 군인들이 재장전하는 시간에 발포함으로써 어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격을 하는 것과 같다. 기저막의 각기 다른 부분들에서 일어나는 신경 충동의 일제사격은 소리를 각기 다른 주파수로 분해한다.

음악소리

신경충동의 흐름은 귀에서부터 청신경을 통과해 대뇌피질에 이르게 된다. 피질의 과제는 신경충동들을 분석하고, 소리를 인식하며, 소리난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다. 반복 파장 유형의 소리는 일정한 높이의 음 (pitch) 으로 지각된다 : 음악적인 음, 말에서의 모음소리, 동물들의 의사소통 양식의 울음 등이 그것이다. 음악적인 음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주파수가 두 배가 될 때 (즉 한 옥타브 올렸을 때) 거의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인 현상은 모든 음악의 핵심이 되는 것으로, 유럽식의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와 같은 음계는 가장 낮은 음부터 가장 높은 음까지 청취 가능한 범위에서 주기적 형태로 반복된다. 이러한 주기는 한 축을 따라 돌면 한 단계가 올라가게 되는 나선형 모양의 도형으로 표상될 수 있다. 대수적인 나선형은 나선을 한 바퀴 돈 거리가 회전이 하나 올라갈 때마다 두 배가 되는 성질을 가진다. 패터슨 (R. Patterson) 은 최근에 청각 체계가 소리 파장의 주기성을 찾아내기 위해, 나선형에 대한 계산모형을 사용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고, 프로그램으로 그 이론을 모형화시켰다. 그의 기본 생각은 단순하지만 아주 흥미롭다. 그래서 이것을 컴퓨터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어떤 높이의 음에 해당하는 신경충동들은 대수적인 나선의 중심에 차례로 하나씩 들어가고, 일정한 속도로 선을 따라 움직인다. 말하자면, 어떤 시점에서 여덟 개의 충동들이 나선 속으로 보내지게 된 후에 그 충동들은 그림 16.5 에서 보여지는 위치에 있게 된다. 일단 소리 주기 내에 들어 있기만 하면, 규칙적인 충동들은 나선의 중심에서 바퀴살처럼 퍼져 나온 곧은 선들 위에 정돈될 것을 나선기하는 보장한다. 그와 같은 배치가 그림에 주어져 있다. 바퀴살들 사이의 각도는 음의 고저와는 관계없이 항상 같다. 그런 바퀴살들의 위치는 음의 높이가 증가함에 따라 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즉 소리의 높이가 원래 음의 두 배가 될 때 바퀴살 모양의 출발위치로 되돌아간다. 따라서 한 옥타브 떨어진 음들은 매우 비슷한 형태를 만들어낸다. 만약에 어떤 절차가 그 바퀴살 위치를 감시한다면,  상이한 음의 고저는 구별하겠지만 한 옥타브가 떨어진 것은 비슷하게 볼 것이다. 나선형 내의 바퀴살들은 충동의 규칙적인 흐름들 사이의 관계로 인해 일어난다. 청각체계는 음들간의 관계들을 탐지하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음악적인 음들은 어떤 식으로 조합되면 협화음이 되지만, 다른 식으로 조합되면 불협화음을 만든다. 각각의 음은 네 개의 특징적인 바퀴살 모양을 만들며, 그 패턴의 방향은 음높이에 의존한다. 만약에 여러분이 피아노에서 중간 도를 세 음 위인 미와 함께 연주한다면, 그것은 협화음을 만든다. 그 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두 패턴은 하나의 바퀴살에 공통적으로 놓이며, 이러한 일치는 다른 협화음 쌍들에서도 일어난다. 불협화음 쌍들 (예를 들어 중간 도와 그것 바로 아래 음인 시와 같은 두 개의 인접 음들) 은 같은 바퀴살에 놓이는 모양을 이루지 않는다. 협화음이 청각적인 기초에 의존하는 한에서는, 바퀴살 패턴의 일치 여부에 의존할 수 있다. 각 문화는 협화음을 찾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협화음을 판단하는 데에는 경험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악기로 연주되는 음은 기본음 (조음) 하나와 많은 배음 (harmonics) 을 가진다. 그러나 여러분이 지각하는 것은 각각의 분리된 주파수가 아니라, 하나의 단일한 음으로 보통 독특한 음색을 지닌 기본음인 것이다. 음색은 배음과 그것들의 강도에 달려 있다. 그림 16.6 은 피아노의 음과 클라리넷 음이 만들어내는 각기 다른 배음들을 보여준다. 음색은 또한 한 음의 시작과 더불어 순간적으로 (몇 분의 일 초 내에)  다양한 배음들이 나타나는 속도에 의해 영향받는다. 즉 한 음의 시작을 듣지 않고는 무슨 악기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과연 이런 변화가 심적으로 어떻게 표상되는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말소리

인간의 목소리는 복잡한 악기와 같다. 폐에서 방출된 공기는 후두의 성대를 진동시킨다. 만약 여러분이 결후 (Adam's Apple) 에 손가락을 대고 <아아> 소리를 내면 진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똑같은 소리를 조그맣게 낸다면, 어떤 진동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이때 공기는 열린 후두와 성대를 통해 지나가면서, 스쳐 지나가는 거친 소리를 만든다. 일단 공기가 두 방법 중 어느 한 방법에 의해 움직이게 되면 성대는 여러 방식으로 그것을 수정할 수 있다.

수정의 형태 중 하나는 <공명 (resonance)> 이다. 여러분은 이 현상을 목욕탕 속에서 노래할 때 경험할 수 있다. 여러분이 다양한 음으로 노래한다면 여러분은 그 소리들 중 어떤 것의 크기는 욕실의 음향에 의해 더 커지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런 증폭은 어떤 높이의 음에서만 발생한다. 즉 최대 압력들간의 거리인 파장이 욕실의 길이와 꼭 맞을 때, 그것들은 강화되는 것이다. 공명은 또한 병에 용액을 채워넣고 있을 때 들을 수 있다. 즉 병에 용액이 채워져 올라감에 따라 공기의 양이 줄어들면서 공명하는 음의 높이가 올라간다. 후두는 그림 16.7 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하나의 기본 배음과 여러 배음들로 구성된 파장을 산출한다. 성대의 모양은 어떤 배음들에 대해서는 공명이 일어나도록 하고 다른 배음의 소리는 약화시킨다. 혀와 입술, 부드러운 입천장을 움직임으로써, 아니면 코의 통로를 열어줌으로써, 여러분은 성대의 모양을 변화시키고, 특정한 인접 배음들을 공명하도록 변화시킨다. 이러한 공명 주파수의 집합을 <포먼트 (formant)> 라고 한다. 그것들의 형태는 가장 낮은 주파수에서 가장 높은 주파수까지의 각 주파수 띠에 있는 에너지 양을 사진으로 나타내 주는 분광 사진기 (spectrograph) 에 의해 드러날 수 있다 (그림 16.8 참조). 하나의 모음 (예 : <ee>) 을 다른 모음 (예 : <oo>) 과 구별하는 것은 혀의 위치에 의해 주로 생성되는 포먼트 형태 때문이다. 그림 16.8은 영국식 영어의 표준 발성에서 여러 모음들에 대한 전형적인 포먼트를 보여준다. 포먼트의 주파수는 후두 진동의 기본 주파수의 높이와는 상관없이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남아 있다. 이런 안정성 때문에 여러분이 <ee> 를 소리낼 때 높은 소리로 하건 낮은 소리로 하건 동일한 모음을 말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음의 기본 높이는 변화하지만 포먼트의 패턴은 변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어들은 방언처럼 모음 소리에서 차이가 난다. 불어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영국 사람은 <rue>의 모음을 발음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 영어 모음을 발음하기 위해 만드는 혀와 입술 모양과는 다른 모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음들은 공기의 흐름을 방해함으로써 만들어진다. <b> 와 <p> 같은 자음은 두 입술을 합침으로써 만들어지고, <t> 와 <d> 는 혀끝을 치아 뒤로 올려놓아 공기 흐름을 압력이 올라갈 때까지 막았다가 폭발적으로 방출하게 함으로써 만들어진다. <ss> 와 같은 자음들은 진동을 막기 위해 공기의 흐름을 제한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이러한 방해 후에 수축은 후두의 진동을 수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대비는 <zz> 와 <ss> 을 사이에서 보여진다 (<zz> 를 속삭여 보라 !).

 

쓰기는 한 글자씩 연속적으로 쓰지만, 이전 장에서 말했듯이, 말하기는 한 소리 다음에 다음 소리가 나오는 식의 단순 배열이 아니다. 이 사실은 리버만 (Alvin Liberman) 과 그의 동료들이 뉴헤이븐의 해스킨스 (Haskins) 연구소에서 관찰했던 것이다. 그들이 보여준 것은 음성 장치가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적으로 수행하는 것이었다. 거울을 들여다보고 <di> 소리를 낼 때의 입술 위치와 <du> 소리를 낼 때의 입술 위치를 비교해 보자. 여러분은 첫 자음을 소리내는 동안에도 입술이 후속 모음에 적합한 위치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두 경우에서 여러분은 동일한 자음을 듣겠지만, 그것의 포먼트 패턴은 그림 16.10 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아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 중에는 어떤 이상한 측면들이 있다. 여러분은 그림에서 <di> 음과 <du> 음의 포먼트에서 나타나는 음 높이의 변화를 듣지는 못한다. 여러분은 새 우는 소리나 활주 소리 같은 것을 듣기를 기대할 수가 있고, 단일 포먼트가 따로 따로 소리난다면 그러한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물론 여러분이 듣는 것은 <di> 나 <du> 소리이다. 만약에 여러분이 녹음 테이프에 첫 자음 <d> 만을 남기기 위해 이들 소리 중 뒷부분을 잘라내려 한다면, 그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여러분이 잘라내는 만큼 모음의 길이는 더 짧아지겠지만, 여러분이 들을 수 있는 한 <d> 가 아니라 여전히  <di>와 <du>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말소리는 줄에 꿰어 있는 구슬처럼 하나씩 뒤따라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트랙에서 달리고 있는 기차들처럼 각 소리들이 병행되어 진행된다. 음성기관은 한 발음을 하면서 동시에 다른 발음들을 하기 때문이다 (그림 16.11 참조). 이러한 공조음 (co - articulations) 현상이 말을 할 때 초당 25개 이상의 소리사 산출되는 빠르기를 가능하게 한다. 이 속도는 서로 다른 소리들의 한 배열을 만들거나 파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며, 모르스 부호가 인간에게 전달되거나 수용될 수 있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른 것이다. 따라서 당연한 결과로서, 말소리에 대한 단서는 맥락에 의존하게 되며, 특정 포먼트와 같은 특징은 여러 개의 다른 말소리들에 대한 정보를 동시에 지니고 있을 수 있다. 단서들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통합이 일어난다는 것은 매커크 (Henry Mcgurk) 와 맥도널드 (J. MacDonald) 에 의해 고안된 예시에서 입증되었다. 여러분이 어떤 사람이 <가> 라고 발음하는 것을 영화로 보고 있는데 스피커에서 <바> 소리가 난다면, 여러분은 <다> 소리를 듣게 된다. 시각 단서와 청각 단서들이 절충하여 하나의 단일 지각으로 통합되고, 여러분은 그 모순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지각장치는 소리 파장 자체나 그것을 발음할 때의 발성기관의 움직임과 관련된 것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할 때의 보다 추상적인 범주들에 해당하는 것들을 의식하도록 만든다. 이 견해를 분명히 하기 위해 다음에서는 음성학 (phonology), 즉 말소리에 대한 언어이론을 보도록 한다.

 

말소리에 대한 언어학

여러분은 <p> 소리를 두 가지로 구별할 수 있다. 하나는 공기를 상당히 많이 불어낼 때 만들어지고, 다른 하나는 그렇지 않다. 여러분이 손을 입에 갖다 대고 , <pit> 이라고 말하면, 공기가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spit> 이라고 말한다면 공기는 훨씬 덜 느껴질 것이다. 영어에서는 그러한 <P> 소리들 중 어느 것을 내는가는 아무런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 여러분은 <spit> 을 기음을 사용해서 발음할 수도 있지만, 음성학자 외에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언어들에는 그 차이가 문제가 되어, 여러분이 <P> 발음을 잘못하면 다른 언어를 말하는 것이 된다.

어떤 언어도 인간이 낼 수 있는 소리들 중 일부만을 사용할 뿐이며, 언어는 물리적으로 다른 소리들을 같은 소리 범주의 사례들로 다룬다. 사실상 동일한 화자가 동일 모음의 소리를 두 개 말할 때에도 그 소리는 똑같지 않다. 한 언어체계 내에서 소리의 유의미한 범주들은 <음소> 로 알려져 있고, 그것들은 발음되는 방식에서의 대비에 의해 결정된다. 이 입장은 구조주의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제 1 장 참조). 모음들은 혀의 가장 높은 점의 위치와 혀가 입천장을 막는 정도, 소리의 길이에 의해 구별될 수 있다. 한편 자음은 공기 흐름의 차단을 일으키는 성대의 부분과, 그 차단이 일어나는 방식에 따라 구별될 수 있다.

언어학자인 홀 (Morris Halle) 은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언어에 대한 무의식적 표상은 그러한 발음 특징들에 민감해야만 한다는 주장을 하였다. 예를 들어 다음 명사들의 복수가 (발음상) 무엇인지를 고려해 보자 :

첫줄에 있는 명사들의 복수는 <ez> 를 첨가함으로써 형성된다. 즉 <bus>의 복수는 <busez> 로 발음된다. 두 번째 줄의 명사들의 복수는 단순 <ss> 소리의 첨가로 형성되어, 예를 들어 <lip>의 복수는 <lipss> 로 발음된다. 세 번째 줄은 <z> 소리를 첨가하여 복수를 만듦으로써, <cab> 의 복수는 <cabz> 로 발음된다.

여러분은 가상의 영어 단어인 <platch>, <snorp>, <brell> 의 복수는 어떻게 발음하겠는가? 여러분이 고의로 반대 마음을 먹지 않는다면, <platchez>, <snorpss>, <brellz> 라고 발음할 것이다. 영어에는 그와 같은 단어는 없으므로 홀의 지적대로 사람들을 이러한 복수형을 만들기 위해 무의식적인 원리들을 사용해야만 한다. 여러분은 단어의 마지막 음소에 대한 규칙을 따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s, sh, z, ah, ch, dge 의 소리로 끝나는 단수 명사에 대해서는 ez 를 첨가하여 복수형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규칙들은 복잡하며 사후설명적이다. 따라서 홀은 발음 특징들과 관련하여 보다 단순하고 원칙적인 규칙들은 공식화했다 :

<Bach> 의 복수는 무엇인가? 상상컨대 대부분의 영어 사용자들은 <ss> 소리를 사용해 <Bachs> 라고 답할 것이다. <ch> 소리는 영어에는 없는 음으로 혓바닥으로 만들어지는 날카로운 치찰음이 아니고, 그것은 홀의 규칙 중 두 번째 경우에 맞기 때문에 복수는 <Bachs> 가 된다.

단어들, 단어들, 단어들 ……

여러분이 친숙한 언어를 들을 때는 소리 (sounds) 를 듣기보다는 단어를 듣는다. 여러분이 어떻게 단어를 파악하는가는 수수께끼이다. 음소들을 파악하는 문제는 한 개인의 매일의 변덕스러운 발음과 말하는 사람마다의 차이 때문에 더 곤란해지는 것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분광사진이 보여주듯이 말하는 사람들은 각 단어마다 간격을 띄어 말하는 식으로 경계를 짓지 않으며, 따라서 때로는 어디에서 한 단어가 끝나고 새 단어가 시작되는지의 단서가 명확지 않다. 그러면 청자는 어떻게 말소리를 각각의 단어들로 분리하는가?

이에 대한 하나의 가설은 음절 (syllables) 의 강세 패턴에 의해 주도된다는 것이다. 영어에서 음절들은 강세가 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melted> 라는 단어는 첫음절의 모음에 강세를 주고 발음을 충분히 하지만 두 번째 음절의 모음은 짧고 약하게 발음한다. 강세가 주어진 음절들은 강세가 없는 음절보다 더 파악하기 쉽기 때문에, 커틀러 (Anne Cutler) 와 노리스 (Danis Norris) 는 강세된 모음을 갖는 음절이 단어의 시작으로 취급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들은 이 가설을 실험하기 위하여, 청자들에게 <larmage, meltive, bozzen, abnidge ……> 와 같이 두 음절로 된 항목들을 들려주고, 첫음절이 한 단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빨리 반응하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meltive 는 <mel> 과 <tive> 의 두 음절을 가지며, 각각 하나의 강세모음을 갖는다. 만약 강세음절들이 잠정적인 단어의 시작으로 지각된다면, 청자는 <melted>를 두 음절 (mel 과 tive) 로 나누어야 하고, 따라서 이 두 음절에 숨겨진 단어인 <melt> 를 탐지하는 데는 시간이 더 오래 걸여야 할 것이다. 한편 <meltesh> 에서 melt 를 파악하는 것은 더 빨라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두 번째 음절인 <tesh> 는 강세되지 않으며 따라서 잠정적인 한 단어의 시작으로 지각되지 않으므로 나누어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들은 이러한 예언을 입증하였다.

사람들은 매우 빨리 단어를 파악하고 들은 것을 이해한다. 마슬린 윌슨 (Willam Marslen - Wilson) 과 타일러 (Lorraine Tyler), 그리고 그 동료들은 이러한 현상을 훌륭하게 예시해 보였다. 개별 피험자들은 어떤 화자의 말을 녹음한 것을 듣고 따라하게 했을 때 한 음절 정도 지체하여 (약 1/4 초) 동일 단어를 따라 말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무엇을 들었는지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들의 오류는 거의 항상 맥락과 관련하여 일어났으며, 실험자가 녹음에 일부러 오류를 삽입시켰을 때는 자동적으로 그것들을 수정하였다.

청자는 단어를 끝까지 듣기도 전에 단어를 파악할 수 있었다. 타일러는 이러한 능력은 그로스장 (Francois Grosjean) 이 고안한 기법을 사용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 기법은 한 단어를 점진적으로 더 큰 분절들로 제시하였을 때 청자가 이를 듣고, 각 분절이 제시될 때 그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해 가능한 문장 맥락에서 청자는 단어를 반도 듣기 전에, 즉 첫음절 이후에 그 단어를 성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동일한 음절로 시작하는 단어가 30여 개가 되었기 때문에, 맥락은 파악과정을 돕는 것이 분명했다. 의미가 통하지 않거나 비문법적인 맥락은 파악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더 요구되었다.

단어 재인에 대한 이론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것은 모턴 (John Morton) 이 형성한 것이다. 그는 각 단어는 낱개의 심성 처리기, 또는 <로고젠 (logogen)> 으로 표상된다고 제안하였다. 로고젠은 그 단어의 발생에 대한 긍정적인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다. 로고젠에는 듣기와 읽기 각각에 대한 분리된 체계가 있다. 수집된 증거가 특정 로고젠을 역치 이상으로 올려 놓으면 그 로고젠은 발화되고, 그것이 표상하는 단어는 재인된다. 로고젠은 감각 입력자극에서부터는 상향적으로, 그리고 맥락에서부터는 하향적으로 증거를 모은다.

마슬린 윌슨과 그 동료들은 그 이론의 개정판을 제안하였다. 한 단어의 시작에서부터 정보는 (예컨대 발음 특징들은) 체계 속으로 들어오면서, 단어의 시작과 부합되는 단어들을 표상하는 처리기들을 활성화시킨다. 이때 보다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를 선호하는 편향이 있기는 하지만, 부합이 잘될수록 활성화의 정도는 더 커진다. 그 단어에 대한 다음 정보가 도달하면서 초기에 활성화되었던 <후보표상 처리기들 (코호르 ; cohort)> 중 더 이상 그 단어로 부합되지 않는 것들의 활성화응 감소된다. 비부합이 특정 크기에 이르게 되면 처리기들은 스스로 스위치가 꺼지며 그 후보표상 처리기들에서 사라진다. 따라서 모턴의 로고젠과는 달리, 코호트 이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어떤 단어의 발생 가능성에 어긋나는 증거의 수이다. 상당히 활성화된 처리기가 하나만 남게 되면 바로 단어는 재인된다. 그러나 단어가 놓여 있는 맥락은 그러한 재인을 빠르게 할 수도 있다. 맥락은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맥락은 후보표상 처리기들에 후보들을 도입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제거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맥락은 활성화된 단어들 중에서 발화의 의미 및 통사와 부합되는 한 항목을 선택할 수 있고, 그렇게 하여 말의 재인이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코호트 이론은 한 단어의 발음 특징들의 표상이 심적 어휘집 (mental lexicon) 내의 단어들의 유사한 표상과 비교된다고 가정한다. 아마도 특징들의 묶음은 처음에는 음소들로서 파악될 것이다. 이러한 표상 수준은 여러분이 어떻게 사투리를 들을 때 표준말과 다른 모음의 소리들에 빨리 적응하여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지를 설명해 줄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남아프리카 액센트로 <I lift the book on my disk> 라고 말할 때, 여러분은 모음을 파악하기 위해 요구되는 특징묶음을 조절하여 그 말이 <I left the book on my desk> 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만약에 단어들이 끝까지 들리기도 전에 재인될 수 있다면, 왜 단어의 끝부분은 언어에서 점차 퇴화되거나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예측 가능한 끝부분은 잡음의 효과를 막아, 다음에 나와는 단어의 시작을 쉽게 발견하도록 하는 것 같다. 만약에 코호트 이론이 맞다면, 잡음이 있는 전화선에서의 말소리 지각은, 이론적인 재인 지점을 넘어서서 잡음이 일어날 때보다 잡음이 단어의 시작을 지울 때가 훨씬 더 어려운 것이다. 그렇지만 강세된 음절이 단어들의 시작 후보로 가능하다면 <enrage> 에서처럼 단어의 시작에 있는 비강세 음절 (en) 이 잡음에 의해 가려질 때는 강세 음절 (rage) 이 가려질 때보다 혼동이 덜 일어나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것을 밝히기 위한 실험은 아직 수행되지 않았다.

억양과 어조

로스틴 (Leo Rosten) 은 스탈린이 트로츠키에게서 온 전보를 받고 그것을 모여 있는 군중에게 읽어주고 있는 이야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 <당신은 맞았고, 나는 틀렸었어. 당신이 진정한 레닌의 계승자야. 내가 사과해야겠어. 트로츠키로부터.>

한 유대인 재단사가 군중 틈에서 나오면서 말한다 : <스탈린 동지, 그런 메시지를 당신은 올바른 감정을 넣지 않고 읽고 계십니다 !>

그리고 그 재단사는 바로 이렇게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 <당신은 맞았고, 나는 틀렸었어? 당신이 진정한 레닌의 계승자야? 내가 사과해야 겠어 ? ? ? ! !>

사실 화자의 목소리 어조는 중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어조는 말을 독단적으로 여겨지게 할 수도 있고, 질문하는 것같이, 또는 빈정대듯이, 지루해 하듯이, 기분 좋게, 화난 듯이, 태도가 나쁘게 또는 노골적인 야유로 만들 수가 있다. 그러한 효과는 리듬이나 억양과 같은 발성의 운율과, 쉬거나 허스키 또는 삐걱대는 소리와 같은 목소리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

운율의 중요 기능은 특정 단어들을 강조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여러분에게 <그건 핑크 넥타이인가요? (Is that a pink tie ?)> 라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아니오, 그건 빨강 넥타이예요 (No, it's a RED tie)> 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대신에 <그건 빨강 손수건인가요? (Is that a red handkerchief ?)>라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아니오, 그건 빨강 넥타이예요 (No, it's a red TIE)> 라고 답할 것이다.

할러데이 (Michael Halliday) 와 그 외의 언어학자들이 지적했듯이, 강세는 여러분의 발화 내에 포함되어 있는 세 정보에 주의를 끌게 만들며, 질문에서 가정했던 정보와 대조시킨다. 강세는 또한 한 단어를 더 쉽게 지각하도록 만든다. 커틀러와 그녀의 동료들을 청자들이 <d> 와 같은 음소로 시작하는 어떤 단어를 탐지해야 했을 때 그러한 단어에 강세가 주어지면 더 빨리 반응함을 입증하였다. 또한 그 문장의 운율이 그 단어에 강세가 주어질 것임을 시사하면 실제로는 강세가 주어지지 않았다 할지라도 반응이 빨랐다.

많은 사람들은 강세가 한 단어를 크게 말함으로써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은 어느 정도 맞기는 하지만 보다 중요한 다른 단서들을 간과하는 것이다. 강세에 대한 단순하고 직접적인 단서는 없지만, 강세는 종종 맥락에 비해 기본음의 음높이를 올리거나 (아니면 낮추거나), 아니면 음절을 길게 끌어 발음하는 것에 의존한다.

의미를 나타내는 억양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목소리의 기본 높이를 올리거나 내리거나, 아니면 높였다가 즉시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억양을 사용하는 것은 언어마다 다르다. 영어에서 <창문을 열 수 있어요? (Can you open the window ?)> 라는 문장은 <네>, <아니오> 답변을 요하는 물음으로도 사용되지만, 창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을 할 때에도 사용될 수 있다. 발화의 끝을 올려 발음하는 것은 물음을 신호한다. 끝을 내려 발음하는 것은 종종 약간 단호한 요구를 신호한다. 그러나 모든 언어가 이러한 관례를 따르는 것은 아니다.

억양은 의사소통의 분리되고 독립적인 통로인가? 리버만 (Mark Liberman) 과 색 (Ivan Sag) 과 같은 언어학자들은 그럴지도 모른다고 제안하였다.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듣는다고 해보자 :

그리고서 답변을 들을 때 문이 쾅 닫혀,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음의 윤곽만을 들었다고 하자 :

여러분은 이 반응이 화가 나서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리버만과 색은 커주 (kazoo) 피리로 동일한 음의 윤곽을 연주함으로써 그것을 증명하였다. 불행히도 각각의 억양의 윤곽에 대한 고정된 해석은 없다. 커틀러와 이자드 (Sreve Isard) 가 관찰한 것처럼 위에서 보여준 윤곽은 화가 난 개인의 다음과 같은 요구를 할 때도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

이와 같이 동일한 음의 고저 윤곽이 주장을 할 때도 사용되고, 요구를 할 때도 사용될 수 있다.

말하기는 단어들을 <멜로디> 에 맞추면 되지만, 발화의 해석은 단순히 하나의 의미를 다른 의미에 첨가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셰러 (Klaus Scherer) 와 그 동료들이 입증했던 것처럼 억양 윤곽의 효과는 발화내용에 의존적이다. <창문을 열 수 있어요 ? (Can you open the window ?)> 라는 말을 끝의 음을 내려 발음한다면, 그 발화는 이것을 의문형의 모양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는 청자들에 의해서만 성마른 명령으로 해석될 것이다. <어젯밤 내가 본 너와 함께 있던 여자는 누구였지 ? (Who was that lady I saw you with last night ?)> 와 같이 <예>, <아니오>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영어의 의문문은 보통 끝을 내린다. 이와 같이 동일한 억양이 어떤 문장에서는 정중함을 나타내지만 다른 문장에서는 단호함을 나타낸다. 그러나 화자의 정서적인 상태는 분리된 의사소통의 통로로서 말과는 별도의 층을 이루는 것 같다. 정서적 상태는 목소리의 질에 의해 전달된다. 셰러와 그녀의 동료들이 발견했던 것은 말소리를 테이프로 녹음한 것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서 아무렇게나 다시 이었을 때라도 (즉 원래의 억양 윤곽을 파괴시키는 조작을 하였을 때) 정서적인 단서는 파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지과학자들은 말소리 산출과 지각, 단어 재인, 각기 다른 목소리 어조의 기능과 실행에 대해 많은 것을 발견해 왔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까지 어떻게 말소리가 산출되고 지각되는지에 대해 완전한 이론을 구성할 수 없었다. 연구가 진보되었는가를 검증하는 한 방법은 말하는 능력과 듣는 능력을 어떻게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수행시킬 수 있는가를 검토하는 것이다.

말소리 합성 프로그램

로봇이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면, 로봇은 세계에 대한 모델이나, 자신의 내적 환경을 단어로 대응시킬 수 있어야 하며, 그리고서 그것들을 말소리로 변형시켜야 한다. 단어들은 사전에 나오는 발음부호와 같이 실제 소리로 전환될 수 있는 분명한 음운부호로 표상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소리는 어떻게 산출되어야 하는가?

1779 년에 크라첸슈타인 (Christian Kratzenstein) 은 단순 모음들을 산출하는 공명 장치를 만들었다. 20 년 후 켐펠렌 (Wolfgang von Kempelen) 은 몇 가지 자음과 모음을 생성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었다. 벨 (Alexander Graham Bell) 을 포함하여 그 후속 연구자들은 더 나은 기계들을 만들었다. 물론 축음기가 소리를 재생할 수는 있지만, 레코드 판이 완전한 소리 파장, 즉 막대한 양의 정보를 부호화한다. 말소리를 전기적으로 합성했던 첫 번째 방법은 1930 년대의 보더 (Voder) 체계로서, 주기적인 진동 (후두의 진동과 유사) 과 무선적인 소음 (공기 유동과 유사) 이 생성되고, 성대의 공명처럼 작용하는 여러 여과기들이 사용되었다. 그 기계가 실제 말소리와 같은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숙련된 조작자가 있어야 했다. 1950 년대 초반에는 분광사진이나 다른 유사한 표상들로부터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기구들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두 방식들, 즉 성대에 대한 모형화나 말소리 파장의 모사는 모두 말소리 합성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사용된다.

성대의 물리적인 현상에 기초를 둔 프로그램은 성대가 소리를 만드는 방식을 모사하기 위해 해부학적, 생리적 자료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b> 음에 대한 지시는, 후두가 진동하고, 입술은 공기압력을 만들기 위해 닫혀진 다음 갑자기 열린다고 명시한다. 이러한 방법의 이점은 말소리의 공조음현상 (co - articulations) 이 자동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마이크로빔 X - 레이와 같은 현대의 음성 녹음기법들조차도 인간의 발성기관의 모든 다양한 부분등이 어떻게 모양변화를 일으키는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많은 모양들에 대해서는 그것들이 어떤 청각적인 결과를 일으키는지 아직까지 예측할 수가 없으며, 따라서 이러한 방법은 앞으로 보다 좋은 말소리를 통합적으로 산출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성대를 직접 모델화하는 대신, 다른 방법들이 후두 진동과 거친 소음에 대응하는 신호들을 생성하고 , 그리고서 성대와 같이 작용하는 계산적으로 구현화시킨 일련의 여과기들을 통해서 그 신호들을 통과시키든가, 아니면 포먼트를 합성하는 적은 수의 병렬 회로들로 그 신호들을 들여보낸다. 화자에 의해 생성되는 실제 포먼트의 분석에 기초해서 필요한 공명을 명시하는 체계 (벨 전화 연구소의 플라나건 (James Flanagan) 이 주도한 기법) 와, 말하기 (speech) 이론에 기초한 규칙들로부터 포먼트를 계산하는 체계 간에 주요한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규칙 의존적 합성방법은 아직은 자연스런 재합성방법에 견줄 수는 없지만, 컴퓨터가 사람의 말 산출을 모형화하려면 그 방법들이 필요하다. 이 방법은 어떤 발화를 만드는 단어들 내의 음소들의 녹음을 입력으로 취하고, 그리고서 프로그램은 문장 전체의 가능할 수 있는 강세와 분절을 구성해 내는 시도를 하며, 문장 내 단어들의 개별 음소들에 대해 음의 높이와 음의 지속 기간을 할당한다. 이러한 일련의 기호들은 합성절차로 보내지게 된다. 그것은 포먼트의 주파수 표에 따를 수도 있고, 벨 연구소의 래비너 (Lawrence Rabiner) 와 첼튼햄의 Joint Speech Research Unit 에 있는 홈스 (John Holmes) 와 그 동료들에 의해 고안된 프로그램에서처럼 하나의 음소에서 다음 음소로의 변화를 계산할 수도 있다. 아니면 그러한 기호들은 MIT 의 앨런 (Jonathan Allen) 이 고안한 프로그램에서처럼, 성대 모델을 제어할 수도 있다.

다른 극단적인 방법으로, 프로그래머는 성대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고, 말소리 파장에 대해 저장된 표본들을 연결하여 말소리의 파장형태를 모사할 수 있다. 이러한 기법은 옛 방법에 대한 개선안이지만, 이는 비실제적인 것으로서, 별도의 단어들을 녹음하고, 그것들을 요구되는 순서대로 재생한다는 착상이다. 그런 식의 발화는 아주 자연스럽지 못하게 들리며, 개별 단어들은 발화 속에서 인식되기 어렵다. 영국 전화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던 <말하는 시계> 는 예외적인 것으로서, 시간과 분, 초가 별도의 유리 디스크에 녹음되었고, 그 디스크는 시계와 동일한 속도로 회전하였다. 오늘날의 컴퓨터는 파장들을 계수형 표본으로 저장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그 방법 중 하나는 말소리를 시각 분석의 개시 단계와 비슷하게 다루는 것이다 (제 4 장 참조). 즉 말소리는 청취 가능한 주파수를 담당할 수 있는 일련의 여과기들을 통과하게 되는데, 각 시간 단위내의 영점 교차 갯수가 각각의 여과기의 출력으로서 계산된다. 이 절차는 파장을 컴퓨터의 기억 내에 저장하기에 경제적인 전기진동의 흐름들로 전환된다. 음소들에 대한 이러한 종류의 표상은 (부호는) 소리를 합성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물론 만약에 말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되게 하려면, 한 음소와 다른 음소의 공조음에 대한 정보도 역시 저장되어야만 한다. 불행히도 이 기법은 강세나 억양 등의 정보를 무시한다.

최근의 인기있는 기법은 절충적인 것이다. 그것은 발성기관의 움직임의 모사나, 실제 파장 재생에 기초하지 않고, 말소리 산출에 대한 추상적인 모델에 기초한다. 만약에 말소리의 공기압력이 초당 만 번씩 매번 측정되면, 다음 측정 때의 값은 예언이 가능하다. 그 예언은 성대의 여과 효과를 파악하기 위하여 바로 이전 12 번의 공기압력 측정치의 값의 비중에 기초한다. 비중을 주는 것은 비교적 느리게 모양이 변화하는 성대의 여과효과를 알아내기 위해서이다. 예언은 또한 현재의 말소리에 대한 에너지 원을 설명해야만 한다 ─ 그것이 (후두가 떨릴 때) 일련의 기초 주파수의 충동인지, 아니면 (후두가 열릴 때의) 무선적인 잡음인지를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기법은 <선형 예언> 으로 알려져 있고, 1970 년대 초기에 에이털 (B. Atal) 에 의해 처음으로 말소리에 적용되었다. 이것은 발화들이 서로 다른 억양 윤곽으로 재합성될 수 있도록 한다. 즉 음의 기본 높이가 각기 다른 값으로 설정된다. 처음 나온 합성장치들 중 하나로, 하나의 마이크로 칩으로 만들어져 판매되었던 <말하며 철자 바로하기 (Speech - n - Spell)> 장난감과 같은 것은 선형 예언법을 사용한 것이다.

요약건대 로봇에게 어느 정도의 말하는 능력을 갖추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방법들은 상업적인 것으로서, 마이크로 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이크로 칩을 사용한 말소리는 단조롭고 자연스럽지 않게 들릴 수도 있다. 말소리는 이해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배경에 소음이 있을 때 그러하다. 인간이 말소리를 만드는 방식은 아직까지 완전히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말소리 지각을 위한 프로그램

말소리 지각을 위한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컴퓨터가 말을 하는 화자와 시초 훈련단계를 갖는 것을 요구하며,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은 단어들 사이를 쉬어가며 말해지는 제한된 단어들만을 파악할 수 있다. 화자는 개에게 지시를 내리는 개 주인처럼 기계에게 지시해야 하지만, 기계가 어떤 단어를 파악하는 데 실패하여서, 화자가 아주 주의깊게 말하거나 아기에게 말하듯 반응한다면, 그 기계의 수행은 형편없이 나빠진다. 프로그램들은 훈련단계 동안 말해진 단어들 각각에 대한 별개의 <형판 (template)> 을 만듦으로써 작용한다. 형판을 구성하는 방식에는 여러 방법들이 있는데, 보통 각각의 주파수에 대한 소리의 상대적인 강도의 정보를 분광사진처럼 부호화한다. 인식되어야 할 단어의 시간적 경과 특성은 형판의 시간적 경과 특성과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부합과정은 어떤 경우에는 형판을 확장시키고 다른 장소에 있는 것은 축소시킴으로써 수행된다. 비슷하게, 인식되어야 할 단어는 하나 이상의 형판에 부합될 수가 있다. 따라서 경합적인 후보들 중에서 선택을 하는 절차가 있게 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인간 지각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며 인간 지각에 비해 열등하다.

단어에 대한 형판들이 연속적인 말소리를 파악하는 데 사용되어 왔지만 그것들은 빠른 발음이나, 많은 어휘, 서로 다른 화자의 말투에 대처할 수가 없었다. 단 하나의 해결책은 말소리 수준에서 작용하는 한 체계를 고안하는 것이다. 그것들은 어떤 화자의 목소리 특성에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스티븐스 (Ken Stevens) 와 그 동료들은 여러 해 동안 그러한 것들의 불변 특성을 탐색해 왔고, 얼마간 성공을 했다. 그러나 말의 공조음현상 때문에 종종 단서들은 중복된다. 따라서 심리학적으로 가능성 있는 절차는 그러한 중복가능성을 고려하면서 발음의 특징들을 파악해 내어야 한다. 파장의 형태가 표집되어, 포먼트 분석이 일어나며, 음소 파악을 도울 수 있는 조음에 대한 청각 단서들로 분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보는 심적 어휘집에 접근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심적 어휘집 내의 단어 표상은 어떤 타당한 발음에도 부합될 수 있도록 추상적이어야 할 것이다. 강세와 운율의 변화는 규칙에 의해 조절될 수 있다. 따라서 한 단어에 대한 대안적 형태의 발음들은 하나의 유한상태 장치에 의해 파악될 수 있는 것으로서, 그 장치는 단어가 발음될 때 생길 수 있는 소리들 중에서 수용 가능한 일련의 소리들을 명시하는 것이다. 어휘집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앞에서 논의했던 심리학적 증거는, 인간 체계는 단어들에 대한 후보표상 처리기들 (cohort) 의 활성화가 있은 뒤, 그것을 활성화하게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1970 년대 초, 미 국방성의 ARPA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가 연속된 말소리의 자동 인식체계에 대한 후원을 한 이래로, 많은 체계들이 내가 설명한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그것들은 말소리 파악에서의 그들의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 통사와 의미분석을 사용한다. 그러나 그것들의 수행은 여전히 인간 수행보다는 못하다. 이 프로그램들을 운율을 사용하여 발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 따라서 가장 명료히 조음된 것에 주의를 두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부분들의 지각은 말에서 불명료하거나 비일관된 부분들의 지각도 쉽게 해준다.

결론

이 장은 독자들에게 말의 여러 측면들이 무의식적인 (헬름홀츠식의 무의식, 제 1 장 참조) 원리들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을 확인시켰을 것이다. 이러한 원리들 중 얼마는 말하기에 대한 기제에 내장되어 있다. 그 원리들 중 다른 어떤 것들은 언어마다 다르고, 따라서 생득적이 아닐 수 있다 (물론 그런 것이 어떠한 형태를 취할 것인가에 대한 생득적인 제약조건은 있을 수 있지만 말이다). 이 장은 독자들에게 이러한 원리가 병렬적으로 작용하며, 조음 특징들에서부터 단어 수준까지, 그리고 전체적인 발화의 억양 윤곽에 이르기까지 각 수준에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시켰을 것이다. 대부분의 이론적 분석들은 이러한 무의식적 원리들을 명시적으로 구조화된 규칙들이라고 가정해 왔다. 그러나 사실상 그것들은 분산된 형태로 표상되는지도 모른다.

읽을거리

데니스 (Denes) 와 핀슨 (Pinson) (1973) 의 책은 말하기와 듣기에 대한 좋은 개론서이다. 프라이 (Fry, 1976) 는 말하기의 물리학에 대한 전문적 고찰을 하고 있다. 간함 (Garnham, 1985) 은 심리언어학에 대한 훌륭한 개론서이며, 단어 재인의 문제들을 다룬다. 해스킨스 그룹의 관점은 리버만 (1982) 에서 보고되고 있다. 말하는 기계를 고안하려는 시도는 플라나건 (1972 b) 에 의해 묘사된다. 컴퓨터의 말하기 과정은 폴사이드 (Fallside) 와 우즈 (Woods) (1985), 링가드 (Linggard, 1985), 위튼 (Witten, 1982) 에서 개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