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뇌를 만든다

 

21 세기 호모 사피엔스 : Raymond Kurzweil 지음, 채윤기 옮김, 나노미디어, 1999 (원서 : The Age of Spiritual Machines, Viking Penguin, 1999), Page 137~177

1. 지능의 하드웨어

     - 사람의 뇌와 같은 용량이 하드웨어를 갖게 된다.

     - 21 세기의 컴퓨터 기판

     - 빛을 이용하는 컴퓨터

     - 생명 기제를 이용하는 컴퓨터

     - 수정 컴퓨터

     - 나노튜브 : 버키볼의 변형

2. 양자 컴퓨터 : 컵 속의 우주

     - 커피 한 잔 속의 양자 컴퓨터

     - 생명의 암호를 가진 양자 컴퓨터

     - 아무도 답을 보지 않는다면

     - 뭐에 써먹는가?

     - 암호의 파괴와 복구

     - 양자 컴퓨터와 의식의 문제

3. 사람의 뇌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한다.

     - 정보와는 어떤 관계?

     - 정신을 개인용 컴퓨터에 다운로드한다.

     - 이렇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 가속되는 추세

     - 죽음의 새로운 개념

1. 지능의 하드웨어

손으로 쥘 수 있는 한계는 있지만, 정신으로는 한계가 없다.  - 칼 자인펠트가 아들 제리에게 주는 충고

지능적 기계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복습해 보자.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올바른 공식들이다. 우리는 제 4 장에서 세 가지 가장 기본적인 공식을 살펴보았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공식은 수십 개가 있으며 뇌를 더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면 틀림없이 수백 가지 방법이 개발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세 가지 기본 주제의 변주라고 생각된다. 재귀적 탐색, 스스로 조직하는 신경망, 경쟁과 도태를 통한 진화적 발전.

두 번째로 필요한 자원은 지식이다. 의미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씨앗으로서의 지식이 필요하다. 나머지 대부분의 지식은 신경망이나 진화적 알고리즘이 적합한 환경에 노출되면 자동으로 학습된다.

세 번째 자원은 연산 그 자체다. 이 문제에 있어서 사람의 뇌는 몇 가지 점에서는 훌륭하고 다른 몇 가지 점에서는 많이 취약하다. 그 강점이란 컴퓨터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인 대규모 병렬 처리고, 약점은 컴퓨터와는 관계없이 뇌에만 해당하는 것인데 아주 느린 속도다. 이 이유로 DNA 기반의 진화는 결국 포기해야 할 것이다. DNA 기반의 진화는 부분적인 수정과 확장은 잘하지만 전체 설계를 지워버리고 새로 시작하지는 못한다. DNA 기반의 진화에 의해 창조된 생물은 극단적으로 느려터진 회로에 고착되어 있다.

그러나 가속적 리터의 법칙에 따르면 진화는 오랫동안 막다른 골목에 멈춰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진화는 신경 회로의 연산 한계를 우회하는 해결책을 발견하였다. 영리하게도 진화는, 탄소 기반의 신경보다 백만 배 빠른 연산 기술을 창조한 생물 (인류) 을 창조한 것이다. 언젠가는, 아주 느린 포유류의 신경 회로 위에서의 연산이 훨씬 유능하고 빠른 전자 (혹은 광자) 회로에 이식될 것이다.

이런 일이 언제 일어날까? 가속적 리턴의 법칙이 컴퓨터에 적용된 다른 예를 살펴보자.

- 사람의 뇌와 같은 용량이 하드웨어를 갖게 된다.

제 1 장의 "컴퓨터의 기하급수적 발전, 1900 - 1998" 이란 그래프에서 보았듯이, 컴퓨터는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계속해 왔다. 컴퓨터의 속도 (천 달러짜리 컴퓨터의 초당 연산 회수) 는 1910 년에서 1950 년 사이에는 3 년마다 두 배로 늘었고, 1966 년까지는 2 년마다, 그리고 그 후에는 1 년마다 두 배로 늘었다. 이것을 보면 기하급수적 성장의 비율마저 기하급수적일지도 모른다. (주석 : 한스  모라벡의 1998 년 저서 Robot : Mere Machine to Transcendent Mind (옥스포드 대학 출판부).)

그러나 이것은 가속적 리턴의 법칙이 이중으로 적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지난 40 년 간 IC 위의 트랜지스터 사이즈가 계속 줄어들었는데, 사이즈가 줄어듦으로써 트랜지스터의 내부 속도가 빨라진 점과, 하나의 IC 위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놓음으로써 전체 속도가 빨라진 점,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된 결과다.

컴퓨터 발전의 초기에는 첫 번째 요인, 즉 회로 자체의 속도 증가가 컴퓨터의 속도를 높인 주 요인이었다. 그렇지만 1990 년대에는 마이크로프로세서에도 파이프라인이라고 불리는 병렬 처리 형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동시에 여러 가지 연산을 수행하는 것인데 일부 메인 프레임에서는 1970 년대부터 사용한 기술이다). 그리하여 현재 초당 명령 처리 횟수로 측정되는 컴퓨터 프로세서의 속도는 두 번째 요인 즉, 병렬 처리를 통한 고속 연산도 반영하고 있다.

우리가 점점 발전하는 컴퓨터의 성능을 완벽하게 이용하게 되면서, 이제 프로세서의 속도는 1 년마다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 신경망 프로세서는 상대적으로 단순하면서 대규모 병렬 처리를 하기 때문에 우리가 하드웨어 기반의 신경망을 만들고 있는 오늘날 이러한 발전 속도가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는 각 뉴런에 해당하는 프로세서와 뉴런 결합에 해당하는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다. 이와 같이 2 년마다 속도가 두 배가 되면서 프로세서의 숫자도 두 배가 되는 것이 무어의 법칙의 결과다. 결국 초당 뉴런 결합 연산 회수는 네 배가 되는 것이다. (2 년에 4 배이므로 1 년에 2 배).

이와 같이 컴퓨터 속도가 이중으로 가속되는 것은 가속적 리턴의 법칙의 두 요소를 이용한 결과다. 2020 년에 무어의 법칙이 수명을 다한 후에는, IC 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회로가 나와서 기하급수적 발전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기하급수적 발전만으로도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이중적인 가속은 접어두고 그냥 가속적 리턴의 법칙, 이 한가지만 적용된다고 할 때의 21 세기의 모습은 어떠할까?

인간의 뇌에는 약 천억 개의 뉴런이 있다. 각 뉴런들 사이에 어림잡아 천개의 결합이 있다고 하면 우리는 동시에 연산 가능한 100 조 개의 결합을 보유하는 셈이다. 이것은 상당히 대규모의 병렬 처리이며, 인간의 사고 능력의 핵심이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약점은 초당 200 회 연산이라는 엄청나게 느린 속도에 있다. 신경망 기반의 패턴 인식과 같이 대규모 병렬 처리의 덕을 볼 수 있는 문제들은 사람의 뇌가 대단히 잘 처리하지만, 방대한 순차적 사고를 요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사람의 뇌는 중간밖에 못 간다.

100 조 개의 결합이 초당 200 연산을 하면 우리는 초당 2 경 회의 연산을 할 수 있다. 이것은 비교적 높게 잡은 수치이고 다른 사람들은 3 분의  1 정도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 개인용 컴퓨터가 사람의 뇌의 속도를 따라잡는 것은 언제쯤일까?

그 대답은 우리가 만들 컴퓨터의 형태에 따라서 달라진다. 가장 그럴듯한 것은 대규모 병렬 처리를 하는 신경망 컴퓨터다. 1997 년에 얼마간의 병렬 처리를 하는 2,000 달러짜리 신경 컴퓨터 칩은 초당 약 20 억 회의 연산을 할 수 있었다. 컴퓨터의 발전이 두 가지 가속적 요인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면서 이 능력은 1 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 그러므로 2020 년에는 223 배로 증가하여 사람의 뇌와 같은 정도의 속도에 이를 것이다.

이것을 "일상적인" 개인용 컴퓨터에 적용하면 2025 년에 천달러짜리 개인용 컴퓨터에 사람의 뇌의 용량을 담을 수 있게 된다. (주석 : 1998 년에 1 억 5 천만 회의 초당 연산을 하던 컴퓨터는 2025 년에는 227 배로 빨라져서 초당 2 경 회 연산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년 마다 소자의 갯수와 속도가 두 배가 된다고 계산해서). 1998 년의 개인용 컴퓨터는 하나의 신경 결합의 연산을 시뮬레이트하려면 여러 번 계산해야 하지만, 2020 년 경에는 신경 결합 연산에 최적화될 것이다. 신경 결합 연산이 일반적인 컴퓨터의 연산보다 단순하고 규칙적이라는 사실을 주목하라.) 이것은 일반적인 목적으로 설계된 전통적인 개인용 컴퓨터가 더 단순하고 고도로 반복적인 신경 결합 연산에 비하여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2020 년이 더 정확할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2020 년에는 컴퓨터가 행하는 거의 모든 연산이 신경 결합 형태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뇌의 기억 능력은 약 100 조 시냅스 강도 (뉴런간 결합에 신경 전달 물질이 집중됨) 이며 약 1,000 조 비트에 해당한다. 1998 년에는 10 억 비트램 (128 메가) 의 가격이 약 200 달러였다. 메모리의 용량은 18 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 그러므로 2023 년에는 천억 비트의 가격이 약 1,000 달러가 될 것이다 (주석 : 1998 년에 천 달러당 50 억 비트인 컴퓨터의 용량은 2023 년에는 225 배로 늘어나서 1000 조 비트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실리콘 제품은 사람의 뇌보다 십억 배는 빠르게 작동한다. 속도를 가지고 메모리의 크기를 대체하는 기술이 있으므로 2023 년 보다 훨씬 전에 1,000 달러짜리 컴퓨터가 사람의 기억력과 필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100 달러 컴퓨터가 사람 뇌의 속도와 용량을 따라잡는 시기는 2020 년 전후가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특히 사람 뇌의 연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경 결합 연산에 대해서는). 슈퍼컴퓨터는 개인용 컴퓨터보다 천 배에서 만 배 정도 빠르다. 이 책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IBM 은 체스 챔피언 딥블루의 설계를 기초로 하여 초당 10 조 회 연산이 가능한 슈퍼 컴퓨터를 만들고 있는데 사람의 뇌와 비교하면 겨우 2,000 배 정도 느릴 뿐이다. 일본의 일본 전기 회사는 초당 32 조 연산하는 기계를 만들어 IBM 을 추월하려고 하고 있다. IBM 은 2004 년 경에 초당 100 조 연산하는 기계를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슈퍼컴퓨터는 개인용 컴퓨터보다 10 년 빠르게, 약 2010 년 경에 사람 뇌와 같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다. (주석 : "NEC Begins Designing world's Fastest Computer," Newsbytes News Network, 1998 년 1월 21일자. 온라인으로는 <http://www.nb-pacifica.com/headline/necbeginsdesigningwo_1208.shtml> IBM 은 1998 년에 21 세기 첨단 슈퍼 컴퓨터를 개발하기 위한 미국 에너지부 주관의 PathForward 계획에 참여한 네 개의 회사 중 하나였다. 다른 회사들은 디지털사와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실리콘 그래픽스 / 크레이 시스템 (SGI / Gray) 이다. 이에 관해서는 <http://www.llnl.gov/asci> 를 참고하라.)

또 다른 접근 방법인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의 지니 프로젝트는 인터넷에서 사용되지 않는 컴퓨터를 모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특정 순간에 인터넷에 연결된 대부분의 컴퓨터가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프로젝트다. 사용중이라 하더라도 용량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타자는 일반적인 노트북 컴퓨터의 성능 중 1% 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이트들은 네트워크 상의 컴퓨터들로부터 가상의 대규모 병렬 처리 컴퓨터를 만들어 내는 특별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다. 각 사용자는 여전히 자신의 기계에서 우선적으로 작업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인터넷의 수백만 개의 컴퓨터에서 약간씩의 자원이 모아져서 하나 혹은 몇 개의 슈퍼컴퓨터를 만들게 된다. 인터넷에서 놀고 있는 컴퓨터 자원을 다 모으면 사람의 뇌를 앞서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적어도 한 가지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는 인간의 지능을 이미 따라잡은 셈이다. 그리고 가속적 리턴의 법칙이 계속되면서 이러한 이용 가능성은 점점 많이 나타날 것이다.

2020 년 경에 1,000 달러짜리 개인용 컴퓨터가 사람을 따라잡은 다음에, 컴퓨터는 1 년에 두 배씩 가격 대비 성능 향상이 계속될 것이다. 즉 10 년 마다 210 (1,024) 배씩 발전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2030 년 경에는 개인용 컴퓨터가 작은 마을 단위의 능력을 보일 수 있고, 2048 년에는 미국 전체 인구 만큼의 능력을 갖게 되며, 2060 년에는 1 조 명의 사람과 필적할 것이다 (주석 : 소자의 밀도와 속도가 2 년 마다 두 배로 증가하므로 컴퓨터의 성능은 1년마다 두 배로 즉 10 년에 1000 배씩 증가한다. 천 달러짜리 컴퓨터를 기준으로 보면, 2020 년에는 사람의 뇌와 맞먹는 컴퓨터가 되고, 2040 년에는 천 달러짜리 컴퓨터 한 대가 백만 명의 뇌와 맞먹으며, 2050 년에는 십억 명, 2060 년에는 1 조 명의 뇌와 맞먹게 되는 셈이다.). 세계의 인구를 100 억 명이라 한다면 2099 년에는 싸구려 컴퓨터 한 대가 전체 인류보다 십억 배 더 큰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주석 : 2099 년에는 천달러 짜리 컴퓨터의 능력이 사람 뇌의 1024 배에 해당된다. 그때의 세계 인구를 백억 명으로 추산한다면 모든 인류의 뇌를 합한 것과 비교해서 1014 배 만큼의 처리 능력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1 펜스짜리 컴퓨터가 모든 인류의 뇌를 합한 것의 십억 배에 해당하게 된다.)

물론 필자가 1 ~ 2 년 틀릴지는 모른다. 그러나 21 세기의 컴퓨터에 연산 능력이나 메모리가 부족한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21 세기의 컴퓨터 기판

컴퓨터가 계속하여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거듭하는 것은 가속적 리턴의 법칙으로 설명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속적 리턴의 법칙이란 질서가 많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과정 (특히 진화) 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그 속도가 가속된다는 법칙이다. 진화적 과정 - 컴퓨터 기술도 마찬가지 - 의 폭발적인 속도에는 두 가지 자원이 필요한데, 하나는 자체적인 질서의 증가이며 두 번째는 그것이 환경에 존재하는 카오스다. 본질적으로 이 두 가지 자원은 무제한하다.

우리가 기술 진보의 전반적인 가속도는 예측할 수 있으나, 이 진보가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무언가 불규칙할 수도 있다. 결국 진보는 개인적 혁신, 사업 조건, 투자 패턴 등과 같은 다양한 현상에 의존하는 것이다. 펑추에이티드 평형 이론과 같은 데서는 (주석 : Punctuated Equilibrium (중단된 평형) 이론에 따르면, 상대적 안정기를 지나면서 진화가 갑자기 도약한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진화적 알고리즘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제 4 장 참고)), 상대적 안정기에 이은 간헐적 비약이나 불연속에 의해 진화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컴퓨터의 발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셈이다.

그러면 2020 년 무어의 법칙이 종말을 고한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 가속적 리턴의 법칙이 컴퓨터의 발전에 작용할 것인가? 당분간 무어의 법칙은 각 칩에 더 빠른 트랜지스터를 더 많이 넣는 방식으로 관철이 될 텐데, 회로가 원자의 크기 정도로 작아지면 바람직하지 않은 영자 효과 (원치 않은 전자 터널링 같은)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어의 법칙만으로도 개인용 컴퓨터에서 사람의 뇌에 근접하고, 슈퍼컴퓨터에서 그것을 능가할 것이다.

다음 세대의 과제는 3 차원이다. 이미 벤처 회사들 (주로 캘리포니아에 있는) 은 수십 층으로 된 칩을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다. 큐빅 메모리, 덴스 팩, 스탁텍 등의 회사에서는 이미 3 차원 "입체" 회로를 판매하고 있다. 일반적인 평면 칩과는 아직 가격 경쟁이 안 되지만, 2 차원 칩이 한계에 이르는 시점이 되면 3 차원 칩이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주석 : Dean Takahashi, "Small Firms Jockeying for Position in 3D Chip Market, "Knight - Ridder / Tribune News Service, 1994 년 9 월 21 일자, p. 0921K4365.)

- 빛을 이용하는 컴퓨터

그밖에도 실험실에서 개발되고 있는 이색적인 컴퓨터 기술은 적지 않으며 그들 중 많은 것들이 유망한 결과를 보여 주고 있다. 광학 컴퓨터는 전자가 아니라 광자 (빛의 입자) 의 흐름을 이용한다. 레이저는 수십억 개의 광자 다발을 만들 수 있는데 각 다발은 각각 독립적인 연산을 수행한다. 각 다발에서의 연산은 렌즈, 거울, 회절 격자 등의 특별한 요소에 의해 병렬적으로 수행된다. 퀀타이미지, 포토닉스, 마이텍 테크놀로지 등의 회사는 지문 인식을 위해 광학 컴퓨터를 응용한다. 록히드는 악성 흉부 장애를 진단하는 데 광학 컴퓨터를 적용하고 있다. (주석 : Computer 1998 년 2 월호 (vol. 31, no. 2) 의 전체 주제는 광학 컴퓨터와 광학적 저장 장치에 관한 것이었다. Sunny Bains 의 다음 논문에서는 광학 컴퓨터를 사용하여 지문 인식이나 기타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회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Small, Hybrid Digital/Electronic Optical Correlators Ready to Power Commercial Products : Optical Computing Comes into Focus." EE Times, 1998 년 1 월 26 일자. 이 기사는 <http://www.techweb.com/se/directlink. cgi?EET19980126S0019> 에서도 볼 수 있다.)

광학 컴퓨터의 장점은 잠재적으로 수조 회의 동시 연산을 할 수 있는 대규모 병렬 처리를 한다는 점이며, 단점은 프로그래밍할 수가 없고 주어진 환경 설정에 대하여 고정된 연산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패턴 인식과 같은 중요한 부류의 문제들에서는 대규모 병렬 처리 (사람의 뇌와 같은 수준) 와 극단적으로 빠른 속도 (사람의 뇌로는 불가능한) 를 결합함으로써 대단한 성능을 보일 수 있다.

- 생명 기제를 이용하는 컴퓨터

DNA 분자 자체를 실용적인 연산 장치로 이용하려는 분자 컴퓨터라는 영역이 튀어나왔다. DNA 는 자연이 만든 나노엔지니어링 컴퓨터이며, 그것은 순열 조합적 문제를 푸는 데 적합하다 (순열 조합적 속성이 유전의 본질이므로).

진짜 DNA 를 실제로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에 적용하기 시작한 사람은 남부 캘리포니아 대학의 수학자인 레오나드 애들먼인데, 그는 DNA 분자로 가득찬 시험관 (박스 글 참고) 을 이용하여 유명한 "외판원" 문제를 해결하려 하였다. 이 고전적인 문제는 가상적인 외판원이 각 도시를 한 번씩만 들르면서 모든 도시를 들를 수 있는 경로를 찾는 문제다. 도시 사이에 길이 연결되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정답을 찾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이것은 재귀적 알고리즘에 적합한 문제다. 물론 도시의 숫자가 너무 많으면 매우 빠른 시스템이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애들먼 교수와 다른 분자 컴퓨터 분야의 과학자들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논리적, 산술적 연산에 대응하는 일련의 효소 반응 세트를 만들어 냈다. DNA 분자 연산이 가끔 에러를 내기는 하지만 사용된 DNA 가 워낙 많으므로 에러는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DNA 연산과 복사 과정에 에러가 있다 하더라도, 잘만 설계하면 DNA 컴퓨터는 매우 신뢰할 만하다.

DNA 컴퓨터는 어려운 순열 조합적 문제들에 잇따라 응용되었다. DNA 컴퓨터는 광학 컴퓨터보다 더 유연하지만 아직 수많은 요소들의 조합으로 대규모 병렬 처리를 하는 기술에만 실험되고 있다. (주석 : DNA 컴퓨터를 비기술적으로 소개한 것으로, Vincent Kiernan 의 "DNA - Based Computers Could Race Past Supercomputers, Researchers Predict"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 1997 년 11 월 28 일) 이 있다. 여기서는 위스콘신 대학의 로버트 코온 박사와 레오나드 애들먼 박사의 연구를 다루고 있다. 온라인으로는 <http://chronicle.com/data/articles.dir/art-44.dir/issue-14.dir/14a02301.htm>. 위스콘신 대학의 연구는 <http://corninfo.chem.wisc.edu/writings/DNAcomputing.html> 에서 볼 수 있다. 애들먼의 "Molecular Computation of Solutions to Combinatorial Problems" (Science 1994 년 11 월 11 일자) 에는 컴퓨터용 DNA 프로그래밍 설계의 기술적 개관이 들어 있다.)

DNA 연산을 이용하는 더욱 강력한 방법이 하나 더 있는데 다음에 양자 컴퓨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다시 다룬다.

- 수정 컴퓨터

또 하나의 접근법으로 수정처럼 3 차원으로 성장하는 컴퓨터가 있는데, 수정 격자 안에 큰 분자 크기의 연산 요소를 갖고 있다. 이것은 3 차원을 이용하는 접근법의 하나다.

스탠포드 대학의 램버투스 헤스링크 교수는 테이터가 수정 속에서 홀로그램 (패턴의 광학적 간섭) 의 형태 (주석 : Lambertus 와 Hesselink 의 연구는 Phillip F. Schewe 와 Ben Stein 두 사람이 Physics News Update (1995 년 3 월 28 일자) 에 보고하였으며, <http://www.aip.org/enews/physnews/1995/split/pnu219-2.htm> 에서도 볼 수 있다.) 로 저장되는 시스템을 제시한 바 있다. 이 3 차원 저장 방법은 각 비트를 저장하는 데 백만 개의 원자만 필요하므로, 입방 센티미터당 1 조 비트를 저장할 수 있다. 다른 프로젝트들은 수정의 정규 분자 구조를 실제적인 컴퓨터 요소로 사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DNA 시험관을 이용하여 "외판원" 문제를 푸는 방법

DNA 의 장점 중 하나는 자기 자신 및 자신이 담고 있는 정보를 복제하는 능력이다. "외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애들만 교수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밟았다.

다음 단계에서는 정답을 나타내는 가닥만 남기고 나머지 수 조 개의 가닥을 제거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효소를 사용한다.

- 나노튜브 : 버키볼의 변형

1996 년, 세 사람의 교수 (라이스 대학의 리차드 스몰리와 로버트 컬, 그리고 서섹스 대학의 해럴드 크로토) 가, 1985 년에 여러 개의 탄소 원자가 축구공 모양으로 뭉쳐있는 분자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버크민스타 풀러의 건물 설계와 비슷한 육각형, 오각형 모양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버키볼' 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용광로의 뜨거운 연기 속에서 저절로 발생하는 이 독특한 분자는 강철보다도 백 배 정도 강하다 (풀러의 건축적 혁신과 공통되는 특징). (주석 : 나노튜브와 버키볼에 관해서 더 알고 싶으면, Janet Rae - Dupree 가 쓴  "Nano - technology Could Be Foundation for Next Mechanical Revolution" (Knight - Ridder/Tribune News Service, 1997 년 12 월 17 일자, p. 1217K1133) 을 읽어보라.)

최근에 일본 전기 회사의 스미오 이지마 박사는 둥근 모양의 버키볼 말고, 탄소 아크등에서 나오는 증기에 관 모양의 가늘고 긴 탄소 분자가 들어있음을 보여 주었다. (주석 : 나노튜브에 관한 스미오 이지마 박사의 연구는 NEC 의 사이트에 요약되어 있다. <http://www.labs.nec.co.jp/rdletter.letter01/index1.html>)

극단적으로 작은 크기 - 15,000 개를 나란히 놓아야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가 된다 - 덕에 '나노튜브' 라고 이름이 붙어진 이것들은 버키볼과 같이 5 각형의 탄소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버키볼처럼 매우 강하다.

나노큐브에 관해서 가장 놀라운 것은 그것이 실리콘 소자의 전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노튜브가 펴 있으면 금속 전도체 이상으로 전기가 잘 통한다. 살짝 나선형으로 꼬으면 나노튜브는 트랜지스터처럼 작동하기 시작한다. 나노튜브를 이용하면 어떤 전자 장치라도 만들 수 있다.

나노튜브는 원자 하나 두께의 아주 얇은 흑연 판이므로, IC 위의 실리콘 트랜지스터보다 훨씬 작다. 아주 작으면서도 이것은 실리콘 장치보다 훨씬 튼튼하다. 더구나 이것은 실리콘보다 열을 잘 처리하므로, 실리콘 트랜지스터보다 훨씬 쉽게 3 차원으로 배열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의 물리학 교수인 알렉스 제틀 박사는 나노튜브를 사람의 뇌와 같이 (속도야 뇌보다 훨씬 빠르다) 3 차원으로 배열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2. 양자 컴퓨터 : 컵 속의 우주

양자 입자들은 꿈이라는 재료로 만들어졌다. - 데이비드 모저

지금까지 우리는 단지 "디지털" 컴퓨터에 관해서만 얘기해 왔다. 사실은 양자 컴퓨터라고 하는 더욱 강력한 접근법이 존재한다. 양자 컴퓨터가 실현되면, 대규모 병렬 처리를 하는 디지털 컴퓨터가 풀지 못하는 문제도 풀 수 있게 된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 역학의 역설적인 결과를 이용한다. 양자 역학의 모든 결과는 역설적 (파라독스적) 이니 만큼 위 표현은 사실 하나마나한 얘기이기는 하다.

가속적 리턴의 법칙과 이 책에 지금까지 나온 여러 가지 전망들이 양자 컴퓨터와는 관련이 없었다는 사실에 주의하자. 지금까지 다룬 것들은 비교적 연속적인 발전 추세에 기반하고 있으며, 20 세기에 일어난 불연속적 기술 발전 (양자 역학) 을 이용한 것이 아니었다. 21 세기에는 불가피하게 기술적 불연속이 발생할 것이며 양자 컴퓨터가 거기에 적격일 것이다.

양자 컴퓨터란 무엇인가? 디지털 컴퓨터는 꺼지거나 켜진, 혹은 0 이나 1 인 정보의 "비트" 에 기반을 둔다. 비트들은 더 큰 구조로 조직되어, 숫자, 문자, 단어 따위가 되고 이것들은 다시 텍스트, 음향, 그림, 동영상 등의 정보 형태가 된다. 반면에 양자 컴퓨터는"큐비트 (qu - bits)" 에 기반하는데 이것은 본질적으로 "동시에" 0 이면서 1 인 값이다. 큐비트는 기본적으로 양자 역학에 내재하는 모호함에 근거한다. 기초적인 입자들의 위치와 운동량, 기타 다른 상태는 명료화 과정에 의해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속성이 무엇인지 "결정" 하기 전까지는 "모호한 (ambiguous)" 채로 남아 있다. 예컨대 45 도 각도로 유리를 비추는 광자의 흐름을 생각해 보자. 각 광자는 유리에 부딪치면서 유리를 뚫고 갈 것인지 유리에 반사될 것인지 경로를 선택한다. 각각의 광자는 사실, 의식적인 관찰이 각 입자에게 어느 경로로 갈 것인지를 강요할 때까지는 두 가지 경로를 모두 취할 수 있다. 이것은 많은 실험에서 광범위하게 증명된 것이다.

양자 컴퓨터에서 큐비트는 개별 전자의 속성 (핵 스핀이 대표적) 에 의해 표시된다. 적당한 방식으로 설정이 되면 전자들은 핵 스핀의 방향 (위냐 아래냐) 을 결정하지 않은 채로 동시에 두 가지 상태에 있게 된다. 전자의 스핀 상태를 의식적으로 관찰하는 과정이 이러한 모호함을 해결한다. 이런 명료화의 과정을 양자 디코히어런스라고 부른다. 양자 디코히어런스가 없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뒤죽박죽 이해가 안 되는 장소가 될 것이다.

양자 컴퓨터의 핵심은, 가능한 많은 답 중에서 정답을 찾아내는 테스트에 있다. 우리는 테스트를 통과하는 답만이 디코히어런스에서 살아 남도록 큐비트의 양자 디코히어런스를 설정한다. 잘못된 답들은 상쇄된다. 다른 접근 방법 (재귀적 혹은 유전적 알고리즘 등) 과 마찬가지로 양자 컴퓨터에서도 문제를, 특히 답을 테스트하는 정확한 방법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련의 큐비트들은 가능한 모든 답을 동시에 나타낸다. 하나의 큐비트는 두 가지 가능한 답을 나타내고 큐비트 두 개가 연결되면 네 가지 가능한 답을 나타낸다. 1,000 개의 큐비트로 이루어진 컴퓨터는 21000 (이것은 1 다음에 0 이 301 개 붙은 숫자와 비슷한 큰 수다) 개의 동시에 가능한 답을 나타낸다. 문제가 잠재적인 답들을 테스트 형태로 표현되어 일련의 큐비트에 제시되면, 큐비트들은 디코히어런스 (즉, 각각의 큐비트가 0 과 1 을 동시에 가진 모호한 상태에서 0 이나 1 둘 중 하나로 변한다) 를 수행하여, 테스트를 통과하는 일련의 0 과 1 들만 남긴다. 21000 개의 가능한 답들이 "동시에" 시험되어 그 중에서 오직 정답만 남는 것이다.

양자 디코히어런스로부터 정답을 읽어내는 이 과정은 분명히 양자 컴퓨터의 핵심이다. 그것은 또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기도 하다. 다음 비유를 생각해 보자. 초보 물리학도는 빛이 어떤 각도로 거울에 부딪치면 반대 방향으로 같은 각도를 이루며 튀어나간다고 배운다. 그러나 양자 이론에 따르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모든 광자는 가능한 모든 경로를 취하려고 하면서 거울의 가능한 모든 점으로부터 반사한다. 거의 대부분의 경로는 상쇄되고 고전 물리학이 예측한 그 경로만 남는다. 거울이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 보자. 모든 광자들이 없어지고 정답 (입사각과 같은 각도로 반사하는 빛) 만 살아 남는다. 양자 컴퓨터는 이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문제에 맞는 답인가 테스트하는 방식은,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답들은 상쇄되고 테스트를 통과하는 일련의 비트들만 남도록 설정된다. 그러므로 일상적인 거울도, 비록 아주 간단한 문제를 푸는 컴퓨터이기는 하지만, 양자 컴퓨터의 특수한 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좀더 쓸모 있는 예를 들어보면 암호화 코드는 큰 숫자의 소인수분해를 기반으로 한다 (소인수분해란 큰 숫자를 그보다 작은 소수들의 곱으로 나타내는 것). 수백 비트의 숫자를 소인수분해하는 것은 디지털 컴퓨터를 사용해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십억 년을 기다려도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양자 컴퓨터는 모든 가능한 인수들의 조합을 동시에 테스트하고 십억분의 1 초 안에 암호를 깬다 (그 해답을 관찰자에게 전달하느라 1 비트 더 소용된다). 양자 컴퓨터가 명료화 단계에서 사용하는 테스트는 간단하다. 즉 각 인수를 곱해서 원래의 숫자가 나오면 정답인 것이다.

양자 컴퓨터와 디지털 컴퓨터의 관계는 수소 폭탄과 딱총의 관계와 같다고들 이야기한다. 디지털 컴퓨터 자체도 놀라운 혁명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것은 정말 놀라운 이야기다. 비유는 다음과 같은 관찰에 근거한다. 우주 크기의 컴퓨터 (양자 컴퓨터가 아닌) 안에 우주의 모든 중성자, 전자, 양자들이 초당 수조 회의 연산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제 이 우주 크기의 슈퍼 컴퓨터를 다음 빅뱅이나 모든 별들의 소멸 (약 백억 내지 3 백억 년 정도) 되는 시점까지 돌려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수천 비트와 암호화 코드를 깨는 문제라든지 천 개의 도시를 가진 "외판원" 문제 같은 많은 문제들은 이 정도로 복잡한 문제다. 우주 크기의 컴퓨터 같이 아주 큰 디지털 컴퓨터도 해결하지 못하는 이런 문제를 양자 컴퓨터는 10 억분의 1 초 안에 풀 수 있다.

그런데 양자 컴퓨터가 정말로 가능하기는 한가? 최근의 이론적, 실제적 발전을 보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아직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는 만들지 못했지만, 양자 디코히어런스를 이용하는 수단은 이미 제시되었다.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의 아이삭 창과 MIT 의 닐 거센펠드는 실제로 알라닌 분자 속의 탄소 원자를 사용하여 양자 컴퓨터를 만들었다. 그들이 만든 양자 컴퓨터는 겨우 1 더하기 1 만 할 수 있지만 어쨌든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트랜지스터에서 전자 터널링 효과를 이용하는 것과 같이 다른 양자 효과를 실용적으로 응용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주석 : Isaac Chuang 과 Neil Gershenfeld 의 연구는 "Cue the Qubits : Quantum Computing," The Economist 342, no. 8005 (1997 년 2 월) : 91 - 92 와, Dan Vergano 의 기사 "Brewing a Quantum Computer in a Coffee Cup," Science News 151, no. 3 (1997 년 1 월 18 일) : 37 페이지를 참고하라. 보다 기술적인 내용이나, 두 사람의 다른 저술에 관해서는 <http://physics.www.media.mit.edu/publications/> 와 <http://qso.lanl.gov/qc/> 그밖에 <http://www-im.lcs.mit.edu/> 와 <http://www.research.ibm.com/quantuminfo/> 에서 관련 연구 상황을 볼 수 있다.)

- 커피 한 잔 속의 양자 컴퓨터

실제로 양자 컴퓨터를 설계하는 데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미세한 양자 효과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자 크기나 분자 크기 정도로 아주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열에 의하여 개별 원자나 분자가 움직이는 것을 막기는 매우 어렵다. 게다가 개별 분자들은 대체로 너무 불안정해서 신뢰할 만한 기계로 만들 수 없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창과 거센펠드는 이론적인 돌파구를 생각해냈다. 그들의 해결책은 액체 한 컵 속의 각 분자를 양자 컴퓨터로 간주하는 식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불안정한 분자 크기의 양자 컴퓨터가 아니라, 수없이 많은 양자 컴퓨터가 들어 있는 컵을 갖게 된 것이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대규모 병렬 처리가 아니라 대규모 중복이다. 이 방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몇몇 분자들의 오류는 액체 안의 모든 분자들의 통계적 행동에 아무 효과를 미치지 않는다. 단일 분자의 신뢰성 결여를 극복하기 위하여 수조 개의 분자들의 통계적 행동을 사용하는 이 방법은, 애들먼 교수가 DNA 컴퓨터의 비슷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수조 개의 DNA 가닥을 사용한 것과 비슷하다.

양자 컴퓨터에 대한 이러한 접근법은 또한 아직 읽혀지지 않은 큐비트가 미리 디코히어되는 일 없이 비트 단위로 답을 읽어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한다. 창과 거센펠드는 전자파 펄스로 그들의 액체 컴퓨터를 작동시켜 봤는데, 펄스는 각 분자들이 각 전자 스핀을 가리키는 신호에 반응하게 하였다. 각 펄스는 가끔 원치 않는 디코히어런스를 야기했지만 이 디코히어런스는 수조 개의 분자들의 통계적 행동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이런 식으로 양자 효과는 안정되고 믿을 만하게 된다.

창과 거센펠드는 현재 작은 숫자를 인수분해하는 양자 컴퓨터를 만들고 있다. 이 초기 모델이 전통적인 디지털 컴퓨터와 경쟁은 안 되지만, 양자 컴퓨터가 가능하다는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다.그들은 액체 컴퓨터에 적합한 액체 리스트의 맨 위에 갓 끓인 자바 커피를 올려 놓았다. 거센펠드는 자바 커피가 "이상하게도 골고루 데워지는 특징이 있다" 고 지적한다.

- 생명의 암호를 가진 양자 컴퓨터

우리가 40 큐비트 이상의 양자 컴퓨터를 만들면 그때는 디지털 컴퓨터를 따라잡기 시작할 것이다. 40 큐비트 컴퓨터는 동시에 1 조 회 연산이 가능한데 이것은 현재 가장 빠른 슈퍼 컴퓨터와 맞먹는 속도다. 60 큐비트가 되면 그보다 백만 배 많은 연산을 동시에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백 큐비트에 이르면 양자 컴퓨터는 상상할 수 있는 어떤 디지털 컴퓨터보다도 훨씬 강력해질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양자 컴퓨터의 힘은 우리가 연결시키는 큐비트의 숫자에 달려 있다. 우리는 많은 양의 정보를 담도록 특별히 설계된 커다란 분자를 발견해야 한다. 진화는 바로 그러한 분자, 즉 DNA 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지금도 수십 개 내지 수천 개의 뉴클레오디드로부터 우리가 원하는 크기의 DNA 분자를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한번 더 우리는 두 가지 우아한 아이디어 (이 경우에는 액체 - DNA 컴퓨터와 액체 - 양자 컴퓨터) 를 결합하여 단지 부분을 합한 것 이상의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 컵 안에 수조 개의 DNA 분자를 넣음으로써,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한 최대의 큐비트를 가진 매우 풍부한 - 그래서 신뢰할 만한 - 양자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여기서 처음 듣는 이야기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 아무도 답을 보지 않는다면

양자 컴퓨터가 의존하고 있는 양자의 모호함은 의식 있는 존재가 모호한 현상을 관찰할 때에 디코히어, 즉 명료화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자. 이 경우 의식 있는 존재는 우리들,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를 사용함에 있어서 우리는 개별 전자들의 핵 스핀을 직접 볼 수는 없다. 스핀의 상태는 양자 컴퓨터가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답하는 장치에 의하여 측정된다. 그 다음에 이 측정값들이 다른 전자 장치로 처리되고 전통적인 컴퓨터 장비로 조작된 다음 마지막으로 모니터에 나타나거나 종이에 인쇄된다.

'의식 있는 존재가 그 인쇄 출력을 전혀 보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의식적인 관찰이 없으므로 디코히어런스가 없다. 앞서 얘기했듯이, 물리적 세계는 의식 있는 존재가 자기와 상호 작용을 하려고 결정했을 때만 모호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을 드러낼 뿐이다. 그러므로 답이 있는 페이지는 모호하며 결정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의식 있는 존재가 그것을 보면 순간적으로 모든 모호함은 소급적으로 해소되고 답은 그 페이지에 존재하게 된다. 이것이 말하는 바는, 답은 우리가 그것을 보기 전에는 거기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답이 없는 페이지를 재빨리 훔쳐보려고 하지는 말라. 양자 효과는 순식간에 일어나므로.

- 뭐에 써먹는가?

양자 컴퓨터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것은 답을 테스트하는 방법이다. 그런 테스트가 항상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양자 컴퓨터는 위대한 수학자가 될 수 있다. 그것은 공리와 이미 증명된 정리들의 가능한 모든 조합을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 성능 안에서) 이용하여 증명 가능한 가정을 증명하거나, 증명 불가능한 가정을 반증할 수 있다. 수학적 증명은 때때로 극단적으로 어렵기는 하지만, 타당성을 확증하는 것은 보통 간단한 일이다. 그러므로 양자 컴퓨터는 수학적 증명에 적합하다.

그렇지만 양자 컴퓨터를 체스 게임 같은 문제에 직접 응용할 수는 없다. 주어진 판에서 "최선의 수" 를 찾는 것은 아주 복잡한 컴퓨터 문제의 좋은 예인데, 답을 테스트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없는 것이다. 누군가가 답을 제출해도, 그 답이 맞는지 테스트할 방법이 없다. 단순히 "좋은" 수를 찾는 경우에도, 양자 컴퓨터는 디지털 컴퓨터에 비하여 명백한 이점을 갖지 못할 것이다.

예술 창조의 경우에는 어떤가? 여기서는 양자 컴퓨터를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예술을 창조하는 데는 수많은 문제를 푸는 과정이 들어 있다. 양자 컴퓨터는 결정을 할 때마다 원소 - 단어, 음표, 획 - 들의 가능한 모든 조합을 테스트할 수 있다. 아직도 미학적 문제에 대한 답을 테스트할 방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가능성의 세계를 순간적으로 검색하는 데는 이상적일 것이다.

- 암호의 파괴와 복구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양자 컴퓨터에 적합한 고전적인 문제는 큰 숫자를 소인수분해하는 방식의 암호를 깨는 일이다. 암호화 코드의 강도는 소인수분해되어야 할 숫자가 몇 비트냐에 따라서 측정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40 비트가 넘는 암호화 기술을 수출하는 것은 불법이다 (사법 당국에 대해서는 56 비트). 40 비트 암호화 방법은 그다지 안전하지 않다. 1997 년 9 월,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의 대학원생인 이안 골드버그가 250 대의 작은 컴퓨터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3 시간 반 만에 40 비트 암호를 깼다 (주석 : "Student Cracks Encryption Code," USA Today Tech Report, 1997 년 9 월 2 일자.). 10 개월 후에 컴퓨터 사생활 보호 운동가인 존 길모어와 암호 전문가 폴 코처는 25 만 달러를 들여 특별히 설계된 컴퓨터로 56 비트 암호를 56 시간 만에 깰 수 있었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는 어떤 숫자든 쉽게 소인수분해할 수 있다 (성능의 한계 내에서). 양자 컴퓨터 기술은 결국 디지털 암호화를 파괴할 것이다.

그러나 기술이 빼앗아가는 것이 있으면 주는 것도 있다. 다른 양자 효과는 결코 깨지지 않는 새로운 암호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물론 가속적 리턴의 법칙을 생각해 보면 여기서 '결코' 라고 말하는 것도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 효과는 양자 인탱글먼트 (quantum entanglement) 라고 불린다. 양자 역학이 팬이 아니었던 아인슈타인은 이것을 다른 이름으로 불렀는데 "멀리 떨어진 곳에서의 괴기한 행동" 이라고 했다. 이 현상은 최근에 제네바 시내에서 행한 실험에서 제네바 댜학의 니콜라스 기신 박사에 의해 증명되었다 (주석 : Mark Buchanan, "Light's Spooky Connections Set Distance Record," New Scientist, 1997 년 7 월 28 일자.). 기신 박사는 광섬유를 통해서 한 쌍의 광자를 반대 방향으로 보냈다. 광자들이 7 마일 정도 떨어지면, 반사할 수도 있고 통과할 수도 있는 유리면을 각각 만나게 되어 있다. 여기서 각각의 광자는 똑 같은 가능성이 있는 두 가지 경로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두 광자 사이에는 통신 수단이 없으므로 고전 물리학자들은 두 광자의 선택이 상호 독립적일 것이라고 예측할 것이다. 그러나 두 광자는 같은 경로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것은 동시에 이루어지므로 설령 알려지지 않은 통신 경로가 있다고 하여도 광속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을  시간마저 없다. 두 개의 입자는 양자 인탱글먼트 상태에 있는 것이며 서로 간의 거리에 관계없이 순간적으로 통신한다. 이 효과는 신뢰할 수 있을 만큼 반복 실험되었다.

두 광자 간의 통신은 광속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 이론적으로 보면, 두 광자가 경로를 결정하는 디코히어런스는 정확하게 동시에 일어나므로 두 입자 사이의 통신 속도는 무한 대라고 할 수 있다. 기신 박사의 실험은 이 소통이 최소한 광속의 만 배 이상 빠르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면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 (빛의 속도는 정보 전달의 속도 중 가장 빠르다고 가정한다) 에 위반되는가? 대답은 위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자 사이의 통신에는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광자의 결정은 랜덤하고 랜덤하다는 것은 정확한 의미에서 정보가 아니라는 말이다. 보내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동일한 랜덤한 결정 (각각 메시지를 암호화하고 복호화하는 데 사용된) 에 동시에 접근한다. 그러므로 정보가 아닌 랜덤함을 광속보다 훨씬 빠르게 통신하는 것이다. 광자들의 랜덤한 결정을 정보로 변환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광자의 랜덤한 결정을 편집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편집하기 위해서는 광자의 결정을 관찰해야만 하며, 그러면 양자 디코히어런스를 야기하여 양자 인탱글먼트는 파괴된다. 그러므로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보존된다.

우리가 양자 인탱글먼트를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할 수는 없지만, 랜덤한 것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쓸모가 많다. 양자 컴퓨터가 파괴할지 모르는 암호화 과정을 복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메시지의 발신자와 수신자가 광섬유의 양 끝에 있다면, 각각 메시지를 암호화, 복호화하는 광자들의 정확히 일치하는 랜덤한 결정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암호화는 근본적으로 랜덤하고 비반복적이므로, 암호가 깨질 수 없다. 도청 역시 불가능할 것이다. 도청을 하면 양자 디코히어런스가 일어나 양쪽에서 탐지된다. 그러므로 프라이버시는 보존된다.

양자 컴퓨터의 암호화에 있어서 암호화 코드는 순간적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실제 메시지는 훨씬 느리게 - 겨우 광속으로 도착할 것이다.

- 양자 컴퓨터와 의식의 문제

컴퓨터가 사람의 능력을 전부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하여는, 그것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적지 않은 주장과 함께 강력한 적대적 감정이 존재한다.그러한 주장 중에서 비교적 재미있는 것으로 옥스퍼드 대학의 수학자이며 물리학자인 로저 펜로즈의 주장이 있다.

1989 년에 쓰여진 그의 베스트셀러 'The Emperor's New Mind' 에서 펜로즈는 두 개의 가정을 내세웠다 (주석 : Roger Penrose, The Emperor's New Mind (뉴욕 : 펭귄 USA, 1990).). 첫 번째는 체코의 수학자 쿠르트 괴델에 의해 증명된 골치아픈 정리와 관계가 있다.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정리라고 불리는 괴델의 유명한 "불완전의 정리" 는, 자연수를 발생시킬 정도의 강력한 수학적 계에는 증명도 반증도 안 되는 명제가 필연적으로 존재한다는 언명이다. 이것은 19 세기적 사고의 질서를 뒤엎는 20 세기의 통찰력 중 하나였다.

괴텔의 정리로부터,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될 수 없는 수학적 명제가 존재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본래 괴델이 말하는 불가능한 문제들은 무한한 단계의 풀이가 필요한 문제들이다. 그러므로 펜로즈의 첫 번째 가정은, 기계는 오직 알고리즘만을 따르므로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을 못 한다는 것이다. 알고리즘만을 따르므로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을 못 한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으로는 괴델의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풀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그것을 풀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컴퓨터보다 우월하다'

나아가 펜로즈는 사람의 뇌는 양자 컴퓨팅을 하므로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뉴런이 너무 켜서 양자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펜로즈는 뉴런 속의 작은 구조인 미세소관이 양자 컴퓨팅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렇지만 펜로즈의 첫 번째 가정 - 사람이 본래 기계보다 우월하다는 - 은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이유로 설득력이 없다.

펜로즈의 두 번째 가정은 좀더 해결이 어렵다. 그것은 양자 컴퓨팅을 하는 존재는 의식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인간의 의식을 설명하는 것은 바로 양자 컴퓨팅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양자 컴퓨팅 - 양자 디코히어런스 - 이 의식을 산출한다.

지금 우리는 의식과 양자 디코히어런스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즉, 양자의 불확정성을 관찰하는 의식이 양자 디코히어런스를 야기한다. 그렇지만 펜로즈는 이 명제의 역을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히 참이 되지는 않는다. 물론 양자 역학은 보통 말하는 의미에서는 논리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양자 논리학 (혹자는 "기묘한" 논리라고도 한다) 을 따른다. 그러나 양자 논리학을 적용하더라도 펜로즈의 두 번째 가정은 당연히 추론되지는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 필자는 그것을 거부할 수도 없는데 그것은 의식과 양자 디코히어런스 사이에 (전자가 후자를 야기한다는 의미에서) 강력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이슈에 관해서 3 년 간 숙고해왔으나 지금은 받아들일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아마 필자의 다음 책이 나오기 전에는 펜로즈의 두 번째 가정에 대한 필자 나름의 의견을 갖게 될 것이다.

3. 사람의 뇌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정신은 과학의 범람에 대한 마지막 피난처다. 그리고 그들은 과학이 미지의 세계를 남김없이 삼켜 버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허브 사이먼 (다니엘 데네트의 인용)

사람들을 그대로 내 버려 두어서 그들이 자신의 방법으로 인생을 즐기도록 놔둘 수 없는가? 당신은 또 하나의 당신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당신은 하나로 족하다. - 랄프 왈도 에머슨

나이든 현자들에게 있어서 … 해결책은 지식과 수양이었다. … 그리고 이 기술을 실행하는 동안에, 지금까지는 혐오스럽고 금기시 되어 오던 일들 예컨대 시체를 파내서 절단하는 일들을 기꺼이 … - C. S. 루이스

지능이란 (a)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현상인가? 아니면 (b) 아주 단순한 과정인가?

정답은 물론 (c) 두 가지 모두라는 것이다. 인생이 즐거운 것은 이 위대한 이중성 덕분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미 지능의 단순성 (단순한 패러다임과 단순한 연산 과정) 에 관하여 얘기했다. 이제 복잡성에 관해 얘기해 보자.

지식이란 주제로 되돌아 가자. 그것은 처음에 단순한 씨앗에서 출발하지만 지식을 모으는 과정이 현실 세계의 카오스와 상호 작용하면서 최후에는 정교해진다. 실제로 이 방식으로 지능이 발생하였다. 복잡다단한 환경에서 복잡성을 끌어내는 것은 자연도태라고 하는 (자체적으로는 단순한 패러다임) 진화 과정의 결과다. 컴퓨터에서 진화를 이용할 때도 같은 현상이 보인다. 단순한 공식으로 시작하여, 단순한 진화 과정을 반복적으로 추가하고, 이것을 대규모 연산 (역시 단순한 개념) 과 결합하는 것이다. 결과는 보통 복잡하고, 능력이 있고, 지능적인 알고리즘이다.

그러나 사람의 뇌에 들어 있는 복잡한 비밀을 꺼내오기 위해서 뇌의 진화 과정을 전부 흉내 낼 필요는 없다. 기술 관계 회사가 라이벌 회사의 제품을 분해하여 "리버스 엔지니어링" (결과에서 방법을 끌어내는 기술) 을 하는 방식으로 우리는 사람의 뇌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능적 과정으로부터 우리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의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기계에 지능을 설계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를 가속시키기 위하여 뇌의 아키텍처와 구성과 생득적 지식을 꺼내올 수 있다. 뇌의 회로를 증명함으로써, 우리는 원래의 설계자 (진화) 가 수십억 년에 걸쳐서 설계한 (저작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검증된 설계를 복사하고 흉내 낼 수 있다.

뇌의 크기는 충분한가?

뉴런의 기능에 대한 우리의 개념과 뇌 속의 뉴런이나 신경 결합의 숫자를 어림하는 것이 우리가 뇌의 능력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가? 아마도 사람의 뉴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능력이 뛰어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사람과 같은 수준의 지능적 기계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우리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마스터하고 있는 개념의 숫자 (지식의 "토막, chunks") 가 대략 놀랄만큼 일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것은 5 만에서 10 만 사이다. 이 근사값은 여러 가지 분야에 적용되는 걸로 보인다. 체스의 달인이 볼 수 있는 체스의 수, 기술 분야의 전문가가 마스터한 개념의 수, 작가가 사용하는 단어 수 (세익스피어는 29,000 단어를 사용하였고, 이 책은 그보다 훨씬 적은 단어를 사용하였다) (주석 : 지식 청크는 단어 수보다 많을 수 있다. 한 단어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한 단어에서 각기 다른 의미를 "어감" 이라고 일컫는데, 세익스피어는 10 만 이상의 어감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등.

물론 이러한 전문적 지식은 우리가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지식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소위 상식을 포함하여 세상에 관한 기본 지식은 더욱 광범위하다. 우리는 또한 말, 글자, 물체, 얼굴 등의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걷고 말하고 공을 잡는 등의 재주를 갖고 있다. 필자의 생각에는 전형적인 인간의 일반적 지식을 합리적, 보수적으로 어림하면, 자기 영역에 대한 전문가의 지식보다 천배 정도 많다. 그렇다면 사람마다 대략 1 억 청크 (이해, 개념, 패턴, 재주 등의 비트들) 정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아래에서 알게 되겠지만, 이 어림짐작이 실제보다 낮더라도 뇌는 아직 충분히 크다.

뇌 안에 있는 뉴런의 갯수는 약 1 천억 개로 추산된다. 각 뉴런은 평균 1,000 개의 결합을 갖고 있으므로 총 100 조 개의 결합이 있는 것이다. 100 조 개의 결합과 1 억 개의 청크를 비교하면 청크 하나당 백만 개의 결합이란 계산이 나온다. 신경망을 시뮬레이트한 컴퓨터는 다양한 형태의 뉴런 모델을 사용하는데 어떤 모델이든 비교적 단순하다. 진짜 포유류의 뉴런을 모델로 하는 연구가 진행되면서, 동물의 뉴런의 컴퓨터의 뉴런보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 차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보다 더 단순한 모의 뉴런을 사용하더라도 청크당 겨우 1 천 개의 결합을 사용하여 얼굴, 문자, 음절, 어휘 등에 관한 지식의 청크를 흉내 낼 수 있다. 청크당 1 백만 개의 신경 결합이라고 대충 계산한 것이 꽤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것으로 충분해 보인다. 우리의 어림짐작을 천 배로 늘려도 계산은 맞아 돌아간다. 그렇지만 뇌가 지식을 코드화하는 것은 우리가 기계에서 사용하는 방법보다 비효율적인 것 같다. 이 명백한 비효율성은 사람의 뇌가 보수적으로 설계되었다는 우리의 인식과 일치한다. 뇌는 신뢰성을 얻기 위하여 그리고 자라면서 뉴런의 상당 부분을 잃어 버리더라도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하여 대규모의 중복과 상당한 정도의 저밀도 정보 저장 방식에 의존한다.

필자의 결론은, 사람의 능력을 설명하기 위하여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뉴런의 정보 처리 모델을 연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뇌는 충분히 크다.

우리의 컴퓨터 능력이 사람의 뇌를 시뮬레이트할 정도가 되면 (아직은 아니지만 약 10 년 정도 이내에 시작할 것이다) 그러한 노력이 맹렬하게 전개될 것이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이미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시냅틱사의 시각 칩은 기본적으로 인간은 망막뿐 아니라 초기 포유류의 시각 처리 조직을 복사 (물론 실리콘으로 재료는 바뀌었다) 한 것이다. 그것은 초기 포유류의 시각 처리 알고리즘 (센터 서라운딩 필터링이라 불린다) 의 본질을 포착한 것이다. 그것은 특별히 복잡한 칩은 아닌데도 사람의 시각의 초기 단계의 본질을 사실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평론가들 사이에는 (유식한 평론가든 무식한 평론가든) 그러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인기가 있다. 호프스태터는 "우리의 뇌는 너무나 약해서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고 하였다 (주석 : Douglas R. Hofstadter, GÖdel, Escher, Bach : An Eternal Golden Brain (뉴욕 : 베이직 북스, 1979).). 그러나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뇌의 회로를 검증하면서 우리는 대규모 병렬 알고리즘이 결코 불가해한 것이 아님을 알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무한 대의 알고리즘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뇌에는 수백 개의 특화된 부위가 있으며, 오랜 역사적 결과로 약간은 화려한 아키텍처를 가지고 있다. 뇌에 관한 모든 수수께끼는 풀릴 것이다. 확실히 21 세기의 기계들이 풀 수 있는 문제들이다.

지식은 바로 우리 앞에 어쩌면 우리 안에 있다. 그것을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제일 직설적인 시나리오 (기본적으로 현재 가능한 시나리오이며 적어도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시나리오) 에서 시작하자.

최근에 죽은 뇌를 얼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너무 격렬한 사나운 비난을 받을지 모르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외투를 걸쳐야겠다. 다빈치도 동시대인들로부터 심한 비난을 들었다. 시체 보관소에서 시체를 훔쳐서 자기 집으로 끌고가 해부한 사내가 있었다. 사체해부라는 용어도 없을 때였다. 그는 지식의 이름으로 그 짓을 했는데 당시에는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지식이었다. 그는 사람의 몸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알고 싶었지만, 동시대인들에게는 그의 행동이 기괴하고 불경스러운 것으로 보였다. 오늘날 우리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인체라는 놀라운 기계에 관해 지식을 확장하는 일은 최대한으로 존경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사체를 해부하여 신체에 관한 지식을 얻으며, 다른 사람들을 가르친다.

지금 필자가 제시하는 시나라오도 다빈치와 같은 상황이다. 단 한가지 다른 점이라면 지금은 신체가 아니라 뇌에 관한 얘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된다. 우리는 몸보다는 뇌를 자신과 동일시한다. 뇌 수술은 발가락 수술보다 더 파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뇌를 검증함으로써 얻는 지식의 가치는 매우 높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떠한 곤란이라도 이겨내야 한다.

죽은 뇌를 얼리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전에 미국 국립 정신 건강 연구소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의 책임자였던 풀러 토리 박사는 44 개의 냉동실에 226 개의 얼린 뇌를 넣어두었었다 (주석 : Michael Winerip, "Schizophrenia's Most Zealous Foe," New York Sunday Times, 1998 년 2 월 22 일자.). 토리와 그의 조수들은 정신분열증의 원인을 연구하고 있었으므로 모든 뇌는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것이었다. 아마도 우리의 목적과는 잘 부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뇌를 아주 얇은 층으로 잘라서 조사한다. 우리는 감도가 좋은 2 차원 스캔 장비를 이용하여, 각각의 얇은 층에 나타난 모든 뉴런과 뉴런 결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층을 검사한 다음 필요한 데이터를 저장할 때에, 다음 층을 드러내게 하기 위하여 이미 검사된 층은 벗겨 버릴 수도 있다. 정보는 저장되어 거대한 3 차원 뇌 모델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죽은 지 얼마 안 되어 바로 얼린 뇌라면 더 좋을 것이다. 죽은 뇌는 산 뇌에 관해 아주 많은 것을 알려 주기는 하지만, 분명히 이상적인 실험실이라고는 할 수 없다. 죽어 있는 뇌의 신경 구조는 살아 있는 뇌만 못할 것이 분명한 것이다. 우리는 지능적인 기계를 죽은 뇌를 기초로 하여 설계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죽음에 임박해서, 뇌가 기능을 멈춘 바로 다음이 아니라 그 바로 전에 뇌의 파괴적 스캔을 허락하는 사람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한 사형수가 그의 뇌와 몸을 스캔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고, 그 결과 인터넷의 "Visible Human Project" 홈페이지 (휴먼 시뮬레이션 센터의) 사이트에서 총 100 억 바이트의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주석 : Visible Human Project 의 목표는 남녀의 몸을 아주 자세하게, 그리고 3 차원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CT 촬영, MRI, 냉동 절개 촬영을 한데 모은 것이다. 웹사이트는 <http://www.nlm.nih.gov/research/visible/visible_human.html>). 그 사이트에는 250 억 바이트에 달하는 다른 여성의 데이터도 있다. 이 커플을 스캔한 해상도가 우리의 시나리오에 충분하지는 않으나, 이것은 사람의 뇌가 리버스엔지니어링에 기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물론 우리는 기계 지능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살인범을 기반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

새롭게 시도되는 비파괴적 스캔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쉽겠다. 파괴적 스캔이 포함된 시나리오를 먼저 제시한 이유는 그것이 기술적으로 훨씬 쉽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실 파괴적 스캔 수단은 이미 확보하고 있다 (비록 합리적인 시간 안에 뇌 전체를 스캔할 만큼의 속도는 아니지만). 비파괴적 스캔의 경우에는, 고속 고해상도의 자기 공명 단층 촬영 (MRI) 스캐너가 이미 개별 세포체를 보여 줄 수 있다. 직경 10 미크론에 불과한 개별 신경섬유를 스캔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MRI 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것은 2000 년에서 2010 년 사이에 사용 가능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학습이 이루어지는 장소인 프리시냅스 베시클을 스캔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오늘날 MRI 를 이용하여 누군가의 뇌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그것은 점점 더 높은 해상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것을 해내기 위하여, 높은 해상도와 대역폭 (즉 전송 속도), 떨림 제거, 안전성 확보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살아있는 사람의 뇌를 스캔하는 것보다 죽은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의 뇌를 스캔하는 것이 더 쉽다 (한가지 이유로, 죽은 사람을 가만히 앉혀 놓은 것이 산 사람을 그렇게 하는 것보다 쉽다). 그렇지만 살아있는 뇌를 비파괴적으로 스캔하는 것은 MRI 와 그밖의 스캔 기술이 계속하여 해상도와 속도를 높여감으로써 언젠가는 가능해질 것이다.

광학적 단층 촬영 (optical imaging) 이라고 불리는 (MRI 보다 확실히 해상도가 높은) 새로운 스캔 기술을 이스라엘에 있는 와이즈만 연구소의 아미람 그린발트 교수가 개발하였는데, 뉴런 내부의 전기적 활동과 뉴런에 영향을 공급하는 모세관에서의 혈액 순환 사이의 상호 작용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린발트의 장치는 50 미크론 이하의 크기를 포착할 수 있고 그것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므로 과학자들은 개별 뉴런의 흥분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린발트와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연구자들은, 뇌가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고 있을 때에 신경 흥분의 패턴이 매우 규칙적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주석 : "Spatial Relationships among Three ColumnarSsystems in Cat Area 17," Journal of Neuroscience 17 (1997) : 9270 - 9284. 뇌 촬영 연구에 관한 추가 정보를 와이즈만 연구소의 <http://www.weizmann.ac.il/> 와 애미란 그린발트의 <http://www.weizmann.ac.il/brain/grinvald/grinvald.htm> 에서 얻을 수 있다.). 연구자 중의 한 사람인 마크 훠브너의 말이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뇌의 지도는 너무나 질서정연하여, 비유하자면 중세 유럽의 도시가 아니라 뉴욕의 맨하탄 거리 지도와 닮았다." 그린발트와 휘브너 및 그 동료들은 이 장치를 이용하여 깊이, 모양, 색상 인식을 책임지는 각각의 신경들을 구별할 수 있었다. 이러한 뉴런들이 상호작용하면, 신경 흥분의 패턴은 결과적으로 정교하게 짜여진 모자이크를 닮는다. 스캔을 통해서 연구자들은 뉴런이 서로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예를 들어, 깊이를 인식하는 뉴런은 평행선으로 정렬되어서, 정교한 팔랑개비 모양의 모양 탐지 뉴런에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로서는, 그린발트의 기술은 뇌의 표면 근처만 겨우 스캔할 수 있지만, 와이즈만 연구소는 그것을 3 차원까지 확장하려는 개선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린발트의 스캔 기술은 또, MRI 의 해상도를 높이는 데도 사용된다. 최근에 적외선에 가까운 빛이 두개골을 통과한다는 것이 발견됨으로써, 광학적 단층 촬영이 고해상도의 뇌 스캔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MRI 와 같은 비파괴적 스캔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배후의 힘은 물론 가속적 리턴의 법칙이다. MRI 스캐너가 만들어내는 자기 공명 패턴으로부터 고해상도의 3 차원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산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속적 리턴의 법칙 (앞으로 15 ~ 20 년 동안은 무어의 법칙이 이 역할을 한다) 에 의해 컴퓨터의 기하급수적 성장이 이루어짐으로써, 이러한 비파괴적 스캔 기술을 해상도와 속도 면에서 빠른 개선이 계속될 것이다.

시냅스 단위로 뇌의 지도를 만드는 작업은 너무나 지겨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1991 년에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을 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대부분의 유전 암호가 해독되지 않고 있기는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9 개의 아메리칸 게놈 시퀀싱 센터에서는, 2005 년까지 아니면 한두 해 더 걸리더라도 프로젝트가 완성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퍼킨 엘머가 후원하는 민간 벤처 회사가 2001 년까지 인간 게놈을 완전히 밝혀내겠다고 발표하였다. 위에서 지적하였듯이, 게놈의 스캔 속도는 처음에는 매우 느렸지만 기술 발전에 의해서 특히 유용한 유전 정보를 확인하는 프로그램에 의해 속도가 빨라졌다. 연구자들은 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하여 더욱 발전된 유전자 사냥 프로그램을 기대하고 있다. 뇌 지도화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로, 가속적 리턴의 법칙에 따라 100 조 개의 신경 결합을 스캔하고 기록하는 방법이 가속되고 있다.

- 정보와는 어떤 관계?

자세히 뇌 스캔의 결과를 이용하는 데는 두 가지의 시나리오가 있다. 가장 즉각적인 시나리오 - 뇌를 이해하기 위해서 스캔하는 것 - 는 뇌의 부분들을 스캔하여 다른 부위에 있는 뉴런간 결합의 아키텍처와 알고리즘을 알아내는 것이다. 각 신경 섬유의 정확한 위치는 전체적인 패턴보다 덜 중요하다. 이 정보를 가지고 우리는 비슷하게 작동하는 모의 신경망을 설계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인간 지능의 각 층을 드러낼 것이다.

시냅틱스 사가 포유류의 신경 처리 과정을 흉내 내 만든 칩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이것은 또한 그린발트와 휘브너 등이 시각 피질 스캔으로 해내려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뇌의 일부분을 스캔하여 그 성과를 인공 지능 시스템에 적용하려는 수십 개의 프로젝트들이 있다.

뇌의 회로는 매우 반복적이므로 각 부위의 작은 조각만 스캔하면 된다. 뉴런이나 뉴런 집단의 행동 (컴퓨터와 관련된 의미에서) 은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고 기계 장치로 흉내 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간단하다. 뉴런의 구조와 위상, 뉴런간 연결의 구성, 한 부위에서 신경 흥분의 연속적 배열들이 일단 관찰되고 기록되고 분석되면, 그 부위의 병렬 알고리즘을 리버스 엔지니어링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해된 부위별 알고리즘은, 종합적인 신경 알고리즘으로 구현되기에 앞서서 정제되고 확장될 수 있다. 전자 회로가 신경 회로보다 이미 백만 배 이상 빠르므로 이 방법은 분명히 엄청나게 빨라질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알아낸 알고리즘과 이미 알고 있는 인공 지능 설계 방법을 결합할 수 있다. 우리는 또 기계에서는 쓸모가 없는 부분을 버릴 수도 있다. 물론, 이 때 목욕물과 함께 아기까지 버리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하지만,

- 정신을 개인용 컴퓨터에 다운로드한다.

더 어렵기는 하지만 역시 언젠가는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로 사람의 정신을 스캔하여, 세포체, 축색, 수상돌기, 프리시냅스 베시클 등 신경의 구성요소들의 위치와 상호 결합과 내용을 지도로 표시하는 것이다. 그러면 신경의 완전한 구성과 기억된 내용이 충분한 성능을 가진 신경 컴퓨터에서 재창조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앞서 얘기한 '이해하기 위한 스캔' 보다 분명히 어려운 일이다. 먼저번의 경우에 우리는 결정적인 알고리즘을 이해하기 전까지는 각 부위의 샘플만 있으면 되었다. 그 다음에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결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다운로드 하기 위하여 스캔' 하는 시나리오에서는, 세부적인 내용 전체를 필요로 한다. 한편 이 경우에 그 모든 것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단지 말 그대로 복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신경 결합 단위, 시냅스 단위, 신경 전달 물질 단위로). 뇌의 '지엽적인' 작동만 이해하면 되고 반드시 뇌 전체의 구성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긴 우리가 이것을 해낼 때 쯤이면 뇌에 관한 이해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되기는 한다.

이것을 제대로 하려면 우리는 결정적인 정보 처리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 뉴런의 구성 요소 대부분은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구조적 통합과 생명 과정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한다. 우리는 뉴런의 정보 처리 과정이 수백 가지의 다른 신경 전달 물질에 기반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부위에서는 서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서로 다른 형태의 연산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초기 시각 뉴런은 갑작스런 색상의 변화를 강조하여 물체의 모서리를 발견하기 쉽게 하는 데 유능하다. 해마는 기억을 오래 보존하는 데 뛰어난 구조로 보인다. 우리는 또한 뉴런이 디지털 연산과 아날로그 연산의 조합을 사용한다고 알고 있다. 양자 컴퓨팅을 할 수 있는 부위도 찾아내야 한다 (존재한다면). 우리가 정확하게 복사하기 위해서는 정보 처리에 영향을 주는 모든 핵심적 특징을 인식해야 한다.

이 일이 잘 될 것인가? 물론, 다른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완벽하지 않으며, 처음 다운로드할 때는 뭔가 잘못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항상 조금씩 변하므로, 사소한 결함을 그때그때 짚고 넘어가지는 말자. 언젠가 뇌에 관한 우리의 이해가 증대되고 정확하고 비파괴적인 스캔 능력이 커지면, 어떤 사람의 뇌를 재인스톨하여 그 사람의 정신을 날마다 바꾸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 이렇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 질문은 객관적, 주관적 두 수준에서 고려해야 한다. "객관적" 이란 말은 나 외의 모두를 의미하니 이것부터 시작하자. 객관적으로는, 누군가의 뇌를 스캔하여 그의 개인적인 정신을 적당한 컴퓨터 매체에 인스톨하면, 새로 나타난 "사람" 은 다른 관찰자에게는 스캔된 사람과 똑같은 인격, 역사, 기억을 지닌 것처럼 보일 것이다. 새로 인스톨된 사람과 사귀는 것은 원래의 사람과 사귀는 것과 같이 느껴질 것이며, 그 사람의 경험 예컨대 브루클린에서 출생하였고 스캐너가 있는 이곳으로 걸어 들어왔으며 기계 속에서 다시 깨어난 기억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야아, 이 기술이 정말로 작동하는 구나."

"새 사람" 의 몸에 관해서 약간의 문제가 있다. 새로 만들어진 사람의 정신은 어떤 종류의 몸에 들어 있을까? 원래 인간의 몸인가, 업그레이드된 몸인가, 합성된 몸인가, 나노엔지니어링으로 만든 몸인가, 가상 환경의 가상 몸인가? 이것은 중요한 문제이므로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주관적으로는, 이 문제는 더욱 미묘하고 깊숙하다. 인스톨된 의식은 방금 스캔을 한 사람의 의식과 같은가? 3 장에서 보았듯이 양쪽을 지지하는 강력한 주장들이 존재한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패턴" (우리를 구성하는 입자들은 항상 바뀌고 있으므로) 이라는 입장에서는, 패턴이 동일하기 때문에 두 사람은 같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쪽에서는 스캔된 사람이 계속 존재할 가능성을 주장한다. 만약 그가 (잭이라고 하자) 아직 그 근처에 있다면, 그는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의식은 그대로 존재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정신적인 쌍둥이가 자기를 대신한다는 것이 불만스러울 수도 있다. 21 세기를 탐구하면서 우리는 이 주제에 계속 부딪칠 것이다.

그러나 일단 이 문제를 넘어가면 새 사람은 틀림없이 자신이 먼저 그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탄소 기반의 느린 구식 신경 컴퓨팅 기계 (사람의 몸) 를 뒤에 남기고 새로운 컴퓨터 기판으로 이동할 때에 그것이 자살이냐 아니냐로 신경 쓸 일은 없다. 그가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같은 사람이냐 아니냐 머뭇거리면서, 그는 원래의 자신이 과감히 스캔을 한 것을 기뻐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그는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는 - 새로 인스톨된 정신 - 의식이 있을까? 그는 물론 그렇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먼저 번 구식 인간에 비하여 훨씬 능력이 많으므로 그는 자신이 위치에서 더 설득력 있고 효과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를 믿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미쳐 버릴 것이다.

- 가속되는 추세

21 세기 후반에는 이러한 도약을 향한 추세가 더욱 가속될 것이다. 처음에는 낡은 기억 회로를 교체하고, 패턴 인식을 확대하고 인공 신경을 통해 추리 회로를 이식하는 등 부분적인 이식으로 시작되어 언젠가는 (21 세기가 다가기 전에) 정신 전부를 새로운 생각하는 기계로 이식하게 될 것이다.

탄소 기반의 변변찮은 뿌리에 대한 향수가 생기기는 하겠지만, 그것은 지금 비닐 음반에 대한 향수가 존재하는 것이나 비슷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아날로그 음악을 더욱 유연하고 능력있는 디지털 정보의 세계로 복사해 냈다. 우리의 정신을 더욱 강력한 컴퓨터 매체에 이식하는 도약은 점진적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우리 자신을 이식하면 우리는 또한 자신을 크게 확장시키게 된다. 2060 년의 1,000 달러짜리 컴퓨터는 사람의 뇌 1 조 개의 성능과 맞먹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러면 우리는 1 조 배의 기억력을 가질 수 있고, 인식 능력과 추리력이 크게 향상되며, 도처에 존재하는 무선 통신망에 접속할 수도 있다. 이 네트워크에 접속해 있는 동안에는 인류의 모든 지식을 공유하게 된다 (이미 인간 뇌의 분산적 형태로 처리되고 학습된 지식일 뿐 아니라, 내부 데이터베이스로서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을 소유하게 된다는 뜻).

인공 신경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환자들은 들 것에 놓여 옮겨진다. 파킨슨병이 많이 진행된 환자는 근육이 얼어붙고 몸과 얼굴은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마치 동상 같다. 그런데 프랑스의 병원에서 드라마틱한 사건이 일어났다. 담당 의사가 전기 스위치를 누르자 환자가 갑자기 생명을 얻은 듯 벌떡 일어나 걸어다니고 조용히 그리고 조리있게 병을 극복한 방법을 설명한 것이다. 이것이 유럽에서는 인정이 되었고  미국의 FDA 는 아직 인정하지 않은, 새로운 인공 신경 치료의 드라마틱한 출발이었다.

파킨스병 환자에게서 도파민이 줄어들면 뇌의 두 부위 (ventral posterior nucleus 과 subthalamic nucleus) 가 과도한 활동을 하게 된다. 이 부위들의 과도한 활동으로 인하여 움직임이 느려지고 뻣뻣해지고 걸을 수 없게 되며 결국은 전신마비와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레노빌에 있는 푸리에 대학의 물리학자인 베네비드 박사는 이식해 넣은 전극으로 이 부위들을 자극하면 역설적으로 과도한 활동을 막아서 증상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전극들은 환자의 가슴에 있는 작은 전자 조절 장치에 연결되었다. 이 장치는 전파에 의하여 조정될 수 있으며 켜고 끌 수도 있다. 스위치를 끄면 증세는 곧 바로 되돌아온다. 이 치료법은 이 질병의 가장 파괴적인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주석 : 베니비드 박사 팀의 작업에 관해서는 "Neural Prosthetics Come of Age as Research Continues." by Robert Finn, The Scientist 11, no. 19 (1997 년 9 월 29 일) : 13,16 이 기사는 <http://www.the-scientist.library.upenn.edu/yr1997/sept/research_970929.html> 에도 있다.)

비슷한 접근 방법이 뇌의 다른 부위에 사용되고 왔다. 예를 들면, 외측내실시상 (ventral lateral thalamus) 에 적극을 삽입함으로써, 뇌성마비나 다발성 경화증 등에 의한 경련 증세를 억제할 수 있다.

"우리는 뇌에 어떤 신경 전달 물질을 고양하거나 억제하는 약물을 넣음으로써 뇌를 비누처럼 다루어왔다." 완전한 "깊은 뇌 자극"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물리학자 릭 트로쉬는 덧붙인다. "이제 우리는 뇌를 회로처럼 다루고 있다." (주석 : 1998 년 4 월에 있었던, 필자와 토로쉬 박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인용.)

뇌와 신경계를 복잡한 컴퓨터 시스템처럼 다룸으로써 우리는 차츰 인식 장애 및 감각 장애와 싸워 이기게 되었다. 전자 발성 장치와 결합된 인공 귀는 진짜 귀가 수행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음파의 주파수를 분석한다. 귀가 안 들리다가 이 장치를 이식한 사람 중 10% 정도가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일반 전화로 대화를 나눌 만큼 목소리를 알아 들었다.

하바드 의대의 신경과 의사이며 안과 의사인 조셉 리조 박사와 그 동료들은 실험적인 인공 망막을 개발했다. 리조가 만든 것은 시각 신경과 통신하는 작은 태양열 컴퓨터다. 사용자가 쓰는 특수 안경에는, 레이저 신호를 이용하여 인공 망막과 통신하는 조그만 텔레비전 카메라가 달려있다. (주석 : 리조 박사의 연구는 Finn 의 위 가사 "Neural Prosthetics..." 에도 실려 있다.)

독일의 막스 프랑크 생화학 연구소에 있는 연구자들은 쌍방향으로 뉴런과 통신할 수 있는 특수한 실리콘 장치를 개발했다. 전류로 직접 뉴런을 자극하는 것은, 전극에 부식이 일어나 세포가 손상되는 등 화학적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이상적인 접근 방법이 못 된다. 반면에 막스 프랑크 연구소의 이 장치는 전기를 직접 연결하지 않은 채로도 인접한 뉴런을 흥분시킬 수 있다. 이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컴퓨터로 살아 있는 거머리의 움직임을 통제함으로써 그들의 발명품을 과시하였다.

반대 방향 - 뉴런에서 전자 장치 쪽 - 으로의 통신 수단으로는 뉴런 트랜지스터 (주석 : 뉴로 트랜지스터에 관해 더 알고 싶으면, 막스 플랑크 생화학 연구소의 웹페이지를 참고하라. <http://mnphys.biochem.mpg.de/>) 라는 장치가 있는데 이것은 뉴런의 흥분을 탐지할 수 있는 장치다. 과학자들은 두 가지 기술을 응용하여, 척추 신경과 컴퓨터 의족을 연결하여 의족을 통제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 연구소의 페테르 프롬헤르쯔는 "이 두 가지 장치는, 실리콘으로 이루어진 컴퓨터 세계와 물로 이루어진 뇌의 세계하는 정보 처리의 두 세계를 결합한다" 고 말하고 있다.

Hedco Neurosciences and Engineering 의 신경 생물학자 테드 버거와 그의 동료들은 동물 뉴런의 속성과 정보 처리에 정확히 일치하는 집적 회로를 만들었다. 이 칩은 그들이 분석한 뉴런의 디지털 및 아날로그적인 특성을 정확히 흉내 냈다. 현재 그들은 수백 개의 뉴런 수준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주석 : Finn 의 위 가사.). 캘리포니아 기술 연구소의 카버 미드교수와 그 동료들 역시 수백 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포유류의 신경 회로와 일치하는 디지털 -  아날로그 집적 회로를 만들었다. (주석 : 카버 미드의 연구를 소개한 웹페이지는 <http://www.pcmp.caltech.edu/>)

비록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인공 신경의 시대는 이미 진행중이다. 인공 회로를 이용하여 뇌의 정보 처리를 향상시키는 것은 초기에는 신경과 질환 및 감각 장애에 의해 눈에 띄는 결함을 교정하는 데 초점이 놓여 있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인공 신경을 통해 우리의 능력이 필연적으로 확대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 게 될 것이다.

- 죽음의 새로운 개념

21 세기 말에는 사실상 죽음이란 것이 없어질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죽음이란 개념으로 봐서는 그렇다. 21 세기의 뇌 이식 기술을 이용한다면 언젠가는 죽어야 할 사람의 운명에서 벗어난다는 말이다. 현재까지는 사람의 운명은 '하드웨어' 의 수명에 달려 있다. 하드웨어는 부서질 때 죽음이 찾아온다. 조상들을 살펴보면 우리의 하드웨어는 붕괴되기 전에 점차로 약화되었다. 시인 예이츠는 "하찮은 물건, 지팡이 위의 누더기 외투" (주석 : 예이츠의 시, "Sailing to Byzantium,") 에 불과한 육체에 속박되어 있음을 한탄했다. 우리가 일단 뇌를 컴퓨터 장치로 인스톨하기 시작하면, 인간의 정체성은 정신을 기준으로 하게 될 것이다.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사람이다.'

그리고 그 소프트웨어는 진화를 계속할 것이다. 오늘날의 소프트웨어 (인간) 는 진화하지 않는다. 그것은 겨우 100 조 개의 신경 결합과 시냅스를 가진 뇌 속에 고착되어 있다. 그렇지만 하드웨어가 수조 배 커지면 우리의 정신이 그렇게 작은 곳에 머물 이유가 없어진다. 정신은 자랄 수 있으며 자랄 것이다.

소프트웨어로서의 우리가 죽는다는 것은 더 이상 컴퓨터 회로의 생존 여부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때가 되어도 하드웨어는 있어야겠지만, 인간의 정체성의 본질은 소프트웨어적인 것으로 변화한다. 오늘 우리가 개인용 컴퓨터를 교체하면서 이미 갖고 있는 파일들을 버리지 않듯이 (적어도 보존하려는 파일들은 새 컴퓨터로 옮긴다), 우리가 최신의 최고급 "개인용" 컴퓨터에 우리 자신을 주기적으로 이식할 때에 우리의 정신을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정신과 육체는 오늘날처럼 확연히 구분되지는 않을 것이다. 컴퓨터는 우리의 몸과 뇌와 환경 속에 깊숙히 끼어들 것이다. 결국 우리의 정체성과 생존은 하드웨어에 독립적이 될 것이다.

인간의 영생이란 얼마나 자주, 그리고 주의 깊게 백업을 하는가의 문제가 될 것이다. 백업을 게을리하면, 오래된 백업본을 로드해야 하고 따라서 최근의 과거를 되풀이해야 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