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세대 : 신국부론

 

제 5 세대 : Edward Feigenbaum, Pamela McCorduck 공저, 윤진수 역, 홍익, 1983  (원서 : The Fifth Gener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and Japan's Computer Challenge to the World, Pearson Addison Wesley, 1983), Page 37~68

 

1. 사고와 혁명

     (1) 생각하는 기계의 탄생

2. 지식은 힘이다

     (1) 살아 있는 손자병법

     (2) 자동차와 지능기계

3. 무엇이 과연 위대한 아이디어인가?

     (1) 지식을 판매하는 사람들

     (2) 가능성의 문을 열다

4. 새로운 국가의 부를 목표로

     (1) 아담 스미스의 시대

     (2) 정보는 번영의 열쇠

    (3) 제 5 세대 컴퓨터의 특징

    (4) 선두주자로서의 긍지

5. 탈공업화 사회를 지향하는 일본

     (1) 다니엘 벨의 예측

6. 이제 막 성년식을

     (1) 모방으로부터의 탈피

     (2) 흥분한 외국인 참석자

     (3) 성공한 예산획득

 

1. 사고와 혁명

(1) 생각하는 기계의 탄생

생각하는 동물이 마침내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 일어난 일일 뿐이다. 그것을 보고서 새삼스럽게 놀란 표정을 지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지능을 갖고 있으며 직접 행동하여 기계를 만든다. 이 두 능력이 접촉하거나 결합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간적인 현상이다.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재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비밀스런 재료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 인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는 재료는 더욱 아니다.

생각하는 기계를 소유한다는 것은 <지능의 지식>을 둔다는 것이다. 요컨데, 특별한 재료란 지식 (Knowledge) 을 뜻한다. 그것은 단순한 정보 (Information) 와는 다르다. 지식이란 깎고 다듬고 해석하고 고르고 변형시킨 정보를 뜻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다소의 예술가적 자질을 갖고 있어 매일 자료를 모으고 그것을 가공하며 조그마한 인공물을 만든다. 그와 동시에,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조그마한 자만심을 달랜다.

이제 우리들은 그와 같은 일을 하는 기계를 발명했다. 그것은 우리들의 근육이나 다른 기관의 대체작용을 하는 기계를 발명한 것과 같은 것이다. 우리들은 어떤 목적이든 유용한 방향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 새롭고도 획기적인 <생각하는 기계> 를 발명했다. 그것은 결국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거나 호주머니 사정을 좋게 하는 등의 여러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발명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생각하는 기계> 가 그 자체보다도 그런 기계를 처음 만든 생각하는 동물에 관해서 좀더 많이 언급하려고 한다. 한편 우리는 이 책에서 그런 기계를 양산하려고 애쓰고 있는 생각하는 동물에 관해서도 많이 언급하려고 한다.

우리는 또한 이 책 속에서 <양의 변화가 질의 변화를 낳는다> 는 사실에 관해서 여러번 반복해서 언급했다. 그것은 과학자들이 <규모의 효과> 라고 부르는 현상인데 양산이야말로 그런 효과를 일으키는 열쇠인 셈이다.

동경에 있는, 겉보기에는 특별난 점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무용 빌딩 속에서 젊은 과학자들이 지금 새로운 세대의 컴퓨터 설계를 열심히 서두르고 있다. 이 컴퓨터 시스템은 일본인들의 작업방식을 바꿔 놓을 것이 틀림없다. 유능한 회사 중역에서 어부, 농민, 상점주인, 그리고 심지어 국민학생의 공부하는 방법까지도 이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변화될 것이다. 그러한 혁명이 <지식정보처리 시스템> 이라는 불려지는 계획에 의해 착실히 추진되고 있다.

이 새로운 시대의 컴퓨터는 현재 세계의 여기저기에서 사용되고 있는 어떤 컴퓨터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 규모의 차이가 엄청남을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새로운 컴퓨터의 참된 위력은 계산속도의 차이로 판명되는 것이 아니다. 그 차이는 <생각하는 능력> 이라는 점에서 생긴다. 더구나 새로운 세대의 컴퓨터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이용하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정보가 선택되며, 새 정보와 교환되고,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교체된다. 지식정보처리 시스템은 지식정보의 대량생산 및 산출을 목표로 한다. 그 지식은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그 주문에 응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지식은 만들어진다.

일본인들은 놀랍게도 일상적인 회화의 언어로 새로운 컴퓨터와 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려고 한다. 새로운 컴퓨터에 그림을 보여주거나 키보드를 쳐서 정보를 넣거나 하는 아주 일상적인 일까지도 컴퓨터와 동행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이 새로운 컴퓨터는 사회의 모든 분야, 모든 계층 속으로 침투하게 될 것이라고 그들은 기대하고 있다.

이런 변혁이 어떻게 실현되어가고 있는가를 보려는 것도 이 책의 주제 중 하나이다. 또한 다른 나라들은 일본의 혁명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가, 그리고 그 영향에 대해서는 그들 나라들이 어떻게 대처하기 시작했는가 하는 문제도 이 책의 주된 테마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대처의 방법을 도외시 하는 우를 범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이 책의 제 3 테마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에 공통되는 큰 테마도 몇 가지 있다. 그것들 중에서 하나에 관해서는 앞에서 이미 언급했다. 그것은 양적인 변화는 마침내 질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 즉 마침내 <규모의 효과> 가 나타난다는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용기와 그것에 대한 보답, 비겁함이나 우둔함과 그것에 대한 손실도 이 책의 테마 중 하나이다. 새로운 운명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러한 새로운 운명에 몸을 도사리면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뿐이다.

이 책의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가장 중요한 테마는, 현재나, 미래 어느 때라도 인간 생활의 중심에 있는 것은 다름아닌 <지식> 이라는 것이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을 빌릴 것도 없이 지식은 힘이다. 따라서 인간의 지식을 증폭시킬 수 있는 기계는 모든 차원의 힘을 증폭시킬 수 있을 것이다.

2. 지식은 힘이다.

(1) 살아 있는 손자병법

기원전 4 세기경, 중국 주나라 때 손자라는 사람이 병법을 썼다. 그글은 전쟁에 이기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지식을 적어 놓은 짧은 논문이다. 그런데 이 손자의 지혜는 오늘날까지도 살아 있다. 제 2 차 세계대전 기간 중에 일본의 군 장교들은 손자병법을 암기하는 것이 의무처럼 되어 있었다. 또한 1980 년대에 만들어진 미국육군의 야전교범에는 손자병법이 권두언으로 실려 있다. 동양인의 수 세기 전 지혜가 미국 군대의 교범으로 채택됨으로써 미국 육군의 야전 전술은 남북전쟁 이래 처음으로 중대한 변화를 겪게 되었다.

손자에 의하면 아는 것은 힘이며 현명한 군주나 관대한 장수는 위험에 처하는 일 없이 적을 공격해서 피를 흘리지 않고도 적을 정복하고 누구보다도 훌륭한 전과를 올린다고 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최근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그 논문에는 손자의 말과 같은 취지의 내용이 더욱 논리적이고 산문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다 많은 자본, 보다 양질의 자본으로부터 높은 생산성이 나온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손에 갖고 있는 자본을 잘 활용하여 보다 현명하게 일함으로써 높은 생산성을 올리는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실업가들이 손자의 제자라도 된 것처럼 병법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20 세기인 지금에 와서 싸움터는 바뀌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산이나 계곡이 전장이었지만 지금은 국제시장이 최대 최고의 싸움터가 되었다.

일본인들은 어느 국민보다도 빨리 그리고 훌륭히 이 사실을 이해했으며, 이해에 그치지 않고 활용했다. 그들은 1990 년대가 시작할 때까지는 인류의 문명에 관한 지식을 집적하여 활용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것을 지렛대로 삼아 세계라는 무역전장에서 돌출한 지위를 확보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른 선진국들, 특히 영국과 프랑스는 일본 계획의 훌륭한 점을 이해하고 제각기 독자적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해서 이와 같은 선진국들의 국가계획은 지식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개발을 목표로 한다.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소한 우위를 보다 크고 강대한 것으로 만들며 결국 어떤 종류의 게임에서도 결정적인 우위를 과시할 수 있게끔 된다.

위에서 말한 국가계획의 기초가 되는 기술은 모두 미국이 선구적으로 개발했던 것이다. 미국은 정보기술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걸출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에는 이 기술에 관한 국가적 플랜이 전혀 없다.

미국 내의 몇 안되는 관리나 실업가들이 다른 나라의 그러한 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미국이 합리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한 경제적으로, 나아가 미국의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이미지에서도 중대한 상처를 입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실정임에도 미국의 우위성에 대한 해외로부터의 도전에 관하여 일반인들은 전혀 무관심한 상태에 있다. 무지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컴퓨터나 재정, 공업생산액이나 생활 수준 등의 여러 분야에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월등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새로운 계획이란 바로 미국의 이런 우위성에 대해 도전하는 것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 그들은 도전장을 냈다. 그런데도 미국인들은 이 사실에 대해 전혀 무관심하다. 그들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자유방임을 좋아한다.

그러나 정보기술의 진보는 다른 기술의 그것과 비교하여 훨씬 속도가 빠르다. 평균적으로 2 년마다 제품가격은 50 % 이상 하락하고 있으며 그 성능은 반대로 두 배 이상 좋아진다. 정보기술의 경우, 미국인들이 더 이상 방임주의를 택했다가는 미국과 미국인들이 모두 행복해지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이다.

(2) 자동차와 지능기계

한 인간의 행위를 보고, 「아! 지성적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지능적으로 움직이는 기계를 만드는 일은 디지털 컴퓨터 (Digital Computer) 가 25 년 이상 전에 등장한 이래 <인공지능학> 이라고 불리우는 과학분야의 뚜렷한 목표였다.

멈출 줄 모르는 격론과 회의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과학자들은 거칠고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생각하는 기계> 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기계의 사고력은 기계에게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인간의 사고력보다도 뛰어난 경우가 많다. 또 같은 문제를 놓고 씨름하는 인간과 비교해서 기계의 사고력쪽이 훨씬 빠르고 뛰어난 경우도 있다.

지능기계와 자동차를 비교해 보면 흥미롭다. 현재 지능기계의 세계는 이를테면 자동차의 1890 년대의 경우와 흡사하다. 그 해에 이미 최초의 자동차가 헨리 포드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것들은 손으로 만든 말이 없는 마차였다. 그러나 그것들은 분명히 자동차였다. 아무튼 그것들은 말이나 당나귀가 끄는 수레도 아니었으며 말이 끄는 썰매는 더욱 아니었다.

인간은 한 시간에 6 km 정도 걸을 수 있는데 비해 자동차의 출현으로 시속 60 km 로 이동속도가 빨라졌다. 그것은 확실히 <규모의 변화> 이다. 자동차로 말미암아 일어난 변화를 숫자로는 표시할 수 없으나 그것은 우리들의 생활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자동차가 이루어 놓은 규모의 변화 뒤에 더 큰 변화가 생겼다. 그것은 젯트기의 출현이다. 젯트기는 시속 600 km 로 날아, 우리들의 생활이 보다 크게 바뀌게 되었다.

일본인들이 새로운 세대의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것은 젯트기의 출현 때 보여준 것 이상의 규모의 변화이다. 계산속도, 성능, 그리고 생각하는 힘 등의 양적 팽창이 우리의 생활을 전적으로 변화시킬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들은 그 질적 변화를 거의 예측할 수가 없다.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들이 지금 사용하고 있고, 또 알고 있는 컴퓨터는 아직 말이 없는 수레의 단계까지도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그것들은 아직 자전거 정도의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3. 무엇이 과연 위대한 아이디어인가?

(1) 지식을 판매하는 사람들

일본은 지금 기적적인 상품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것은 일본의 광산이나 유전, 농장에서 얻는 것이 아니다. 바다에서 얻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것은 일본인의 두뇌로부터 얻어지는 것이다. 기적의 상품이란 <지식> 을 뜻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에너지나 식품, 공업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고 있는 것처럼 일본인들은 지식을 잘 포장하여 세계시장에 내다팔려고 한다. 그들은 다음 세대의 컴퓨터, 즉 제 5 세대 컴퓨터를 전세계에 판매하려고 한다. 그것은 생각하는 컴퓨터, 다시 말하면 지적 능력이 있는 컴퓨터일 것임에 틀림없다.

일본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국토가 협소하고 인구밀도는 미국의 40 배가 넘는다. 따라서 식량을 자급자족 할 수가 없으며 에너지의 자급율도 겨우 15 % 정도이다. 석유의 자급율은 고작 0.36 % 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귀중하고도 무한대 한 재산을 갖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인적 자원이다. 우리는 풍부한 노동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교육수준이 높고 근면하며 모든 면에서 우수한 능력을 갖고 있다. 이 특색을 잘 살려서 식량이나 에너지와 같은 새로운 자원의 하나로 정보 자체를 개발하는 일, 정보에 관련된 지식집약적 산업의 개발 육성에 힘을 기울이는 일은 무엇보다 바람직한 것이다. 이것이 달성되면 인간이 갖는 모든 정보와 지식은 마음대로 처리되거나 관리될 수 있게 될 것이다.」

1980 년 10 월, 일본은 제 5 세대 컴퓨터 개발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그때 1990 년대에 이르기까지 개발의 원동력이 될 자금은 일화 1000 억 엔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개발계획에 참여하는 기업이 그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출하게 될 것이며 일본 정부는 이 계획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수백 명의 과학자를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들의 목표는 1990 년대 이후의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데 있다. 이 컴퓨터는 일상적인 언어로 인간과 대화할 수 있으며 연설이나 그림, 음악 등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사람과 똑같이 배우며 연상하고, 추리하며 결정을 내리는 동시에 사고력을 가진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믿어온 일들도 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본인들은 말한다. 「일본을 경제대국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일본의 공업이 나갈 방향을 생각할 때 이제는 일본보다 앞선 나라의 뒤를 따를 필요는 없어졌다. 그것은 이미 자명해졌다. 그 대신 우리는 연구와 개발에 있어 세계 속에서 지도성과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 계획을 추진함에 있어 일본인은 선구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며 또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일본인들은 여기에 한 마디 더 첨가한다. 「이와 같은 계획을 추진함에 있어, 일본은 컴퓨터기술 개발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지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왜 그들은 특별히 컴퓨터를 선택했는가? 「컴퓨터산업 분야에서 이와같은 국가계획을 추진하면 다른 여러 첨단기술에도 강력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다른 산업 분야의 연구개발 체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컴퓨터산업만을 위해 창조적인 기술을 육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일본에 교섭력을 주게 된다. 또 이와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일은 경제대국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일도 될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이러한 컴퓨터 개발계획이 잘 수행되면 국내나 해외의 모든 산업을 움직이는 지렛대를 손에 넣게 된다는 사실을 일본인들은 알고 있다. 제 5 세대 컴퓨터는 경제전략적 측면에서 본다면 우수한 표본의 하나인 셈이다.

그로부터 6 개월이 지난 1981 년 4 월, 10 년에 걸치는 연구개발 계획을 지도할 연구소가 정식으로 발족하였다. 그것은 <신세대 컴퓨터 기술개발 기구> 라고 명명되었다. 이 조직의 발족을 위한 자금과 동경에 위치한 새로운 연구소는 모두 일본 정부가 준비한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그와 같은 컴퓨터를 설계할 것인가를 언급한 최초의 작업보고서는 이미 발표된 바 있으며 이 계획을 위해서 출퇴근시간을 제한받지 않고 일할 우수한 과학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세밀하고도 정확한 계획이 세워져 있음으로 과학자들은 계획에 따라 한 걸음 한걸음 전진해 나갈 수 있다. 전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성과를 평가하여, 그것이 성공적이면 다시 전진해 나가고 만일 실패하면 다시 엄밀한 교정과 조정을 거치게 된다.

(2) 가능성의 문을 열다

제 5 세대 컴퓨터는 단지 기술혁신에 그치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이 기계가 자신들은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능기계 (Intelligence Machine) 는 1990 년까지 일본사회를 보다 풍요롭게, 보다 좋게 만들 분만 아니라 그 외의 모든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를 들면 에너지관리나 고령화사회의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쓰일 수 있도록 그것은 계획되어 있다.

또한 지능기계는 아직은 뚜렷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일에도 널리 쓰이게 된다. 그것은 모든 산업분야의 작업능률을 괄목할 정도로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이 컴퓨터에 의해서 모든 산업은 전진하게 될 것이다. 이 컴퓨터에 의해서 모든 산업은 전진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어업이나 농업같은 제 1 차 산업, 또는 서비스업, 일반 관리업과 같은 제 3 차 산업에서도 지능기계는 뚜렷한 능률향상을 이룩해 놓을 것이다.

지금까지 열거해 놓은 것은 지금 우리들이 생각할 수 있는 분야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이 연구로 <가능성의 세계> 를 두드리려고 하는데, 우리에게 있어 그것은 아직 미지의 세계이다.

일본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미개척 분야에서의 개발 노력은 인간사회의 전진에 획기적인 공헌을 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연구를 추진하여 지능적인 로봇트를 탄생시킴으로써 우리는 생명의 <장치> 를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자동적으로 통역되고 자동번역이 실현되면 세계인들간의 이해는 증진되고 오해와 무지 때문에 생겼던 문제는 대폭 감소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문화의 상호이해로 문명의 성장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은행의 설립이 가능해지면 인류가 쌓아온 지식은 저장되어 효율적으로 이용될 것이다. 그 덕택으로 문화전반의 급속한 개발이 가능해지고 보다 좋은 견해와 인식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영국 등 다른 여러 나라의 선구적 인공지능의 연구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해 동안 일본은 조사단을 파녁하며 탐색을 계속해왔다. 그들 나라는 인공지능에 관한 커다란 과학적 테마를 오래 전부터 잡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그때까지 여기저기서 추진하던 개발계획들을 하나로 통합하여 대규모적인 국가계획이라고 부르기에 걸맞는 어떤 계획을 작성해서 내놓을 때가 왔다고 느꼈던 것같다. 일본의 국가계획이 부분적으로나마 성공한다면 그들은 세계 정보산업 분야의 지도적 역할을 담당하는 위치에 서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의 시대에는 국가의 부란 공산품이나 토지의 임대세로 얻는 금전적 자본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과감하게도 그 이외의 것을 국가의 부로 보고 있다. 그러한 새로운 의미의 부를 실현하겠다고 목표삼고, 그것을 국가시책으로 하여 의식적인 활동을 개시한 나라는 세계에서 일본이 처음이다. 제 5 세대 컴퓨터계획이 이러한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지난 20 년 동안, 몇 번이고 반복하여 언급된 진리에 대해서 일본인들은 아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직접 행동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새로운 시대의 계단으로 올라서고 있다. 이전의 농업이나 공업시대에는 국가의 부란 토지, 노동, 자본에 의해서 얻어지며 천연자원이나 저축, 때로는 무역에 의해서 획득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가의 부가 지식과 지능에 의해 획득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종래의 전통적 형태의 부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먹어야 살며 에너지 또한 사용해야 한다. 공업제품에 의해 의식주는 해결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조절하기 위해 새로운 강력한 수단이 등장한다. 그것은 축적된 기술, 집대성된 경험,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데이터 등을 종합한 것이다. 그것은 학자이건 관리자건 정책입안자, 전문가, 일반시민 누구든지 쉽고 빠르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판매되는 <상품 (Goods)> 인 것이다.

4. 새로운 국가의 부를 목표로

(1) 아담 스미스의 시대

1776 년은 미국을 비롯한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대해서 용기와 희망을 주는 해였다. 그 해에 영국의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 (제국민의 부의 성질과 원인에 관한 연구) 을 출판했다. 이 책 속에는 놀라운 것들이 많이 쓰여져 있는데, 오늘날의 독자들은 아담 스미스가 기계를 높이 평가하여 기계에 심취해 있었던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아담 스미스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의 전형을 제시했다. 그는 또한 국부론을 통하여 사회 전반의 모델을 제시하려고 했었다. 그 모델은 기계와도 같은 것이었다. 서로 밀접하게 의존하는 각 부분의 사이를 금전과 물건이 순환하며, 이 금전과 물건의 흐름이 에너지가 되어 기계와도 같은 거대한 사회 전체가 상호 연관을 맺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 금전과 물건의 흐름은 아담 스미스가 발견한 <분배의 이론> 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 책을 저술하기에 앞서서도 이미 몇 개의 논문을 썼다. 그 자신은 이 논문들도 <국부론> 의 일부라고 생각했는데 이 논문들 속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도 있다.

「시스템이라는 것은 많은 점에서 기계와 흡사하다. 원래 기계는 작은 시스템이다. 기계는 설계자가 이용하려는 동작이나 효과를 실제로 행하여 결합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시스템은 상상 속의 기계이다. 그것은 현실 속에 있는 다양한 동작이나 효과를 상상 속에서 결합하기 위해 발명된 것이다.」

이 글 속에서 그는 사고의 의미를 분석하려 했다. 사람들이 결합과 질서를 좋아하는 자연스러운 경향을 갖고 있다고 본 아담 스미스는, 이것을 분석하여 <사고는 가장 기본적인 심리학적 법칙> 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이런 통찰에 의해서 결합을 좋아하는 자기 자신의 성격마저도 정당화했던 것이다. 그의 그러한 성격은 국부론의 웅장한 비젼 속에 잘 드러나 있따.

스미스는 분배의 법칙을 발견함과 동시에 자기 시대의 많은 아이디어를 활용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작 뉴톤에게서 많은 교훈을 얻었으며 뉴톤의 <실험적 법칙> 을 그의 논리에 채용하기도 했다. 튜톤의 실험적 법칙이란 프란시스 베이컨의 귀납법과 르네 데카르트의 연역법을 결합한 것이다. 스미스는 자기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와 주위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분석함에 있어 이 뉴톤의 방법을 사용했었다.

스미스의 경제법칙은 뉴톤의 여학법칙에 필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전체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뉴톤의 방법은 스미스의 신념 속에 잘 반영되어 있다. 인간은 고독하게 사는 존재가 아니고 사회적 상황 속에서 사는 존재이며 또 우리가 함께 사는 인간의 상호의존의 관계를 관찰하고 체험하기 위해서는 전체상을 파악해야 한다고 스미스는 믿고 있었다. 이 점은 그의 친구였던 철학자 데이비드 흄에게도 공통된 신념이었다.

이와 같은 신념을 기초로 하여 스미스는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기계로 파악했다. 그에 의하면 사회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그것은 노동을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시스템이며, 이 변화은 물리적 기계가 뉴톤의 법칙에 따라 에너지가 힘으로 변한다는 이론과 전적으로 닮은 것이다.

사회적 기계는 부를 산출한다. 이 기계는 국가에 부를 바친다는 힘을 배경으로 하여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기계는 소유주인 국가에 정치적 힘까지도 주었다.

「어느 나라도 생산적 근로자의 수효를 증가시키거나, 이미 고용되어 있는 근로자의 생산력을 제고하거나 하는 방법 이외에는 토지와 노동이 해마다 산출하는 산물의 총액을 증대시킬 수 없다.」고 스미스는 말하고 있다.

이제 우리들은 이 의견에 동의하고나서 아담 스미스에게 작별을 고하도록 하자. 왜냐하면 국가의 새로운 부는 토지나 노동력, 자본에서만 산출되는 것이 아니고 <지식> 으로부터도 산출될 수 있다고 이미 지적했기 때문이다. 지식은 모든 근로자의; 노동력을 향상시킨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논문에 관해서 임 언급한 바 있지만 그 논문에 의하면 인적 자본의 개선, 즉 보다 지혜롭게 일함으로써 생산성은 20 %에서 50 % 까지도 높여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숫자의 폭은 과거의 어느 10 년간을 조사의 대상으로 삼았느냐에 따라 물론 변한다. 장래에 우리는 훨씬 눈부신 생산성의 향상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들은 기계의 자극을 통해 이 책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아담 스미스의 주위에 있으면 그에게 자극을 주었던 기계는 우리가 제기하는 기계와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가 문제삼으려는 기계는 에너지를 변환시키는 것이 아니고 정보의 변환을 목적으로 하는 기계이다. 이 기계에 의한 변환은 인간사회를 설명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 모델은 아담 스미스의 모델을 현재에 적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20 세기 후반의 문명과 사회를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믿고 있다.

(2) 정보는 번영의 열쇠

일본의 정책수립자들이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과거 30 년간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양적 비약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본인들은 그들이 현재 처한 입장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들의 사회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볼 때 전환의 시점에 와 있다. 에너지의 정세변화처럼 국내외적인 모든 상황은 변화하고 있질 않은가? 지금 우리는 풍부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건설해서 자원과 에너지의 제약을 극복함과 동시에 경제대국으로서의 국제적 공헌도 해야 한다. 이 새로운 시대의 길을 열어나감에 있어 우리는 컴퓨터를 근간으로 하는 정보화와 정보산업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 1990 년대에는, 제 5 세대 컴퓨터가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리라고 보는데 그렇게 되면 정보처리 시스템은 모든 사회활동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경제, 공업, 과학, 예술, 행정, 국제 관계, 교육, 문화, 그리고 일상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정보처리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발전의 장애가 되는 문제를 해결함이 있어서도 이것은 커다란 역할은 담당하게 될 것이며 그 능력을 활용하여 사회 전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게끔 하는 데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

일본인들의 말을 요약하면 정보는 사회의 번영을 유지하기 위한 <열쇠> 라는 것이다. 정보처리 시스템을 널리 보급시켜, 정보를 공기처럼 사회 속에 주입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 시스템들은 지능이 대폭 개선된 것이며 또 최대한 인간에 가까운 것이 된다. 종래의 컴퓨터와 비교하면 인간과 기계의 접촉면이 훨씬 인간적으로 될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사용하기 편한 기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 기계는 지능지수가 높고 반응도 신속하다. 마치 머리좋은 친구와 마음이 통하는 사이가 되는 것처럼 인간과 기계가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다.

일본인들이 제 5 세대 컴퓨터 계획을 수립하고 그것에 관한 진지한 논의를 계속하는 동안 구미의 지식인들은 일본인들이 전혀 가치없는 문제에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기계가 생각한다.」는 문제에 대해 귀를 기울이는 것조차도 쓸데없는 짓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서구인들은 일본인들이 생선을 날로 먹는 것을 해롭지는 않겠지만 기이하고도 좀 원시적인 문화적 습관으로 보고 있는데 일본의 과학자들이 지능기계의 개발을 논의할 때도 이와 비슷한 눈으로 보았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개의치 않았다. 새로운 세대의 지능기계를 설계하는 최선의 방법에 관해서 그들은 한 발 한 발 접근해갔다. 그 새로운 지능기계는 <국가의 새로운 부> 를 산출하는 엔진으로 쓰여질 기계이다.

제 5 세대 컴퓨터는 지금까지의 컴퓨터와는 기본적으로 그 설계가 다르다. 이 설계에 의해서 앞에서 말한 모든 것은 달성되게 된다.

(3) 제 5 세대 컴퓨터의 특징

일반적으로 지금까지의 컴퓨터는 다음의 4 가지 세대로 구분된다. 그것은 그 각각의 컴퓨터가 사용한 중심적 기술을 기준으로 해서 분류한 것이다.

제 1 세대는 진공관의 컴퓨터이다. 제 2 세대는 트랜지스터 (Transister) 의 컴퓨터이고 제 3 세대는 집적회로 (IC), 제 4 세대는 초고밀도집적회로 (LSI) 의 컴퓨터이다. 우리는 지금 제 3 세대의 말기와 제 4 세대의 초기에 있다. 1980 년대 중반부터는 초 LSI 의 컴퓨터시대가 될 것이다. 제 4 세대까지의 컴퓨터는, 컴퓨터의 선구자이며 수학자였던 죤 폰 노이먼의 이름을 따서 <폰 노이먼의 기계> 라고 부른다. 이 기계는 중앙처리장치 (프로그램 제어장치), 기억장치, 연산장치, 출력 입력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직렬방식이어서 단계적으로 뒤쫓아 한 걸음 한 걸음 처리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방법은 그 동안 많은 분야에 성공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제 5 세대 컴퓨터는 이 방식을 버리거나 대폭 변경하는 것이다. 그것은 완전한 병렬방식이다. <비 폰 노이먼 방식> 이라고 불리우는 이 신형 컴퓨터는 새로운 기억조직, 새로운 프로그램언어, 그리고 새로운 처리법을 짜넣어 숫자 뿐만 아니라 기호까지도 다룰 수 있게 한 것이다.

제 5 세대 컴퓨터는 기술적인 면에서 종래의 4 세대들의 컴퓨터와 차원이 다를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으로나 그 기능면에서도 종래의 것과 다르다. 이 새로운 기계는 <지식정보처리 시스템> 으로 불려지게 될 것이다. 이 용어는 대단히 중요하다. 지금의 컴퓨터는 단지 정보 처리 시스템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은 그것으로부터 탈피해서 지식을 지능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새로운 기계는 인공지능으로서 작동할 수 있게 특별히 설계된다. 이것에 관해서는 뒤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이 <지식처리 시스템> 이 기호를 처리해서 기호론적 추론을 진행할 수 있게끔 특별히 설계된다는 점만을 언급하기로 한다.

세상에서 생기는 일의 대부분이 수학적은 아니다. 공학이나 물리학의 응용인 경우에는 물론 수식이 사용되지만 그러나 그것이 적용되는 범위는 인간의 활동분야 중에서 참으로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화학과 같은 딱딱한 과학의 경우에서조차도 그 대부분의 과제는 계산적이기보다는 추론하여 생각하는 것이다. 생화학, 의학, 법학 등도 마찬가지이다. 기업경영자의 경우에도 사고의 대부분은 계산이 아니라 기호론적인 추론에 의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문가의 사고는 거의 대부분이 계산에 의한 것이 아니고 추론에 의한 것이다.

전문가들이 다루고 있는 정보처리의 무거운 짐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컴퓨터는 시간이 갈수록 값이 싸지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컴퓨터기술을 이용해서 정보처리의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리고 싶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그들은 자동적으로 추측하여 기호론적 지식을 구사하는 컴퓨터가 좋다고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이런 방법은 이미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 시스템> 이라고 불리우는 간단한 실험적 계획에 의해서 컴퓨터는 의사가 진단을 내리거나 광물학자가 광석을 채취할 장소를 정하는 것과 같은 지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더구나 컴퓨터는 그런 일들을 바로 인간 전문가가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하고 있다. 즉 교과서적인 지식과 경험을 통해 배운 법칙을 결합하고 그 토대 위에서 현상에 관한 지적 추론을 전개하는 것이다. 컴퓨터는 그것이 환자에 관한 것이든 산맥이나 분지에 대한 것이든 관계하지 않고 같은 일을 한다.

인간의 경우, 이와같은 전문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지능, 직감, 영감, 직업의식 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리들은 말한다. 만약 기계가 같은 일을 한다면 우리는 그 기계를 <지능적> 이라고 불러서 안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현재의 컴퓨터는 그것에 적적한 프로그램을 주기만 하면 이러한 일들을 해낼 수 있다. 더구나 전문가로서의 높은 수준으로 그런 일을 해낸다. 때로는 전문가보다도 우수하게, 더 나아가서는 그 일을 가르쳐준 사람들보다도 우수한 경우조차 있을 정도로 그것들은 일을 해낸다. 게다가 컴퓨터는 극히 광범위하게 전문지식을 지니도록 제작되어 있다. 그래서 새로운 <전문가 시스템> 이 끊임없이 작동하기 시작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설계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 시스템> 으로 사용되기에는 현재의 컴퓨터는 그 속도나 능력면에서 너무나 원시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제 5 세대의 컴퓨터는 인간의 지능과 동등한 대규모의 지식처리 능력을 갖도록 제작될 예정인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계적 설비 (Hardware System) 의 면에서도, 프로그램 체계 (Software System) 의 면에서도 현재의 컴퓨터보다는 자릿수가 훨씬 더 많은 규모로 만들어져야만 한다.

(4) 선두주자로서의 긍지

일본은 모든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재의 컴퓨터를 개량하려는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지금 사용되고 있는 컴퓨터보다 1000 배의 능력을 갖는 새로운 기계를 개발하기 위해 <과학기술용 고속계산 시스템 개발계획> 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이 계획은 통산성 산하의 전자기술총합연구소의 지도 아래 진척되고 있으며 컴퓨터의 대 메이커인 6 개 회사가 협력하고 있다.

이 계획의 착수 자금은 정부가 지출했으며, 앞서 언급한 6 개 회사도 자금을 동원하였다. 그 총액은 최종적으로 2 억 달러가 되리라고 보며, 계획의 마무리는 1989 년으로 예정하고 있다. 그 밖에도 정부가 지원하거나 민간기업의 독자적인 개발계획이 몇 개인가 더 있다. 그것들은 그림을 처리하는 기계, 또는 논리회로와 처리회로가 발전된 기술의 기계적 설비를 개발하려는 목표로 설치된 것이다.

일단의 미국 컴퓨터과학자들이 1982 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들은 일본의 메이커가 지금 판매하고 있는 대형 컴퓨터는 지구상에서 가장 진보된 기계라고 격찬했다. 그 후에 이들은 일본에서 받은 인상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일본은 최신형 컴퓨터 기술에 있어 세계 정상에 서려고 국가적 차원에서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그들이 세운 목표의 한 부분이라도 실현된다면 그 결과는 참으로 엄청날 것이며 마침내 일본은 신형컴퓨터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르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견해를 일본의 제 5 세대 컴퓨터계획에 대해서도 표명할 수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이 계획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잘못되어 있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을 생각해내어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일본을 세계의 최전선에 서게 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목표의 극히 일부분만이라도 달성하기만 하면 일본은 부러움의 대상이 될 우위를 획득하게 될 것이다. 이 점에 대해 그들 자신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앞서서 일본이 제 5 세대 컴퓨터의 연구 개발계획을 출발시킨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굉장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향후 10 년의 과학문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모든 것이 무역전쟁의 작은 전투에 불과할 뿐이라고 공박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작은 전투는 이미 철, 자동차, 가전제품 등 여러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다. 동일한 일이 이번에는 정보처리 산업분야에서도 일어나려고 한다는 말을 들으면 미국인들은 차라리 귀를 막고 싶어질 것이다. 몰락하는 미국 산업의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안전보장이라는 측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의 국가적 이익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귀를 막는 그 비겁한 짓 따위는 허용될 수 없다. 정보처리는 미국 내에서만도 년간 매상이 880 억 달러에 달하는 산업이다. 그같은 황금시장을 다른 나라에 잃는다는 것은 참으로 비극 중의 비극이 아닌가?

미국은 과거 몇 십 년에 걸쳐서 세계의 정보산업을 선도해왔다. 이제 안일과 자기만족에 빠진 채 그 선두자리를 빼앗긴다는 것은 미국 경제에 치명적 손상을 입힐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오히려 그것보다 더 중대하다고 생각되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사회적인 <전통> 이다. 2 등이라는 것은 3 등, 4 등보다야 낫겠지만 1 등과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사회적인 고통은 이윽고 정치적 고통으로 옮아갈 것이다.

우수한 기술을 가진 자는 일반적으로 싸움에 이기게 마련이다. 싸움이 무력에 의한 것이든, 기업간의 경쟁이든 문화적인 것이든 그 어떤 것이든지간에 우수한 기술을 가진 자가 이긴다는 것은 통례이다. 그러나 여기 예외가 있다. 손자가 최초로 지적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우수한 기술을 가진 자보다 우수한 지식을 가진 자가 언제나 싸움에 이기는 것이다.

5. 탈공업화 사회를 지향하는 일본

(1) 다니엘 벨의 예측

사회과학자 다니엘 벨이 사회의 장래를 예측한 책을 쓴 바 있다. 이 책 속에서 다니엘 벨은 <탈공업화 사회> 라는 것을 정의하고 그런 사회를 대략적으로 묘사했다. 이 책은 1976 년에 출간되었는데 일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다니엘 벨에게 감사하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은 그가 쓴 <탈공업화 사회> 에서 힌트를 얻고 그와 동일한 특징을 지닌 사회를 건설하려고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 중추적 원리로 등장하는 것은 이론적 지식이다. 그리고 그것이 헌법처럼 성문화된다는 것이다. 그 중추의 주위에는 새로운 지식, 새로운 기술, 지식계급의 확대, 상품으로부터 서비스로의 전환, 작업성질의 변화 등이 위치한다. 일본의 경우 새로운 지식, 새로운 기술이란 바로 <인공지능> 이다. 그것은 쉽게 얘기하자면 인간의 생각을 증폭시키는 기계이다. 문자, 인쇄술, 수학 등의 기술은 우리들의 생각하는 방법을 변화시켜왔는데 그와 똑같은 방법으로 인공지능도 또한 우리들의 사고방식을 바꿔 놓게 될 것이다.

다니엘 벨의 예측에 의하면 탈공업화 사회의 유력한 기관은 대학, 학술단체, 연구소 등이라고 한다. 다니엘 벨의 예측 그대로 제 5 세대 컴퓨터를 실현시키려고 하는 곳은 일본의 대학, 독립된 연구소, 그리고 큰 회사의 연구실을 통합한 연구조직이다.

다니엘 벨에 의하면 탈공업화 사회의 중요한 자원은 인간이라고 하는데 일본인들은,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재산은 인적자원이다.」라고 말한다. 또 그는 탈공업화 사회의 경제적 기반은 과학이라고 단정짓는데 일본인들은, 「우리의 제품은 성능, 설계, 그리고 지식집약적 성격으로 그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독특하고 특수한 것으로 평가받게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와 함께 일본인들은, 「이 목표가 달성되면 우리나라 산업의 진정한 지식집약성은 다시 더 높은 것을 촉진하기 위한 견고한 기반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말할 것도 없이 탈공업화 사회에도 문제는 있다. 예를 들면, 과학정책, 교육정책을 어떻게 세우고 또 어떻게 추진해나갈 것인가,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의 균형은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관료주의와 사회에 유해한 문화를 사회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 등의 문제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일본을 제 5 세대 컴퓨터 계획으로 내몰고 있는 문제와 비교하면 아주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다. 일본은 1 억 1 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갖고 있다. 미국 인구의 약 절반인 이 사람들은 몬타나주보다도 좁은 곳에서 살아야만 한다. 일본은 천연자원도 거의 없고 경작하기에 적합한 땅이라곤 아주 적다.

이런 경우, 다른 나라 같으면 십중팔구 세계은행 (IBRD) 의 문을 두드리며 대출신청을 할 것이다. 과거에는, 일본은 전쟁으로 이 문제의 돌파구를 열려고 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됨과 동시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일본은 지금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이번에는 현명하게도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여 <제 5 세대 컴퓨터 계획> 으로 탈공업화 시대의 국제 경쟁에서 선두에 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들이 꼭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보는 첫째 이유는, 그리고 가장 자명한 이유는 그런 기계가 만들어지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그 기계들은 특히 지식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게끔 설계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지식근로자들이란 예컨대 은행원, 사무원 등을 뜻하는데 그들의 생산성은 현재와 비교하여 자릿수가 다르게 높아질 것이다.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선진국에서는 지식근로자가 노동인구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지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그들의 작업능률이 향상되고 생산성이 크게 개선되면 사회적으로 커다란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일본이 판매하는 공업제품은 경쟁국의 제품보다도 훨씬 우수한 것이 될 것이다. 더욱이 제 5 세대 컴퓨터에 의한 지식이 그러한 제품의 설계나 생산에 직접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제품의 우수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일본인들은 이제까지 나온 모든 공산품 분야에 관한 한 세계 시장의 와전장악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제 5 세대 컴퓨터가 갖다줄 모든 경제적 이익과 동일하게 중요한 이익은 생활 패턴의 질적 향상이다. 그것은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필요한 지식이 언제나 신속하고 쉽게 그리고 누구에게나 제공될 수 있는 사회라면 분명히 매력적이고도 풍요한 사회가 될 것이 틀림없다.

많은 비평가들, 특히 미국인들은 제 5 세대 컴퓨터 계획이 발표되었을 때 무척 회의적인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 국가적 모험이라고도 할 만한 공상과학의 실현성은 처음 생각한 것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로 일본은 장래에 세계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를 잘 이해하고 이 국가계획을 세웠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일본의 성공을 어떤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지식에 대한 집요한 탐구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니엘 벨이 탈공업화 사회의 도래를 예견하면서 그때가서는 지식이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말을 했을 때 일본의 지도자들은 이 새로운 생각에 대해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때 그 지도자에게 있어 이 말들은 옛날부터 있어온 일본의 전통적 지혜를 새로운 형태, 새로운 용어로 언급한 것에 불과할 뿐이었다. 일본에서는 옛부터 지식의 탐구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일로 간주되어 왔던 것이다.」

공업인구의 급격한 감소한다. 즉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게임이다. 게임의 승패는 근육의 힘이나 에너지가 아니고 정보에 달려 있다. 거기에서 사회의 중심적 인물로 탄생되는 자는 탈공업화 사회에서 점점 더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그런 <전문가> 이다.」

일본인들의 지식에 대한 정열은 미국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면, 신문의 발행부수는 전체인구의 평균으로 보아 미국과 거의 맞 먹는다. 또한 교육텔레비젼의 시청율이 높은 점, 국민학교ㆍ중학교 학생들이 수학과 자연과학의 성적이 월등한 점,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수효가 전체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조직된 지역단위의 단체가 많은 점 등을 보면 일본인들의 지식에 대한 정열은 지식에 대한 경의로까지 승화되어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일본의 노동력의 변화도 이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일본은 지금 한창 정보가 풍부한 탈공업화 사회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천연자원에 관해서 말하면, 자원만에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 깊은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끔 되어 있다. 국제통화기금 (IMF) 의 전무이사를 지낸 어떤 사람이 산유국에 있어 석유가 나온다는 것은 참으로 복잡한 복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들로서는 이런 말이 뚱단지같은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 말은 귀담아 들어둘 필요가 있다.

석유수출국들은 아주 다양하다. 알제리아로부터 노르웨이까지, 쿠웨이트에서 멕시코까지 각국의 사정은 참으로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이 나라들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경제문제를 안고 있다. 예산의 낭비, 인플레이션, 고업개발의 정체, 농업생산량의 저하, 계층간의 심각한 불협화음 등 문제가 쉴새없이 일어나고 있다. 근로자, 소비자, 종교지도자들은 기만당했다고 생각하고 관료들은 그들이 자기를 저주한다고 느끼고는 충돌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OPEC) 의 한 관리자는 「석유수출국들이 석유자원을 발견하고 개발함으로써 최소의 것만을 획득하고는 최대의 것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말한 적도 있다.

석유수출국들은 스스로 인정하려 들지 않겠지만, 일본의 생활수준과 어느 석유수출국과의 생활수준을 비교해 보면 이 사실은 자명해진다.

일본에는 토지도 자원도 없지만 국가에 새로운 부가 싹트도록 만드는 결정적 요소가 있다. 지식에 대한 국민적 정열이 바로 그것이다. 더구나 그들은 정열을 세계 개조의 원천이 될 기술개발로서 추진하려고 한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선견지명과 의지를 갖고 있다.

제 5 세대 컴퓨터 계획에 관한 발표문은 그 계획으로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될 학문의 분야, 영역, 그리고 기술 등을 여러 가지 열거한 다음, 좀 긴장된 어조이긴 하지만 근거가 있는 낙관론을 기초로 하여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제 5 세대 컴퓨터는 지금까지 꿈꿀 수조차 없었던 그런 개발과 경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아쇠가 될 것이다. 그것은 확실히 실현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에 무슨 공상과학소설과도 같은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을런지 모르지만, 굉장히 현실적인 것이며 일본에 대해서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그 계획이 일본 자신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밝히려 한다.

간단히 말하면, 일본어 국가로서 살아남을지 어떨지는 이 제 5 세대 컴퓨터 계획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종래에 무시해온 여러 분야에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일본인들은 통렬하게 느끼고 있다.

농업이나 어업과 같은 제 1 차산업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식집약적이 되어야 한다. 서어비스업, 관리직, 설계 등과 같은 제 3 차 산업도 동일한 목적을 위해서 반드시 지식집약적이 되어야 한다. 제조업, 공업 등의 제 2 차산업 분야에 관련해서 보면 앞으로 일본은 제품의 설계와 생산에 온갖 지식을 쏟아 넣게 되어 제품의 질은 높아져서 다른 어느 나라의 제품보다 우수한 것이 될 것이다.

일본은 농경문화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여기에 일본인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따라서 일본인들은 어느 다른 곳에서 고안해낸 기술을 흉내내어 발전시킬 뿐인 모방의 천재가 아니고 독창성도 있음을, 그런 능력이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민족보다 월등함을 과시하려고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제 5 세대 컴퓨터 계획은 일본의 국가적 자기평가와도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 계획을 완성하려는 일본의 국가적 의지는 그들의 자부심에 뿌리박고 있는 것이다.

6. 이제 막 성년식을

(1) 모방으로부터의 탈피

1981 년 10 월에 개최된 제 5 세대 컴퓨터 국제개발회의는 에드워드 파이겐바움에 눈에 무슨 연회장 같았다. 그는 동경에 위치한 일본 상공회의소의 커다란 강당에 앉아서, 「꼭 유태인들의 성년식 같은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태인들은 자식이 13 세가 되면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하는 뜻에서 성대한 성년식을 열어준다. 동경의 이 회의를 두고 유태인의 성년식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며, 그가 아마도 이상한 기분에 젖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파이겐바움은 잘 생각해 보면 성년식을 파티인 셈이었다. 이 소년이 이제 어른이 되려고 한다. 그것은 국경을 초월하여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80 년 가을에 스탠포드 대학 파이겐바움의 연구실에 엷은 보고서 한 권이 배달되었었다. 겉에는 <제 5 세대 컴퓨터 개발계획에 관한 예비보고서> 라는 제목이 쓰여 있었다. 파이겐바움은 이를 대충 훑어 보고 동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몇 부 복사를 하고는 원본엔 별 흥미가 없다는 듯이 책꽂이에 그냥 꽂아 버렸다.

그런데 11 월이 되어 그가 유럽에 갔을 때, 인공지능의 세계적 권위자인 에딘바라 대학의 컴퓨터과학부 교수 도널드 미키 박사가 그에게 그 보고서에 관한 말을 꺼냈다.

「나는 그 보고서를 읽고나서 무척 걱정했다오. 이 보고서는 서구의 컴퓨터 기술에 대한 커다란 도전이며 위협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컴퓨터과학 분야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제기해왔었습니다.」그의 말을 듣고 파이겐바움은 이 중요한 이슈를 그 동안 간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음 해인 1981 년 여름에는 그전 것보다 훨씬 내용이 알찬 <제 5 세대 컴퓨터 예비보고서> 가 송달되어왔다. 처음 보고서는 약간 피상적인 감이 없지 않았으나 이번의 보고서엔 자세한 행동계획이 쓰여 있음을 파이겐바움은 알 수 있었다. 주의를 기울여 내용을 읽고 난 파이겐바움은 큰 감명을 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일본은 보다 과학적인 사고에 기초하여 자기들의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이와 같은 사고는 약 15 년 전인 1967 년도에 미국의 인공지능 연구에 도입시킨 것인데 <지식기반 시스템> 이라고 불려지는 사고방식이었다. 이 사고방식의 유효성은 여러해 동안에 실증되어, 미국 과학자들의 연구에 가장 진보적이고도 기본적인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자기들이 제안한 새로운 컴퓨터를 <지식정보처리 시스템> 이라고 부른다. 지능적으로 작동하는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작성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관련분야에 대한 대규모적인 지식을 프로그램에 주입시키는 일이다. 그러므로 <지식정보처리 시스템> 은 이러한 사실을 확실히 인식한 표현인 셈이다.

인간이건 컴퓨터이건간에 그것이 지능적인가 아닌가를 구별하는 결정적인 차이는 지식과 사실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 일본인들은 이 대원칙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지식정보처리 시스템> 이라는 용어 자체가 이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파이겐바움은 일본의 이 계획에 관한 보고서를 아내에게도 읽게 했다. 그녀는 일본에서 태어난 일본인으로 16 세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까지 일본에서 자랐다. 그녀도 남편 못지 않은 컴퓨터과학자였다. 그녀는 이 보고서를 다 읽고 나서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 기술된 계획의 내용에 놀랐는지, 아니면 그 보고서의 일본적인 음율에 놀랐는지 그녀 자신도 잘 알 수는 없었다. 일본은 이제 옛날부터 붙여진 <모방의 천재> 라는 불명예스런 이미지를 떨쳐 버리고, 세계의 리더로서의 지위를 획득하여 고도기술의 혁신자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그 보고서에는 분명히 쓰여 있었다. 그녀는 일본인으로서 일본문화를 익히 알고 있었는데 보고서에 쓰여지는 이런 종류의 표현법은 일본으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었다.

이런 연유로 해서 <제 5 세대 컴퓨터 국제회의> 의 개최자인 일본 정보처리개발협회로부터 강연요청의 초청장이 도착했을 때 파이겐바움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승낙했다. 그는 호기심으로 흥분까지 할 정도였다. 그는 이미 1950 년대 중반부터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한 공부를 해온 바 있다. 무렵의 컴퓨터는 그룹으로 일하는 일단의 과학자들이 손으로 조립한 것에 불과했다. 파이겐바움은 그때 피츠버그의 카네기 공과대학에 입학하여 이따금 그런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계획에 참여하곤 하는 행운을 가졌었다.

그때부터 파이겐바움은 이 신기하고도 흥미진진한 기계가 세계의 중요산업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목격해왔다. 처음에 컴퓨터과학은 수학이나 전기공학 등으로부터 토막지식을 빌리고 또 컴퓨터를 만드는 경험으로부터도 지식을 주워모아 성립되는 하나의 작은 학문 영역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커다란 학문 영역으로 발전되었다. 그러한 변화의 물결을 그는 직접 겪었으며 보아왔다. 스탠포드 대학에 컴퓨터과학부가 만들어졌던 1965 년에 파이겐바움은 이 학교에 부임해서 3 년 임기의 학과장직을 두 번이나 역임하기도 했다. 스탠포드 대학의 컴퓨터학과는 이 분야의 세계적 리더로 인정되어, 세계 여러 곳의 과학자들이 방문하여 의견을 교환하거나 아이디어를 얻고 돌아가기도 한다. 25 년의 기간 동안 컴퓨터과학은 참으로 놀라운 속도로 파급되었으며 사회 구석구석에 폭넓은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 생각해 보면 무한한 컴퓨터세계의 서막에 불과한 것이다.

(2) 흥분한 외국인 참석자

파이겐바움은 동경의 일본 상공회의소 대강당에 앉아 일본의 발표 내용을 동시통역으로 들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생기는 일본인들에 대한 강한 외경심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근면성과 명석한 두뇌, 놀랍도록 창조적인 정신자세로 일본인들은 마침내 지적 성공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 성공은 경제적 성공으로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회의장 안의 다른 나라 참석자들을 바라보았다. 7, 80 명의 외국인 참석자 중 절반 이상이 미국인인 것 같았다. 그들 중 과연 몇 명이 파이겐바움과 같은 기분을 갖고 있을까?

참석자의 대부분은 물론 일본인들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이미 제 5 세대 컴퓨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일본인들의 참석에서 파이겐바움은 일본사회가 컨센서스 (Consensus), 즉 의견의 일치를 얼마나 중요시하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그 회의는 컨센서스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필요한 빠뜨릴 수 없는 절차이며 아마도 마지막 절차일 것으로 그는 생각했다. 또한 그 회의는 이 획기적인 계획에 대해서 일본의 경영자들과 기술자들의 광범위한 지원을 받기 위한 최후의 절차도 될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일본인들은 이 계획을 <획기적인 것> 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올바른 표현이었다. 그 회의는 획기적인 과학의 모임이면서 동시에 경건한 의식이기도 했다.

한편 이 회의에는 미국의 경제지 《비지니스 위크 (Business Week)》의 특파원 마이클 레즈니스크도 참석하고 있었다. 그가 이 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은 전혀 우연이었다. 《비지니스 위크》는 일본의 기술 전반에 관해서 특집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 몇 명을 일본에 파견했었는데 그들이 일본에 와 있는 동안에 뜻밖에도 이와같은 회의가 개최되었다. 개회식이 있던 날 마이클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개회식의 강연을 동시통역으로 들었는데 통역의 단조로운 화법은 연설자의 흥분된 억양과는 전혀 딴판이었던 것이다. 통역에 의해 연설자의 주요 내용이 완전히 지워 버려지는 게 아닌가 하고 그는 생각했다. 마이클이 회의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은 그 다음날 파이겐바움의 강연을 듣고나서 부터였다.

파이겐바움은 서두에 언급하기를 <컴퓨터의 기계적 설비 (Hardware)> 의 문제 때문에 제 5 세대 컴퓨터는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드웨어 기술자들은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1970 년대에 이미 하드웨어 부문의 위대한 아이디어는 탄생되었다. 1980 년대는 전환기가 될 것이며 1990 년대는 컴퓨터 프로그램 체계 (Software) 의 위대한 아이디어는 탄생되고 말 것이다. 오늘날의 추세로 보아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 아이디어는 지금까지의 컴퓨터에 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꿔버릴 것이다. 이것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부문의 혁신이라는 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일본인들이 제 5 세대 컴퓨터를 개발해낼 수 있다고 파이겐바움은 정말 믿고 있는 것일까? 마이클은 이 점을 파이겐바움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소프트웨어의 어려운 문제들은 해결될 것입니다.」라고만 대답했다. 마이클의 의문은 그러나 가시지 않았다. 정말 일본이 그런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마이클은 회의장 로비에서 일본의 경영자 한 사람과 인터뷰를 했는데 그가 이 계획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구인들은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남을 공격하길 좋아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함부로 남을 공격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일본의 경영자가 예의바른 언어를 쓰면서도 속으로는, 「이 계획이 너무나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이긴 하지만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요?」하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음을 마이클은 기자 특유의 센스로 알아차렸다.

경영자들이 이 계획을 지지했다면,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무임승차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통산성이 모든 개발비를 지출하기로 되어 있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기 회사의 자금을 투자해도 좋을지 어떨지를 결정하기에 앞서서 초기의 개발이 정부의 돈으로 추진된다는 것은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투자해야 하는 것도 있었다. 그것은 인재였다. 물론 그것은 약간의 갹출만으로 그치는 일은 아니었다. 만약 히다찌의 최고기술자가 제 5 세대 컴퓨터 연구에 투입된다면 그는 히다찌 자체의 컴퓨터 개발에는 전혀 기여할 수 없게 된다.

회의가 진행됨에 따라 마이클은 이 회의가 어떤 의미에서는 교묘한 예산획득 작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태평양 저쪽에서 보면, 일본의 통산성은 지하실 한 쪽에 조폐공사를 차려 놓고 필요한 돈을 쾅쾅 찍어낼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은 아무리 강력한 재정적 힘을 갖는 통산성이라고 해도 예산획득을 위해서는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운동을 해야만 한다. 국가의 에산을 따내려는 사람들은 통산성말고도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이 회의가 외국인 학자들에게 커다란 감명을 줄 수만 있다고 하면, 그것은 통산성이 이 계획을 추진함에 있어 눈에 5보이지 않는 강력한 지원자재를 손에 넣게 되는 셈이다. 그들은 은근히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외국인들은 분명히 깊은 감명을 받고 있는 듯 보인다고 마이클은 생각했다. 이 계획에 관계하여 그동안 계속 일해왔으며, 이 회의에 직접 나와 강연한 일본과학자들은 이미 오랫동안 이 계획에 몰두한 나머지 인공지능이라는 그 감격적인 개발에 대해 어느 정도 흥분감을 상실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 5 세대 컴퓨터에 관해서 처음으로 듣는 참석자들은 그야말로 전염병에 걸린 듯이 흥분하고 있었으며 회의가 진행됨에 따라 그 흥분은 점점 고조되어갔다. 그러나 외국에서 온 참석자들에 비해 일본인들의 표정은 조심스럽고 망설이는 듯이 보였다.

(3) 성공한 예산획득

어떤 의미에서 예산획득운동은 성공한 셈이었다. 제 5 세대 컴퓨터 국제회의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모도오까 타쓰 동경대학 교수는 마이클과의 인터뷰에서, 「제 5 세대 컴퓨터 개발의 원동력이 될 예산조달은 예정보다 일년 정도 늦어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예산관계자는 적자예산을 우려하고 있었는데, 그런 때에 장기적이고도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한 계획의 예산을 뒤로 미루는 것은 다른 예산을 삭감하면서 겪게 되는 사태와 비교하면 훨씬 수월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회의가 끝난 후 몇 개월이 지났을 때, 제 5 세대 컴퓨터라는 나무의 씨앗이 될 최초의 예산이 할당되어 바야흐로 개발계획은 실행에 옮겨지게 되었다.

1982 년 4 월에, 연구기관이 설립되었다. 젊고 우수한 컴퓨터과학자들이 속속 모여들어 새로운 체계의 지식정보처리장치의 원형을 만드는데 필요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의 개발에 착수하였다. 연구자들에게 원형이 될 시스템을 2 년 이내에 완성하라는 강력한 압력이 가해졌다. 이 신세대 컴퓨터 기술개발 기구의 책임자로는 통산성의 전자기술총합연구소 정보부장을 역임한 바 있는 엔이찌 하꾸 박사가 임명되었는데 그는 분명히 제 5 세대 컴퓨터 개발의 중심인물이었다.

과연 일본이 그러한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일이 가능할까? 마이클은 이 질문을 여러번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했다. 거의 모든 외국인 참석자들이 이 질문에 비슷한 답변을 했다. 「연구는 퍽 야심적이다. 그러나 목표달성은 대단히 어려울 것 같다. 이 계획은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은 혼자 힘으로 이 계획에 착수했다. 이 착수만으로 일본인들은 컴퓨터개발의 중요한 담당자로 떠올랐다. 이 계획의 극히 일부분만이라도 성공한다면, 그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가 되리라고 본다.

「일본이 과연 해낼 수 있을까요?」마이클이 다시 파이겐바움에게 물었다. 그는 신중한 어조로 이렇게 대답했다. 「200 여명의 우수한 과학자들이 단지 하나의 목표 아래 집결하였습니다. 그것은 대단히 강력한 힘을 낼 게 분명합니다. 컴퓨터에 관해서 우리 미국은 일본보다 훨씬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한 가지 사실에서만은 뒤떨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본과 같은 계획을 우리는 세우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여기서 말한 200 명 속에는 신세대 개발기구의 40 명 뿐만 아니라, 이 기구의 지시를 받고 일하는 각 회사의 연구진들도 포함되어 있다.

후에, 마이클은 《비지니스 위크》의 기사에 이 말을 어느 미국 과학자의 의견이라며 인용했다. 그런데 기자는 그 기사의 뒷부분에서 파이겐바움의 이름을 끄집어내며, 「제 5 세대의 지능기계는 우리들 모두가 기다려왔던 것이다.」라는 그의 말을 인용했다. 파이겐바움은 사실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전문가 시스템> 이라 불리우는 응용 프로그램을 작성한 경험이 전혀 없다. 전문가 시스템이라는 것은 지식을 기초로하는 시스템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제 5 세대 컴퓨터의 하드웨어는 이 프로그램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경험이 없는 일본과학자들이 과연 이 일을 해낼 수가 있을까?

파이겐바움은 강연 속에서 전문가 시스템의 실례를 몇 가지 열거했는데 그 속에는 일본의 경우는 하나도 포함되어 있질 않았다. 파이겐바움은 여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전문가 시스템 자체가 아직 초보단계에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만약 내가 통산성의 정책입안자라면 이렇게 빈약한 경험을 토대로 해서 몇 백만 달러나 되는 계획을 수립하는 일을 두려워 할 것입니다. 웅장한 계획을 세운 사람들이 그 웅장한 계획에 관해서 청중들에게 말할 때, 왜 그것이 선택되었으며 어떤 경험을 기초로 해서 이 계획을 실현할 것인가에 대해서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적어도 이 계획은 예술적 완성이나 공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과학, 공학, 기술적 차원의 계획입니다. 사물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으며 또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아하며 아름답기 이전에 반드시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말에 대해, 일본측은 대단히 정중한 태도로 이렇게 대답했다. 「현 단계에서 지식공학에 관련하여 일본이 이룩한 업적 가운데 특기할 만한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양의 많지 않음에 비해 일본은 어느 정도의 축적된 기술과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제 5 세대 컴퓨터는 연구진의 논문을 근거로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일본의 축적된 기술과 역사를 기초로 해서 만들어집니다. 미국에 비하면 일본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간난아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일본은 적어도 손녀기에는 도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년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는 너무도 분명하지요. 성인에게서 배우고, 성인의 의견을 듣고, 그의 의견을 존중해야만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