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이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학습심리학 : Winfred F. Hill 저, 이영애 역, 을유문화사, 1998 (원서 : Learning : A Survey of Psychological Interpretations, 5th ed, HarperCollins, 1990), page 353 ~ 368.   

 

학습 이론의 구분 문제

     논란이 되는 여덟 가지 질문

     좌 • 우 • 중도 입장

이상적 이론의 기준

     학습 이론의 현재 가치

 

 

이 책처럼 어느 한 분야의 지식을 개관할 때 독자들이 만화경의 인상을 가지고 떠나버릴 위험이 크다. 그 내용이 흥미롭고 계몽적이기를 바라지만, 그 분야의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적어도, 인지 심리학자들에게는 그러한 결말은 대단히 후회스러워 보일 수 있다. 이런 것을 피하고자 앞서 검토한 여러 해석이 학습의 이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학습 이론의 구분 문제

이 책에서 살펴본 이론들은 학습의 성질과 이론 구축 과정을 포함하여 몇몇 기본 질문들에 답하는 방식에 따라 묶여질 수 있다. (Hillner, 1978).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론의 세부 내용이 아니라 포괄적인 틀에서 그 이론이 시도하는 바와 그 방법을 보여 준다. 여덟 가지 질문들 (Hillner 의 질문들과 다소 다르지만) 이 아래에 나와 있다.

논란이 되는 여덟 가지 질문

학습 심리학자들이  답해야 할 첫 번째 질문은 매개 변수의 사용이다. 매개 변수를 심리학에 소개한 톨만과 이를 가장 정교한 체계로 발전시킨 헐은 이 질문에 가장 긍정적으로 답을 한 사람들이었다. 스키너는, 학습 이론은 거부하면서, 이 질문에 부정적인 답을 가장 분명하게 하였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매개 변수라고 불러 마땅한 요소들을 그들의 이론에 포함시켰지만, 매개 변수라는 명칭은 붙이지 않았다.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흔한 답은 따라서 "네, 그러나...." 이다.

두 번째 질문은 매개 변수나 이론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어떤 것이 연결주의자이어야 하는지 인지적이어야 하는지 이다. 이것은 학습 이론의 역사에서 그 어떤 문제보다 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질문이다. 이 책은 다른 어떤 책보다도 이 질문을 중심으로 엮어졌다. 학습분야의 역사를 통해서 인지적 입장에 대한 양보도 많았지만, 대다수의 이론이 연결주의자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인지 접근은 전 분야를 지배하게 되었다. 이런 변화는 블레스 (Bolles) 접근의 중요성, 새로운 기억 이론의 정립, 피아제에 대한 늘어난 존경, 밴두라의 저서에서 나타나는 인지적 요소의 증가 등에서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여러 주제에서 스키너 접근이 계속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으로 미루어, 이 책을 읽고 인지적 변화의 정도를 실감하기가 어렵다. 심리학의 다른 측면들을 더 주목하는 학자들은 이 변화를 '인지 혁명' 이라고 명명하였다.

세 번째 질문은 강화인데, 문제의 핵심은 강화가 학습의 기본이고 중심 원리인가 또는 다른 방식으로도 적절하게 설명되는 어떤 현상을 말하는 것인가이다. 손다이크, 헐, 그리고 스키너는 전자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들이며, 윗슨과 거스리는 후자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들이며, 다른 학자들은 다소 중간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질문은 이것 또는 저것의 문제가 아니고, 행위의 결과가 후속 행동에 영향을 주는 방식에 관해 몇 가지 가능한 입장이 있음을 점차 분명하게 하였다.

네 번째 질문은 그렇게 강하게 주장되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인데, 학습이 대단위 (molar) 또는 소단위 (molecular) 중 어느 수준으로 분석되어야 하는 수준에서 연구하지만, 그들은 이러한 행위가 더 낮은 소단위 수준으로 분석하여 설명되어야 하는지에 관해 의견을 달리한다. 톨만은 대단위 수준의 입장을 가장 뚜렷하게 밝혔고, 대부분의 학자들은 대단위 입장을 취하였다. 이를 생성시키기 위해 조합되는 작은 요소물의 조건 형성이며, 소단위 수준의 학습에서 유래한다고 생각하였다. 헐의 이론과 에스테스의 자극 표집 모형은 여러 면에 비슷하지만, 이 면에서는 예리한 대조를 보인다.

다섯 번째 질문은 이론이 형식을 갖추어야 하는지 또는 비형식적으로 제시되어도 되는지의 문제이다. 대다수의 초기 이론은 형식성 척도의 연속선상에서 비형식성의 끝에 가까운 이론 체계들인데, 강한 논리적 이론 구조의 제안이 있었지만 (예, 거스리), 그들은 논리학의 형식적 장식과 과학 철학을 제대로 조화시키지 못했다. 헐과 에스테스는, 이와 대조적으로, 형식 이론을 통하여 논리 구조를 뚜렷이 드러낸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톨만은 때로는 형식적이었으나 어느 한 특정 구조를 유지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여러 수리 모형 구축자들이 형식적이다. 컴퓨터 접근은 컴퓨터에게 정확한 지식을 준다는 의미에서 형식적이어야 하는데, 컴퓨터는 다른 비형식적 지시에는 반응하지(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형식적 컴퓨터 프로그램이 학습의 성질에 관한 보다 일반적 형식화와 어떻게 관련되는지는 항상 명확하지 않다.

여섯 번째 질문은 폭의 문제로서, 한 이론이 다루는 주제의 범위가 얼마나 넓어야 하는가 이다. 다섯 번째 질문에 대하여 형식성을 강조해서 답하는 이론들은 이 질문에는 협소 쪽을 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 이론이 형식적으로 진술될수록 그 이론은 더 엄격하고 정확하므로, 그 이론이 광범한 주제들을 효과적으로 잘 다루지 못하게 됨은 필연적이다. 비형식적으로 진술된 이론은 일관성의 결여나 모호성에 빠질 위험이 적으면서 더 광범위한 주제들을 다룰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식적 정확성과 넓은 폭이 함께 조합된 이론은 매우 바람직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므로 학자들을 계속 유혹한다. 헐은 이런 이론을 만들려고 애썼으나, 지병과 너무 이른 죽음으로 그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이 실패의 일부는 그러한 목표를 이루기가 엄청나게 어렵다는 점을 보여 준다. 헐의 인상적인 실패가 다른 학자들로 하여금 좁은 이론에 집착하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르지만, 어떤 학자들은 형식적 엄격함을 폭의 넓이로 조화시키는 노력을 계속하였다. 에스테스와 앤더슨은 바로 그 예에 해당한다.

일곱 번째 질문은 행동의 생득적 측면과 학습에 영향을 주는 생물학적 제약의 강조 문제이다. 이것은 지난 25 년간 쟁점이 되어 왔으며, 지금까지 살펴본 대부분의 이론들에서 그 답은 "어느 쪽도 별로 강조하지 않았다" 는 것이다. 미국의 학습 이론은 윗슨과 손다이크 이래 생득적인 것보다 획득 된 것을 강조하였으며, 유전 요인에 대한 윗슨의 거부는 지나치지만 이것이 학습 분야의 분위기를 잡아 주었다. 그러나 점차로, 학자들은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블레스는 유전을 강조하였으며, 스키너 학파들도 점차로 이 문제를 인정하게 되었다. 문제는 유전을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것인가이다. 초창기에 학습된 요인을 과잉 추정하였듯이, 지금 우리는 생득적 요인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가? 학습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생물학적 제약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를 발견하기 시작한 정도가 아닌가? 이 문제는 최근에야 학자들이 지지를 표명하고 기울어지기 시작한 문제이다.

끝으로, 실용성의 문제이다.학습 이론이 실험실과 의자에 앉아서 생각하기의 산물인가, 세상을 이해하는 지적 훈련, 또는 세상을 다루고 아마도 변화시키는 어떤 장치인가? 때로는 학자들이 실용적 쓰임새를 위한 압력에 굴하지 않고 순수 과학을 위한 권리를 요구했지만, 그런 태도는 상당히 예외적이었다. 문제는 학습 이론의 쓰임새보다는 누가 그 이론을 적용해야 하는가이다. 손다이크와 스키너처럼 어떤 학자들은 곧바로 응용으로 넘어갔다. 돌라드와 밀러, 톨만과 같은 사람들은 가능한 응용을 언급했지만 이들의 실용화에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였다. 헐과 같은 사람들은 순수한 과학자들이었지만 응용 경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이 예들조차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미국 학습 이론의 응용성에 미루어 그 구분을 짓기가 매우 어렵다.

좌 • 우 • 중도 입장

앞의 쟁점들 모두가 학습 이론들을 몇 갈래로 나누기는 하였으나, 학습의 역사 대부분을 지배했던 두 쟁점은, 이 책의 목차로부터 이루어 알 수 있듯이, 두 번째와 세 번째 문제이다. 두 문제에 대하여 여러 학자들의 입장을 보면 20 세기 학습 이론의 주류를 형성하면서 그 분야를 지배하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부터 도전에 저항하고, 여러 도전 중 어떤 것은 주류에 통합시키면서, 그 길을 계속 유지하였던 미국 학습 이론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이것이 손다이크에서 시작하여 헐에 이르러 위대한 이론적 꽃을 피우고 최근 스키너에 의해 지배된 연결주의자-강화의 전통이다. 이론 구성과 연구기법상 예리한 대립을 보이는 헐과 스키너가 이런 식으로 함께 묶여진다는 것이 이상하다. 특히 스키너가 습관이나 자극-반응 연결을 유기체 내부의 어떤 것으로 말하는 협의의 연결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주류에 도전했던 다른 두 전통과는 대조되면서 같은 입장에 있다.

이 시점에서 학습의 전반적인 흐름을 정치적인 은유로 바꾸어서 주류라는 말 대신에 중도파라고 부르자.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학습되는 것은 여러 반응을 하는 경향이며 이런 학습의 기본 특징은 강화이다. 중도파는 소수이기는 하지만 강성인 좌우파 모두의 도전을 받았다. 우파는 학습되는 것은 반응이라는 점에서 중도파에 열렬이 동조했으며, 자극-반응 연결이 학습의 단위라는 점을 중도파보다 더 일관성 있게 주장하였다. 그러나 우파는 학습의 기본 원리로서 단순한 근접을 선호하면서 강화의 중심 역할을 거부하여 중도파와 의견을 달리하였다. 우파는 가장  기계적인 접근을 취하였으며, 특히 연습의 중요성과 행함에 의한 학습에 초점을 두었다. 우파 중 뛰어난 인물들은 윗슨과 거스리이다. 중도파에 대한 우파의 도전은 금세기 초에 가장 지배적이었으나 그 영향은 계속 남아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좌파의 도전은, 강화와 관련된 쟁점을 상당히 무시라고 그 대신에  학습되는 것은 반응이라는 생각을 거부하는데 집중하였다. 이들은 학습되는 것은 지식, 신념, 기대, 이해-다른 말로하면, 인지라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학습 이론가들 중에서, 이런 입장을 두드러지게 보여준 초창기의 대표자는 톨만이었다. 톨만 자신은 학파를 만드는 데 결코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입장은 계속해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잎서 보았듯이, 수년간 학습 이론의 지배적인 주제는 중도파가 근본적으로 연결주의자 성향을 계속 유지하면서 톨만과 같은 인지적 입장을 포함하여 하였다는 점이다. 더욱 최근에, 인지 접근은 점차로 강력해져서 그것이 이제는 중도 연결주의를 대체하였다고 주장할 정도이다.

현재의 상황은 어떠한가? 옛 우파가 이제는 더 이상 그 입장을 고수하지 않지만, 제한된 의미에서 우파는 그 입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제 강화를 손다이크식으로, 즉 자극-반응 연결에 도장 찍듯이 강화를 생각하는 학자들은 별로 없다. 우파의 주장에 동조해서 대부분의 학자들은 학습이 근접 때문에 발생하며 강화는 이미 학습된 내용의 수행에 영향을 준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근접에 의한 학습은 자극과 반응의 근접보다 자극과 다른 자극의 근접을 포함하므로, 이런 견해는 거스리 또는 윗슨보다는 톨만, 블레스, 밴두라, 그리고 나중에 마우러의 입장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주된 질문은 좌파가 이제 어느 정도로 중도파를 우파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였는가이다. 어떤 사람들은 좌파가 그 일을 너무 완벽하게 해내어, 이전의 중도파는 옆으로 밀려났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빈사 상태에 있다고 주장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좌파가,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기도 하지만, 이전의 중도파를 정말로 지배할 정도는 못 되고, 그 둘이 비교적 같은 처지에서 패권을 다투고 있다고 본다.

현 상황에서 부분적으로 스키너의 거취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어느 누구보다도 그는 학습 분야 밖의 학자들이 보기에 학습 이론의 대표자이다. 이는 자신은 이론가가 아니라는 그의 주장에서 보면 빈정대는 말이지만, 스키너의 입장이 바로 직접적이고, 광범위하게 실용적인 학습 이론의 전통적인 이상을 잘 드러내는 본보기이다. 그는 현재, 그의 입맛에 너무 인지적이라고 느껴지는 학습 심리학을 대표하지 않지만, 손다이크의 직계에 해당하는 학습 이론의 전통적 연결주의자 - 강화 주류를 대표한다. 그는 사라져가는 전통의 막판에 섬광과 같은 인기를 대표하는가? 심리학과 다른 분야에 가장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학습 이론의 여러 특징들을 대표하는가?

여기서 또한 신경망 모형과 병렬 분산 처리의 새 연결주의자 해석을 주목해야 한다. 그 지지자들이 보기에, 이 접근은 다른 접근들의 가장 좋은 특징들을 조합하여 옛 연결주의자와 인지적 입장의 불일치를 해결한다. 이 접근은 여러 구체적인 연결로 분산된 학습이 조합되어 형태주의적인 인지적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이 접근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으므로 실제로 이룬 것보다 더 높은 희망을 나타낼 뿐이라고 주장한다. 스키너 접근처럼, 이 접근에 관한 한, 시간만이 모든 것을 말해 줄 것이다.

이상적 이론의 기준

지금은 학습 심리학자들간의 논쟁이 학습 이론의 '황금기' 처럼 거슬리지는 않는다. 당시 헐과 스펜스가 우파의 거스리, 그리고 자파의 톨만과 예리한 비판을 주고받을 때, 스키너는 "모두가 빌어먹을 놈들이군" 이라고 말했다. 이론화의 많은 부분이 협소한 현상을 예언하는 모델 형식이며, 각 학자들은 자기의 모델이 자료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예언하는지 보고자 하였다. 따라서 모델을 개발한 사람은 그 모델의 부적합성을 드러낼 수도 있다. 예컨대, 레슬 (Frank Restle, 1966) 의 논문 제목 "구조와 확률 학습의 정밀 검사 : 레슬 모형의 반박" 이 이러한 예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큰 불일치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앞 절에서 제기된 문제들이 이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지 물을 수 있다. 다른 식을 말하면, 이제 이상적 학습 이론이 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물을 수 있을까?

가장 야심 있는 학자들이 추구한 이상적 이론은 헐의 이론처럼 형식적이고, 정밀하고, 내적으로 일관되고, 동시에 학습과 동기의 주제들을 다룰 수 있게끔 매우 폭넓은 것이지만, 그들은 이러한 이상을 실현시키지 못했다. 이론에 공준과 정리가 있어서 한두 정리가 실험에 의해 확증되지 못할 때 새 증거를 다루기 위해 이론이 재구성될 수 있어야 한다. 폭과 정확성의 이러한 조화가 있으면, 그 이론은 실용 문제들의 해결에 필연적으로 쓸모있게 된다.

이런 이상적 이론은 물론 매개 변수를 포함하게 될 것이며, 그러면 그것은 형식적 이론이 되어 그 변수들이 어떤 것들인지 분명히 명세하게 된다. 변수들은 초기의 중도파 이론들의 변수보다 인지적이다. 논리적 및 비논리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있는 신념과 증거로 정보의 획득, 저장, 그리고 활용을 다루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그 이론이 매우 인지적으로 들리는데-지금까지 살펴본 그 어느 연결주의자 이론보다 더 인지적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몇몇 인지 이론들보다 더 인지적 성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인지를 그것이 획득되는 행동과 변화되는 과정 모두에 연결시키는 공준 때문에 그 이론은 레빈의 이론처럼 고도의 인지적인 이론들이 되기보다 더욱더 행동주의적 이론이 된다. 그래서, 이론의 양식은 헐의 이론과 매우 비슷하거나 에스테스의 이론과 다소 닮았지만, 그 내용은 톨만의 이론과 더 유사하다. 이 이론은 앤더슨 (Anderson) 의 ACT와 매우 가깝다.

이런 인지 이론은 사람들이 예전처럼 컴퓨터에 친숙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연결주의자들을 덜 불편하게 만든다. 컴퓨터는 실제로 연결주의자의 장치이지만 인지적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될 수 있으므로, 연결주의자 이론가는 그가 계속 옳았으며, 연결주의자 이론이야 말로 추리, 상상, 기억, 그리고 계획과 같은 내적 행동을 포함하여 행동을 효과적으로 다룬다고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톨만 이론을 갱신하거나 연결주의자를 인지 지향적으로 만드는 것이 이상적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이상적 이론이 현재 개발되고 있는 새 연결주의자 망조직 이론과 상당히 닮았는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더욱이, 이상적 이론은 다른 의미에서 연결주의자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사람들의 지식과 이해뿐만 아니라 생각없이 자동적으로 해내는 반응들과 설명없이도 수행할 수 있는 기술들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톨만(1949)도 소위 운동 패턴이라고 부르는 비인지적 학습이 있음을 인정한다. 또다시 컴퓨터 유추가 도움이 되는데, 컴퓨터는 더 인지적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어떤 조건에서 어떤 구체적인 반응을 내는지 쉽게 프로그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상적 이론의 세부 내용은 매우 복잡하겠지만, 학자들이 어떤 내용은 문자 그대로 연결주의자로, 다른 내용들은 인지적으로 보이게 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이론의 복잡성은 발달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다른 말로하면, 이론은 인간과 동물들이 어떻게 그런 식으로 가능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는지를 설명한다. 물론 '프로그램되어진' 은 컴퓨터 유추이다. 컴퓨터 체계는 기본적으로 어떤 ' 하드웨어' 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각과 학습 역량 그리고 내재적 동기 경향을 가진 유기체와 비교할 만하다. 컴퓨터가 쓸모 있으려면, 컴퓨터가 일할 과제를 정하는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 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지만, 사람과 동물의 경우 프로그램은 경험을 통해 발달한다. 학습은 따라서 프로그램의 작성과 일치하는 과정으로 간주될 수 있다. 컴퓨터는 잘 길들여진 동물과 같으며, 동물 (또는 사람) 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 스스로 재작성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컴퓨터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또다시, 새 연결주의자 망조직 모형이 여기서 많은 점을 시사할 것이다.

물론 하드웨어는 행동과 학습에 제약을 주는 종 특유의 특징과 일치한다. 어떤 컴퓨터는 다른 컴퓨터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낼 수 있다. 한 가지 일을 할 때 두 컴퓨터 중 하나가 다른 컴퓨터보다 더 빨리 할 수 있거나, 한 컴퓨터의 가장 빠른 절차가 다른 컴퓨터의 가장 빠른 절차와 다를 수 있다. 이런 차이는 동물의 종간에서 발견되는 차이와 같고, 한 종에서 개체간의 차이와도 어느 정도 관련되다. 이들이 학습의 활동에 가해지는 제약이지만, 이 제약내에서 학습은 경험의 차이에 따라 행동상 대단한 개인차를 여전히 초래한다.

가네 (Gagne) 와 몇몇 다른 학자들이 제안한 대로, 이런 장기적 프로그램은 위계 구조를 이룬다. 앞에서 지적되었듯이, 이 위계는 앤더슨에 따르면 단어나 다른 상징 부호로 표현될 수 있는 지식, 또는 상당한 정도는 이런 식으로 표현될 수 없는 기술 (skills) 을 포함한다. 이 기술들은 인공 두뇌학 용어로 분석될 수 있다. 즉 위계내의 각 기술 단위는 보다 더 높은 수준에 있는 세트 포인트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더 낮은 수준의 단위에 의존하다. 위계상 모든 수준의 발전 과정은 피아제의 말대로 조절 과정인데, 한 구조는 그 자신과 일치하지 않는 경험에 대한 반응에 있어 서서히 변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이 조절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고 기술과 이해상의 다소 부족한 패턴을 그 장점은 포함시키고 동시에 능가하면서 더 높은 패턴으로 통합해 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은 돌라드와 밀러의 설명대로 틀리거나 부적응적 학습을 포함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복잡성과 효과 모두의 계속적인 증가를 나타낸다.

강화와 동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이 물음은 그 답의 윤곽조차 얻기 힘든 가장 어려운 질문일 것이다. 한편으로 앞에서 주목하였듯이, 많은 학습이 강화를 필요로 하지 않고, 근접에만 의존한다는 견해가 비교적 널리 지지받고 있다. 이것은 행함에 의한 학습뿐만 아니라, 밴두라가 특히 강조한 관찰 학습도 포함한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관찰과 연습이 혼합되어 지식과 기술이 획득된다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이 학습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어떤 대상에 대한 어떤 활동이 강화가 되는지 또는 처벌이 되는지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보상에 접근하고 처벌을 피하는 지식과 기술을 사용한다. 사람들이 동기를 말할 때, 그들이 뜻하는 바는 어떤 강화 (음식 또는 성, 또는 특권과 같은) 를 지칭하며 이런 강화 획득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을 함께 의미한다.

반면에 이런 해석과는 맞지 않는 몇몇 사례가 분명히 있다. 어떤 기술을 서서히 연마하고 있으면서 현재 무엇인가 다르게 하고 있음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을 때, 최선의 설명은 효과가 있는 정확 반응은 획득되고 그렇지 못한 반응은 떨어져 나간다는 것이다. 거스리는 "효과가 있다" 라는 말은 "그 상황을 다르게 변화시켰음" 을 뜻한다고 말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말은 "그 상황을 좀더 나은 상황으로 변화시켰음" 을 뜻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나중 의미는 손다이크식의 전통적 강화, 즉 강화된 자극 - 반응 결합이 날인되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그러므로 단순한 옛 모습의 강화 개념은 전보다 훨씬 덜 인기가 있지만,이런 개념을 전적으로 떨쳐 버릴 수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인공 두뇌학이 여기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공 두뇌학은 스키너가 정적 강화물이라고 부르는 모든 자극은 어떤 이탈이 수정되어, 세트 포인트 가까이로 이동되는 신호라고 말한다. 세트 포인트가 높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고, 이런 경우의 세트 포인트는 행동이 지향하는 유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낮은 수준의 세트 포인트는 일어나고 있는 일을 희미하게, 또는 전혀 기술할 수 없기 때문에 유인이라는 말이 부적절하다. 그러나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모든 수준에서 똑같다. 즉 세트 포인트는 그로부터 이탈이 생기면 그 이탈을 줄이도록 하고, 세트 포인트에 근접하면 '강화' 가 된다. 원리는 똑같고, 사람들이 자각 정도만 다르다. 이것이 강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가야 할 한 방향이다. 학습에 관해 아무 할 말이 없는 인공 두뇌학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화의 성질과 중요성과 같은 학습 이론의 지속적인 쟁점에 해답을 제공한다면  이는 운명의 장난일 것이다.

앞 절의 질문은 아니지만 학습의 다른 두 면을 고려해야 한다. 그 하나는 기억의 성질이다. 지식과 관찰에 의한 학습에 초점을 맞추는 한, 기억을 경쟁적 반응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정보가 저장되고 인출되는 문제로 다루면 더 일관성 있다. 한편, 언어 기술을 포함하여 고도로 숙달된 기술의 경우는 간섭 이론이 더 적합한 듯하다. 이 두 모형이 어느 정도 다른 예언을 하는가는 분명치 않다. 더욱이, 어떠한 완벽한 이론도 새 경험이 도식에 조화되는 방식을 방관할 수 없다. 이 과정은 보통 생각하듯이 정보라는 말로 생각되지만, 근육의 협응 수준에서도 작용한다. 예컨대, 영어화자는 외국어의 소리를 영어와 가장 비슷한 소리로 동화시키므로, 외국어에 적절한 근사치는 얻을 수 있지만, 그 외국어는 여전히 영어 액센트를 갖고 있다. 이러한 도식 동화는 어떤 완전한 학습 이론에 포함될 필요가 있으나, 그 이론은 또한 예전보다 더 정확하고 자세하게 되어야 한다.

학습에서 고려해야 할 다른 면은 지각이다. 대부분의 학습 심리학자들은 지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지각을 강조하는 형태주의 심리학자들은 학습을 이차적으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학습은 그것이 기반을 두고 있는 지각 입력에 불과하므로, 어떠한 완벽한 이론도 지각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아트킨슨과 쉬프린의 감각 등록기에 관한 언급은 학습 (또는 기억) 이론에서 지각 개념의 한 예이다. 보고 들은 것의 해석 방식을 다루는 이론들이 심리학에서 점차 두드러지므로, 실상 지각 이론을 이 책이 다루었다면 일반 학습책과는 동떨어진 내용이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각은 학습은 아니지만 적어도 학습된 행동으로서 어떤 완전한 이론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지각과 함께 관련된 주제는 주의이다. 주의가 없어도 어떤 것을 배울 수 잇는지에 관해 학자들마다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적어도 주의를 주지 않을 때보다는 주의를 줄 때 어떤 것을 더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다. '관찰 반응', '획득된 단서 독특성' 그리고 ' 차단' 과 같은 개념들은 학습에서 (항상 옳지는 않겠지만) 상황의 어떤 면을 주목할 가치가 있고 어떤 면이 그렇지 않은지에 관한 주의의 선택성을 지칭한다. 주의의 선택성 그 자체가 학습 이론의 황금기 때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주의는 아직도 학습 이론에 완전히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 주의의 선택성을 다루기 위해 구체적인 원리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학습 이론의 현재 가치

미래의 이론이 어떤 형태를 취하든, 현재 제안된 이론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론들 모두가 참으로 충분한 이론의 이상적인 기준에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그 이론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대체로 이론에서 나온 정밀한 예언은 조심스럽게 통제된 실험실의 조건에만 적용할 수 있다. 이론들은 복잡하고, 통제되지 못한 일상적 삶의 조건에 관해서 직접적인 예언을 거의 하지 못한다. 아무리 정확한 과학 이론이라도 그 재주나 경험으로 이론을 실용적 목적에 적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들을 필요로 한다. 학습 이론은 가장 정확한 이론에 속하지 못하므로, 이런 '심리학적 엔지니어링' 은 아마 다른 분야의 과학보다 더욱 도전적이 될 것이다. 이러한 '엔지니어링' 은 동물 훈련으로부터 심리전에 이르기까지 여러 직업에 깊숙이 들어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교육자의 담당 분야이다.

힐가드 (Hilgard, 1964) 는 행동 엔지니어나 응용 심리학자라는 단일 범주는 순수 연구 중심의 심리학자에 비하여 너무 단순하다고 말했다. 그는 척도를 따라 그 한쪽 끝에는 학습에 관한 '가장 순수한' 연구자들로부터 다른 쪽 끝에는 '가장 순수한' 교육적 적용자들까지 여섯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첫 세 단계는 모든 '순수 과학 연구' 라는 제목에 들어가지만, 학습자와 학습 재료가 일상적인 교육 지침과 그 유사성 따라 다르다. 나머지 세 단계는 '기계 공학적 연구와 발달' 이라는 제목에 들어가는데 여기서는 이들이 특히 관심거리이다. 이 중에서 단계 4 는 '특수한 실험 교실에서 선택된 교사가 행하는 연구' 이고 , 단계 5 는 ''정상' 학습에서 보통 교사가 과거 연구의 결과를 재현해 보는 연구' 이고 . 단계 6 은 '어떤 주장과 그 채택과 관련된 발전 단계' 이다 (1964, p.409). 여기서 연구와 발전은 보통의 조건에서 작용할까?", 그리고 단계 6 의 "그것을 교육자가 채택할까?" 까지의 질문들을 제기하면서 진전된다.

응용 학습 심리학은 이론을 실용화하는 방법으로서 뿐만 아니라 이론들을 개선는 방법으로서도 중요하다. 이들이 하는 다른 기여와 함께, 응용연구는 이론의 경계 조건을 정하도록 한다. 실험실 자료에 기반을 둔 이론이 응용 상황을 예언하였으나, 그 예언이 확증되지 않으면, 그 이론이 그 상황에 맞지 않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그 이론은 다른 상황에서는 예언을 잘하는 완벽하게 좋은 이론일 수 있다. 이 응용 연구는 또한 옛 이론을 수정하거나 새 이론을 구성하는데 쓰이는 새 법칙을 드러낸다. 예컨대, 앞서 주목하였듯이, 과제의 위계 조직에 관한 가네의 생각은 다소 전통적인 학습 법칙을 군대의 훈련 문제에 적용하려다 실패한 결과였다. 이 응용 연구로부터 비롯된 학습에 관한 생각들은 순수 학습 심리학에서 새로운 이론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었다.

여러 학습 이론들은 두 가지 주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 그 하나는 우리가 관찰하는 학습의 예들은 해석하는 어휘와 개념틀을 제공한다. 이러한 어휘와 개념들은 이 세상을 유심히 보는 사람들에게는 가치 있는 것들이다. 다른 하나도, 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 실용 문제의 해결이 어디에 있는지를 시사한다. 이론들은 해결책을 주지는 않지만, 해결책을 발견하는 데 있어 중요한 변수들을 주목하도록 한다.

여러 이론 해석자들이 이 두 가지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해내는지 살펴보자. 거스리는 학습된 구체적인 반응들을 그들이 사용될 구체적인 조건에서 연습하는 것의 중요성과 그 반응들이 확고해지려면 이들을 여러 조건에서 연습하는 일에 주의를 주도록 한다. 스키너는 어떤 행위를 강화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찾도록 하여, 그 행위가 발생하기 원하면 그 강화를 제시하고, 그 행위를 소거시키기 원하면 그 강화를 제거하라고 충고한다. 돌라드와 밀러는 한 상황에서 학습될 동기가 새롭지만 때로는 바람직하지 못한 학습의 기초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베르트하이머와 쾰러는 맹목적이고 기계적인 암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창의적인 이해를 향상시키도록 학습 상황을 조성할 필요를 지적한다. 레빈은 학습자가 지각하는 긴장과 목표와 통로와 장애물이 있는 삶의 공간을 재구성하도록 제안한다. 밴두라는 학습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 관찰과 그 결과를 포함하고 있는지를 환기시킨다. 피아제와 가네는 현재의 학습이 초기의 학습으로부터 발달한 정도를 강조한다. 톨만, 헐, 에스테스, 그리고 앤더슨은 이러한 제안들과 똑같은 제안을 더 기술적으로 제시한다. 이런 제안 모두는 그들이 실용적으로 쓰여지려면 고도의 기교를 요한다. 그러나 각각의 제안은 고려해 볼 만한 학습 과정의 어떤 면들을 특히 강조한다. 따라서 각각의 제안은 우리가 관찰하는 학습 상황을 풍부하게 이해하도록 하고 우리가 다루어야 할 실제 학습 문제의 해결책을 찾도록 한다. 많은 학자들이 이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싶어하고 이 일에 어느 정도 성공하지만, 이런 기여만으로도 그들의 이론이 가치 있는 학습 연구가 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