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 과학의 역사적 개요

 

뇌과학과 철학 : Patricia S. Churchland 지음, 박제윤 옮김, 철학과 현실사, 2006 (원서 : Neurophilosophy : Toward a Unified Science of the Mind-Brain, MIT Press, 1989), page 149 ~ 215.

 

1. 서론

2. 중요 해부학적 구분

3. 경로 (Pathways) 와 신경로 (Tracts)

4. 피질 (Cortex) 의 층판 구조 (Laminar Structure)

5. 신경계의 국소 대응도 (Topographic Maps)

     망막국소 대응도 (Retinotopic Maps)

     와우국소 대응도 (Cochleotopic Maps)

     신체국소 대응도 (Somatotopic Maps)

     운동 시스템 (Motor System) 의 대응

6. 수직 피질원주 (Vertical Columns)

7. 뉴런 발달

8. 무척추동물에 관련해서 한 마디

9. 결론

 

 

1. 서론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려면, 뇌의 기초 단위인 뉴런의 본성은 물론 뉴런 집단이 어떻게 '조직' 되어 있는지 알아야 하며, 또한 그 집단적 '활동' 이 어떻게 하여 유기체가 세계에 번성할 수 있도록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신경과학 외부에서 바라보는 상식적 시각에서 보면, 신경계는 마치 끝없이 아무렇게 뻗어 있는 가시덤불처럼 뒤엉켜 있어, 도저히 그 형상을 알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가시덤불형상 뇌 설계 이론' (bramblescape theory of brain design) 에서 보면,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밝혀내는 일은 도무지 불가능해 보인다. 너무 많은 수의 뉴런과 너무 많은 가지 그리고 너무 많은 가시 (thorns) 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시덤불형상 이론은 지극히 소박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신경계가 그렇게 복잡하다고 할지라도, 신경해부학자들은 신경계가 결코 뒤죽박죽이 아니라 아주 잘 정렬된 것임을 발견하고, 그 구조에서 상당한 규칙성을 찾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더 많은 것들이 밝혀짐에 따라서, 새로운 차원의 구조적 조직의 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만약 유전 물질들이 신체의 어느 다른 기관보다도 뇌 형성에 더 많이 관여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Bantle and Hahn 1976), '뇌가 하는 일이 무엇이며',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를 밝혀줄 이론은 뇌 자체에 대한 물리적 조직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자신은 설명되어야 할 대상이며, 따라서 뉴런들이 스스로를 설명하는 것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역주 : 우리는 '자신' 이 주체가 되어 무엇을 생각한다고 여기지만, 사실 정확히 말해서 '뇌' 가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뇌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의 문제는 '뇌가 뇌에 대해 이해하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생리학 (physiology) 과 해부학 (anatomy) 은 상호보완 관계이다. 왜냐하면 생리학이 더 많은 과학 지식을 줄수록, 더 많은 구조적 (해부학적) 자료들이 나타날 것이며, 그러면 다시 새로운 기능적 (생리학적) 이해가 탄생하게끔 연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구조' 와 '기능' 사이의 구분은 기본적으로 종 (kinds) 에 대한 근본적 구분은 아니다. 어떤 개념이 '하는 일' 을 기술할 경우에는 '기능적' 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일을 장치 내의 '어떤 단위' 가 수행하는지 규명할 경우에는 '구조적' 이라고 할 수 있다. 하여튼 그 구분은 상대적이라서, 개념이 한 차원에서는 (구조적인 단위들에 의해 수행되는) '기능' 을 규정하면서, 동시에 더 높은 조직적 차원에서는 (더 높은 차원의 기능적 개념들에 대한) '구조' 를 규정하는 개념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더 낮은 차원을 분석하는 경우에는 그 '구조적' 단위들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기능을 수행하는 단위들에 대한) '기능' 을 설명할 것이다. 크리스튼슨과 그 연구원들 (Christensen et al. 1980) 은 "… 한 신경과학자에게 역학 (mechanism) 인 것이 다른 신경과학자에게 현상학 (phenomenology) 일 수 있다" (p.342) 고 했다. 그렇다고 상대성으로 인해서 '구조' 와 '기능' 사이의 구분이 쓸모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그 구분이 너무 많은 형이상학적 부담을 짊어지지 말아야 함을 의미할 뿐이다 (좀더 깊은 논의는 10 장에서 참조).

나는 여기에서 신경기관을 다섯 차원, 즉 '신경로' (pathways), '층판' (llaminae), '국소 대응도' (topographical maps) (역주 : 'topographical map' 이란 용어를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적지않은 고심을 했으며, 여러 분야의 학자들로부터 조언을 구해야 했다. 뇌의 감각 피질 영역과 운동피질 영역에는 신체의 감각과 운동 부위에 상응하는 일종의 '기능분포도' 가 존재한다. 이것을 '신체 국소 기능에 대응한다' 는 점에서 간단히 '국소 대응도' 라 번역했다. (3 장 5 절의 자세한 설명과 그림 3.14, 그림 3.19, 그림 4.6 참조), '피질원주' (columns), '신경계 발달' 로 나누어 언급하고자 한다. 이들 다섯 차원 각각의 경우에 대해서 나는 단지 몇 개의 예를 들어 그 기관의 특징을 설명하려 한다. 신경계 기관에 대한 더욱 완벽한 소개를 원한다면, 이 장의 끝에 있는 참고도서 목록을 보라. 그밖에 다른 서열 차원, 즉 '외측억제' (lateral inhibition) 나 '중심주변조직화' (center - surround organization) (역주 : 저자가 설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이원택 교수 (연세대학교) 에게 문의하였다. 다음은 그 대답이다. "'외측억제' (lateral inhibition) 란 어떤 신경원 또는 신경세포 집단이 주위의 신경원 또는 신경세포 집단을 억제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뇌피질이나 망막의 신경원집단은 기본적으로 외측억제를 하는 원주형의 구조 (피질원주 cortical column)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외측억제의 결과로 어떤 신경원 또는 신경원 집단이 활성화되면 주위의 신경원은 억제되어 보통 동심원의 구조로 가운데는 활성화, 주변부는 억제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를 '중심주변조직화' (center surround organization) 라고 합니다." 피질원주 (cortical column) 의 신경회로. 가장 간단한 회로를 대략적으로 나타내었다. 특수시상피질섬유 (specific thalamocortical fiber) 인 구심섬유는 주로 IV 층에 있는 중간신경원인 과립세포 (granular cell) 를 흥분시키며, 이 IV 층에 있는 세포는 흥분성인 소극별신경원 (spiny stellate cell) 으로 원심신경원인 피라미드 세포를 흥분시킨다. 이 원심신경원은 곁가지를 통해 바구니세포 (basket cell) 와 같은 주변의 억제성 과립세포 (inhibitory granular cell) 를 흥분시켜, 주위의 피질원주를 억제한다.

) 같은 것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나는 독자를 입문시키기 위해 자세한 설명을 첨가한 그림과 함께 인간 뇌의 중요 해부학적 구분을 소개하려 한다.

2. 중요 해부학적 구분

뇌에 대한 전통적인 해부학적 구분은 주로 육안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특징에 근거해서 다섯으로 나누고 있다 (그림 3.1). (1) 대뇌반구 (cerebral hemispheres) 를 구성하는 '전뇌' (종뇌 : telencephalon), (2) 시상 (thalamus) 과 시상하부 (hypothalamus) 를 구성하는 '간뇌' (diencephalon), (3) '중뇌' (mesencephalon, midbrain), (4) 소뇌 (cerebellum) 와 교뇌 (pons) 를 구성하는 '후뇌' (metencephalon), 그리고 (5) 이따금 '수뇌' (myelencephalon) 라고 불리기도 하는 '연수' (medulla oblongata) 가 있다 (역주 : 뇌의 큰 외형적 구분 위치를 보여주는 그림. (이원택, 박경아. 『의학신경해부학』. 1996. 저자의 허락을 받아 인용.)

) 이 구분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지만, 신경계가 어떻게 작용하며 신경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그리고 신경계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게 되면 더 나은 기능적 분류 방식이 나타날 것이다.

인간의 대뇌반구는 아주 크고 (그림 2.1) 심한 굴곡을 이루는데, 이것은 확장된 피질막 (cortical sheet) 이 (여성이 출산 가능한) 태아의 작은 두개골 내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도록 접히기 때문이다. 뇌 주름의 틈새를 '고랑' (sulcus) 이라고 부르며, 고랑들 사이의 능선을 '이랑' (gyrus) 이라고 부른다. 대뇌반구 표면을 '대뇌피질' (cerebral cortex) 이라고 하며 약 2 밀리미터 깊이 (그림 3.2) 까지를 말하고, 그 아래는 백색질 신경로 (white - matter tracts), 즉 신경섬유 다발로 구성된다. 뇌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어쩌면 뇌량 (corpus callosum) 일 것인데, 이것은 좌우 대뇌반구 (hemisphere) 를 연결한다. 백색질 (white matter) 과 회색질 (gray matter) 의 차이를 설명하자면, 회색질은 주로 세포체와 수상돌기로 구성되어 있어 포름알데히드 (formaldehyde : 방부제) 로 처리하면 회색으로 보이는 반면에, 백색질은 주로 마이엘린으로 둘러싸인 축삭으로 이루어져 희게 보인다.

 

대뇌반구에서 큰 고랑과 이랑을 기준으로 해부학적으로 조금 더 상세하게 대뇌엽 (lobes) 을 구분할 수 있다 (그림 3.3) (역주 : 해부학적으로 외부에서 보이는 대뇌의 깊은 고랑을 중심으로 전두엽 (frontal lobe), 두정엽 (parietal lobe), 후두엽 (occipital lobe), 측두엽 (temporal lobe) 으로 구분되며, 대뇌 안쪽 면에도 고랑과 이랑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이 변연엽 (limbic lobe) 이다.

). 이보다 더 상세한 기준이 브로드만 (Brodmann 1909) 에 의해 제안되었는데, 그는 세포구조 (cytoarchitectural) 에 근거해서 뇌를  50 영역으로 상세하게 나누었다 (그림 3.4, 그의 방법에 대한 설명은 3 장 4 절에서 참조.) 브로드만 숫자는 지금까지 대뇌피질영역을 가리키는 방법으로 흔히 사용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 특히 17 번과 18 번은 나중에 생리학자들에 의해서 아주 중요한 기능적 차이가 있음이 밝혀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번호 체계가 요구된다 (그림 3.5).

 

나중에 설명할 내용과 관련되어 중요한 피질하 회색질 구조는 해마 (hippocampus) 와 편도 (amygdala) 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것들은 측두엽 (temporal lobe) 안쪽에 있는데, 발생학적으로 원시 뇌에 해당된다 (그림 3.5). 피질하 회색질 구조 중에 특히 해마는 기억과 관련하여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4 장과 5 장 참조). 다른 피질하 회색질 구조로 기저핵 (basal ganglia) 이 있는데, 이것은 운동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간뇌의 일부인 시상 (thalamus) 역시 피질하 회색질 구조에 포함된다. 시상은 마치 계란과 같이 생겼으며, 상호 보완적인 좌우 반쪽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뇌 안의 뇌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시상은 중요한 신호 종합 센터라고 할 수 있으며, 후각 신경로 (olfactory tract) 를 제외한 모든 감각 신경로 (sensory tract) 가 이곳으로 연결되는데, 감각신호가 처리되기 전에 이곳에 모아져 대뇌의 관련 피질영역으로 보내진다. 시상의 뚜렷한 구조로 외측무릎핵 (lateral geniculate nuclei : LGN) 이 있으며, 그 핵 (역주 : '핵' (nuclei) 이란 전형적으로 세포체와 수상돌기가 잘 분화된 덩어리를 말하며, 외부 피질을 껍질로 비유할 경우 내부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은 시상 양쪽 후미에 각기 하나씩 위치해 있다. 외측무릎핵은 망막으로부터 대량의 돌기를 받아들여, 대뇌피질의 특정 영역으로 대량의 돌기를 뻗는다.

중뇌는 신호를 종합하는 다양한 구조를 포함하고 있어 들어오는 신호와 나가는 신호를 전달하는 센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몇 개의 뇌신경 (cranial nerves) 이 눈동자 움직임을 조절하도록 하는 연결지점이기도 하다. 배측 (dorsal side : 등쪽) 에서 대뇌를 들어올리면 두 쌍의 덩어리를 볼 수 있는데, 그 중에 상구 (superior colliculus) 는 시각반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하구 (inferior colliculus) 는 들어오는 청각신호를 종합한다. 수면을 유도하고, 꿈을 꾸게 하며, 보행을 조절하는 일에 참여하는 뉴런의 산재성 조직 (diffuse feltwork), 즉 그물 형성체 (reticular formation) 는 중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시상과 연수 (medulla) 도 이 일에 관련한다. 또한 중뇌에서 발견되는 핵들 (nuclei) 중에 안구운동 신경 (oculomotor nerve) 을 담당하는 핵이 있으며, 치아 (teeth), 안면 (face) 그리고 부비동 (sinuses) 으로부터 구심성 정보 (afferent information) 를 전달하는 삼차신경 (trigeminal nerve) 의 핵이 있고, 꿈꾸는 중에 '꿈 상관 운동' 을 억제하기 위해 운동조절을 억제하는 핵도 있으며 (역주 : 대개 사람들은 꿈속에서 도망치려고 아무리 애써도 실제로 손과 발이 움직이지 않지만, 간혹 꿈을 꾸면서 실제로 몸 동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퇴화되면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핵인 흑질 (substantia nigra) 도 있다.

후뇌의 중요한 해부학적 구조로 '소뇌' 와 '교뇌' 가 있다. 인간과 다른 영장류에서 깊은 틈새를 만들고 있는 (그림 3.2 참조) 소뇌는 운동조절을 중재하며, 세포의 구조와 연결이 상당히 규칙적이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끈다. 이 점에 대해서는 10 장에서 이론 신경생물학 내에 가설을 설명하는 예를 통해 더욱 상세히 논의될 것이다. 연수 (medulla) 는 심장박동과 호흡과 같은 생명유지 기능을 조절하는 핵을 가지고 있으며, 안면 (facial), 와우 (cochlear), 그리고 전정 (vestibular) 신경을 포함한 더 많은 뇌신경을 조절하는 곳이기도 하다. 연수는 척수로 연결되며, 척수는 척주 (spinal column) 를 따라 아래로 연장된다. 척수는 대부분의 운동조절을 지배하는 원심성 신경로와, 감각신호를 전달하는 구심성 신경로를 포함한다. 또한 뇌로부터 입력신호를 받지 않은 다양한 반사행동, 예를 들어 비교적 단순한 무릎반사는 물론 고양이의 부드러운 율동적 운동과 같은 훨씬 복잡한 일에 관여하는 연결선 (신경로) 을 포함한다 (역주 : 신경 경로를 보여주는 그림. (이원택, 박경아. 『의학신경해부학』. 1996.)).

뇌 구조 안쪽 깊은 곳에 있는 뇌실 (ventricles) 은 뇌척수액 (cerebrospinal fluid : CSF) 으로 채워진 내강 (cavities) 이다. (그림 2.7, 그림 3.6 참조) 뇌척수액은 '맥락얼기' (choroid plexus) 라고 하는 뇌실의 특화된 구조에서 만들어지며, 소량의 뇌척수액이 뇌실 (ventricle : 제 4 뇌실) 로부터 소뇌 근처에 열려 있는 외측구 (lateral aperture) 를 통해 흘러나와, 보호막 (protective sheath) 인 경질막 (dura) 내부에 담겨 뇌를 감싸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태아전 발달 동안에 중뇌수도관 (cerebral aqueduct) 이 차단되면 뇌실에 과도한 뇌척수액이 측적되게 되어, 뇌실을 비정상적으로 확장시켜서 결국 수두증 (hydorcephalus) 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역주 : 뇌실을 중심으로 살펴본 뇌 구조의 그림. (이원택, 박경아. 『의학신경해부학』. 1996.)).

 

3. 경로 (Pathways) 와 신경로 (Tracts)

만약 깃털이 당신의 손등을 건드리면 감각뉴런이 그 사건을 감지함으로써 당신은 깃털의 특유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말초신경으로부터 오는 이 신호는 어디로 보내져 마침내 느낌을 알게 되며, 그 접촉한 위치를 알 수 있는 것일까? 만약 당신이 머리를 돌리는 동안에도 사물에 눈을 맞추려고 한다면, 머리의 움직임을 보완하기 위해 당신의 눈은 계속 움직여야만 한다. 이런 추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어느 회로일까?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신경해부학자들은 말초신경으로부터 들어오는 뉴런 경로 (neuron pathways) 와 '척수' 와 '뇌 내부의' 뉴런 경로를 찾아왔다. 초기 연구는 다음 두 가지 기술에 의존해서 이루어졌다. (1) 특수 염료를 주사하여 뉴런을 염색하거나, (2) 뉴런에 손상을 주어 시간이 지남에 따른 뉴런 돌기 퇴화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다. 간혹 손상된 뉴런과 시냅스후 연결을 이룬 뉴런이 그 손상에 대한 위축 반응을 보여주는 경우에는 더 멀리까지 경로를 추적할 수 있기도 하다 (역주 : 신경로 추적방법은 방향에 따라 둘로 구분되는데, 세포체로부터 축삭종말을 추적하는 방법을 전행성 추적방법 (anterograde tracing) 이라 하고, 축삭종말에서 세포체를 추적하는 방법을 역행성 추적방법 (retrogrde tracing) 이라 한다. (이원택, 박경아. 『의학신경해부학』. 1996. p.128.).

최근에 개발된 기술은 방사선 동위원소로 표시한 아미노산 (amino acids) 을 뉴런에 노출시켜, 그 아미노산을 단백질과 결합시킨 후에 그 물질을 (축삭 전달에 의해) 축삭 줄기를 따라 이동시키는 일이 가능해졌다. 방사선 동위원소로 표시된 물질은 시냅스 연접을 지나게 할 수 있어서, 시냅스후 뉴런을 그 방사선 표시 물질에 노출시키는 일도 가능하며, 이것을 축삭 말단에까지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양고추냉이 과산화효소 (horseradish peroxidase) 는 특이하게 그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그 효소를 축삭 종말에 뿌리면 역행전달 시스템 (retrograde system) 에 의해서 축삭에서 세포체로 거슬러 올라가며 뉴런 전체의 모든 분지로 확산된다. 이 두 기술을 이용하면 (경로를 동시에 두 길로 표시해 줌으로써) 관찰자는 한 덩어리의 뉴런 속에 있는 돌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기술들은 신경계의 경로 조직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일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도움을 준다. 또한 한 쪽에서 전기 자극을 주면 다른 쪽에서 기록이 되는 '전기 자극 방법' 은 '해부학적 방법' 과 연결 지어 이용되기도 한다 (Heimer and Robards 1981).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 결과 중추신경계에 감각신호와 운동신호가 전달되는 경로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들이 발견되었다. 물론 인간의 경우 다른 동물보다 다소 덜 완성된 것이며, 가장 최근에 작성된 것이라 할지라도 많은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성취한 몇몇의 연구 결과를 알아보기 위한 예로 청각시스템 (auditory system) 의 경로 그림을 살펴보자 (그림 3.7). 다소 부족한 점이 있긴 하지만 이 그림은 뇌간의 '청각신경섬유 교차 (cross - over)' 와 함께 청각 신경과 대뇌피질 사이의 '시냅스 연접' 네 곳을 보여준다. 신체감각 시스템 (somatosensory system) 은 아주 다른 두 경로를 가지고 있다 (그림 3.8). 그 중에 섬유띠 시스템 (lemniscal system) 은 털의 움직임, 섬세한 촉감, 심부압력 (deep pressure) 그리고 팔다리 위치 등등을 포함한 다양한 감각 지각에 관여한다. 그 시스템은 척수까지 명확히 밝혀진 경로를 가지며, 시상의 특정 영역에 시냅스를 이루고, 다시 대뇌피질영역을 뻗는다.

 

척추시상 시스템 (spinothalamic system) 은 주로 통증 자극과 온도를 신호로 바꿔 전달한다. 그 경로는 척수의 다른 공간을 통해서 시상으로 연결되며, 다시 대뇌피질로 뻗는다.

전정시각반사 (vestibulo 0 ocular reflex : VOR) 는 유기체가 머리를 움직이는 동안에 가능한 한계 내에서 표적을 부드럽게 추적하게 해준다. 이 반사작용 회로에서 중요한 부분은 내이 (inner ear) 의 전정 기관 (vestibular apparatus) 이 있는데, 내이에 있는 수용기 뉴런은 삼반규관 (semicircular canal) 안의 유동액의 가속을 감지하여, 뇌간 내의 전정핵 (vestibular nuclei) 으로 보내며, 이것은 다시 시각운동 신경절로 보내어, 외부안구근육 (extraocular muscles) 이 눈동자를 움직이게 한다 (그림 3.9). 전정 기관의 '수용기 뉴런' 과 눈동자 운동을 조절하는 '안근' (ocular muscles) 사이에 오직 세 개의 시냅스 연결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전정시각반사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은 우리가 망치를 들 경우 무게를 느끼면서 팔 근육에 힘을 쓰도록 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작용한다, 즉 시각근육은 외부 부하에 대해 힘을 쓰도록 되어 있지 않다. 이런 사실은 특별히 탐구되어야 할 것이다 (역주 : 근육에 무게를 감지하는 수용기가 있어서 물건을 들어올리면서 느껴지는 무게에 따라 적절히 힘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곧 피드백 시스템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에 전정시각반사는 그런 피드백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조절이 가능하다.). 전정시각반사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론은 10 장에서 보여줄 것이다. (그렇지만 사실 전정시각반사 시스템이 전적으로 그런 회로 내의 신호에 의해서만 조절되는 것은 아니다. 소뇌와 같은 다른 기관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시각 시스템 (visual system) 은 두 경로를 가지고 있는데, (1) 망막으로부터 상구 (superior colliculus) 를 통해서 대뇌피질로 연결되는 것과, (2) 망막으로부터 외측무릎핵 (lateral geniculated nucleus : LGN) 을 통해서 대뇌피질로 연결되는 것이다. 두 번째 경로가 바로 본질적으로 인간이 시각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첫째의 상구 경로를 통해 전달되는 신호는 맹시력 환자 (blindsight patients) 가 지각 판단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5 장 참조). 각각의 눈동자로부터 섬유띠 (fibers) 를 연결하는 시각 신경 (optic nerve) 은 시각교차 (optic chiasm) 에서 나눠지며, 이 섬유띠의 절반은 반대쪽으로 연결되고 나머지 절반은 같은 쪽으로 연결된다. 그 결과 왼쪽 시각영역을 나타내는 (오른쪽 망막반구 hemiretina 에서 시작된) 모든 섬유띠는 오른쪽 대뇌반구로 연결되며, 오른쪽 시각영역을 나타내는 (왼쪽 망막반구에서 시작된) 모든 섬유띠는 왼쪽 대뇌반구로 연결된다 (그림 3.10). 처음 시냅스 연결은 외측무릎핵에서 이루어지며, 이곳의 섬유단은 망막의 발생 영역에 따라 각기 다른 층판 (laminae) 으로 연결된다. 영장류의 경우, 오른쪽 눈으로부터 연결된 섬유띠는 5 번, 3 번, 2 번 층판을 지배하며, 왼쪽 눈으로부터 연결된 섬유띠는 6 번, 4 번, 1 번 층판을 지배한다. ('층판' 에 대해서는 다음절에서 언급하겠다.) 외측무릎핵에서 출발한 섬유띠는 질서 정연하게 대뇌피질에 있는 특정 피질층 (layer) 에 연결된다. 아주 많은 섬유들이 뇌의 브로드만 영역 17, 또는 일차시각피질 (primary visual cortex), 또는 선조피질 (striate cortex) 로 연결되며, 반대로 대뇌피질에서 외측 무릎핵으로 거대한 상호 연결을 이룬다.

 

전통적 개념으로 보면 시각 처리과정은 계층을 이루고 있어서, 외측무릎핵에서 나온 정보는 위로 여러 차원들을 통과하여 일차시각피질로 전달되고, 다시 통합피질 (assoociation cortex) 로 전달되는데, 각 차원마다 더 추상화되고, 교차통합 (cross - modal) 된 후에 해석된다. 간단히 말해서 이런 연속적 차원들은 각각 더 추상적인 유형을 축출하는 특성을 갖는다. 예를 들어 명암에 반응하는 세포로부터 위로 올라가, (특정 시각영역에서의) 특정 방향의 빛 윤곽에 반응하는 세포로, 그리고 (다양한 시각영역에서의) 빛 윤곽에 반응하는 세포로, 그리고 다시 (모퉁이와 모서리) 윤곽의 변화에 반응하는 세포로 전달되면서 더욱 추상적인 유형을 축출해 낸다는 생각이다 (Hubel and Wiesel 1965, 1977). 그래서 더 높은 차원에 '손' 이나 '같은 유형의 얼굴' 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세포들이 있다는 것이며, 이것은 자극의 크기나 위치와 상관없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Gross, Rocha - Miranda, and Bender 1972, Desimone et al. 1984). 마침내 그런 식의 논리는 우리로 하여금 할머니 모습에 반응하는 세포가 별도로 있는 것처럼 '반응조건이 더욱 추상적이며 복잡한 세포들이 있다' 는 추측을 하게 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할머니 세포 가설' (grandmother cell hypothesis) 이다 (Barlow 1972).

그러나 이제는 이런 전통적인 개념이 실질적으로 상당히 수정되어야 할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Merzenich and Kaas 1980, Stone and Dreher 1982, Stone 1983).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망막에서 출발한 신경절세포들 사이에 구조적이고 기능적인 차이가 발견된다' 는 점이며 '그 차이는 최근에 관심을 끄는 투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는 사실이다. 이 사실은 직선적인 순차적 조직 (sequential organization) 이라고 믿었던 것이 실제로는 (혹은 추가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세 흐름의 (그림 3.11) 다양한 병렬적 조직 (parallel organization) 이라는 가설이 나타나게 했다. 망막신경절세포는 세 유형으로 나눠지는데, 이것을 간단히 'X 섬유', 'Y 섬유', 'W 섬유' 로 부른다. 이 세 유형은 망막에서 각기 다른 '수용영역속성', '반응속성', '전도속도', '출발위치' 를 갖는데, 각각은 서로 다른 투사패턴으로 외측무릎핵에 투사하며 (그리고 W 와 Y 는 상구로 투사하며), 종국에는 선조피질로 투사한다.

 

전통적 개념을 일부 뒷받침하는 것으로, 브로드만 영역 17 (그림 3.4) 참조) 에 있는 많은 세포들은 고도로 특수한 사건에 반응한다는 사실이 휴벨과 위셀 (Hubel and Wiesel 1977) 에 의해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동물에게 '수직막대 불빛' 을 보여주었더니 '특정 피질원주' 에 있는 세포들이 크게 반응하였으며, 수직에서 '기울어진 각도로' 수직막대 불빛을 보여주었을 경우에는 '여러 원주' 에 있는 세포들이 모두 크게 반응하였다. 선조피질에 있는 세포들은 불빛 윤곽 변화에 크게 반응하였다. 게다가 휴벨과 위셀은 그들이 '복합세포' (complex cells) 라고 부르는 세포들이 어떻게 일련의 단순세포 (simple cells) 로부터 받은 입력을 규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초복합세포' (hypercomplex cells) 들이 복합세포로부터 받은 입력을 규합할 수 있는지 밝혔냈다. 이 특성 추출 가설 (feature - extraction hypothesis) 은 바로 기본 가설이 되고 말았다. 이 가설은 다음과 같은 가혹한 실험을 견뎌야 했다. 영역 17 의 손상은 곧 일차시각 피질의 특징추출 구조에서의 손상을 의미하므로, 이 영역에 손상을 입은 동물은 틀림없이 패턴인식 (pattern recognition) 이 불가능할 것이다.

놀랍게도 스프라그 (Sprague), 벌루치 (Berlucchi) 그리고 그 연구원들에 의한 거듭된 실험은 한결같이 그 가설을 지지하지 않았다. 영역 17 과 18 에서의 손상은 예리한 시각을 무디게 할 뿐, 패턴인식 능력 자체를 소멸시키지 않았으며, 심지어 새로운 패턴인식에 대한 학습능력에도 손상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Sprague et al. 1977, Berlucchi and Sprague 1981). 반면에 선조외부 영역 (extrastriate areas) 의 손상이 패턴인식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명히 이 실험은 특선피질영역이 패턴인식에 독립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런 신경해부학적이고 신경생리학적인 발견으로, 그들은 시각에서 병렬처리 모델 (parallel - processing model) 을 주장했다. 그런 병렬 구조에 의해 수행될 것 같은 기능적 원리들이 무엇인지 아직 명료하지 않지만, 몇몇의 가능성들에 대해 10 장에서 생각해 볼 것이다.

또한 최근의 발견들은 고전적 계층 개념에 대한 문제점을 보여준다. 망막을 표현하는 피질영역의 세포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국소 대응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의 발견이다. 국소 대응도에 대해서는 어차피 다음절에서 설명하려 했던 것이며, 그 설명으 ㄹ하면서 다중 대응도 (multiple map) 의 의미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이다.

끝으로 경로를 분류하는 또 다른 분류 기준이 있다. 축삭 다발에서 발견되는 신경화학물의 성격에 따라서 신경로를 구분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예를 들면 청색반점 (locus coeruleus) 은 인간의 작은 핵인데, 이곳으로부터 뻗은 축삭은 노르에피네프린 (norepinephrine) 을 방출한다 (그림 3.12). 이 축삭이 관심을 끄는 까닭은 모든 대뇌피질과 척수 그리고 소뇌를 관통하기 때문이다. 이 특이하게 폭넓게 뻗는다는 사실로 인하여, 아마도 청색반점 시스템이 일종의 조절 역할을 담당한다는, 즉 뇌 전체에 주의집중 (attentional) 과 각성 (arousal) 상태를 조율한다는 추측을 하게 했다. 도파민을 분사하는 축삭과 세로토닌을 분사하는 축삭이 어느 것인지 조금씩 밝혀진 결과, 청색반점의 축삭은 경우에 따라서 '도파민 시스템' 이었다가 '세로토닌 시스템' 이 되기도 하는 것이 밝혀졌다 (그림 2.29). 경로에 대한 신경화학물질 분류 방식이 다른 분류 방식과 어느 정도 합치될지는 아직 미수이다.

 

나는 이 절에서 신경로와 경로에 관해 단지 알려진 것들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았다. 그렇지만 이것으로도 "뇌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뇌 기능에 대한 이론을 산출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는 내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믿는다 (이 장의 뒤에 선별한 참고도서 목록 참조).

4. 피질 (Cortex) 의 층판 구조 (Laminar Structure)

대뇌반구 피질이 일정한 신경조직 판이 아니며, 여섯 겹의 층판 (layer, laminae) 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있다. 이런 사실은 해부학적으로 각 층마다 세포 유형들을 분리하고 돌기들을 분리해서 관찰한 결과이다 (그림 3.13, 그림 1.6 참조). 피질 층판 구조에 대한 관찰은 염색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했는데, 예를 들어 가장 위 층판 (1 층판) 에서는 세포체를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5 층판은 수많은 피라미드 세포 (pyramidal cells) 를 가지고 있고, 반면에 4 층판은 피라미드 세포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층판 단면에서 볼 수 있는 이런 피질 모습은 여러 영역에서 일정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운동피질 (motor cortex) 과 감각피질 (sensory cortex) 에 대한 비교에서 흥미로운 점을 관찰할 수 있다. 운동피질의 5 층판은 두툼하며 커다란 피라미드 세포로 꽉 채워져 있지만, 4 층판은 상대적으로 얇고 5 층판의 세포로 연결되는 수입섬유 (incoming fibers) 를 드물게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신체감각 피질 (somatosensory cortex) 에서는 그 반대 양상을 보인다 (역주 : 운동피질 세포는 주로 층 III 과 층 V 에 분포하며, 감각피질 세포는 주로 III 층판과 IV 층판에 분포한다. (이원택, 박경아. 『의학신경해부학』. 1996. p.713 참조). 브로드만 (Brodmann) 은 이런 세포조직의 특징에 기초해서 대뇌피질을 소위 브로드만 영역이라고 하는 50 개의 구역으로 구분했다 (그림 3.4 참조).

이런 층판 조직이 갖는 기능적 의미는 무엇일까? 지금가지 그 대답이 묘연하긴 하지만, 틀림없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피라미드 세포는 원심성 세포이며, 특정한 층에서 특정한 영역으로 질서정연하게 투사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그림 3.14). 3 층판의 피라미드 세포는 뇌량 연결, 즉 좌우 대뇌반구 피질이 뇌량을 통해 서로 대칭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5 층판의 피라미드 세포는 단지 척수와 상구로 연결된다. 구심성 섬유 역시 질서정연한 연결 양태를 갖는데, 시상으로부터 뻗는 섬유는 대부분 층판 중간층으로 연결되며, 뇌량 섬유와 구심성 독층피질 섬유 (incoming ipsilateral cortical fibers) 는 그 섬유가 뻗어 나온 층과 같은 층으로 연결된다 (역주 : 대뇌 내측면 (왼쪽) 과 수평단면 (오른쪽) 에서 관찰한 교련섬유 (commissural fibers).

). 망막에서 뻗어 나온 각각의 세포집단은 (LGN) 의 특정한 층에 투사하며, 외측무릎핵 세포는 브로카 영역 17 과 18 의 특정 층으로 연결된다 (그림 3.11). 최상위 층은 세포체를 거의 가지고 있지 않지만, 훨씬 많은 수상돌기가 수평 연결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신경발생 발달에서 가장 마지막 단계이며, 계통발생학적으로도 아주 최근에 발생한 것이다 (역주 : 계통발생학적으로 해마는 가장 오래된 원시피질 (archicortex) 이며, 후각엽 (olfactory lobe) 은 오래된 구피질 (paleocortex) 인데, 이들에게서는 여섯 층판 구조를 볼 수 없다. 이것을 '이형피질' (alloocortex) 이라고 한다. 동형피질 (isocortex), 즉 여섯 층판구조인 신피질 (neocortex) 은 파충류에서 보여주기 시작하며, 포유류에서 많아지고, 사람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이원택, 박경아, 『의학신경해부학』.1996. p.706 참조)).

대뇌피질 이외의 구조 역시 층판 조직을 보여준다. 상구, 소뇌, 시상, 후각엽 그리고 해마 등 모두는 계층화 원리 (stratification principle) 조직을 따르고 있다. 피질은 수평적 계층화 이외에 고도로 발달된 수직적 조직을 이룸으로써, 좁은 원주 집합체 (cylindrical aggregation) 내에 신경세포들이 풍성하게 상호연결을 할 수 있게 한다. 층판 조직이 포개져 만들어진 원주 조직 (columnar organization) 에 대해서는 다음에 논의될 것이다.

이런 체계성이 강하게 암시하는 바는, 층판 조직이 뇌 기능 문제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즉 뇌가 정보처리에서 사용하는 몇 가지 경제원리는 바로 그 정교한 계층화를 통해서 성취된다 (Van Essen and Maunsell 1983). 엄격히 말해서 그 문제 해결의 답이 무엇인지 아직 분명하지는 않다. 이 논의에 대한 이론 문제는 더 많은 차원의 규칙들이 발견될 때까지 미뤄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까닭은 다양한 차원의 규칙들이 독립적 문제들에 대한 '개별적 해답' 을 줄 것으로 기대되기보다는 특정한 기능적 문제에 대한 '종합적 해답' 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10 장 참조).

5. 신경계의 국소 대응도 (Topographic Maps)

신경계 조직에 관련해서 가장 큰 기대를 주는 발견은, 많은 신경계 구조들이 '국소 대응도' 의 원리를 따르며, 이것은 말초신경에서의 인접 세포들 사이의 관계가 동일 투사계 내의 다른 위치에 있는 신경세포 배열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역주 : 그림 3.11 에서와 같이 망막의 감각 세포는 외측무릎핵의 특정 영역으로 투사하고, 이어서 피질의 특정 영역으로 투사한다. 이 투사 구조를 잘 관찰해 보면, 감각 세포의 공간적 구조가 그대로 피질의 공간적 구조에 반영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망막에서 감각한 세포의 공간적 위치가 대뇌피질의 공간적 위치에 반영됨으로써, 마치 대뇌피질이 일종의 공간적 안구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감각 말초신경 뉴런들이 일종의 수용판 (receptor sheet) 을 형성한다고 생각해 보면, 그 판에 변형된 모습들은 많은 중추신경계 영역에 표현 (표상)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역주 : 이 말은 다음과 같이 이해된다. "손가락에 느껴진 감각은 뇌의 여러 국소 대응도, 예를 들어 감각피질과 운동피질 등등에 표현될 것이다."). 국소 대응도 조직의 '기능적 원리' 가 무엇이든 그것은 틀림없이 잘 작동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구조와 마찬가지로 대뇌피질의 넓은 범위에 걸쳐 그런 대응도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연구는 이에 관련된 더 많은 것들을 속속 밝혀내고 있다.

국소 대응도의 '기능적 원리' 가 무엇인지 이론적 밑그림을 그리려면, 우선 신경계의 국소 대응도의 모습을 충분히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그 대응도 배열을 알아내려면, 우선 '신경해부학적 연구' 가 있어야 하며, 이것은 다시 '전자생리학적 기술' 의 발전을 필요로 한다. 감각 신경계를 연구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말초신경을 자극해서 수용기 세포로부터 (알아내려는) 피질영역의 신경세포들을 찾아 기록하는 것이며, 운동신경계의 연구는 중추신경을 자극해서 그 효과를 추적 기록하는 것이다. 주로 고양이와 원숭이가 이 연구에 이용되는데, 두 종들 사이의 차이점이 흥미롭다. 반면 인간의 대뇌피질 배열에 대한 연구는 실험에 대한 의학적 정당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소 대응도가 인간 뇌에 적용되는 일반적 조직 원리라는 신뢰할 만한 증거들이 있다 (특별히 5 장과 Penfield and Roberts 1959 참조).

망막국소 대응도 (Retinotopic Maps)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망막신경절세포 (retinal ganglion cells) 는 외측무릎핵 (LGN) 으로 연결되어 6 개의 층판 (laminae) 에 정확히 정렬된다. 또한 지금까지 발견된 바에 따르면, 각각의 층판 세포들은 망막의 국소 표상 (topographic representation) 을 나타내도록 정렬된다. 다시 말해서 인접 신경세포들은 인접 수용영역 (receptive field) 을 갖는다. 실제로 망막의 공간적 관계는 뉴런들의 공간적 조직에 그대로 적용된다. (세포들의 수용영역은 관련 신경세포에 최대로 반응하는 시각 영역이다.) 더구나 외측무릎핵의 여섯 대응도가 모두 시각국소 레지스터 (visuotopic register) 에 있으며, 그래서 외측무릎핵을 관통하는 수직섬유 (perpendicular) 는 각각 특정 망막영역들로 연결된다. 이것은 영장류의 피질 시각영역에서 수행되는 입체시각 기능 (stereoscopic functions) 을 갖는다고 알려져 있다 (Allman 1977).

상구 또한 층판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수많은 중심 층들은 관련 말초신경과 대응한다. 가장 위층은 망막국소 대응도이며, 가장 아래층은 운동 대응도 (motor map) 로 보인다. 상구의 운동 대응도에서 임의의 위치를 자극하면, 그 망막국소 대응도의 수직세포가 자극되고, 이어서 이 세포의 수용 범위 위치로 눈동자가 움직여 맞춰진다. 그런 식으로 눈동자를 재빨리 움직여 말초 시각, 즉 망막이 표적을 바라보게 한다. 즉 일종의 '시각지배반사' (visual grasp reflex) 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운동 대응도가 곧 외부안구근육 (extraocular muscles) 운동공간을 나타내는 표상 (표현) 임을 암시한다 (10 장 참조).

외측무릎핵의 서로 다른 신경세포 집단은 선조피질의 특정한 층판으로 연결된다. 시각정보를 어떻게 처리하여 지각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고전적 개념에 따르면, 오직 선조피질만이 분명한 시각국소 대응도를 갖는다. 다른 시각반응영역들은 특별하지 않고 더 많은 해석이 주어진다고 생각되었으며, 이따금 '심리피질' (psychological cortex) 로 인정되기도 했다. 반면에 선조피질은 계층적으로 볼 때 더 기초적인 차원을 처리한다고 믿어졌다. 그런데 뜻밖에도 선조피질에서 다양한 망막국소 대응도들이 발견되었다. 캘리포니아기술재단의 올맨 (Allman) 과 그의 연구원들의 연구에 따르면, 올빼미원숭이 대뇌반구 피질 좌우 각각에 16 개씩의 시각영역 (단일양태영역 mono - modal areas) 이 발견되었다. 놀랍게도 그것들 중에 약 10 개는 고도로 잘 정렬되어 망막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나머지 7 개도 다양한 정도의 국소형태 (topography) 를 표현한다 (그림 3.15). 심지어 '심리적 피질' 도 망막국소 조직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하여튼 이런 문제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완성되긴 했지만, 지속적 연구를 통해서 좀더 많은 시각국소 영역들 (visuotopic areas) 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한편, '국소 조직' (topographic organizations) 이 갖는 기능적 특징에 대해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망막국소 대응도가 왜곡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영역은 다른 영역에 비해서 시각영역의 중심 부위를 더 크게 표상하며, 다른 곳에서는 시각영역이 분리되기도 하고, 다른 대응도 주변을 둘러싸기도 한다 (그림 3.15). 이런 조직적 왜곡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올맨 (Allman 1977) 의 주장에 따르면, 일차시각영역 (V - I) 과 이차시각영역 (V - II) 에서 시각영역 중심부 표상이 확장되고, 이차시각영역 (V - II) 의 둘러싸는 모양은 입체시각 영상 (stereoscopic vision) 을 얻도록 진화된 결과라는 추측이다. 같은 맥락에서 메르제니히 (Merzenich) 와 카스 (Kaas) 는 다음과 같은 관찰결과를 얻었다.

또한 시상과 시각 자극에 반응하는 다양한 피질영역들 사이에, 상구와 시각피질영역 사이에, 그리고 한 피질영역과 다른 피질영역 사이에 거대한 상호 연결이 기능적으로 적절하게 이루어져 있다. 더구나 그 연결은 고도로 조직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피질내투사 (intracortical projections) 는 전형적으로 2 층판에서 일어나며, 반대쪽 반구로의 투사는 3 층판의 아래 부분에서 일어나는 점 등을 볼 수 있다 (그림 3.14 참조).

시각 시스템의 다른 특징으로 외측무릎핵의 신경세포가 선조피질의 특별한 층에 연결될 때에 양쪽 눈에서 나오는 신호를 교대로 번갈아 가면서 연결되며, 피질뉴런에 '안구우성띠' (ocular dominance bands) 라는 것을 만들어낸다 (Hubel, Wiesel, and LeVay 1977) (그림 3.16). 전 - 전두피질 (prefrontal cortex) 로 연결되는 섬유에서 유사한 종류의 띠가 발견되었는데, 그곳 주고랑 (principal sulcus) 으로 연결되는 섬유들과 반대측 반구의 상응 영역에서 나오는 섬유들이 띠를 이루고 있으며, 그들 사이에 극간 연결을 이룬다 (Goldman - Rakic 1981). 선조피질에 연결되는 '안구우성띠' 는 근본적으로 삼차원적 시각을 만드는 것으로 추측된다. 고양이와 원숭이 실험에서 배아의 중요한 시기에 한 쪽 눈을 봉합하면 그 눈을 표현 (표상) 하는 띠의 폭이 심각한 정도로 감소한다. 만약 그 눈썹의 봉합을 풀어주고 다른 쪽 눈썹을 봉합하면, 그 중요한 시기가 지난 후에 빈약했던 피질 띠가 정상 폭에 가깝게 환장된다.

영장류 피질에 존재하는 다원적 망막국소 대응도의 발견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주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분명하지 않은) 다른 대응도가 발견될 여지는 남아 있다. 그 대응도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아직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뇌는 왜 그런 대응도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대응도들을 가지고 작동해야 하는 것일까? 크릭 (Francis Crick) 이 대화 중에 말한 것과 같이, 우리들은 대응도들의 이용을 밝혀내야 할 우리 논리가 잘못 인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하여튼 뇌 안에는 대응도를 바라볼 어느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이 대응도는 누군가에 의해 읽히고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니며, 그 논리가 무엇이든 그 자체의 논리일 뿐이다 (역주 : 우리들은 자신의 어떤 '생각' 을 '의식'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의식' 은 자신의 뇌를 종합적으로 지배하는 무엇으로 여길 수 있다. 그렇지만 사실 뇌안에 자신의 생각을 지켜보며 조절하는 어떤 다른 것은 없다.).

와우국소 대응도 (Cochleotopic Maps)

귀의 한 구조인 와우 (cochlea) 는 전문화된 막 (membranes) 에 유동액 (fluid) 과 기관들 (organs) 을 가진 일종의 둥글게 말린 관이다. 중이 (middle ear) 에 있는 구조 덕분에 공기 중의 어떤 변화가 와우 유동액 (cochlea fluid) 의 파동 패턴으로 변환되고, 전문화된 수용세포에서 전기신호로 전환된다 (그림 3.17). 그 신호는 청각경로를 따라 대뇌피질까지 전달되면, 그 활동 결과로 우리들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청각시스템에 대한 기초적 소개로 Lindsay and Norman 1977 가 있고, 자세한 내용은 Uttal 1977 참조.)

와우 구조를 보면, 높은 주파수 음성이 와우 기저에 있는 수용기 세포를 자극하고, 점차 낮은 주파수 음성들은 와우 축을 따라 나열된 세포들을 자극하며, 가장 낮은 주파수 음성은 와우 꼭지에 있는 수용세포를 자극하도록 되어 있다. 주파수 스펙트럼의 이웃관계는 청각 신경의 축삭 나열 (axonal layout) 에 그대로 적용되며, 따라서 1500 Hz 의 특정한 주파수에 반응하는 뉴런은 1600 Hz 와 1400 Hz 의 주파수에 반응하는 뉴런들 사이에 있을 것이다 (주석 : 뉴런들 각자는 선호하는 소리 주파수, 일명 '특징적' 혹은 '최선의' 주파수를 가지고 있어, 이 주파수에 대해 뉴런들은 아주 희미한 소리에도 극도로 반응한다. 만약 데시벨 (decibel : 소리 크기) 을 높여주면, 뉴런들은 약간 높거나 낮은 음성에도 잘 반응한다.). 이웃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와우국소 대응도 (cochleotopic map) 혹은 '음성국소 대응도' (tonotopic map) 인데, 소리 주파수에 반응하는 뉴런들의 질서 정연한 대응 (mapping) 은 피질로 연결하는 각각의 시냅스 위치, 즉 와우핵 (cochlear nuclei), 상구올리브핵 (superior olivary nuclei), 하구핵 (inferior colliculi), 시상의 내측무릎핵 (medial geniculate nuclei), 그리고 청각피질의 다양한 영역에 그대로 유지된다 (그림 3.7). 이 각각의 통합 신경핵들은 분명한 자료 - 특징적 정보 (source - specific information) 를 가진 뉴런들을 통합하는 영역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것은 단순한 순차처리 시스템 (serial processing system) 이 아니라, 광범위한 병렬처리 시스템 (parallel processing system) 이라고 할 수 있다.

짧은꼬리원숭이 (macaque monkey) 의 측두피질 (temporal cortex) 에는 최소한 6 개의 분명한 와우국소 대응도가 있으며, 올빼미원숭이 측두피질에는 4 개의 와우국소 대응도가 있는데, 각각은 나름대로의 시상뉴런에 대한 속성과 자료 (source) 를 가지고 있다 (Merzenich and Brugge 1973) (그림 3.18). 인간의 측두피질에 얼마나 많은 수의 와우국소 대응도가 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지만, 다른 영장류에 비추어 생각해 볼 때, 대뇌반구 각각에 6 개 이상일 것이다. (하다 못해 어떤 동물은 상구 내에라도 어느 정도의 청각국소 대응도를 갖는다.) 그렇지만 각 영역마다 어떤 기능들을 가지고 있으며, 정확히 그 기능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하구로부터 전해진 소리표상은 위로 올라가면서 좌우로 확산된다. 예를 들어 오른쪽 귀의 신경세포에 감지된 소리는 좌우 반구 모두에 반영된다. 이렇게 해서 몇 개의 '양이분별기' (binaural comparators) 는 두 귀로부터 오는 정보를 통합하여 음원 (sound sources) 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신체국소 대응도 (Somatotopic Maps)

손의 감각수용기 (sensory receptor) 는 아주 작은 접촉, 압력, 진동, 온도 그리고 통증을 느끼게 하며, 손의 위치와 관절의 위치를 알게 해준다. 수용기 뉴런들은 각각의 특징에 맞게 반응하며, 투사계 (projection system) 의 상위 뉴런들에 의해 유일성 (modality uniqueness) (역주 : 감각 뉴런들이 저마다 다른 느낌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이 신호들이 투사계를 통해서 대뇌피질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각자의 느낌들은 구별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이 유지된다.

말초 뉴런들 각각은 나름대로 수용영역을 가지고 있어서, 피부의 특정한 곳을 살짝 건드리는 접촉과 같은, 해당 뉴런이 선호하는 자극을 받으면 민감하게 반응한다. 말초 뉴런들의 수용영역의 크기는 다양하며, 손가락 피부의 섬유띠 시스템 (lemniscal system) 뉴런들의 수용영역의 크기는 등 피부 뉴런들의 수용영역보다 훨씬 작다. 때문에 손 감각이 등 감각보다 정확한 느낌을 전달한다. 넓은 지각영역에 적은 수의 뉴런이 있는 경우보다, 좁은 수용영역에 많은 수의 뉴런들이 있는 경우에 더 높은 지각 정확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감각말초로부터 얻은 정보를 나르는 뉴런들은 시상영역으로 연결되는데, 시상에는 뉴런들이 신체국소 표상 (somatotopic representation) 을 할 수 있도록 배열되어 있다. 시상영역은 피질의 선별된 영역으로 연결되며, 다시 피질에서 아주 질서정연하게 상호 투사 (reciprocal projections) 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피질에서의 뉴런들은 신체부분의 인접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며 대응도를 구성한다. 물론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집게손가락에 자극을 주어 반응하는 뉴런들은 엄지손가락에 반응하는 뉴런들과 가운데 손가락에 반응하는 뉴런들 사이에 있지만, 엄지발가락에 반응하는 뉴런이나 두피에 반응하는 뉴런들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 이런 구성은 '감각 표면', '근육' 그리고 '관절' 에 대해서도 피질에 신체국소 대응도를 만든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섬유띠 시스템 (lemniscal system) 에서는 신체감각 피질 (somatosensory cortex) 뉴런들과 신체가 정확히 대응하는 구성을 보여준다. 반면에 척수시상 시스템 (spinothalamic system) 은 다른 영역들로 투사하므로, 그 대응도는 엉성하고 정확하지 않다. 그렇다면 척수시상 시스템의 뉴런들은 더 큰 수용영역을 가질 것이며, 이곳의 개별 뉴런들은 자극들의 종류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일 것이다.

초기 연구에서는 '일차감각영역 (SI) 과 더 작은 영역인 이차감각영역 (SII)' 의 주요 신체감각 대응도만을 밝혀냈으며, 최근 연구에서는 중심고랑 뒤 영역에서 더욱 완성된 신체국소 대응도를 밝혀냈다 (그림 3.19). 올빼미원숭이와 짧은꼬리원숭이의 좌우 대뇌반구 각각에 6 개의 신체국소 대응도가 있음이 이미 밝혀졌지만, 아직 연구가 완결된 것은 아니다. 피질의 신체국소를 나타내는 영역들은 특정 하부감각유형들 (submodalities), 즉 관절위치, 피부자극 (cutaneous stimulation), 혹은 심체성 (근육) 지표 (deep somatic parameters) 등등을 위해 전문화되어 있다. 그런 댕응도들은 동일 구조로 단순하게 구성된 것이 아니며, 신체 대응도 영역들 사이에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그 차이점은 '연결하는 섬유들의 시작점', '투사섬유들이 끝나는 지점', '수용영역' 그리고 '뉴런들의 반응 속성들' 과 같은 변수들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망막 국소 대응도나 와우국소 대응도처럼 인간의 대뇌피질은 적어도 이미 탐구된 종들 (species) 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많은 수의 신체국소 대응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신체감각 정보처리를 위해서는 시각의 경우와 같이 고전적인 순차처리 모델 (sequential model) 이 병렬처리 모델 (parallel model) 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Kaas et al. 1981).

 

대응도 왜곡을 주도하는 하나의 원리는 특정 신체영역을 표현하는 뉴런들의 수에 근거한다. 특정 대응도의 경우 손이나 입술과 같은 신체영역들은 다른 영역에 비해 더 잘 표현되는데, 이런 신체영역은 수용 뉴런들의 밀도가 높고, 수용 영역은 작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말초영역이라고 할지라도 자극에 반응하는 피질의 양은 거의 일정하다 (Sur, Merzenich, and Kaas 1980). 이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의미한다. 많은 수의 뉴런들이 분포된 신체부위에는 더 좁은 수용 영역을 가진 뉴런 (수용기) 들이 있으며, 더 작은 수의 뉴런들이 있는 신체 부위에는 더 넓은 영역을 가진 뉴런 (수용기) 들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피질 대응도에서는 손가락을 표현하는 영역이 몸통을 표현하는 영역보다 더 넓다.

반면에 다른 왜곡들에 대해서는 그리 간단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올빼미원숭이에는 손을 대응도로 표현하는 영역 3b 와 영역 1 사이에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는데, 영역 3 b 의 대응도는 영역 1 의 대응도보다 털이 없는 피부에서 훨씬 넓은 표현 영역을 가지며, 손등에 대한 표현력이 분리되어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신체감각 정보처리를 위해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직 묘연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대응 관계가 뉴런 집합체를 설명해 줄 대답을 가지고 있다는 직감을 억누르지는 못한다.

운동 시스템 (Motor System) 의 대응도

감각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운동피질 (영역 4) 또한 국소적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피질의 인접 영역들은 근육의 인접 영역들과 연결을 이루고, 그런 국소 배열은 척수의 운동 전달 영역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운동피질에서 손가락과 혀는 다리를 나타내는 피질영역보다 더 넓은 영역을 갖는데, 이것은 더 높은 밀도의 운동뉴런을 갖지 때문이다. 운동영역 (영역 4) 바로 앞에 있는, 영역 6 역시 비록 작기는 하지만 국소 배열을 가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상구 역시 층판 모양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그 중에 한 층은 안구 움직임을 조절하기 위해 외부안구근육 활동을 지배하는 국소 표상 (표현) 을 갖는다. 감각 상피 (sensory epithelia) 에 대응도를 구성하는 피질과 함께 운동조직에 대한 연구가 심도 있게 이뤄짐에 따라 덜 명확하고 추상적인 운동 대응도들이 전혀 예측 밖의 지역에서 발견될 여지가 있음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Asanuma and Rosen 1972, Schiller and Stryker 1972, Robinson 1972).

6. 수직 피질원주 (Vertical Columns)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피질은 수평으로 정렬되어 있다. 한편 1930 년대에 로렌트 데 노 (Lorente de N6) 에 의해서 이루어진 연구에서, 피질이 수직 차원으로도 배열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약 0.5 에서 1.0 밀리미터의 폭을 갖는 원주 같은 덩어리에 세포들이 모여 있다. 이 원주는 입력 - 출력 관계를 가지고 있는 특유한 국소 회로 (local circuitry) 라고 할 수 있다 (그림 3.20) (Szentágothai 1975, 1979, Mountcastle 1979, Goldman - Rakic 1981).

 

그 원주들의 기능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주 내에 뉴런들이 집결해 있는 까닭은 시상이나 반대측 반구의 대응영역 (homologous area) 혹은 다른 대뇌피질영역과 같이, 어느 초점구역 (focal zone) 으로부터 뻗은 축삭들이 공동으로 연결되는 지점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존 (Jones 1981) 은 이 덩어리들을 '점상종지구역' (punctate zones of terminations) 이라 했다. 시상에서 뻗는 섬유들의 경우 한 초점구역에 연결하는 시상섬유들이 갖는 감각유형 (modality) 과 공간적 속성은 그 지대의 다른 층판에 있는 뉴런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 같다. 좀더 간단히 말해서 왼쪽 무릎 위의 압력과 같은 정보를 전달하는 시상 섬유띠는 주로 신체감각 피질의 한정된 영역으로 연결되고, 개개의 좁은 수직 피질원주 내의 뉴런들은 '반응속성' (response properties) 과 '수용영역' (receptive field) 에 따라 다르다.

마운트캐슬 (Moutcastle 1957) 은 신체감각 피질의 단일세포에 대한 연구에서 전극을 수직으로 삽입하였더니 '세포들이 하나의 공동 수용영역',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기 위한 공동 형태 (common profile)', '세포들이 반응하는 공동 하부감각유형 (common submodality)' 등을 가지고 있음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리고 전극을 비스듬히 삽입한 실험을 통해서 '독특한 여러 하부감각유형들', 즉 '독특한 수용영역' 과 '독특한 채택 형태' 를 가지고 있는 '단위들' (units) 을 확인하였다. 마운트캐슬은 이것이 수평축을 움직여 비스듬히 침투시킨 전극이 뇌의 기능 모듈 (modules) 의 수직 영역을 관통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결론은 원주조직 (columnar organization) 이 2 차원 배열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신체표면을 나타내는 원주들은 한 축 (X) 을 따라 배열되어 있고, 이것과 직각 축 (Y) 을 따라 특별한 하부감각유형을  나타내는 원주들이 배열되어 있다 (그림 3.21).

 

선조 (일차시각) 피질에 대한 유사한 연구에서, 휴벨과 위셀 (Hubel and Wiesel, 1968) 도 원주조직에 대한 증거를 발견했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특정 세포의 원주들은 선별적으로 특정한 복합 자극에 반응하도록 조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주들은 대략적으로 안구우성띠 (ocular dominance bands) 에 대해 직각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역시 2 차원적 배열을 보여주고 있다 아사누마 (Asanuma 1975) 는 운동피질에서 원주 모듈을 발견하였고, 다른 사람들 (Sousa - Pinta 1973, Merzenich and Brugge 1973) 은 피질의 와우국소 대응도가 구성된 영역 (cochleotopic mapped area) 에서 원주조직을 발견했는데, 이것들 역시 2 차원 배열을 이루고 있었다. X 축을 따라 배열된 원주들은 같은 주파수에 반응하는 동일주파수띠 (isofrequency bands) 를 만든다. 그 띠와 거의 수직으로 Y 축을 따라 배열된 원주들은, 양 귀로 들어오는 반응을 종합하거나 또는 동측반응 (ipsilateral response) 을 억제함으로써, 양쪽 귀로 들어오는 소리의 방향을 파악한다 (그림 3.22). 이런 조직은 소리나는 위치를 놀라울 정도로 민감하게 파악한다. 양쪽 귀로 들어온 음파가 동일한 주파수일 경우 음원의 위치를 결정하는데 두 귀의 차이점이 이용된다. 동일주파수원주 (isofrequency columns) 와 양이 (耳) 신호처리원주 (binaural processing columns) 의 상호교차로 인하여 그와 같은 위치파악이 용이하게 이루어진다 (Suga 1977) (원주 조직에 관한 일반적 논의는 Mountcatle 1979 참조).

 

피질의 수평 층판 (planar laminae) 이 수직 피질원주 (vertical columns) 와 교차한다는 가설을 논의하는 이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섬유들이 초점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런 원주형 집합체가 틀림없이 피질 정보처리의 기초 단위라는 가설에 신뢰를 더해 주는 생리학적 특성들에 대한 발견이 있었다. 특히 (작은 가시를 가진) 한 유형의 중간뉴런으로 채워진 원주형 집합체 내에 흥분성 수직연결 (excitatory vertical connections)  이 발견되었고, 또한 원주의 경계에 있는 뉴런들과 이웃 원주의 세포들 사이에서 억제성 연결 (inhibitory connections) 이 발견되었다 (그림 3.23).

 

흥분성 중간뉴런은 집합체의 입력과 출력에 관여한다. 흥분성 중간 뉴런은 수입시상섬유들 (incoming thalamic fibers) 과 시냅스 접촉을 이루며, 수직으로 원주 집합체를 따라 축삭 가지를 뻗어서, 여러 층판의 출력 피라미드 세포들과 시냅스를 이룬다. 이렇게 회로를 이룸으로써 원주들이 바로 입력 - 출력 모듈 (input - output modules) 이 된다는 가정은 납득이 간다. 원주집합체 내의 구심성 세포들과 원심성 세포들에 대한 감각유형 특성 (modality specificity) 과 수용영역특성 (receptive field specificity) 에 대해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것들 사이에 있는 골지유형 II (Golgi type II) 세포와 바구니세포 (basket cells) 는 잡음 (noise) 을 줄이며 신호 (signal) 에 초점을 맞추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석 : 다른 유형의 중간뉴런들도 있지만, 그 생리학적 특성에 대해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중간뉴런과 그 기능에 대한 그리고 원주 집합체의 입력 - 출력 모듈에 대한 간단한 논의는 Jones 1981 에서 보라.).

더구나 '원주의 출력이 구획화된다 (compartmentalized)' 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 - 전두피질 (prefrontal cortex) 에 대한 연구에서 골드만 (Goldman - Rakic 1981) 은 대뇌피질 원주로부터 한 꾸러미의 섬유들이 나와서 다른 피질의 원주로 연결되는 것을 보았으며, 신체감각 피질과 시각피질의 경우처럼 전두피질 역시 원주 조직으로 이루어진 것을 보았다. 또한 그녀와 연구원들은 전 - 전두피질로부터 해마로 뻗는 특정한 투사경로가 해마 내의 특정한 원주로 연결되는 것도 발현했다 (Goldman - Rakic 1984).

원주 집합체 자체는 마운트캐슬 (Mountcastle 1979) 이 '거대원주' (macrocolumns) 라고 말한 더 큰 단위들을 구성할 수 있다. 이런 큰 단위들의 구분은 뉴런들의 정적이거나 동적인 속성들에 의해 결정되는데, 예를 들어 시각피질에서 (뉴런을 자극하는 시각영역 내의) 안구특성 (ocularity) 과 위치 등이 포함된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큰 단위와 그 큰 단위를 구성하는 모듈들이 외부 연결 (extrinsic connection) 을 이룬다는 연구 결과는 큰 범위의 기능들이 뇌 속에 '불연속적으로 위치해 있다' 고 하기보다는 '분산되어 있다' 는 관찰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거대원주 (macrocolumn) 내의 특정한 모듈이 거대원주 밖의 다른 모듈과 특별한 외부 연결을 이룬다는 증거가 제시되기도 했다. 마운트캐슬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주집합체들이 이런 외부 연결을 이룬다는 사실로부터 미시원주 (microcolumn) 는 임의의 거대원주 (macrocolumn) 에 속하면서 동시에 수많은 분산시스템을 구성한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사실은 뇌의 국소 절개수술이 개별적 기능 자체를 파괴하기보다는 '대략적으로 그 절개된 부위의 크기에 비례한 정도로' 그리고 '그 능력을 지원하는 구조의 일반적 중요성에 비례한 정도의' 기능 저하를 보여주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Mountcastle 1970).

원주 집합체들이 다른 원주 집합체들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즉 원주들 사이에 어떤 정보를 주고받는지에 관하여 많은 것들이 발견될 것이며, 그런 정보는 의심할 여지없이 뇌를 거대한 병렬정보처리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데에 그리고 뇌 안에 수많은 차원의 조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는 데에 핵심적이다. 예를 들어 집합체들 사이의 (들어오고 나가는) 연결에서 약 80 퍼센트는 다른 피질뉴런들과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피질뉴런들이 다른 뉴런들에게 그렇게 많이 정보를 왜 교환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메시지의 본성이 무엇인지는 의심할 바 없이 복잡한 그 계산적 구조가 더 자세히 이해됨에 따라서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피질을 일종의 얇은 막으로 생각한다면, '경로', '층판', '대응도' 그리고 '원주' 등을 다루기 위해 개념을 조율해야 할 것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피질은 여러 층의 얇은 판 (sheet) 이 겹쳐진 것이며, 그 여러 층의 판들은 질서정연한 수직 연결을 이루고 있는데, 그 질서 정연한 수직 연결을 통해서 국소형태에 대응하도록 되어 있으며, 그 판은 고도로 전문화된 원점 (orgins) 과 투사 (projections) 를 갖는 세포로 구성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잇다. 그렇게 많은 구성 목적들이 있다는 것을 보면서 사실상 '뇌의 계산과 표상 능력' 에 대한 비밀을 풀려면 그 '기능적 구조' 를 이해해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7. 뉴런 발달

성장한 유기체의 뇌는 눈에 띄게 질서정연한 조직을 보여주지만, 놀라운 사실은 그 구조를 지배하는 그 어떤 지성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뇌는 배아 (embryo) 발달과정 초기에 상피세포 (epithelial cells) 로부터 발생한 몇 개의 세포로부터 출발하여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최근의 신경생물학적 연구는 신경계의 발생이 그렇게 질서정연한 패턴을 가질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며, 그 발달 통제 원리들을 밝혀내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설명해 주고 있다 (그림 3.24).

 

예를 들어 성장한 원숭이 척수 내의 운동뉴런을 생각해 보자. 첫째, 배아 내에 있는 운동뉴런을 만들어내는 조상세포 (causal ancestor) 를 '전구세포' (precursor cell) 혹은 '신경모세포' (neuroblast) 라고 하는데, 운동뉴런은 이 전구세포에서 출발하여 유사분열을 통해 변화한다. 그런 변화로 인하여 운동뉴런 내부에는 기계수용기 (mechnoreceptor) 의 속성이나 푸르키니에 세포의 속성 내지 다른 유형 세포들의 속성들과 다른 운동뉴런만의 독특한 속성을 가지게 된다. 둘째, 운동뉴런은 발생 지점으로부터 척수의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리고 그 연결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수상돌기들이 퍼져 나가 올바른 뉴런들과 접촉하여 올바른 회로를 형성하며, 축삭은 척수로부터 빠져 나와, 배측각 (dorsal horn) 이 아닌, 복측각 (ventral horn) 으로 올바른 경로를 통과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 나간다. 그렇게 해서 운동뉴런은 근육에까지 이른다. 좀더 정확히 말해서, 만약 그 축삭이 배외측 (dorsolateral) 으로 통과할 경우 사지근육 (limb muscles) 으로 신경연결하며, 복내측 (ventromedial) 로 통과할 경우에는 중축근육 (axial muscles) 으로 신경을 연결한다. 척수 내의 다양한 신경세포집단 (neuronal pool) 은 신경연결을 이루기 위하여 전문화된 근육섬유들을 선택적으로 찾아냄으로써, 놀랍고도 신비스럽게 그 연결 통로를 찾는 일을 해낸다는 증거가 있다.

모든 다른 뉴런들 역시 그와 같은 비범한 능력을 갖는다. 예를 들어 망막신경절세포 (retinal ganglion cell) 는 신경절세포 나름대로의 모양과 반응 속성을 갖는데, 발생 (origin) 위치로부터 망막의 가장 높은 층으로 위치를 옮겨, 망막 내의 올바른 세포와 수상돌기 연결을 이룬 다음에, 자신의 길을 찾아 길게 뻗어 외측무릎핵으로 경로를  연결하며 (그 연결 섬유가 비측 nasal 섬유인지 아니면 측두 temporal 섬유인지에 따라서 외측무릎핵을 통과하거나 통과하지 않는다), 이어서 외측무릎핵의 적절한 위치를 찾아 망막국소 대응도 (retinotopic map) 를 그리도록 연결을 이룬다. 이따금 잘못 연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뉴런들은 발닭화정에서 제거된다. 어떻게 잘못을 인식하고 잘못된 뉴런들이 왜 생존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격발 뉴런들 (spiking neurons) 의 전기생리학적 속성들 역시 독특한 진화과정을 갖는다. 초기 단계에서 이런 세포들의 격발은 칼슘전류 (calcium current) 에 의해 일어난다. 다음 단계의 격발은 칼슘과 소듐 (sodium) 성분 모두에 의해 일어나지만, 점차 소듐 성분이 많아지며 칼슘 성분은 줄어든다. 이런 생리학적 연속동작은 아직 충분히 설명되지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그것이 신경발생의 중요한 특징이며 학습에 대한 설명에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할 수는 있다 (Llinás and Sugimori 1979, Llinás 1984a, 1984c).

선택적 세포 사멸 (selective cell death) 후에 세포들이 무성하게 증식하는데, 이것은 뉴런들의 발달과정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양태로 보인다. 뉴런들의 구조에 따라서, 발생 신경세포 집단의 세포들 중에 15 퍼센트에서 85 퍼센트가 선택적 죽음으로 제거된다고 알려져 있다. 어떤 경우 (병아리) 에는 시각피질에서 척수로 투사하는 전체 경로 (track) 가 성장 후에 사멸한다. 이런 선택의 원리가 무엇인지 아직 이해되고 있지 않지만, 기능적 참여가 중요한 요인이라고 짐작되고 있다. 기능적으로 부지런한 뉴런들은 게으른 뉴런들보다 더 많은 영양을 섭취할 수 있어서 더 튼튼해진다는 이야기이다. 다시 말해서 "일한 자만이 먹을 수 있다" 는 원리인 것 같다 (Cowan 1979, Truman 1984).

그 외에도 어떤 집단에서는 어린 뉴런들의 세포돌기들 (축삭과 수상돌기들) 이 화려하게 만개하였다가 대규모로 움츠러든다. 예를 들어 성장한 유기체에서 각각의 근육세포들은 대개 운동뉴런 축삭에 의해 자극된다. 신경발생 초기에 많은 축삭들은 임의의 근육세포들과 접촉하고 나서 계속되는 발달 단계에서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축삭들이 움츠러들게 되는데, 이는 아마 일종의 경쟁 때문인 것 같다. 일단 선택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는 몇몇 세포에서 증식 과정이 회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정상적인 신경발생 과정에 개입함으로써 원인 인자들 (causal agents) 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스페리 (R. W. Sperry) 에 의해 개척된 특별한 기술, 즉 여분의 관절을 이식하거나, 시신경을 자르고 눈을 회전시킨 후에, 그에 따른 '신경 연결의 본성' 과 '유기체의 행동' 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스페리의 연구에 따르면, 병아리 배아 시기에 여분의 다리 싹 (extra leg bud) 을 정상적인 다리 옆에 이식했더니 운동뉴런이 신경을 연결하였다. 특히 정상적으로 신체에 신경을 연결한 운동뉴런들이 신경을 연결하였다 (Sperry 1963). 개구리를 이용한 실험에서 시신경을 절단하고 안구를 180 도 회전시켰더니 망막신경절 축삭들이 새로 뻗었지만, 그 축삭들은 원래의 축삭 경로를 따라서 시각덮개 (optic tectum) 로 돌아가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그 개구리는 눈이 감지한 파리와는 180 도 반대 방향으로 뛰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이런 계통성 (systematicity) 은 뉴런들이 어느 곳으로 가지를 뻗어야 하고 무엇과 결합해야 할지를 결정해 줄 몇 가지 원칙이 있음을 암시해 준다. 스페리는 성장하는 뉴런들과 결합할 조직 사이에 '화학적 친화력' (chemical affinity) 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가설을 세웠고, 몇 가지 증거들은 그 견해를 뒷받침해 준다. 연결 전의 뉴런들은 서로 다른 돌기들 중에서 자신의 세포막 (membranes) 을 알려주는 단백질 표시 (protein labels) 를 가지고 있으며, 그 덕분에 접합될 뉴런들을 만날 수 있고 인식할 수도 있는 것이다 (Cowan 1979). 신경계는 대단히 알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에, 뉴런 발생에 영향을 주는 화학 요소들과 다른 장치들에 대한 많은 것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신피질 neocortex 의 발달과정에 대한 논의는 Rakic 1981 참조).

이미 앞서 본 바와 같이, 눈을 멀게 하는 봉합시술을 받으면 안구우성띠 (ocular dominance bands) 의 폭은 그 관련 피질영역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된다. 그 실험이 의미하는 바는 피질의 조직 (organization) 이 자극에 의존하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으며, (발생적으로 부여된 요소이외에) 환경에 영향받을 여지도 있다는 점이다. 그 조직 양태가 유전 프로그램에 얼마나 의존하며, 그 의존 방법이 무엇인지 연구되고 있으며, 이런 질문에 관련해서 중요한 발견이 콘스탄틴 - 판톤과 그녀의 연구원들 (Martha Constantine - Paton and her colleagues 1981) 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그 배경 설명은 다음과 같다. 개구리의 시각덮개 (optic tectum) 가 시각처리구조이며, 개구리 뇌의 대뇌피질은 시각에 전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 (인간의 상구 superior colliculus 는 해부학적으로 개구리의 시각덮개에 해당된다.) 포유류에서 망막섬유 (retinal fiber) 가 시각 편측영역 (visual hemifield) 에 따라서 정렬되는 투사 (역주 : 그림 3.10 참조) 와 달리, 개구리의 망막투사는 단지 망막에 따라서만 정렬되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오른쪽 눈에서 뻗는 모든 섬유들은 왼쪽 시각덮개 (optic tectum) 로 투사하고, 왼쪽 눈에서 뻗는 모든 섬유들은 사실상 오른쪽 시각덮개로 투사한다. 따라서 개구리 시각덮개에 있는 안구우성띠 (ocular dominance bands) 는 전혀 교차하지 않는다. 이런 관찰로부터 콘스탄틴 - 파톤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졌다. 만약 개구리의 뉴런발생 초기의 뇌에 세 번째 눈을 이식한다면 시각덮개의 구성이 어떻게 될까? 실험은 올챙이의 발달하는 원시눈세포 (eye primordium) 를 떼어내어 다른 올챙이의 정상적인 두 눈 사이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림 3.25). 일단 그 올챙이가 성장하여 개구리가 된 후에 방사성 물질로 표시한 아미노산을 눈에 주사하여 눈에서 뻗는 섬유들의 경로를 추적하였다. 더구나 망막이 빛에 자극되는 동안에 시각덮개의 특정영역을 추적 기록함으로써, 그 섬유들의 전기생리학적인 투사 속성을 검사할 수 있었다.

 

이 실험에서 여분의 눈에서 뻗은 망막섬유들은 마치 정상적인 망막섬유들처럼 한 쪽 혹은 다른 쪽의 시각덮개로 길을 찾아 연결한다는 점을 첫 번째로 알 수 있었다. 즉 오른쪽 눈에서 뻗는 섬유들은 모두 왼쪽 시각덮개로 연결하고, 왼쪽 눈에서 뻗는 섬유들은 모두 오른쪽 시각덮개로 연결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두 번째 발견으로 여분의 눈으로부터 뻗은 섬유들과 정상적인 눈으로부터 뻗은 섬유들은 시각덮개의 같은 자리를 두고 서로 경쟁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눈의 발생에 따라 정렬된 시각덮개 세포들의 띠 (bands) 는 '포유류 시각피질에서 보여주는 안구우성띠를 상기시켜 줄 정도로' 서로 교차하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관찰되었다. 전체 망막국소 대응도는 그 띠 - 패턴으로 구성되었는데, 다소 서로 얽힌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눈이 갖는 시각영역에 여분의 눈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 충분하지 않은 동일구조 내에서 경쟁한 때문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여분의 눈은 파리를 잡는 행동에 방해가 되었다. 이것은 시각덮개에 있는 망막국소 대응도가 한 시각영역의 표상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며, 운동성 연결이 이런 이상한 배열과 적합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Constantine - Paton and Law 1982).

띠 (bands) 와 대응도 (map) 의 형성을 콘스탄틴 - 파톤은 두 기제로 설명했다. 첫째, 망막축삭 (retinal axons) 과 시각덮개 조직 (tectal tissue) 사이에 일반적으로 어떤 화학적 친화력이 작용하며, 그 덕분에 망막섬유들이 시각덮개의 바로 그 위치로 뻗는다. 다시 말해서 다른 시각덮개 영역과 별로 다르지 않은데도 시각덮개의 특정 영역으로만 섬유들은 연결한다. 일단 섬유들이 일반 영역에 정확히 도달하면, 두 번째 기제가 시각덮개 세포 조직을 정교하게 만든다.

이 추가 장치 덕분에 세포들은 이웃 세포들과 서로 적절히 기능할 수 있다. 대략적으로 말해서 함께 반응하는 세포들은 함께 생활한다. 기본적으로 그 설명은 단순하다. 망막섬유들과 시각덮개 세포 사이의 시냅스 연결이 증가하는 것은 그 망막섬유로부터 오는 신호가 다른 망막섬유들로부터 오는 신호들과 관련될 경우이며, 그 상호관계는 섬유들이 망막의 같은 장소에서 시작될 경우에 가장 잘 유지된다. 시각덮개 세포들은 신호들의 강한 상호관계가 만족될 경우에 시냅스 연결을 강화하는 면이 있다. 그렇게 해서 이웃들과의 관계가 유지될 것이며, 그렇지 못한 것들은 쇠약해질 것이다. 그렇게 시각덮개의 뉴런들은 점진적으로 대응도를 정교하게 만들어 안구우성띠 (eye - dominance bands) 를 서로 얽히게 한 것이다 (그림 3.26). 이런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내고, 다시 이에 대한 실험을 한다는 것은 물론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 연구에 대한 탁월한 해석은 (포유류에서 피질 조직의 한 차원인) 안구우성띠가 유전에 의하기보다는 공간을 차지하기 위한 뉴런들의 경쟁을 지배하는 원리들에 의해 구성된다는 주장이다. 개구리 DNA 는 분명히 안구우성띠를 형성하기 위한 유전적 암호를 정하지 못하지만, 시각덮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섬유들이 경쟁을 할 경우 안구우성띠를 형성할 것이다.

신경계가 몇 개의 배아 선조 세포들 (precursor cells) 로부터 발달하여 어떻게 완전히 다르며, 전문화되었으며, 개선된 뉴런 기계로 발달하는지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런 지식은 '어떻게 뇌가 학습하고', '어떻게 세계를 표상하며', '실제로 어떤 종류의 일을 배우는지', 다시 말해서 '뇌 안에서 어떤 조절을 하며' 그리고 '어느 정도의 자율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 줄 이론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 뉴런의 배열이 간결한 조직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들은 뇌 기능에 대한 근본적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뉴런 발달에 대한 간결하고 탁월한 소개는 Cowan 1979 참조. 그리고 논문 모음집으로 Patterson and Purves 1982 를 참조.)

8. 무척추동물에 관련해서 한 마디

이 장에서 논의의 초점은 주로 척추동물 신경계에 관한 것이지만, 무척추동물의 신경계가 빈약할 정도로 간결하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된다. 무척추동물의 신경계는 간결한 이유로 신경계 구조를 알아낼 수 있고, 따라서 그 기능도 설명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별히 연구되고 있다. 특히 거머리 (leech), 즉 히루도 (Hirudo) 와 군소 (sea hare), 즉 아플라시아 (Aplysia) 와 같은 동물의 신경계는 아주 간단하며, 그다지 많지 않은 뉴런을 가지고 있다. 거머리는 모두 합해서 고작 14,000 개의 뉴런을 가지고 있다. 거머리는 모두 합해서 고작 14,000 개의 뉴런을 가지고 있지만 (아플라시아는 약 20,000 개의 뉴런을 갖는다), 그 행동의 현란함은 놀랍다. 더구나 무척추동물은 연구할 만한 다른 가치가 있다. 무척추동물을 미시적 차원에서 보면, 그 뉴런들 각각이 놀라울 정도의 구조적 일치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거머리는 머리에서 꼬리에 있는 뇌까지 21 개의 신경절 (ganglion) 을 가지고 있으며, 각 신경절의 신경세포집단 (neuronal pool) 은 정확히 판에 박은 듯이 정형화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모든 뉴런들은 '모양', '크기', '축삭 가지', '위치', '생화학물질', '연결패턴', '전기생리학적 속성' 그리고 '기능' 에서 아주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림 3.27).

 

예를 들어 모든 거머리 내에서 압력에 반응하는 뉴런은 다른 뉴런들과 비교해서 같은 위치에 있는 분절된 신경절 (segmental ganglia) 에서 발견되며, 정확히 동일한 형태를 가지고 있고, 반드시 같은 격발 모습을 보여주는 등등의 동일성을 보여준다 (그림 3.28). 이렇게 개별 뉴런들이 되풀이될 경우 '동일뉴런' (identified neurons) 이라고 한다. 전체 신경계 내에 이렇게 상대적으로 작은 수의 뉴런들 때문에, 히루도의 '수영' (Stent and Kristan 1981) 과 아플라시아의 '습관화' 와 '감각화' (Kandel 1979) 와 같은 행동패턴에 대한 전체 생리학적 근거를 밝히는 일이 가능하다. 히루도의 분절된 반신경절 (segmental hemiganglion) 마다 대략 200 개의 뉴런들이 있으며 그 중에 약 20 에서 30 퍼센트 정도가 동일뉴런들이다.

 

9. 결론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론적 기질을 가진 누구라도 다음을 인정할 것이다. 이제 우리들은 뇌 기능에 대한 이론을 만들어낼 제한 사항들은 물론 이론적 상상력에 불을 지펴줄 불씨를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신경해부학적 정보는 뇌 기능의 원리를 밝혀줄 이론을 육성할 정도로 풍족한 것 같다. 최소한 뇌 연구에 관련해서 회의적이었던 사람들마저 자신들이 엉성한 개념에 근거하고 있었으며, 그 구체적인 사례들은 자신들이 엉성한 개념에 근거하고 있었으며, 그 구체적인 사례들은 그들의 편견이 뒤죽박죽이었음을 밝혀줄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기능신경해부학 (functional neuroanatomy) 이라는 넓은 주제 아래 분류된 연구 분량은 방대하여, 그 중에서 단일 항목에 대한 연구 결과만이라도 요약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주석 : 꼭 있어야 할 것이지만 아직 없는 것은 아주 세세한 정도로 모든 해부학적 자료들을 완전히 요약한 정리이다. 그런 정리는 매주 컴퓨터를 통해서 '표준화된 용어', '관련도서목록' 그리고 '컴퓨터 네트워크 접속주소' 등등이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만약 누군가 영역 MT 의 층판 4 내부와 외부에 대한 모든 관련 자료를 알고자 할 경우에 빠르게 쓸 만한 정보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상적으로 컴퓨터 그래픽 반주처럼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자료에 대해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상 자료들은 수많은 학술지와 책을 통해서 유포되고 있지만, 해부학자들조차도 현재 있는 모든 해부학적 정보들에 친숙하지 않다.). 더구나 우리가 아는 규칙들은 부분적으로 (그것을 밝혀내기 위해 우리들이 사용하는) 연구방법 (techniques) 에 의존하며, 만약 우리들이 적절한 연구방법을 갖는다면 더 많은 규칙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아는 규칙들은 부분적으로 뇌 기능을 규정할 이론체계에 의존하며, 그 이론체계는 실험을 지도하고 자극할 것이다. 수많은 설명들 중에 가장 강한, 즉 합당한 이론이 있고 난 다음에야 규칙들이 발견될 수 있다. 신경계에 대한 신경해부학과 신경생리학에 관해 그렇게 많이 안다고 해도,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자료들을 함께 이끌어줄', '새로운 질문을 던져줄', 그리고 '인식론적 질문에 대답해 줄' 뇌 기능에 대한 '이론' 이다. 신경과학 내의 이런 이론에 관련된 최근의 논의를 10 장에서 탐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