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합리성 : 적응하는 인공물

 

인공과학 : Herbert Simon 저, 이종범 역, 삼영사, 1987 년 (원서 : The Science of the Artificial, 2nd ed, MIT Press, 1981), Page 51~86 

 

I. 경제행위자

  (1) 규범적 이론

  (2) 과정적 합리성

  (3) 만족

Ⅱ. 시장과 경제

  (1) 보이지 않는 손

  (2) 불확실성과 기대

  (3) 시장과 조직들

Ⅲ. 진화론적 모형

  (1) 경제인의 대안이론

  (2) 지역적 극대와 전체적 극대

  (3) 진화의 근시안

  (4) 경제적 진화의 메카니즘들

Ⅳ. 경제학과 심리학

  (1) 효용함수

  (2) 열망의 수준

Ⅴ. 사회 속의 인간

 

희귀성이란 삶의 본질적인 사실이다. 자원들, 즉 토지, 돈, 연료, 시간, 주의력 등은 우리가 그것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볼 때 부족하므로 그것들을 배분하는 것이 합리성의 과업이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이 과업의 수행을 중심과제로 삼아왔다.

사회과학 가운데 경제학은 인간행태에 있어서 인공적인 요소를 가장 순수한 행태로 나타내 주고 있으며 3 내지 4 가지의 수준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 즉, 개별행위자 (경제인 또는 기업체) 의 수준, 시장의 수준, 전체 경제의 수준이 그것이다. 이러한 모든 수준들에서 외부환경은 가용한 기술과 다른 경제행위자, 다른 시장, 또는 다른 경제의 행태에 의해 정의된다. 내부환경은 체계의 목표와 합리적이고 적응적인 행태를 위한 능력에 정의된다.

경제학은 외부환경과 내부환경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설명해 준다. 특히 경제학은 한 지적 체계의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 (실질적 합리성) 이 적절한 적응적인 행태를 발견하는 능력 (과정적 합리성) 에 의해 어떻게 조건이 결정되는가를 잘 설명해 준다. 

I. 경제행위자

초보적인 교과서들의 기업체의 이론에 의하면 "기업가" 에 의해 운영되는 회사는 자기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계산상의 능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 단순한 상황에서 그렇다. 생산된 상품에 지출된 돈의 비용곡선과 그 상품의 판매량에 의해 들어오는 돈에 관한 수입곡선과 그 상품의 판매량에 의해 들어오는 돈에 관한 수입곡선을 갖고 있는 회사는 그것을 얼마나 생산하고, 또 팔아야 하는지를 조정할 수 있다. 목표 (이윤극대화) 는 회사의 내부환경을 완전히 규정한다. 또 비용곡선과 수입곡선은 그 회사가 적응해야만 하는 외부환경을 규정한다. (내가 내부환경과 외부환경 사이의 금을 긋는 것이 회사의 경계에서가 아니라 직접적인 기업가의 입장에서 구분하는 것이라는 점을 주목하라. 이러한 의미에 따를 때 공장은 외적 기술의 일부이고, —— 대개 컴퓨터에 의해 도움을 받는 두뇌는 내적인 기술이다.) 우리는 즉각적으로 합리적인 기업가는 전체수입과 전체비용간에 가장 큰 차익이 생기는 생산량을 선택할 것이라는 것을 유도할 수 있다. 비용곡선과 수입곡선이 주어지면, 미분방정식의 기초를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1 차 도함수를 취하여 그것을 0 으로 놓고 그 양을 종속변수로 놓고 풀어 봄으로써 최적량을 구할 수 있다.

여기엔 우리가 앞의 장에서 인공체계라고 부른 모든 요소들이 있다. 체계는 내부환경에 의해 규정된 목표에 따르면서 외부환경에 적응한다. 그 행태를 예측하기 위해서 외부환경과 목표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극대생산량을 계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과정에 대한 정보는 필요없다. 이미 나는 이러한 상황에 적응하는 합리성의 개념을 실질적 합리성 (substantive rationality) 이라고 불렀고, 적응과정 그 자체가 문제가 될 때 필요한 것을 과정적 합리성 (procedural rationality) 이라고 불렀다. (H.A. Simon, "Rationality as Process and as Product of Thought," American Economic Review 68 (2) (1976) , pp. 1 ~ 16.)

우리는 회사의 이런 골격이 되는 이론을 여러 가지 면으로 확장시키며, 실제적으로 기업체의 행태에 대한 서술로서 해석하든지 또는 규범적으로 이윤극대화에 대한 조언으로서 해석할 수 있다. 사실상 경영대학원과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이 두 가지면 모두를 강의한다. 한때, 내가 실제 경영 형태의 서술로서의 이론의 진실성에 대해 약간 회의를 나타내자 한 동료가 말하기를 "글쎄, 그들이 지금 이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이 우리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그렇게 행동할 걸세" 라고 했다. 이론은 스스로를 확증시키는 것이다.

(1) 규범적 이론

잠시 규범적인 과정을 따라가 보자. 조언을 얻기 위해 어떻게 그 이론을 이용할 수 있을까? 이미 이윤을 얻기 위한 동기를 가진 기업체가 수입과 비용의 차이를 극대화시키는 생산량을 선택하도록 조언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은 의심스러운 일이다. 회사가 극대화의 양을 찾아내기 위해 어떻게 하는가를 보다 자세히 알아보면 규범적인 문제는 자못 흥미 있어진다. 과거의 공장운영에 대한 비용계산기록으로 비용곡선을 찾아낼 수는 있지만 특정한 생산품을 파는 가격을 정하는 것은 보다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기껏해야 확률분포만이 계산될 수 있다. 기업체는 이윤의 기대치를 극대화할 것인가, 아니면 이윤극대화 (기업가의 마음 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가려진 "효용함수" 에 따르는) 와 위험극소화 사이에서 절충을 할 것이냐를 물어 보아야만 한다.

실제 생활에서 기업체는 상품의 양뿐만 아니라 질도 선택해야 하며 동일한 공장설비에서 생산되어질 수 있는 서로 다른 종류의 상품들에 대한 생산비율도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가장 이윤이 많이 나는 비율로 상품들을 생산해 내기 위해서 공장의 기계들을 어떻게 배열해야 하는가 하는 것도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우리는 교과서의 예로 사용되는 기업체의 단순한 모형에서부터 사업상의 실제 회사가 갖고 있는 복잡성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해 간다. 우리가 현실 세계를 향해 나아감에 따라 규범적인 문제는 올바른 행동방안 (실질적 합리성) 을 찾는 것에서부터 그 행동의 방안이 어떤 것인가를 계산하는 방법을 찾는 것까지 점차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2) 과정적 합리성

만약 실제 세계를 충실히 모형화한 것이 방대한 복잡성을 가진 채로 기업체의 비용과 수익관계라는 외부환경 속에 포함하게 된다면 그것은 그에 상응하는 복잡성을 내부환경에도 포함하게 된다. 왜냐하면 적응에 대한 내적 제약요인들은 그러한 사실들을 갖고서 최적화문제를 풀 수 있는 계산능력에 대한 한계뿐 아니라 외부환경, 즉 수입곡선과 비용곡선의 실제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기업체의 규범적 이론은 불확실성 하에서는 추정이론이 되고 계산이론이 된다. 그것은 정보와 계산의 모호성과 복합성이 증가함에 따라 분명히 중요한 이론들이 된다.

오늘날 응용과학의 몇몇 새로운 분야들은 각 기업이 과정적 합리성을 성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발전들을 간략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H.A. Simon, "On How to Decide What to Do," The Bell Journal of Economics, 9 (1978) , pp. 494 ~ 507 을 보라. 관리에 대한 그들의 충격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H.A. Simon, The New Science of Management Decision, revised edition (Englewood Cliffs, N.J. : Prentice - Hall, 1977), 제 2 장과 제 4 장을 보라.) 그들 가운데 하나가 O.R. (operations research, 일명 관리과학) 이고 다른 하나가 조직이론이다. O.R. 은 종종 불확실성을 수반하는 어려운 다변수결정문제 (multivariate decision problem)를 다루는 연산을 제공해 준다. 선형계획의 단순방법 (simplex method) 이 이런 종류의 중요한 연산 가운데 하나이다. 대기행렬이론 (queuing theory) 은 또 다른 하나이며 재고통제 (inventory control) 및 생산원활화 (production smoothig) 에 대한 선형결정법칙들은 세 번째에 속한다. 이러한 또는 이와 비슷한 계산절차들은 오늘날 기업의 정책결정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강력한 연산들은 결정문제에 충분히 강력한 수학적 구조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여 인간이 컴퓨터의 도움을 받으면서 허용가능한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 탐색하면 —— 수 백 또는 수 천의 변수가 있는 경우에도 ——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선형계획을 단순화시키는 가정은 제약요인들 및 변수들 사이의 다른 관계들 뿐만 아니라 기준함수 (효용함수) 가 선형함수 (1 차 함수) 라는 것이다. 선형결정규칙에 있어서 주된 가정은 기준함수는 2 차이고 그 체계의 역동관계는 1 차 미분방정식에 의해 나타난다는 것이다. 문제의 수학적 구조에 대해 이러한 엄격한 제한을 받아들이면 가정이 정확히 들어맞는 한 "최적의 결정" 을 계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단순화된 모형에서의 최적결정이 실제 세계에서는 좀처럼 최적이 되지 못한다. 정책결정자는 가상적인 단순화된 세계의 최적화 결정과 복잡한 실제에 보다 근사한 세계에 대해 만족할 만한, 즉 "충분히 괜찮은" 결정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만 한다. 교시적 탐구의 기법은 선형계획이나 선형결정 규칙보다는 문제구조에 대해 훨씬 약한 요구를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으로 최적화방안이 아니라 단지 만족할 만한 해결안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시적 탐구는 가장 큰 컴퓨터로서도 정확한 해답을 찾기엔 너무 힘든 커다란 조합의 문제들 (예를 들어 생산공정시간문제들)을 다룰 수 있게 한다. 이 방법은 어떠한 컴퓨터에 의해서도 도움을 받지 않고, 특별히 강력한 문제해결과 정책결정만을 할 수 있는 수단이다. 따라서 단지 개략적인 해결을 찾기 위해서도 상당한 단순화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O.R. 의 수학적 도구는 중간관리층의 경영결정, 즉 생산공정과 재고통제, 최적생산이나 투입혼합 (input mix) 의 선택, 창고의 위치설정 등에 주로 응용되어 왔다. 회사의 장기적 미래에 관한 최고경영정책결정의 상당한 부분, 즉 일반투자정책, 연구개발계획, 전문화와 다양화, 경영인재의 채용개발, 유지 등은 아직도 주로 전통적 방법, 즉 경험있는 관리자의 "판단" 에 의존하여 이루어진다.

그러한 최고 수준의 결정들이 공식화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공식화라는 것은 실제에 있어서 실제세계의 상황들의 중요한 면들을 무시해 버려야만 하고 더욱 나쁜 것은 측정될 수 없는 상수들이나 변수들을 가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불확실성, 계산상의 복잡성, 조작화의 결여 등이 최고 수준의 경영에 O.R. 기법을 확장시키는 데 주요한 방해요인이 되어 왔다. 인간의 사고와 정책결정은 O.R 기법이 하는 것과 같이 숫자의 존재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종종 전통적인 O.R. 모형은 질적인 관심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 교시적 탐구는 숫자적이 아닌 정보에도 숫자적인 정보에 대해서처럼 적용되므로 적용의 범위가 넓다. 우리가 다음 두 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실상 이것이 인간의 문제해결에 있어서 제 1 차적인 도구이다.

(3) 만족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은 아무리 그가 그것을 원한다 할지라도 하지 못하게 된다. 규범경제학은 실제세계의 대규모 최적화문제에 대한 정확한 해답은 손에 잡히지도 또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복잡성 앞에서 실제 세계의 기업체는 최상의 해답을 알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충분히 괜찮은 해답을 발견하는 과정에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러므로 규범적 미시경제학에서는 실제 세계의 최적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경제인은 사실상 그가 더 좋은 것보다 못한 것을 원하기 때문이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괜찮은" 대안을 받아들이는 사람, 즉 만족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결론에 따른다고 하여도 만족과 최적화의 구분이 의미있는가, 즉, 경제적 정책결정의 문제에 대한 달성할 수 있는 개략적인 해결안은 달성할 수 없는 최적결정과 격차가 크기 때문에 서술적인 경제학에서 우리는 그 차이를 생각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전체 시장과 전체 경제를 분석하고자 할 때 그 차이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으며 그 가정의 비현실성을 인정하더라도, 우리는 최적화 모형을 사용해도 좋다라는 주장이 종종 행해지고 있다. 나는 그것이 문제가 되고, 또 커다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오래된 논쟁을 이곳에서 다시 훑어보는 것은 주제로부터 벗어난다. 우리의 주제는 인공체계의 행태가 어떻게 그것의 적응능력의 한계에 의해 강하게 영향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Ⅱ. 시장과 경제

전통적 경제이론의 주요 관심이 개별적 소비자나 개개 회사의 행태에 있지는 않다. 경제학은 주로 거대한 인공체계들, 즉 경제와 그것의 주요 구성요소인 시장들에 관심이 있다. 시장의 사회적 기능은 많은 개별적 경제행위자들의 행태나 정책결정을 조정하는 데 있다. 즉, 양배추가 시장에 실려 들어오는 양은 소비자들이 사서 먹는 양과 어떤 합리적인 관계가 있고, 양배추가 팔려지는 값은 그것을 보증해 주는 데 있다. 생계만을 유지하는 경제가 아니고, 실질적인 전문화와 노동의 분업이 있는 사회는 이러한 조정적 기능을 수행하는 메카니즘을 필요로 한다.

조정의 수단의 면에서 볼 때 시장이 유일한 것이기는 하지만, 어떤 사회도 가능한 메카니즘 가운데 오직 하나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 통계학은 행동양식을 조정하는 적절한 기준을 제공해 준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계획은 도로 사용량의 평가에 따르는데, 그 평가는 다시 통계적으로 안정된 운전행태의 유형에 의해 좌우된다.

또 다른 목적을 위해서 사회는 개개인의 행태를 조정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 고용주와 노동조합 사이의 임금절충을 보장하거나 입법상의 다수를 형성하기 위해 흥정과 협상의 과정에 의존하기도 한다. 단지 두 세 정당이 참여한 곳에서는 보통 타결을 위한 유일한 방도를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흥정과정은 피할 수는 없지만 성가신 것이 된다. 일반적으로 이해의 상충이 두드러진 상황하에서는 더 나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 흥정과정이 채택된다.

다른 조정기능으로서 사회는 꼭대기부터 바닥까지에 이르는 공식적 권위의 계통을 가진 계층제적 조직 —— 기업, 정부, 교육조직 등 —— 을 채택한다. 끝으로, 어떤 중요한 결정을 하고 권위의 자리에 들어갈 사람을 선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어떤 사회는 다양한 종류의 투표과정을 채택한다.

비록 통계적 평균, 시장, 흥정, 계층제, 투표 등이 거의 어떤 사회에서나 조정체계의 요소들로 나타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사회적 배분의 과제에 대한 방법 채택상의 혼합이나 활용은 국가나 문화에 따라 크게 다르다. (R.A. Dahl and C.E. Lindblom, Politics, Economics, and Welfare (New York : Haper and Brothers, 1953) .) 예를 들어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시장이 경제행위를 조정하는 데 가장 두드러지지만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계층제적 조직이 가장 커다란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설명은 언제나 모든 조정 메카니즘이 혼합하여 나타나는 현실을 서술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한 공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경제적 단위는 대개 기업이고 기업자체는 다소 거대한 규모의 계층제적 조직인데, 그 내부의 기능면에서 시장구조는 미소한 역할을 할 뿐이다. 반대로 사회주의 국가는 산업 사이에 조정을 이루는데 있어서 계층제적 통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상당한 정도로 시장가격을 사용한다. 두 가지 유형의 사회에 있어서 많은 흥정과 심지어는 투표까지 이루어지는데 보통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보다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훨씬 더 눈에 띄게 그리고 공식적으로 이루어진다.

(1) 보이지 않는 손

사회적 조정의 과정을 조사해 보면 경제학은 시장구조를 수위에, 종종 거의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 놓는다. 그것은 사실상 여러 가지 환경 하에서 자기 스스로의 이익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생산하고, 소비하고, 사고 파는 행태가 재고를 남기지 않으며 자원배분에 이르게 하는 놀랄 만한 메카니즘이다. 시장은 실제로 양배추와 그 경제가 필요로 하는 다른 모든 상품들의 생산과 균형을 가져오는 메카니즘이다.

그러한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비교적 약한 조건만이 충족되면 된다. 주로 필요한 것은 과도한 공급이 있으면 가격이 하락하고 가격이 내려가면 생산과 공급의 양이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어떤 역동적 체계도 이러한 속성들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러한 체계들은 광범위한 조건 하에서 균형을 찾을 것이며, 또한 균형점을 중심으로 안전되게 움직일 것이다. (예를 들어 안정이 유지되려면 수요가 공급보다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것을 다룬 고전적인 책으로는 P.A. Samuelson, Foundations of Economic Analylis (Cambridge, Mass : Harvard University Press, 1948) , Chapter 9 를 보라.)

현대의 신고전파경제학은 가격메카니즘이 단지 시장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사실 외에 더 강한 주장을 하고 있다. 만약 다소 강한 가정들이 받아들여진다면 (주로 경제행위자들에 의한 완전 경쟁과 이윤 또는 효용극대화에 대한 가정들) 시장에 의해 산출된 균형점이 이동할 때 모든 사람이 동시에 나아질 수는 없다는 의미에서 그 균형이 최적이 될 것이라는 것을 엄밀하게 보여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애로우 (Arrow), 드브루 (Debreu), 헐위쯔 (Hurwicz) 등에 의해 (Gerard Debreu, Theory of Value : An Axiomatic Analysis of Economic Equilibrium (New York : Wiley, 1959) 를 보라.) 세련되게 공식화된 경쟁적인 균형의 존재와 파레토의 최적화에 대한 익숙하고도 유명한 명제들이다.

파레토의 최적화정리는 실제 세계의 시장에 관한 한 믿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것은 기업체의 이론에서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난 것과 같은 실질적인 합리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최적화 대신에 만족을 누리는 소비자와 생산자에 의해 이루어진 시장은 파레토의 최적화정리가 필요로 하는 조건들에 맞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균형상태의 최적화에 대한 주장보다는 경제체계의 시장문제를 해결하는 성질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춤추는 개에 대해 이야기되는 것처럼 "놀라운 것은 개가 춤을 잘 춘다는 것이 아니라, 개가 춤을 춘다는 사실 그 자체이다." 많은 사람들의 생산적 노력과 소비 행위가 단지 서로 동의된 가격에서 상품을 교환함에 의해서 유형화된 질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은 그 유형의 속성이 최적을 낳느냐와는 상관없이 놀랄 만한 일이다.

신체나 생태계와 같은 자연적 체계는 그 스스로 규율한다는 생각에 우리는 익숙해 있다. 규율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중앙의 기획 및 지휘부보다는 피이드백 고리들 (feedback loops) 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나 중앙의 지시가 없는 자율성에 대한 우리의 직관은 인간사회라는 인공적 체계까지는 확장되지 못한다. 여러 해 전 내가 도시토지경제학을 가르친 건축학과 학생들에게 중세의 도시들이 대개는 수많은 개인들의 결정에 의해 그저 "성장된" 경이스럽게 유형화된 체계라고 지적했을 때 그들이 나타낸 경탄과 의혹을 나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나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유형이란 계획자가 이미 그 유형을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고, 그 계획자의 명령에 의해 그것이 수행되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한 도시가 눈송이처럼 "자연적으로" 유형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은 그들에게는 낯선 일이었다. 그들은 마치 많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다윈에 대답했던 것처럼 반응을 했다. 즉, 설계자가 없는 설계란 있을 수 없다!

마르크시스트 근본주의자들도 그들이 동구의 새로운 사회주의 경제를 건설하는 과업을 짊어졌을 때 이와 비슷하게 반응했다. 시장과 가격이 사회주의경제에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심지어 자원배분의 수단으로서 중앙계획보다 중요한 이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 약 30 년이 걸렸다. 오늘날도 그 교훈은 단지 불완전하게 알려져 있다. 한때 나의 스승이었던 오스카 랑게 (Oscar Lange) 는 이러한 이단적인 생각을 그의 경력과 목숨의 위협을 감수하고 제 2 차 세계대전 후의 폴란드에 불어 넣은 선구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시장과정이 스스로 조절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아무리 거대한 컴퓨터에 의해 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다루기 어려운 많은 계산량을 중앙계획메카니즘에 두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정책결정과 관련이 있는 정보 (대부분 원래 부분적으로 나뉘어 있는)를 가장 잘 소유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 정책결정을 하게 만듦으로써 정보와 계산을 보존하는 것이다.

제 2 차 세계대전 후 수십 년 동안 프리데릭 폰 하이에크 (Friederich von Hayek) 보다 더 잘 시장기구의 특성을 개발시킨 사람은 없었다. 그는 주도적인 해설자였고 방어자였다. 그의 방어는 주로 시장기구에 의해 얻어진 가상적인 최적화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내부환경의 한계, 즉 인간의 계산능력의 한계에 의존했다. 1945 년에 출판된 그의 유명한 노문, "사회에서 지식의 활용"에서 그는 이것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합리적인 경제질서를 세우려고 할 때 우리가 풀려고 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흔히 있는 가정에 의하면 그 해답은 단순하다. 만약 우리가 모든 관련된 정보를 갖고 있다면, 만약 우리가 주어진 선호의 체계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만약 우리가 가능한 수단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구사할 수 있다면, 남아 있는 문제란 논리의 문제이다. ... 어떻게 사용하든지 우리가 쓰는 어떤 두 상품이나 요소들 사이의 한계대체율은 동일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것이 사회가 직면하는 경제문제는 결코 아니다. 이러한 논리적 문제를 풀기 위해 개발한 경제연산은 비록 사회의 경제문제해결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기는 하지만 아직 그것에 대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경제연산의 출발점인 "자료" 가 전체 사회에 대한 자료로써, 그 의미를 밝혀낼 수 있는 한 인간에게 "주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며 절대로 그렇게 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 우리가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지식은 통합되거나 집중된 형태로는 결코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개별적인 개인들이 소유하는 불완전하고, 때때로 상충되는 지식의 흩어진 조각들로 존재한다. 사회의 경제문제는 그러므로 "주어진" —— "주어진다는 것" 이 이러한 "자료들" 에 의해 제시된 문제들을 사려깊게 해결하는 한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할지라도 —— 자원들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단지 개인들만이 알고 있는 상대적 중요성의 목표에 대해서 그들이 알고 있는 자원의 최상의 사용방안을 어떻게 확보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또는 간단히 말해서 개인에게는 완전한 형태로 주어지지 않는 지식의 활용문제이다. (Friederich von Hayek, "The Use of Knowledge in Society," The American Economic Review, 35 (September 1945) : 519 ~30, pp. 519 ~ 520.)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가격체계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그것의 진정한 기능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가격체계를 정보교환에 대한 메카니즘으로서 살펴보아야만 한다. ... 이 체계에 있어서 가장 중용한 사실은 체계가 가지는 지식의 경제성, 즉 올바른 행동을 취할 수 있기 위해 개별적인 참여자가 알아야 하는 지식의 양이다. 가장 중요한 정보만이 생략된 상태로 상징의 형태에 의해서 오직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만 전수될 뿐이다. 가격체계를 일종의 변화기록 기구로서 서술하는 것, 즉, 가격동향에 반영되는 이상의 것을 모르면서도 그 변화에 자신의 행동을 적응시키기 위해서 마치 엔지니어가 몇 개의 시계판의 조침들을 바라보는 것과 같이 개개의 생산자로 하여금 단지 몇 개의 지표의 동향만을 관찰하게 하는 통신체계로서 가격체계를 서술하는 것은 단순한 은유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윗글, pp. 526 ~ 527.)

설명, 비판 또는 방어를 위해서 시장기구에 대해 많은 것이 쓰여졌다. 초기 문명에서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자급농업에서도 세계 인구의 ⅔ 는 일상생활에서 조금이라도 시장기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그것은 현대 산업사회의 핵심적인 조직화기구이다. 폰 하이에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시장기구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정보와 계산상의 요구를 감소시키고 국소화하는 방법에 있다.

따라서 현대 경제학의 문헌에는 한 가지 시장기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가 있다. 일반균형이론의 이상적 시장기구는 실질적으로 합리적인 다수의 경제행위자의 많은 최적화의 선택들을 결합하여 사회적으로 파레토의 최적화가 되는 집합적 결정을 만드는 눈부신 기구이다. 폰 하이에크에 의해 서술된 실용적 기구는 정책결정업무를 계산상의 능력과 국소화된 정보에 맞추어 다듬어서 과정적으로 합리적인 조치를 찾아보려고 하는 훨씬 그럴 듯한 (그리고 믿을 만한) 장치인 것이다. 이것은 최적화를 약속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이 두 가지 해석의 어떤 것에 의해서 시장의 사회적 효용을 평가하지는 않겠다. 분명한 것은 실제 세계의 시장을 서술하는 것은 실용적인 해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계산법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실질적 합리성의 규칙이란 쓸모없는 화폐와 같다.

(2) 불확실성과 기대

개인적 수준에서는 만족에 의해, 그리고 사회적 수준에서는 시장에 의해 소개된 단순화가 아무리 큰 것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장치들의 선택을 시시한 지적 연습으로 만든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외부사건의 불확실성과 상호 기대의 불확실성을 포함하여 몇 가지 가장 어려운 점들은 그대로 남아있다.

(가) 불확실성 : 많은 활동들의 결과가 미래까지 계속 연장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에 있어서 정확한 예측은 중요하다. 우리가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것 가운데 몇가지는 자연환경에 관한 것이다. 즉, 내년 추수에 영향을 미칠 날씨 등이다. 경제적인 것 외에 사회적, 정치적 환경과 관련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이란 혁명이 그것이다. 몇가지는 바로 우리의 행위 때문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경제행위자, 즉 고객들, 경쟁자들, 공급자들의 행태와 관련이 있다.

간단한 경우에는 외부사건에 의해 일어난 불확실성은 보험회사가 그러는 것처럼 이러한 사건의 확률을 추정함으로써 다룰 수 있다. 그러나 대개 계산상의 복잡성과 정보요구의 면에서 볼 때 상당한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기대하지 않았거나 잘못 예측된 사건들을 수정하기 위해 피이드백을 사용하는 것은 대안적 또는 보완적 조치이다. 비록 사건의 예상이 불완전하고 그것에 대한 대응이 정확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적응체계는 적응체계를 뒤흔드는 충격이 있을 때마다 그것을 다시 제자리로 환원시키는 피이드백 통제에 의해서 적지 않은 충격 앞에서도 안정되게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불확실하다고 해서 현명한 선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적응체계는 정확하게 알고 있는 환경에 딱맞게 조정되었을 때만 제대로 작동하는 전략보다는 강력한 적응적 과정을 더 중요시한다.

(나) 기대 : 일반적으로 체계는 과거의 잘못을 보정하는 피이드백과 함께 미래에 대한 예측에 기초를 둔 피이드 포워드 (feed forward) 를 사용할 때 보다 정확하게 운영될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을 다루는 기대를 형성하는 것이 그 스스로 문제를 야기시킨다. 앞을 내다보려는 체계의 시도가 과도한 반응이나 불안정한 진동으로 빠지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통제체계에 있어서 피이드 포워드는 불행하게 불안정한 결과를 갖게 될 수 있다. 시장 체계에 있어서 피이드 포워드는 각 행위자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예상하려고 할 때 (또한 다른 사람들의 기대가 있을 때) 특별히 불안정하게 될 수 있다.

불안정한 기대의 대표적인 경제적 예가 투기적인 거품 (speculative bubble) 이다. 물론 모든 투기가 거품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에 시장투기는, 투기자가 그때 그때의 가격이 "정상적" 이거나 평형의 수준을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것을 알아내어 가격이 높으면 팔고 낮으면 사려고 하기 때문에, 그대로 체계를 안정시킨다. 그러한 행동은 가격을 균형에 가깝게 만든다. 그러나 때때로 가격의 상승은 아직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을 형성해서 판매보다는 구매를 유도한다. 그러면 모든 경기자들의 충돌 이전에 자신들이 빠져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며 경제적 "겁장이" (chicken) 게임을 벌인다. 이 경우에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은 실제 가격이 곧 장기적인 평형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의 결여이다. 불안정한 기대가 통화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hyper inflation) 과 경기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경제학의 통념이다. 반응의 연쇄에 있어서 누구의 기대가 최초의 동인인가 또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데에는 별로 일치된 견해가 없다.

그러나 상호기대에 의해 야기되는 난점은 오직 통화체계나 경기순환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시장이 완전히 경쟁적이 아닌 곳이면 어디든지 나타난다. 앞 절에서 서술한 시장기구는 완전 경쟁기구였다. 개개의 회사가 자기의 행동에 의해 시장가격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주어진 것" 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격은 물리적 세계의 법칙에서와 마찬가지로 결정의 외적 환경의 일부였다. 그러나 불완전한 경쟁시장에서 회사들은 이러한 가정을 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한 산업계에 두 세 회사만이 있다면 각 회사는 경쟁자들에 대해 상대방의 의도를 미리 짐작해 보려고 할 것이다. 만약 한 회사만이 이런 게임에 참여한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한 회사 이상이 참여하게 된다면 합리성의 개념조차 문제가 된다.

100 여년 전에 오거스틴 쿠르노 (Augustin Cournot) 는 두 회사가 참여하는 불완전시장에서의 합리적 선택이론을 만들어 보았다. (1938 년에 처음 출간된 Researches into the Mathematical Principles of the Theory of Wealth ( New York : Augustus M. Kelley, 1960 ).) 그는 그것을 한정된 영리함을 가정해서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각 회사는 자기의 행동에 대한 경쟁자들의 반응을 기대하되 상대보다 단지 한 단계만을 앞서는 분석을 한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회사들 가운데 하나나 도는 둘이 반응에 대한 반응을 다시 고려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우리가 쿠르노의 과정을 쫓아가면 지레짐작의 무한회귀로 빠지게 될 것이다.

이 문제의 정확한 공식화를 가능케 한 주요한 진전이 1944 년 쿠르노보다 1 세기 뒤에 폰 노이만 (von Neuman) 과 모르겐슈테른 (Morgenstern) 이 "게임이론과 경제적 행태" (von Neuman and Morgenstern, The 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 (Princeton :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44). ) 를 출판했을 때 이루어졌다. 그러나 게임이론은 문제를 풀기는커녕 이해가 상반된 다수인이 참여한 상황에서 합리적 행동을 규정하는 것이 얼마다 다루기 힘든 작업인가를 보여주었다. 그러한 개념의 난점은 소위 죄수의 딜레마게임이라는 것에서 완전한 형태로 표현되어 있다. (R.D. Luce and H. Raiffa, Games and Decisions (New York : Wiley, 1957), pp. 94 ~ 102 ) 죄수의 딜레마에서, 각 참여자는 하나는 협동적이고 하나는 배반적인 두 가지 행동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만약 두 사람 다 협동적인 행동을 선택한다면 둘 다 관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만약 한 사람이 협동적인 행동을 취하는 데 다른 사람이 배반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배반자는 대단히 큰 보상을 받는 반면 협동자는 호되게 처벌을 받는다. 만약 둘다 배반적인 행동을 취하면 둘 다 두 번째 경우보다는 다소 덜 호된 처벌을 받게 된다. 어떤 지배적인 전략은 없다. 각 참여자는 그의 동료가 배반을 하지 않는 조건이라면 협동배반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만약 그가 그의 동료가 협동할 것이라고 믿을 수 있다면, 배반을 함으로써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상대방이 배반을 하지 않는다면 배반의 보상은 크다. 상호이익을 주는 전략은 불안정하다.

반복적으로 게임을 해 보라면 문제가 개선될까? 이러한 경우라고 해도 시기적절한 배반의 보상은 있다. 흥미롭게도 로이 래드너 (Roy Radner) 는 최근에 (개인적인 교류를 통해) 만약 참여자가 최적의 보상대신에 만족할 만한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면 몇 번만 게임을 반복한 경우에도 협동적인 해결책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가 일반화되어질 수 있는 한 이러한 종류의 경쟁적 상황에서 한정된 합리성이 완전한 합리성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낳게 될 것 같다.

국제관계와 대량 전쟁억제정책에 분명히 적용되어 온 죄수의 딜레마게임을 목표가 전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상충되는 상황하에서의 합리성의 역설을 보여주는 무한한 게임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고전 경제학이론은 상호 기대가 역할을 하지 못하는 두 가지 상황 (독점과 완전경쟁) 을 주요분석대상으로 선택함으로써 이러한 역설들을 피하고 있다. 비록 최적은 아니지만, 그러한 두 가지 상황의 범위를 넘어선 경우에도 시장기구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복잡한 상호관계의 가능한 각본을 계산하는 인간의 능력이 크게 제한되어 있어서 상호 지레짐작의 무한회귀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 합리적 기대 : 경제행위자들이 서로 지레짐작을 함으로써 나타나는 문제는 그들이 기대를 "합리적으로" 한다는 가정을 함으로써 해결되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최근의 경제학에서 통설이 되었다. ("합리적 기대" 이라는 문구와 아이디어는 J.F. Muth, "Rational Expectations and the Theory of Price Movements," Econometrica, 29 (1961), pp. 315 ~ 335 에서 처음 나온 것이다. 그 개념은 R.E. Lucas, Jr., E.C. Prescott, T. Sargent 등에 의해 채택되고 개발되어 거시경제학에 체계적으로 응용이 되고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행위자들은 경제체계를 지배하는 법칙을 알고, 그 체계의 미래상황에 대한 그들의 예측은 실제 균형에 대한 공정한 추정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정들은 예를 들어 투기적 행위는 체계를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는 대부분의 가능성을 제거해 버리는 매우 강한 효과를 갖고 있다.

합리적 기대 가설 밑에 깔려 있는 가정상의 난점은 비록 그것들이 경험적인 가정들이지만, 거의 모든 경험적 자료가 그 가정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간 합리성의 매우 좁은 한계에 대해 알기 때문에 우리는 기업체나, 투자가 또는 소비자들이 합리적 기대전략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계산능력을 갖고 있으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요약해 말하자면 실제 경제체계의 작용 (dynamics) 에 대한 우리의 현재의 이해는 불완전하다. 우리는 원칙적으로 미래의 사건과 동료들의 행태에 대한 기대를 하는 인간의 능력이 원칙적으로 경제적 균형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가능한 근원이라는 것을 안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하는가에 대한 경험적인 지식이 별로 없기 때문에 경쟁적인 경제이론들이 경제적 순환행위를 설명하기 위해 현재 내세우고 있는 모델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3) 시장과 조직들

시장은 사람들이 개인적 수준을 넘어서 합리적 행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메카니즘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목적에 있어서 시장의 주요 경쟁대상은 계층적 조직이다. 우리와 같은 사회에서 조직체는 한 가지 예외를 빼놓고는 시장구조라는 커다란 케익에 박혀 있는 작은 건포도들과 같다. 그 예외는 중앙정부인데, 그것은 실제로 매우 커다란 건포도이다. 사회주의국가들에서 정부는 보통 그것이 없으면 합리적이고  통합적인 행태는 불가능하게 되는 중앙조직자라고 생각되어진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견해의 오류를 보아왔다. 민주체제에서 중앙정부의 역할은 혼합되어 있으나, 중앙계획자라기보다는 규칙의 부여자이며 심판, 즉 게임의 판정자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된다.

(가) 조직의 분권화 : 잠시 정부는 제쳐 두고 공식조직이 어떠한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예로서 우리의 관심의 초점을 기업체에 돌려보자. 경제학문헌에서는 조직이란 종종 시장과는 대조적인 것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즉, 모든 중요한 결정이 중심에서 이루어지는 고도로 집중화된 구조라는 것이다. 이것은 오해이다. 고도로 집중화된 방식으로 운영되는 조직은 또 다시 과정적 합리성의 한계를 벗어나게 될 것이고 계층제적 권위를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얻어질 수 있는 많은 장점들을 잃어 버리게 될 것이다. 실제 세계의 조직은 아주 다르게 행동한다. (J.G. March and H.A. Simon, Organizations (New York : Wiley, 1958). )

조직의 상황에서 볼 때 한 사람은 그가 한 사람이나 그 이상의 사람들의 결정 (따라서 행태) 에 대한 전제들 가운데 몇가지를 제공하고 그 전제들의 사용을 강요할 수 있을 때 권위를 행사한다. 하나의 결정은 많은 사실적인 전제들과 선택의 기준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전제들 가운데 어떤 부분이 상급자들에 의해 구체화되었다는 사실이 완전한 집권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계층제적 권위에서 얻을 수 있는 주된 잇점은 가격을 (시장에서) 전달의 매개로 사용할 때 얻는 잇점과 동일하다. 즉, 실제적인 문제는 조직 내에서 그것들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가장 잘 갖추고 있는 특정장소에서 결정되어질 수 있고, 그것들은 다시 특별한 주제와 관련이 있는 모든 사실들을 한데 모아 결정을 내리는 "장소" 에 연결되어질 수 있다. 원천적 지식과 정보, 그리고 전문지식들 가운데 단지 작은 부분만이 집합장소들에 있으면 된다. 또 이러한 장소 자체는 조직 내에 여러 곳에 다양하게 흩어져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시장경제와 같이 기업조직들은 최종적인 선택과정이 질적으로 분권화되어 있는 거대하고, 분산되어진 컴퓨터인 것이다. 우리가 큰 회사들, 특히 전문화된 생산집단들로 세분된 회사들의 최상위층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러한 최고계층들이 주로 몇 가지 기능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1) 부서의 자본계획에 따라 자금을 할당하는 "투자은행" 의 기능, (2) 부서에 맞는 간부사원의 선택과 그들의 업무평가, (3) 자본과 현존하는 부서의 범위밖에 있는 가능한 새로운 활동에 대한 장기계획 등이다. 이러한 대기업의 세분된 부서들은 그들 자신의 대차대조표와 "최저선" (bottom line) 을 갖기도 하며, 때때로 옆의 부서에서 쉽게 얻어질 수는 있는 상품을 외부에서 사들일 권리도 가질 정도로 독립된 기업체처럼 운영된다는 것이 종종 이야기된다.

전형적인 생산부서의 독립성에 대해 과장된 주장을 하지 않고서도, 공식적 계층조직이 완전한 정책결정의 집권화와 결코 같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사회체계를 통해 계산기능을 분산하는 데는 적어도 두 개의 서로 다른 메카니즘, 즉 시장메카니즘과 계층메카니즘이 있다. 이 두 메카니즘이 결과에 있어서 완전이 동등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상적인 경쟁시장에 대해서는 증명되어 질 수 있는 자원배분의 최적화에 대한 공리 가운데 어느 것도 계층제적 정책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증명될 수 없다. 결과적으로 계층제는 분배의 최적화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때때로 내부시장이나 "숨은 가격" (shadow prices) 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대기업은 부서나 더 작은 단위들 사이의 거래를 통제하기 위해서 제한된 형태로나마 내부가격 체계를 사용한다.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국가들은 그들의 경제조직들 사이의 거래를 규제하기 위해 가격체계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이 두 경우는 중앙집권화된 계획의 한계에 대한 증거이다.

(다) 외부조건들 : 시장에 대립되는 것으로서 조직의 경우는 어떤가? 경제학자들은 외부조건 (externalities) 의 면에서 그 문제를 논의하곤 했지만, 우리는 불확실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외부조건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행동의 모든 투입과 산출이 시장가격에 따를 때에만 가격 기구가 알려진 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예를 하나 들어 보자. 만약 어느 공장이 주위의 집주인들에게 공장굴뚝에서 뿜어대는 매연에 대해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가격기구는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최적수준의 생산 활동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즉, 생산품은 너무 값싸게 매겨지게 될 것이고, 따라서 마구 소비될 것이다.

외부조건에 대해 경제학자들이 선호하는 처방책은 계산되지 않았던 결과를 가격체계의 연산 속에, 예를 들어 매연방출에 대한 세금 안에다 집어넣는 것이다. 매연에 대해서는 어떤 뚜렷한 시장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전혀 없기 때문에), 이것은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야기시킨다. 이 문제에 대한 가능한 해답이 손익분석기법 안에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자동적인 시장기구에 의한 해답이 아니라 행정상의 해답이다.

부서의 활동에서도 이와 같은 외부조건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하위부서와 과들 사이의 거래가 전적으로 내부가격에 의해 통제되로록 그대로 두지는 못한다. 완전 경쟁이 존재하지 않을 때 어떻게 정확한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가는 분명하지 않다.

(다) 불확실성의 흡수 : 불확실성은 사회적 체계가 어떤 결정을 하는 데 때때로 시장보다는 계층제를 사용하는 것이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두 번째의 문제를 일으킨다. 만약 어떤 상품을 만드는 회사에 있어서 생산부서는 상품을 만들고 판매부서는 그것을 팔려고 할 때 그 생산부서와 판매부서로 하여금 그 상품의 내년도 수요를 추정하라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두 부서가 보다 정확하긴 하지만 서로 다른 추정에 따라 작업하는 것보다 비록 틀렸다 하더라도 동일한 추정에 따라 작업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이윤이 보다 클 것이다.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예측보다는 표준화가 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불확실성이 시장을 계층제로 대치하도록 만든다는 주장은 어떤 면에서 역설적인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불확실성은 극도의 융통성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고, 융통성은 계층제의 집권화된 정책결정에서보다는 시장의 분권화된 정책결정에서 얻기 쉬운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피상적인 분석이다. 모든 것은 불확실성의 근원에 달려 있다. 만약 불확실한 것이 개별적 시장들의 조건에 대한 사실들이라면 분권화된 가격결정이 좋을 것이고, 만약 불확실성이 광범위하여 조직의 많은 부분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사태에 걸치는 것이라면 중앙집권적으로 미래에 대한 가정을 내리고, 분권화된 단위들로 하여금 그들의 결정에 있어서 이러한 가정들을 사용하도록 지시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분명히 이러한 간략한 논의가 합리성의 한계를 확장하는 사회적 메카니즘이란 주제들을 모두 포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정된 합리성의 세계 속에서 개개 인간의 계산능력을 확대하고, 그들의 집단적 생존이나 번영의 가능성을 제고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충분히 많은 사실들이 이야기되었다. 시장과 행정상의 계층제를 조합하여 사용함으로써 인류는 전문화와 분업의 능력을 크게 증가시켰다. 인구의 광범위한 증가와 확산을 그러한 메카니즘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말이다. 현대 의학과 현대기술도 인구증가와 또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에 의한 지구의 지배는 이러한 사회적 인공물에 의해 가능하게 된 인간 이성의 강화를 입증하고 있다. 

Ⅲ. 진화론적 모형

인공물을 창조하는 한 가지 방법은 창조자의 두뇌에서 그것을 나오게 만드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의 방법은 어떤 선별적인 힘에 의해 그것을 진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진화의 가장 단순한 계획은 두 가지 과정, 즉 창안 (generator) 과 시험 (test) 에 의존하는 계획이다. 창안의 임무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하고 새로운 형식들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반면에 시험의 임무는 새롭게 창안된 형식들 가운데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만이 생존할 수 있도록 가려내는 것이다. 현대 생물학적 다위니즘에 있어서 돌연변이는 창안이고 자연도태는 시험이다.

(1) 경제인의 대안이론

현대의 시장경제가 의도적인 설계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분명히 그것은 초기의 자급경제에서 진화하였고 수백 년 동안 수많은 경제인들에 의한 수백만의 결정에 의해 만들어졌다. 대조적으로 개별회사들의 행태에 대해 방금 설명한 것 —— 최적화모형과 만족모형 —— 은 개별적 행위자가 주어진 시장환경의 맥락 안에서 그들의 목표에 대한 적절한 행동들을 신중히 선택한다는 것을 가정한다. 적응은 그의 행태가 우연히 적응적이었던 행위자가 선별되는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행위자에 의한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기업체의 고전적 최적화모델이 비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틀렸다고 공격을 받을 때면 종종 진화론적 가정에 의존하는 기업체에 대한 대안이론이 제기된다. 경쟁시장에서는 극대화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결정을 하는 사람만이 생존할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리고 기업이) 극대화를 하거나 만족하거나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논의되어진다. 만약 매우 중요한 논의가 옳다고 한다면 (경제인이 어떻게 하던 그 결과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 경제인이 어떤 극대화하는 과정들을 사용하는가에 대해 우리는 별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화론적 논의가 최적화를 포함하는가를 조심스럽게 살펴보아야만 한다. (최적화에 대한 진화론적 논거의 아이디어는 A.A. Alchian, "Uncertainty, Evolution, and Economic Theory,"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58 (1950), pp. 211 ~ 22에서 소개되어서 Milton Friedman 에 의해 "The Methodology of Positive Economics," in Essays in Positive Economics (Chicago :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53) 에서 받아들여졌다. 자연선택과 최적화를 동일시하는 것은 S.G. Winter 의 논문, 예를 들어 "Economic Natural Selection and the Theory of the Firm," Yale Economic Essays, 4 (1964), pp. 22 ~ 272 와 많은 그후의 논문들에서 도전을 받았다. 경제학과 사회생물학 사이의 관계는 J. Hirshleifer 의 "Economics from a Biogical Viewpoint," Journal of Law and Economics, 20 (1977), pp. 1 ~ 52 를 보라. )

우리의 논의는 경제학을 넘어서 생물학에까지 확장되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진화론적 생물학의 문헌은 최적화의 용어나 개념을 매우 자유롭게 사용하고, 최근에는 생물체계에 있어서의 자연도태의 결과를 서술하기 위해 선형계획과 O.R. 같은 다른 최적화연산들을 빌어오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의도적인 합리적 적응의 과정들이 자연도태의 과정이 그랬던 것처럼 동일한 체계균형에 믿을 만하게 인도되어질 수만 있다면 정당한 것이다.

(2) 지역적 극대와 전체적 극대

최적화의 수학에 있어서 지역적 극대와 전체적 극대 사이의 차이는 중요하다. 캘리포니아의 풍경에서 모든 작은 언덕들은 그 높이의 지역적 극대이고 위트니산 (Mt. Whitney) 만이 전체적 극대이다. 여러 가지 면에 있어서 자기 자신이 놉언덕 (Nob Hill) 에 있는가 아니면 위트니 산에 있는가 하는 것엔 차이가 있다. 지역적 극대를 찾는 것은 대체로 보다 쉬운 일이다. 즉, 더 이상 걸어 올라갈 데가 없을 때까지 단지 언덕을 걸어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반면에 전체적 극대를 찾아내는 것은 지형이 매우 독특한 형상을 갖고 있지 않는 한 대체로 극도로 어렵다. 선형계획이 계산상으로 실현가능하고 인기가 있는 것은 그것의 전제가 지역적 극대는 전체적 극대가 된다고 충분히 강하게 보증해 준다는 사실 덕택이다. (선형계획문제의 등식과 부등식에 의해 규정되는 도달 가능한 점들의 영역은 원점에 대해 어디에서나 볼록하고 기준함수는 일련의 parallel linear hyperplanes 이다. 이 가정하에서 끈기있게 언덕을 오르는 사람이 지역적 극대의 곤경에 빠질 수 없다는 것은 2 차원의 경우만 머릿 속에 그려보면 곧바로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선형계획문제들을 풀기 위한 단순 계산법 (simplex algorithm) 은 극대점을 향하여 신속하게 언덕을 오르는 길을 찾는 데 효율적인 절차이다.

(생물학적이건 경제학적이건간에) 실재 세계가 선형계획문제와 같은 단순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특히 독자적으로 진화하는 하위체계들 (종들, 기업체들) 의 세계에 있어서 각각의 하위체계가 자기 주위에서 발견하는 다른 하위체계들에 대해 최적으로 적응하지만 그 균형은 오직 지역적인 균형들이라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매우 쉽다. 만약 어떤 하위체계들이 그러한 균형에서 아주 먼 곳으로 옮겨지게 된다면 그것들은 완전히 다른 것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3) 진화의 근시안

다윈의 진화론은 완전히 근시안적이다. 그것은 점증적인 단계적 개선에 의해 한 상황에서 다음 상황으로 나아간다. 각 단계에서 진화하는 유기체는 (다른 유기체들의 현재 환경에 대해서) 더 적합하게 된다. 그러나 (정말로 우리가 집합적인 의미에서 적합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 과정이 체계 전체에 있어서의 극대는 말할 것도 없고 적합성의 어떤 전체적 극대 (global maxima) 로 인도될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 진화과정의 많은 수학적 모델들은 오도된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둘이나 그 이상의 여러 변종이 경쟁하는 것을 가정하기 때문이다. 이 모델의 가장 단순한 가정에 따르면 가장 적합한 변종은 생존하고 그렇지 않은 나머지는 그들의 비교적 우위를 갖는 다른 특수한 한 영역 (niche) 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멸종하게 된다. 모든 영역들은 이미 누군가가 차지하고 있다. 이 활동영역들의 체계는 일정하다 —— 그렇지 않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 고 주장을 할 수는 없다. 활동 영역의 전체 체계에 대해 이 이론이 최적화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만약 한 체계의 균형상태가 전체적 최적화에서만 가능하다면 우리는 (그 최적화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임무가 아니라면) 그것이 어떻게 해서 그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다소 무관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경제인으로 하여금 자기의 이윤 또는 효용을 극대화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신비적 과정을 전제하는 것으로 만족하게 되거나 또는 자연 도태에 의한 똑같이 신비적인 최적화를 주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많은 지역적 극대를 가진 환경 속에 사는 한 체계를 생각하고 있다면, 그진화의 방법이나 역사에 대해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고서는 우리는 그 체계를 이해할 수도 그것의 행태를 예측할 수도 없다. 또한 그러한 체계를 "최적" 이라고 본다고 할 때, 거기에 어떤 합리적인 의미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도 없다.

이것은 언덕을 오르는 것과 최적화와를 혼동하는 데 대한 단순한 원칙적인 반대만은 아니다 주로 근시안적으로 언덕을 오르는 것에 의해 발전된 체계에 있어서는 멀리 내다보는 순간들에 있어서도, 이미 달성된 지역적인 극대에서 이제 눈에 보이지만 깊은 계곡을 건너야 하는 또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영국식 척도의 체계에서 미터체계로 옮겨하는 것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만약 한 사회가 어떤 한 척도 체계를 선택하려고 하거나 두 가지 체계에 모두 익숙해 있다면 그 시대는 분명히 영국식 체계보다는 미터체계를 선택할 것이다. 반면에 만약 미래에 받을 이익이 일정한 이자율로 삭감된다면 하나의 체계가 이미 그 사회의 인공물들과 기술적인 관행 속에 철저히 스며든 이상 원래의 체계에서 다른 체계로 전환시킨다는 것은 결코 경제적이 되지 못한다. 미국이 국제표준규격에 동조하는 데 상당한 이익이 없었다면, 손익분석에 따라 미터체계로 옮겨가는 것이 경제적으로 정당화되었을까는 매우 회의적이다.

그러므로 기업체나 생물학적 생태체계로 이루어진 경제를 어떤 종류의 창안과 시험과정, 즉 교시적인 탐구에 의해 진화된 체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인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이 전제에서 그 체계가 도달했거나 도달할 것 같은 장소가 완전 경쟁의 순수한 이론에서 발견되는 균형과 어떤 유사성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끌어낼 수는 없다. 더군다나 그 체계가 적응해야 하는 고정된 환경도 없다. 각 기업체는 같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기업체들과 소비자들의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생태체계에 있어서의 각 종은 자기의 동시에 진화하는 다른 종들의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그러한 체계들의 진화와 미래는 그들의 역사에 의해서만 이해되어 질 수 있다.

(4) 경제적 진화의 메카니즘들

우리가 기업체와 생물학적 종들이 모두 각각의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교시적 탐구의 예들, 즉 언덕을 오르는 일과 지역적 최적화나 만족화의 예들이라고 결론 지운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적응하게 한 메카니즘들에 대해 아직 더 설명을 해야 한다. 현대 생물학에 있어서 그 메카니즘은 자기 자신들을 재생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자신들의 적합성을 보여주는 유전자들 속에 있다. 기업의 어떤 요소가 유전자에 대응되는 것인가 하는 것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주제에 대해 사려 깊게 글을 써 온 윈터 (Winter) 와 넬슨 (Nelson) 은 기업은 표준운영절차 (standard operating procedures) , 즉 일상화되어져서 한 세대의 간부들과 고용주들로부터 다음 세대로 전수되어지는 매일매일의 결정을 하는 데 대한 계산법들을 통해 그들의 대부분의 일을 수행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들의 "Forces Generating and Limiting Concentration under Schumpeterian Competition," Bell Journal of Economics 9 (1978) , pp. 524 ~ 548 과 그 곳에 인용된 참고문헌들을 보라.) 진화론적인 창안은 이러한 계산법들에 쇄신과 변화를 일으키는 모든 과정들로 이루어졌다. 진화론적인 시험은 창안에 따르는 회사의 이윤과 성장들이다. 이윤을 내는 회사들은 이윤의 재투자와 새로운 투자의욕에 의해 성장한다.

윈터와 넬슨은 생물학적 진화와는 반대로 경제적 진화에서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에서 성공적인 계산법들을 빌어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는 그것의 성공이 관찰되어지고 성공적인 변이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알자마자 공정과정에 흡수되어 질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설적 체계는 라마르크식 (Lamarkian) 이다. 

Ⅳ. 경제학과 심리학

이 장의 주요 논제는 우리가 경제학이라고 부르는 인공체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내부환경, 특히 정보는 수집하고, 추론들을 끌어내고, 복잡한 계산들을 하는 데 대한 기업체와 소비자들의 능력의 한계를 이해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은 결정의 내용에 관한 실질적 합리성에 관계되는 만큼 그 결정이 이루어지는 방식에 관한 과정적 합리성에 관계된 인간의 합리성의 이론이다.

개인적 수준에서 볼 때 과정에 대한 이러한 관심은 만족에 대한 기술들을 조사해 보도록 하고, 또한 이 기술들은 우리로 하여금 다음 두 장의 주제인 인지심이론으로 이끌게 한다. 시장의 수준에서 볼 때 합리성의 한계에 대한 관심은 우리로 하여금 가격체계를, 주로 행위자들이 합리적 (즉, 만족스러운) 결정을 하기 위해 소유해야만 하는 비지역적인 정보의 양을 줄이는 제도로서 파악하도록 만든다. 경제의 수준에서 볼 때, 그것은 기대가 이루어지는 방법들과 상대방의 의도를 미리 파악하려는 행위자의 노력이 갖는 안정적이거나 불안정적인 결과에 우리의 주된 관심을 집중시키도록 한다.

(1) 효용함수

이 장에서는 경제적 목표들, 즉 효용함수의 요소들에 대해서는 별로 이야기가 되지 않았다. 효용함수들은 주어지는 것이고 고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새로운 경험들은 새로운 기호를 낳게 한다. 이러한 차원에 따라 효용함수에 대한 논란의 대상인 가시적인 재화와 용역 대신에 보다 근본적인 "욕구들", 예를 들어 음악을 들은 시간수보다는 음악을 들음으로써 얻는 기쁨으로 대치함으로써 고전적 이론을 구해 보려고 하는 몇몇 시도들이 있었다. 베커 (Becker) 와 스티글러 (Stigler) 는 음악을 들음으로써 얻는 시간당 기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음악적 경험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G.J. Stigler and G.S. Becker, "De Gusibus non est Disputandum," American Economic Review, 67 (1977) , pp. 76 ~ 90. )

그러한 놀라운 방도로 전통적 견해의 효용성을 구해 보고자 함으로써 어떤 것이 얻어지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예를 계속해서 만약 우리가 음악을 듣는 결과로써 효용함수가 변했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인간의 두뇌 안에서 음악을 듣는 것에서 음악적 즐거움을 생산해 내는 생산함수 (그 자체도 경험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 를 생각해야만 한다. 우리는 "기호" 를 효용함수에서 가설적인 새로운 생산함수로 옮겨 놓았을 뿐이다. 효용함수를 진화하는 구조로 보아 버리는 것이 보다 간결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2) 열망의 수준

현대 경제이론에서 한 사람이 가능한 선택들에 부여하는 효용의 양은 그의 행태에서, 즉 어떤 대안들을 그가 선호하는가를 관찰해 봄으로써 추론된다. 만약 선택들이 일관되고 추이적 (transitive) 이라면 효용함수는 적용될 수 있다. 비록 오늘날 인간의 선택이 종종 효용함수의 존재를 위해 요구되는 방식에 맞게끔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상당한 양의 증거나 존재하지만, 나는 당분간 그 난점들을 무시하고 대신에 경제학에서는 효용이라고 규정되고 심리학자들은 즐거움이나 행복이라고 보는 것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서로 다른 일련의 주제들을 제기해 보고 싶다. (예를 들어 D. Kahneman and A. Tversky, "On the Psychology of Prediction," Psychological Review 80 (1973) , pp. 237 ~ 251 과 H. Kunreuther, et al., Disaster Insurance Protection (New York : Wiley, 1978) 을 보라.)

내가 아는 한 심리실험에서 지각된 빛의 강도나 지각된 무게에 대한 척도들에 비견될 수 있는 행복의 심리적 척도를 만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몇몇 용감한 여론조사자들이 응답자들에게 그들의 행복이나 업무 만족도를 물어 보았으나, 그들은 내가 믿기에 공식적 척도화의 기초를 무시한 채 명목척도에 대한 응답만을 보고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흥미있는 작업일 것이다.

우리는 행복의 계측기가 갖고 있을 몇 가지 속성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로, 그것은 효용함수와는 달리 양의 값만을 갖지는 않는다. 그것은 (최소한의 만족인) 영점 (zero point) 을 갖고 있으며, 그 위의 행복의 도수를 젤 수도 있고 그 아래의 불행의 도수도 잴 수가 있다. 둘째로, 비교적 안정된 생활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해 주기적인 측정을 하게 된다면, 어느 쪽이든 영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를 발견하는 것은 아주 드물 것이고, 이 측정치들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영점으로 다시 회귀하게 될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간 영하 (약간 불만족한 것) 이거나 약간 영상 (약간 만족함) 으로 일정하게 기록될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들을 다루기 위해서, 심리학에서는 열망수준 (aspiration level) 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열망은 많은 차원들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즐거운 일, 사랑, 좋은 음식 또는 여행에 대한 열망을 가질 수 있다. 각 차원에 대해서, 성취가능성에 대한 기대들이 현재의 경험적 수준과 비교되는 열망도를 결정한다. 만약 경험이 열망도를 능가하면 만족이 양의 값으로 기록되고, 만약 열망도가 더 높다면 불만족으로 기록된다. 각 차원들 사이의 비교를 위한 어떤 간단한 메카니즘은 없다. 일반적으로 한 차원에서의 작은 감소를 보상해 주는 데 다른 차원에서의 많은 증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그 체계의 만족은 과거의 역사에 의해 좌우되며, 보상적인 상쇄를 포함하는 결정을 하기란 어렵다.

다른 곳에서 나는, 열망도 메카니즘이 불확실하고 변동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유기체 내에서 진화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선택 메카니즘과 똑같은 종류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Models of Though (New Haven : Yale University Press, 1979) , 1, 2 장에 재수록된 H.A. Simon, "Rational Choice and the Structure of the Environment," Psychological Review, 63 (1956) pp. 129 ~ 138) 

Ⅴ. 사회 속의 인간

경제학은 인간의 행태와 인간사회의 작용 안에서 다양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 인간의 합리성을 찬양하는 학문이다. 경제학은 주로 리카아도식에 따라 인류의 진보에 대한 큰 희망을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음울한" 학문이라고 부당하게 이름지어졌다. 그 이름은 부당하다. 사실상 경제학은 인간사고에 대해 낭만적이고 거의 영웅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고전경제학은 인류를 개인적이건 집단적이건간에 자원배분의 최적화라는 아주 복잡한 문제들을 푸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 경제의 인공물은, 그가 처한 환경 속에서 자기의 욕구와 필요에 따라 그로 하여금 최상의 적응을 할 수 있게 만든다. 이 장에서 나는 사고의 적응능력에 중점을 두었지만, 사건들의 보다 복잡한 상태를 제시해 보려고 했었다. 경제인과 경제제도의 진실한 묘사는 그의 적응전략의 설명에 있어서 내부환경에 의해 주어진 한계들, 즉 정보처리의 한계들의 설명을 포함시켜야만 한다.

그 묘사는 또한 경제정책결정자의 의식적 합리성과 경제적 제도를 형성한 계획되지 않았지만 적응성이 있는 진화과정들을 포괄해야만 한다.

O.R. 과 인공지능은 경제행위자들의 과정적 합리성을 강화하는, 즉 그들로 하여금 더 나은 결정을 하도록 하는 새로운 기술들을 도입했다. 대규모의 시장과 계층적 조직은 협동행위를 손쉽게 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복잡성과 많은 양의 정보를 다루는 인간능력이란 극히 중요한 회귀자원을 보존하는 사회적 구조물이다. 이 장에서 나는 이러한 형태의 개인과 사회조직 (또는 마찬가지고 중요한 흥정과 투표절차)을 평가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단지 그것들을 중요한 인간문제에 대해 주로 사용되는 해결책으로서 서술하려고 했다.

그 분석은 과정적 합리성의 도구들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사고의 작용방법과 인간합리성의 한계에 대해 더 깊은 조사를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의 두 장에서는 인간의 정보처리과정에 대해 지난 4 반세기 동안 연구되어 온 것을 서술할 것이다. 제 3 장은 1970 년경까지의 이야기가 될 것이고, 제 4 장은 지난 10년에 초점을 둘 것이다.